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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손해배상(지)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3다14378 판결]

【판시사항】

소설 등에서 추상적인 인물의 유형 혹은 어떤 주제를 다루는 데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사건이나 배경 등이 저작권의 보호 대상인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저작권법 제2조 제1호, 제10조, 제125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공2000하, 2381),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4다14375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피고, 상고인】

【원심판결】

서울남부지법 2013. 1. 17. 선고 2012나490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내지 4점에 대하여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복제권이나 2차적 저작물 작성권의 침해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대비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는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의거관계는 기존의 저작물에 대한 접근가능성,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 사이의 유사성이 인정되면 추정할 수 있고, 특히 대상 저작물과 기존의 저작물이 독립적으로 작성되어 같은 결과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현저한 유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정만으로도 의거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 그리고 두 저작물 사이에 의거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와 실질적 유사성이 있는지 여부는 서로 별개의 판단으로서, 전자의 판단에는 후자의 판단과 달리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표현뿐만 아니라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지 못하는 표현 등이 유사한지 여부도 함께 참작될 수 있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다44138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5506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저작물 ‘더 데드 오브 윈터’(the dead of winter, 이하 ‘데오윈’이라 한다)는 완간된 지 몇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거래가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작가에 의한 표절 의혹이 제기되었을 정도로 동성애 소설 독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작품인 점, 데오윈은 독자층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나 친니친니와 같은 동성애 소설 사이트에서 그 회원들 간에 데오윈에 대한 정보가 활발히 교환되었고, 피고도 친니친니에서 동성애 소설을 집필한 경험이 있는 작가인 데다가 원고의 동성애 소설 데뷔작을 읽기도 한 점, 중고 거래 사이트 등을 통하여 데오윈 책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는 점, 두 소설의 주제와 주변인물의 특성 및 일부 명칭 등의 표현에 유사성이 있는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인정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가 데오윈에 접하였을 구체적 가능성 및 우연의 일치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데오윈에 의거하여 ‘○○○’을 작성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의거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5, 6점에 대하여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학문과 예술에 관하여 사람의 정신적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사상 또는 감정을 말, 문자, 음, 색 등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외부에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형식이고, 표현되어 있는 내용 즉 아이디어나 이론 등의 사상 및 감정 그 자체는 설사 그것이 독창성, 신규성이 있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므로, 저작권의 침해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창작적인 표현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대비하여야 할 것이며, 소설 등에 있어서 추상적인 인물의 유형 혹은 어떤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사건이나 배경 등은 아이디어의 영역에 속하는 것들로서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대법원 2000. 10. 24. 선고 99다10813 판결,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4다14375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데오윈과 ○○○은 장르와 분량 및 등장인물의 수와 성격, 사건전개의 복잡성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점이 보이나, 이는 두 소설의 장르와 분량의 차이에 따른 당연한 결과이거나 사건전개에 있어 지엽적인 부분의 차이에 불과하며, 오히려 두 소설은 사건전개에 중핵이 되는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갈등관계 및 그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 그 과정에서 드러난 구체적인 줄거리와 특징적인 에피소드에서 상당 부분 창작성을 공유하고 있고, 이와 같은 유사성은 두 소설 전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위와 같은 차이점을 양적·질적으로 압도하므로, 두 소설 사이에 포괄적·비문언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실질적 유사성 판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용덕(재판장) 이인복 고영한 김소영(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