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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

[대법원 1996. 9. 10. 선고 95누7239 판결]

【판시사항】

[1] 처분문서의 기재내용과 다른 약정이 인정될 경우, 그 처분문서의 증명력과 자유심증주의의 적용 가부(적극)
[2] 묵시적 합의에 의한 명의신탁관계의 성립 가부(적극) 및 그 대내적 법률관계의 내용에 관한 사적자치의 적용
[3] 납세자가 부동산을 매수한 것처럼 과세관청에 신고하였다가 그 후의 쟁송에서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
[2]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서도 성립될 수 있고, 그 당사자 중 일방이 법인인 경우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명의신탁에 있어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대내적인 법률관계는 신탁자가 목적물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이를 관리, 수익하면서 단지 공부상의 소유명의만을 수탁자로 하여 두는 것이나, 그 대내적인 법률관계는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체결된 일종의 신탁계약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므로 당사자간의 명의신탁계약 내용에 따라 그 목적물의 관리, 수익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도 있다.
[3] 납세자가 부동산을 매수한 것처럼 과세관청에 신고 및 회계처리를 하였다가 그 후의 쟁송에서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번복하여 주장하였다 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05조, 민사소송법 제187조
[2]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제186조
[3] 국세기본법 제15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0. 12. 11. 선고 90다8589 판결(공1991, 462), 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8418 판결(공1991, 2152), 대법원 1996. 4. 12. 선고 95다45125 판결(공1996상, 1510) /[2] 대법원 1983. 7. 12. 선고 83누139 판결(공1983, 1287), 대법원 1987. 5. 12. 선고 86다카2653 판결(공1987, 968),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다19139 판결(공1994상, 360) /[3] 대법원 1993. 6. 8. 선고 92누12483 판결(공1993하, 2041), 대법원 1993. 9. 24. 선고 93누6232 판결(공1993하, 2994), 대법원 1995. 11. 7. 선고 95누10525 판결(공1995하, 3944)


【전문】

【원고,피상고인】

【피고,상고인】

종로세무서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선집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5. 4. 20. 선고 94구3093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제1, 2, 4점에 대하여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됨은 소론과 같다 할 것이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인바( 당원 1991. 7. 12. 선고 91다8418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서 소외인이 소외 주식회사 영흥빌딩(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다는 내용의 부동산매매계약서(을 제6호증의 3)가 작성되어 있기는 하나,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부동산이 소외 회사에게 명의신탁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처분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소론이 들고 있는 당원의 판결들은 위와 같은 판단에 배치되지 아니한다.
그리고 명의신탁관계는 반드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명시적 계약에 의하여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서도 성립될 수 있고, 그 당사자 중 일방이 법인인 경우라도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며( 당원 1983. 7. 12. 선고 83누139 판결 참조), 일반적으로 명의신탁에 있어서 신탁자와 수탁자 간의 대내적인 법률관계에서는 신탁자가 목적물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이를 관리, 수익하면서 단지 공부상의 소유명의만을 수탁자로 하여 두는 것이나, 그 대내적인 법률관계는 신탁자와 수탁자 간에 체결된 일종의 신탁계약에 의하여 성립되는 것이므로( 당원 1987. 5. 12. 선고 86다카2653 판결 참조), 당사자간의 명의신탁계약 내용에 따라 그 목적물의 관리, 수익에 관하여 달리 정할 수도 있다 할 것인바, 원심이 이 사건 부동산을 소외 회사가 임대하여 그로 인한 수입이 소외 회사에 귀속되었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 부동산이 소외 회사에게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본 것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이유가 모순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제3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원심에서 위 소외인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외 회사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가 소외 회사의 청산 중에 다시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일련의 행위가 법인세법 제20조 소정의 부당행위계산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반대의 전제에서 원심이 피고의 부당행위계산부인 주장에 관하여 판단을 유탈하거나 심리를 미진하였다는 논지는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할 것이다.
제5점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강행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므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은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할 것이나( 당원 1989. 9. 29. 선고 88다카17181 판결, 1995. 12. 22. 선고 94다42129 판결 등 참조), 원심이 확정한 바와 같이 원고의 피상속인인 위 이대흥이 이 사건 부동산을 소외 회사에게 매도한 것처럼 부동산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과세관청에 제출하고, 소외 회사의 회계장부상으로도 이 사건 부동산을 자산으로 그 대금 일부를 위 이대흥에 대한 미지급금으로 각 계상하였다가 소외 회사의 청산 중에 이 사건 부동산이 소외 회사에 명의신탁된 것이라고 하여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그 후 원고가 이 사건 과세처분에 대한 쟁송에서 같은 주장을 하였다 하더라도 과세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과세관청에 있고, 과세관청은 실지조사권을 가지는 등 납세자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세법률관계에 있어서는 조세법률주의의 원칙에 의하여 합법성의 원칙이 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특성이 있는 점( 당원 1993. 6. 8. 선고 92누12483 판결, 1993. 9. 24. 선고 93누6232 판결, 1995. 11. 7. 선고 95누10525 판결 등 참조) 등을 고려하면 이를 가지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미진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