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병역면제취소처분취소

[서울고법 1995. 10. 18. 선고 94구39491 판결:확정]

【판시사항】

[1]
구 병역법 제65조 제4항에 정한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하였는지 여부 판단기준

[2] 외국 영주권자가 국내에 주민등록을 두고 일시 취업했지만, 국내에 생활근거지가 없어 영주목적 귀국이 아니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구 병역법(1993. 12. 31. 법률 제468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65조 제4항 규정상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하였는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가 아닌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영주권을 얻은 병역의무자가 귀국한 이후의 행태, 국내에서의 체류기간, 그 부모 및 가족의 국내거주 상황 등 객관적인 징표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외국의 영주권을 취득하여 병역면제된 사람이 재산관리를 위해 국내에 주민등록을 두고 국내 회사와 일시 고용계약을 체결했어도 국내에 아무런 생활 근거를 갖고 있지 않은 경우 병역면제처분취소는 위법하다.

【참조조문】

[1][2]

구 병역법(1993. 12. 31. 법률 제4685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56조,
제65조 제4항,
병역법시행령(1994. 10. 6. 대통령령 제14397호로 전문 개정된 것) 제135조 제8항,
행정소송법 제1조[행정처분일반]


【참조판례】

[1][2]

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누1012 판결(공1994하, 1856)
,

대법원 1995. 6. 9. 선고 95누1194 판결(공1995하, 2403)


【전문】

【원 고】

김도형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김용학)

【피 고】

서울지방병무청장

【주 문】

 
1.  피고가 1994. 12. 6. 원고에 대하여 한 병역면제처분 취소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갑 제1 내지 4, 6, 16, 21, 27호증, 갑 제7호증의 1, 2, 3, 을 제1호증의 1 내지 4, 을 제2, 4, 5호증의 각 기재, 증인 이난구의 증언, 이 법원의 서울 강동구 명일동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64. 10. 29.생의 남자로서 중학교 2년 당시인 1979. 2. 16. 부친인 소외 김승권이 직장인 범양전용선 주식회사에서 미국주재원으로 발령나게 되자, 모친인 소외 이난구, 손위누이인 소외 김서전, 손아래누이인 소외 김화전 등의 전 가족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로 이주한 다음, 1980. 1. 16. 전 가족이 미국영주권을 취득하게 되었다.
 
나.  이어 원고는 1982. 1. 21. 전주병무지청장으로부터 당시 시행되던 병역법에 의하여 전 가족이 국외에서 대한민국 국적으로 영주권을 얻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병역면제처분을 받았다.
 
다.  그 후 원고가 1980. 5. 1. 이래 1995. 4. 26.까지 계속하여 주민등록을 유지하여 오면서 2회에 걸쳐 무단전출로 직권말소된 주민등록을 회복하기까지 하였고, 나아가 1993. 8. 12. 귀국하여 1994. 2. 1.부터 1년간 소외 삼성생명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취업하면서 국내에서 거주하게 되자, 피고는 원고가 국내에서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한 것으로 보아 병역법 제65조 제4항, 같은 법 제134조 제8항 제1호를 적용하여 1994. 12. 6. 원고에 대하여 위 병역면제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사유 및 적용법조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그의 주민등록이 잔존하게 된 것은 모친인 위 이난구가 국내에 있는 재산을 관리하기 위하여 임의로 등재 상태를 유지하였던 것일 뿐이고, 원고 자신이 그 주민등록지에 전혀 거주한 사실이 없으며, 또한 그가 국외에서 학업을 계속하던 중에 경험과 경력을 쌓기 위한 방편으로 소외 회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여 일시적으로 귀국하였던 것이지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한 것은 아니므로 원고를 영구귀국자로 인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관계 법령
구 병역법(1993. 12. 31. 개정 전 법률 제4685호) 제65조 제4항은 가족과 같이 국외 이주하는 등의 사유로 보충역에 편입된 사람 또는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이 국내에서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하는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 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를 받은 같은법시행령(1994. 10. 6. 대통령령 제14397호로 개정된 것) 제135조 제8항 병역면제처분을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할 수 있는 사유로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한 사람(제1호)을 들고 있다.
여기서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하였는지의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해석의 문제가 아닌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영주권을 얻은 병역의무자가 귀국한 이후의 행태, 국내에서의 체류기간, 그 부모 및 가족의 국내거주 상황 등 객관적인 징표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4. 5. 27. 선고 94누1012 판결 등 참조)
 
다.  판 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9 내지 15호증, 갑 제8, 20, 24, 25호증의 각 1, 2, 갑 제22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면서 1983년 뉴저지 소재 로렌스빌 하이스쿨을 졸업한 다음 하바드 대학교에 입학하여 생화학과 동아시아 문제를 전공하여 1987년에 졸업하였고, 이어 조지타운 대학 로스쿨에 입학하여 국제법과 비교법을 공부하여 L. L. M. 과정을 이수하였으며, 1993년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의 국제법 박사학위 과정에 등록하였다가, 로스쿨 시절 동료로서 소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소외 김환 변호사의 소개로 1994. 1. 31. 소외 회사와의 사이에 같은 해 2. 1.부터 1995. 1. 31.까지 1년간 해외법률문제에 관하여 전문지식을 활용한 적절한 용역을 제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전후에 걸쳐 1993. 8. 12. 입국한 이래 1994. 12. 8. 출국할 때까지 1년 4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6회에 걸쳐 출입국하면서 국내에서 수개월씩 거주하여 왔다.
(2) 원고의 부친인 위 김승권은 1979. 2. 16.경부터 1983.경까지 위 범양전용선 주식회사의 미국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사퇴하였고, 그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하여 미국 뉴욕주 뉴욕시 브로드웨이 2000 소재 코프리 콘도미니엄 9이(E)호에 주소를 두고 거주하면서 제너럴 매리타임 또는 시니어 매리타임 등 미국선박회사의 컨설턴트로 근무하여 오고 있다.
(3) 원고의 모친인 위 이난구는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인 1970. 10. 20. 시흥시 대양동 7의 139 대 281m2 및 같은 동 7의 140 도로 96m2를 취득하였고, 또한 1978. 7. 7. 군산시 산북동 산 19의 1 임야 23,901m2, 같은 동 산 20의 1 임야 20,792m2, 같은 동 산 21의 1 임야 43,310m2, 같은 동 산 23의 1 임야 27,471m2, 같은 동 3586의 1 대 1,741.6m2, 같은 동 3587의 4 대 504m2, 같은 동 247의 13 전 159m2, 같은 동 247의 15 전 71m2, 같은 동 247의 19 전 2,647m2 중 각 39,568분의 5,000 지분을 취득하였다가 1988. 8. 10.에는 위 각 지분 중 500씩을 원고에게 증여하였다.
(4) 위 이난구는 위와 같은 국내의 재산을 관리하기 위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미국으로 이주한 직후인 1979. 9. 2. 원고의 전 가족에 대한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0의 10 소재의 주민등록이 직권으로 말소되었음에도 1990. 5. 7. 같은 주소지에 전 가족의 주민등록을 재등록하였고, 그 후 친오빠인 소외 이상구의 주소지 등으로 2회의 전출입 절차를 거친 다음, 1988. 4. 8. 원고와 그 손아래누이인 위 김화전과 함께 분가세대를 구성하여 친동생인 소외 이완구의 주소지인 서울 강동구 상일동 131로 전입하였다가 1992. 11. 11. 그 주민등록이 다시 무단전출로 직권말소되자 같은 해 12. 19. 서울 강동구 명일동 54로 전출신고를 하여 재등록하였으며, 1995. 4. 26.에 이르러서는 최종적으로 원고 등의 위 주민등록이 무단전출로 직권말소되게 되었다.
(5) 그러나 원고가 위와 같이 취업한 이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반도아파트 2동 111호의 방 1칸을 임차하여 그 곳에서 거주한 이외에는 위 이난구를 비롯한 원고의 가족들은 실제로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고, 위 김서전은 미국캘리포니아주의 치과의사 자격을 얻어 1989. 6. 12.경 결혼하여 그 곳에서 거주하고 있고, 위 김화전은 부모와 같이 뉴욕에 거주하면서 현재 줄리아드음대에서 오르간 박사예비 과정을 이수 중에 있으며, 원고와 모친인 위 이난구는 국내의 재산을 관리하기 위하여 편의상 여전히 미국 영주권만을 얻은 상태이나, 나머지 가족들은 1989. 12. 13.부터 1993. 4. 30.까지의 사이에 이미 미국시민권을 취득하였다.
(6) 그 후 원고와 소외 회사 사이의 위 고용계약은 1994. 12. 23.경 이 사건 병역의무에 관한 분쟁으로 인하여 중도에서 합의해지되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비록 국내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고, 약 1년 4개월의 기간에 걸쳐 주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에 소외 회사와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취업까지 하고 있었기는 하나, 원고가 전 가족과 함께 국외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계속하여 교육을 받고 성장한 이후 대학원 박사과정에 등록하였다가 잠시 휴학하는 틈을 이용하여 국내에서 일시적으로 취업한 점, 그 가족들이 국내에 아무런 생활근거지를 갖고 있지 아니하고 주로 미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점, 원고나 그 모친인 위 이난구가 국내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 편의상 주민등록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여 왔고, 또한 원고의 모친인 위 이난구가 위와 같은 부동산의 실질적인 관리자로서 편의상 그 재등록절차를 마친 점, 그 후 원고는 위 고용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서 취업을 포기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국내에서 영주할 목적으로 귀국하였다고 선뜻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일(재판장) 백춘기 신명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