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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손해배상(의)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37265, 판결]

【판시사항】

고혈압 환자에게 척추관협착증 등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을 시행하였으나 뇌경색이 발생한 경우, 의사의 수술상의 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뇌경색이 발생하였다고 추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고혈압의 병력을 가진 환자이지만 입원일부터 수술 직전까지 마취과 의사와의 협의진료를 통하여 혈압이 잘 조절되는 것을 확인하고 전신마취하에 의사가 척추관협착증 등을 치료하기 위한 수술을 시행하였으나 환자가 수술 후 제대로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며 뇌경색 증세를 보인 경우, 의사의 수술상의 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뇌경색이 발생하였다고 추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187조(현행 제202조 참조)


【전문】

【원고,피상고인】

박용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석)

【피고,상고인】

의료법인 중앙병원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0. 5. 25. 선고 99나5494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 
1.  원심은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 의료법인 중앙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 소속 신경외과 의사인 피고 최건은 1997. 10. 6. 원고에 대하여 감압추궁절제술 등을 다음날 시술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날 16:00경 피고 병원 마취과에 원고의 고혈압증세에 관한 협의진료를 의뢰하였는데, 마취과 의사인 우설희로부터 원고의 혈압을 측정한 결과 혈압조절이 잘 되고 있어 별다른 수술상의 문제점은 없으나 수술 당일 아침 혈압이 160/110mmHg 이상이면 수술을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는 회신을 받고 그 다음날 수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사실, 그런데 수술 당일 02:00경부터 06:00경까지 2시간 간격으로 3차례 원고의 혈압을 측정한 결과 모두 160/110mmHg 이상으로 측정되어 당연히 수술을 연기하여야 할 정도였는데도 피고 최건은 원고를 전신마취하여 수술을 시행한 사실, 원고는 수술 후 제대로 의식이 돌아오지 못하였으며, 1997. 10. 9. 원고에 대한 뇌 CT촬영 결과 뇌경색이 발견된 사실, 원고는 1997. 12. 15.경 피고 병원에서 퇴원하였는데, 현재 경직성 우측 편마비, 구음장애의 신체장해가 남아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위와 같이 수술 당일 새벽 3차례에 걸친 원고의 혈압측정결과 모두 160/110mmHg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수술을 그 날 시행하여야만 할 급박한 사정도 없었으므로, 피고 최건은 고혈압환자의 뇌경색 발생가능성을 예상하여 당연히 예정된 수술을 연기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한 수술을 감행한 과실로 원고에게 뇌경색이 발생되도록 하였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 최건은 불법행위자 본인으로서, 피고 병원은 피고 최건의 사용자로서 각자 원고가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수술날인 1997. 10. 7. 새벽에 원고의 혈압이 160/110mmHg 이상으로 측정되었음에도 피고 최건이 이를 무시하고 수술을 강행하였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은 이를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우선,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이 인정한 것처럼 수술 당일 새벽 원고의 혈압이 160/110mmHg를 넘는 수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원심이 인정한 원고의 혈압측정결과라는 '1997. 10. 6. 22:20경 140/90mmHg, 10. 7. 00:00경 150/90mmHg, 02:00경 230/130mmHg, 04:00경 180/110mmHg, 06:00경 180/90mmHg'의 수치는, 아래에서 보는 을 제6호증의 3(신경외과 특별감시기록) 및 을 제7호증의 1(간호기록)에 기재된 1997. 10. 7. 22:20경부터 10. 8. 06:00경까지의 측정결과와 동일한 수치로서, 원심은 을 제6호증의 3 및 을 제7호증의 1의 일자를 혼동하여 10. 8.의 측정결과를 10. 7.의 측정결과로 오인한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오히려 원심이 일부를 배척한 을 제6호증의 3과 을 제7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입원일인 1997. 10. 6. 10:50경 원고의 혈압측정결과는 140/100mmHg이었고, 그 무렵부터 수술일(10. 7.) 06:00경까지 2시간 내지 6시간 간격으로 원고의 혈압을 측정한 결과 120/90mmHg 또는 140/80mmHg 정도를 유지하였다는 것이고, 제1심 증인 우설희는, 자신이 위와 같은 원고의 혈압측정결과를 모두 확인한 후 수술 당일 09:00경 원고를 전신마취하였다고 증언하고 있는바(마취의 결정 및 시행은 원심의 인정과 같이 수술집도의인 피고 최건의 소관이 아니라, 마취의인 우설희의 소관이다.), 위 신경외과 특별감시기록지 및 간호기록지는 피고 병원 소속 간호사 등이 입원시부터 퇴원시까지 환자의 경과, 투약 및 진료 내용 등 일체의 상황을 그때그때 기록한 것으로 위 문서들이 사후에 조작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엿보이지 않고, 또한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을 제8호증의 일부인 '수술 전 체크리스트'에도 원고의 수술 직전 혈압이 120/80mmHg으로 기재되어 있어 이와 일치하고 있음에도, 원심이 아무런 합리적인 근거 없이 위 증거들을 배척하고 이와 배치되는 사실인정을 한 것은 증거취사에 있어 합리성을 결여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수술 당일 아침의 원고의 혈압상태에 대하여 잘못된 사실인정을 하고 그와 같은 전제에서 피고 최건의 수술상의 과실로 인하여 원고의 뇌경색이 발생하였다고 추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의료과실에 있어서의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이유가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강신욱 손지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