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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결정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피의사실 언론공표 등 위헌확인

[전원재판부 2012헌마652, 2014. 3. 27.]

【판시사항】

가. 피청구인이 청구인에 관한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한 행위(이하 ‘보도자료 배포행위’라 한다)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소극)

나. 피청구인이 보도자료 배포 직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청구인이 경찰서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행위(이하 ‘촬영허용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가. 보도자료 배포행위는 수사기관이 공소제기 이전에 피의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이것이 형법 제126조의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면 청구인은 이를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그 처리결과에 따라 검찰청법에 따른 항고를 거쳐 재정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제기한 보도자료 배포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 사람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얼굴을 비롯하여 일반적으로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촬영허용행위는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초상권을 포함한 일반적 인격권을 제한한다고 할 것이다. 원칙적으로 ‘범죄사실’ 자체가 아닌 그 범죄를 저지른 자에 관한 부분은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공공성을 지닌다고 할 수 없고, 이에 대한 예외는 공개수배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에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피청구인은 기자들에게 청구인이 경찰서 내에서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는데, 청구인에 대한 이러한 수사 장면을 공개 및 촬영하게 할 어떠한 공익 목적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촬영허용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더라도 그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모자, 마스크 등으로 피의자의 얼굴을 가리는 등 피의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데, 피청구인은 그러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도 충족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촬영허용행위는 언론 보도를 보다 실감나게 하기 위한 목적 외에 어떠한 공익도 인정할 수 없는 반면, 청구인은 피의자로서 얼굴이 공개되어 초상권을 비롯한 인격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받았고, 촬영한 것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범인으로서의 낙인 효과와 그 파급효는 매우 가혹하여 법익균형성도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촬영허용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의 촬영허용행위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보도자료 배포행위와 촬영허용행위는 동일한 목적 아래 시간적ㆍ장소적으로 밀접하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피청구인이 언론기관에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알리는 일련의 행위로서 하나의 공권력행사라고 보아야 한다. 피청구인의 보도자료 배포 및 촬영허용행위가 포괄하여 형법 제126조의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면,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다수의견과 같이 피청구인의 행위 중 촬영허용행위를 분리하여 보더라도, 청구인의 동의 없이 촬영을 허용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것은 관련 규정의 해석상 명백하고, 피청구인 스스로도 청구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없다. 또한 촬영허용행위는 위법하게 법령을 해석ㆍ적용한 것으로서 개별적, 예외적이라고 할 것이고, 당해 사건을 떠나 일반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그 해명이 긴요한 경우라 할 수 없다. 따라서 촬영허용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는 주관적 권리보호이익뿐만 아니라 예외적인 심판청구이익도 없어 부적법하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37조 제2항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2005. 10. 4. 경찰청훈령 제461호로 제정되고, 2012. 7. 23. 경찰청훈령 제6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3조, 제84조, 제85조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2010. 12. 27. 경찰청훈령 제617호로 개정되고, 2012. 7. 23. 경찰청훈령 제6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5조의2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26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11. 9. 29. 2010헌바66, 판례집 23-2상, 583, 588
나. 헌재 1990. 11. 19. 90헌가48, 판례집 2, 393, 402헌재 2011. 4. 28. 2010헌마474, 판례집 23-1하, 126, 143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정○헌

국선대리인 변호사 이주영

피청구인 ○○경찰서 사법경찰관


[주 문]


1. 피청구인이 2012. 4. 24. 청구인에 대한 조사과정의 촬영을 허용한 행위는 청구인의 인격권을 침해하여 위헌임을 확인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피청구인은 2012. 4. 24. 사기 혐의로 구속된 청구인을 서울강동경찰서 조사실에서 조사하면서, 같은 날 경찰서 기자실에서 “교통사고 위장, 보험금 노린 형제 보험사기범 검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하였다. 보도자료에는 피의자인 청구인과 청구인의 형의 나이 및 직업, 실명 중 2글자가 각각 표시되어 있고, 이들의 범죄전력과 피의사실, 범행방법, 증거의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었다.

피청구인은 보도자료 배포 직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청구인이 서울강동경찰서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KBS, 중앙일보 등 각 언론사는 2012. 4. 25. 청구인의 범죄사실에 관한 뉴스 및 기사를 보도하였는데, 청구인을 ‘정모씨(36세)’ 또는 ‘A씨’ 등으로 표현하였고, 청구인이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경찰로부터 조사받는 장면이 흐릿하게 처리되어 방송되었다.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언론기관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알리고 기자들로 하여금 청구인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행위가 무죄추정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인격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2. 7. 20.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피청구인이 2012. 4. 24. 청구인에 관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행위(이하 ‘보도자료 배포행위’라 한다) 및 청구인에 대한 조사과정의 촬영을 허용한 행위(이하 ‘촬영허용행위’라 한다)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며,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26조(피의사실공표) 검찰, 경찰 기타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감독하거나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지득한 피의사실을 공판청구 전에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2005. 10. 4. 경찰청훈령 제461호로 제정되고, 2012. 7. 23. 경찰청훈령 제6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3조(수사사건 언론공개의 기준) ① 경찰관은 원칙적으로 수사사건에 대하여 공판청구 전 언론공개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② 제1항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공공의 이익 및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 홍보책임자는 언론공개를 할 수 있다.

1. 중요범인 검거 및 참고인 ㆍ 증거 발견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2. 국민의혹 또는 불안을 해소하거나 유사범죄 예방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3. 기타 공익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③ 제1항에 의해 언론공개를 하는 경우에도 객관적이고 정확한 증거 및 자료를 바탕으로 필요한 사항만 공개하여야 한다.

④ 개인의 신상정보 등이 기록된 모든 서류 및 부책 등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관리 하여야 한다.

제84조(수사사건 언론공개의 한계) 제83조 제2항의 언론공개를 할 때에도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항은 공개하지 않아야 한다.

1. 범죄와 직접 관련이 없는 명예 ㆍ 사생활에 관한 사항

2. 보복 당할 우려가 있는 사건관계인의 신원에 관한 사항

3. 범죄 수법 및 검거 경위에 관한 자세한 사항

4. 기타 법령에 의하여 공개가 금지된 사항

제85조(초상권 침해 금지) 경찰관은 경찰관서 안에서 피의자, 피해자 등 사건관계

인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거나 신분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장면이 촬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2010. 12. 27. 경찰청훈령 제617호로 개정되고, 2012. 7. 23. 경찰청훈령 제6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5조의2(예외적 촬영 허용) 경찰관은「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의2 제1항 또는「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제1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의자의 얼굴, 실명, 및 나이 등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3. 당사자의 주장

가. 청구인의 주장

피청구인은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과정에서 청구인의 피의사실뿐 아니라 인적사항까지 언론사에 제공하여 보도되게 함으로써, 청구인이 사회적 ㆍ 정신적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게 되었는바, 이는 헌법상 무죄추정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인격권을 침해한다.

피청구인은 기자들로 하여금 조사실에 카메라를 설치하도록 준비시킨 후 청구인을 수갑과 포승에 묶어 조사실 의자에 앉히고 얼굴이 드러난 상태에서 조사받는 장면을 촬영하도록 허용하였는바, 이는 청구인의 인격권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


나. 피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취재 당시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으므로 공권력 행사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보도자료 배포 당시 청구인의 인적사항 등 개인정보를 특정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삭제하였고, 언론사에 개인정보와 초상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수차례 요청하였으며,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어 청구인을 식별할 수 없는 형태로 방송되어 개인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 반면 청구인의 피의사실은 널리 알려 잠재적인 피해자의 발생을 방지하고 범죄를 예방할 필요성이 컸다. 피청구인의 보도자료 배포 및 촬영허용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가. 공권력 행사성

기록에 의하면, 피청구인이 언론사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청구인이 경찰서 내에서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기자실에서 청구인의 피의사실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촬영에 협조하지 않는 이상 기자들이 수사관서 내에서 피의자의 조사장면을 촬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수사기관이 피의자 개인보다 훨씬 더 우월적 지위에 있어 취재 및 촬영과정에서 사실상 피의자의 의사가 반영되기 어렵다. 피청구인이 청구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언론사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청구인의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상, 이미 청구인으로서는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모습을 언론사에 공개당하는 불이익을 입게 된 것이다. 결국 심판대상 행위들은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


나. 보충성

심판대상 행위 중 촬영허용 부분은 이미 종료된 행위로서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될 가능성이 크므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외에 다른 효과적인 구제방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헌재 1998. 8. 27. 96헌마398 등 참조).

그러나 보도자료 배포행위는 수사기관이 공판청구 전에 피의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으로서 형법 제126조의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만약 피청구인의 행위가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면, 수사기관을 상대로 고소하여 행위자를 처벌받게 하거나 처리결과에 따라 검찰청법에 따른 항고를 거쳐 재정신청을 할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제기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헌재 2011. 9. 29. 2010헌바66 참조).


다. 권리보호이익

촬영허용행위는 이미 종료된 행위로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에 대한 권리구제는 불가능하므로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은 소멸하였다.

헌법소원제도는 개인의 권리구제뿐만 아니라 헌법질서를 보장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으므로, 헌법소원이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당해 분쟁의 해결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으로 그 해명이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할 수 있다(헌재 2003. 12. 18. 2001헌마163 등 참조).

피의자의 얼굴 및 조사받는 모습이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언론에 노출되는 일은 현재도 일어나고 있어 앞으로도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이 있고, 피의자의 인격권 보호와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두 법익이 충돌하는 영역으로서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이다. 비록 수사기관 내부적으로 피의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거나 신분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장면의 촬영을 금지하고 있으나(예컨대, 이 사건의 경우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 제85조 등) 여전히 수사기관이 이와 관련하여 자의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기본권이 침해될 여지가 있고, 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명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사람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얼굴을 비롯하여 일반적으로 특정인임을 식별할 수 있는 신체적 특징에 관하여 함부로 촬영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촬영허용행위는 헌법 제10조로부터 도출되는 초상권을 포함한 일반적 인격권을 제한한다고 할 것이다.

청구인은 수갑 및 포승을 착용한 상태에서 강제로 조사실로 끌려가 촬영을 강요당하였으므로 신체의 자유 역시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나, 이는 계구의 사용으로 인한 신체의 결박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라기보다 그로 인하여 사실상 촬영을 피하거나 취재를 거부할 수 없었고, 나아가 계구를 착용한 모습이 언론에 그대로 노출되어 인격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인격권 제한 문제로 보아 판단하기로 한다.


나. 촬영허용행위의 위헌 여부

(1) 범죄수사와 피의자의 인격권 제한의 한계

피의자의 인격권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제한이 가능하므로,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헌법 제27조 제4항은 무죄추정원칙을 천명하고 있는바, 아직 공소제기가 없는 피의자는 물론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이라도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까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자에 준하여 취급하여야 하고 불이익을 입혀서는 안 되며 가사 그 불이익을 입힌다 하여도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헌재 1990. 11. 19. 90헌가48; 헌재 2011. 4. 28. 2010헌마474 참조).

그러므로 수사기관에 의한 피의자의 초상 공개에 따른 인격권 제한의 문제는 위와 같은 무죄추정에 관한 헌법적 원칙, 수사기관의 피의자에 대한 인권 존중의무(형사소송법 제198조 제2항), 수사기관에 의한 인격권 침해가 피의자 및 그 가족에게 미치게 될 영향의 중대성 및 파급효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헌법적 한계의 준수 여부를 엄격히 판단하여야 한다.


(2) 인격권 침해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원칙적으로 ‘범죄사실’ 자체가 아닌 그 범죄를 저지른 자가 누구인지, 즉 ‘피의자’ 개인에 관한 부분은 일반 국민에게 널리 알려야 할 공공성을 지닌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한 예외는 피의자가 공인으로서 국민의 알권리의 대상이 되는 경우, 특정강력범죄나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을 위한 경우(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의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참조), 체포되지 않은 피의자의 검거나 중요한 증거의 발견을 위하여 공개수배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등에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피의자를 특정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 수사관서 내에서 수사 장면의 촬영은 보도과정에서 사건의 사실감과 구체성을 추구하고, 범죄정보를 좀 더 실감나게 제공하려는 목적 외에는 어떠한 공익도 인정하기 어렵다.

청구인은 공인이 아니며 보험사기를 이유로 체포된 피의자에 불과해 신원공개가 허용되는 어떠한 예외사유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청구인은 기자들에게 청구인이 경찰서 내에서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인바, 앞서 본 예외적 사유가 없는 청구인에 대한 이러한 수사 장면의 공개 및 촬영은 이를 정당화할 만한 어떠한 공익 목적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촬영허용행위는 목적의 정당성 자체가 인정되지 아니한다.


(나) 침해의 최소성

피의자의 얼굴은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결정짓는 가장 기본적인 정보로서 공개시 어떠한 개인정보보다 각인효과가 크고, 현대 정보화 사회에서 신문이나 방송에 한 번 공개된 정보는 즉각 언제나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파급효가 예전보다 훨씬 강력하다. 이후 피의자가 재판을 통해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방송에 공개됨으로써 찍힌 낙인 효과를 지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가사 촬영허용행위에 대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으로서는 피의자의 얼굴 공개가 가져올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하여 모자, 마스크 등으로 피의자의 얼굴을 가리는 등 피의자의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얼굴 및 수갑 등의 노출을 방지할 만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청구인의 얼굴과 수갑이 그대로 드러난 상태에서, 청구인이 조사받는 장면을 기자들이 촬영하게 하였다. 이는 “경찰관서 안에서 피의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거나 신분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장면이 촬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경찰청 내부 지침인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2005. 10. 4. 경찰청훈령 제461호로 제정되고, 2012. 7. 23. 경찰청훈령 제6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5조에도 위반되는 것이다.

피청구인은 당시 각 언론사를 상대로 청구인의 개인정보와 초상권을 보호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수차례 하였고 실제로 모자이크 처리되어 방영되었다고 하나, 이는 언론사가 ‘국민’을 상대로 보도하는 단계에서 사후적으로 문제되는 것일 뿐, ‘언론사’ 자체에 대한 청구인의 얼굴 공개행위에 대하여는 이러한 사후적 요청이 청구인의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법익의 균형성

이미 살핀 바와 같이 촬영허용행위는 언론 보도를 보다 실감나게 하기 위한 목적 외에 어떠한 공익도 인정할 수 없다. 반면 청구인은 국가기관에 의해 범죄혐의를 받아 사회윤리적 비난가능성이 높은 피의자로서 얼굴이 공개되어 초상권을 비롯한 인격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받았고, 수사기관에 의한 초상 공개가 언론 보도로까지 이어질 경우 범인으로서의 낙인 효과와 그 파급효는 매우 가혹하다. 따라서 법익의 균형성도 극단적으로 상실하였다.


(라) 소결

결국 촬영허용행위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의 인격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촬영허용행위 부분은 청구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임을 확인하는 선언을 하고, 나머지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의 촬영허용행위 부분에 대한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7. 재판관 김창종, 재판관 강일원의 촬영허용행위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

우리는 다수의견과 달리, 피청구인의 보도자료 배포행위 및 촬영허용행위를 일련의 과정에서 행하여진 전체적으로 하나의 공권력행사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 심판청구는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모두 각하하여야 한다고 판단하므로 아래와 같이 그 의견을 밝힌다.

가. 보충성 요건의 흠결

(1) 피청구인은 2012. 4. 24. 서울강동경찰서 기자실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그 직후 기자들의 취재 요청에 응하여 청구인이 경찰서 조사실에서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는데, 이러한 보도자료 배포행위와 촬영허용행위는 동일한 목적 아래 시간적 ㆍ 장소적으로 밀접하게 이루어진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볼 때 피청구인이 언론기관에 청구인의 피의사실을 알리는 일련의 행위로서 하나의 공권력행사라고 보아야 한다.


(2) 그런데 피청구인의 위와 같은 보도자료 배포 및 촬영을 허용한 행위가 포괄하여 형법 제126조의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면, 청구인은 피청구인을 수사기관에 고소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약 수사기관이 불기소처분을 한다면 검찰청법에 따른 항고를 거쳐 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청구인은 위와 같은 권리구제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곧바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제기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 정한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나. 권리보호이익의 흠결

(1) 피청구인의 보도자료 배포행위와 촬영허용행위는 이미 종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가 인용된다고 하더라도 청구인에 대한 권리구제는 불가능하여 주관적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하였다.


(2) 다수의견은 피청구인의 행위 중 촬영허용행위 부분을 분리하여 그러한 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 ㆍ 유지를 위하여 헌법적 해명이 긴요한 사항이라고 보아 심판청구이익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다수의견과 같이 피청구인의 행위 중 촬영허용행위 부분을 분리하여 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심판청구이익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가) 먼저, 위와 같은 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있는지 살핀다.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란 단순히 추상적이거나 이론적인 가능성이 아니라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어야 한다(헌재 1994. 7. 29. 91헌마137 참조). 따라서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란 권력적 사실행위 등이 일반적, 계속적으로 이루어져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성이 인정되는 것을 의미하고, 그러한 행위 등이 개별적,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에는 침해행위의 반복 위험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2. 12. 27. 2011헌마351 중 각하의견 참조).

청구인은 특정강력범죄나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로서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는 경우(특정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의2,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참조) 등과 같은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피청구인은 구 인권보호를 위한 경찰관 직무규칙(2005. 10. 4. 경찰청훈령 제461호로 제정되고, 2012. 7. 23. 경찰청훈령 제67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85조에 따라 청구인의 신분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장면이 촬영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음이 규정의 내용상 명백하다.

한편 피청구인은 당시 취재 기자들의 촬영 요청에 대하여 청구인이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오히려 언론사의 취재에 협조하였으므로 이에 피청구인도 수동적으로 취재를 허용하였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피의자의 의사에 반하여 수사과정의 촬영을 허용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 주장이므로, 피청구인 역시 청구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청구인의 동의 없이 촬영을 하도록 허용한 행위는 명백히 위법한 것으로서, 경찰에 의해 고의로 또는 과실로 법령의 범위 내라는 인식 하에 일반적, 계속적으로 반복하거나 관행으로서 지속적으로 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관련 규정 내용의 명확성 및 피청구인의 인식 등에 비추어 ‘침해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나) 다음으로,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한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지 여부를 살핀다.

권력적 사실행위에 대한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은 그 사건으로부터 일반적인 헌법적 의미를 추출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비록 1회적이고 특정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실행위에 대한 평가일지라도 거기에 일반적인 헌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면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헌재 2006. 6. 29. 2005헌마703 참조). 그러나 행정청이 일반적, 계속적으로 관련 법규정을 합헌적으로 해석ㆍ적용하고 있음에도 그 구성원 중 누군가가 예외적인 상황에서 법령에 대한 명백한 오해로 인하여 위법한 행위를 한 경우에는 그 행위가 위법하다는 평가 외에 일반적인 헌법적 의미를 부여하여 헌법적 해명을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볼 것이다(헌재 2012. 12. 27. 2011헌마351 중 각하의견 참조).

앞서 본 것처럼 청구인의 동의 없이 촬영을 허용한 행위가 위법하다는 것은 관련 규정의 해석상 명백하고, 피청구인 스스로도 청구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수갑을 차고 얼굴을 드러낸 상태에서 조사받는 장면을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위법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촬영허용행위는 법령에 대한 오해로 인해 통상의 합헌적 해석ㆍ적용과 달리하여 위법하게 법령을 해석ㆍ적용한 것으로서 개별적, 예외적이라고 할 것이고, 당해 사건을 떠나 일반적이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그 해명이 긴요한 경우라 할 수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촬영허용행위는 관련 법령을 잘못 해석ㆍ적용한 사안으로서 ‘위법의 문제’로 귀착될 뿐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청구인은 이 사건 촬영허용행위가 위법하게 행하여진 경우 국가 등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하거나 보도자료 배포행위와 함께 일련의 행위로 보아 함께 피의사실공표죄로 고소함으로써 최종적으로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피해구제를 받게 될 것이다.


(다) 그러므로 이 사건 촬영허용행위는 ‘침해가 반복될 위험성’이 없고, 헌법질서의 수호ㆍ유지를 위하여 긴요한 사항이어서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다수의견과 같이 피청구인의 행위 중 촬영허용행위 부분을 분리하여 보더라도 이 부분에 대한 심판청구는 심판청구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할 것이다.


다. 결론

결국 피청구인의 보도자료 배포행위 및 촬영허용행위는 전체적으로 일련의 과정에서 행하여진 하나의 공권력행사로서 보충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고, 설사 다수의견과 같이 촬영허용행위 부분을 분리하여 보더라도 권리보호이익이나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이 없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심판청구는 모두 부적법하여 각하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