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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업무상과실치사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486, 판결]

【판시사항】

[1] 의료과오사건에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과실 유무의 판단 기준
[2] 30대 중반의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 후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하고, 위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이때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2] 30대 중반의 산모가 제왕절개 수술 후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사안에서, 담당 산부인과 의사에게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 과실이 없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형법 제268조
[2]
형법 제26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4. 6. 12. 선고 82도3199 판결(공1984, 1320),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도2710 판결(공1996하, 3632),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7도1678 판결(공1997하, 3531),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도3904 판결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정구훈

【원심판결】

대전지법 2004. 1. 8. 선고 2002노203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건양대학병원 산부인과 의사인 피고인이 위 병원에서 제왕절개술을 받은 피해자에게 폐색전증의 위험이 예견되었음에도 필요한 치료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2.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의료과오사건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결과발생을 예견할 수 있고 또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한 점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대법원 1984. 6. 12. 선고 82도3199 판결 등 참조), 위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 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이에는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도2710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해자가 고령의 초산모로서 수술 5년 전 혈전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고 수술 후 수시로 호흡곤란을 호소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폐색전증의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고, 원심은 위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 이에 더하여 혈전으로 인한 폐색전증은 분만 전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으로서 피고인이 이러한 의학적 지식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과 수술 후 실시한 동맥혈가스분석 및 흉부 방사선 촬영검사 결과와 피해자에게 나타난 저혈압, 빈맥, 발열 등의 증세가 모두 폐색전증을 의심할 정도였고 나아가 위 병원에 폐색전증 확진에 필요한 폐혈관조영술을 실시할 장비가 갖추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폐색전증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았다.
그런데 기록에 첨부된 국내의 일반적인 내과학·산과학 교과서 등에 의하면, 폐색전증은 정맥계, 특히 하지의 심부정맥에서 발생한 혈전이나 이물질에 의하여 폐동맥이 막히는 증상으로서 비특이적인 증상 및 징후, 다양한 임상상을 보일 수 있고 폐색전증과 유사한 증상과 징후를 보이는 질환이 흔하며 임신·출산이 폐색전증 발병의 위험인자 중의 하나이고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은 폐색전증의 증상과 징후의 하나인 것도 사실이나 이러한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은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증상 중의 하나이기도 하여 제왕절개술로 분만한 산모에게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등만으로 폐색전증을 예상하여 이를 진단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전도·흉부방사선사진·동맥혈가스분석검사 등으로는 폐색전증을 확진하기 어렵고 폐혈관조영술을 실시하면 폐색전증을 확진할 수 있지만 이는 침습적인 검사이고 그 자체로 색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편 폐색전증의 가능성은 고령·제왕절개술의 출산 후 증가하지만 전체 임산부 중 폐색전증의 발생 가능성 자체는 극히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과 아울러 고령자의 출산과 제왕절개술이 보편화된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제왕절개술로 출산한 30대 중반의 산모에게 발열·호흡곤란과 같이 비특이적인 증상·징후가 나타났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담당의사가 폐색전증을 예견하지 못한 것에 어떠한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와 같이 폐색전증을 의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폐색전증을 확진하기 위하여 폐혈관조영술을 일반적으로 실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수술 다음날 호흡곤란, 복부팽만, 오심 등을 호소한 것 외에도 빈호흡, 간헐적인 저혈압, 빈맥 증세를 보이고 동맥혈가스분석검사 결과 혈액의 알칼리화, 혈중 이산화탄소의 감소가 나타났지만 이들은 폐색전증에 특이적인 소견이라고 할 수 없고 피해자에게 이미 발생하여 있던 빈혈, 폐부종, 장폐색에서도 나타나는 증상일뿐더러, 당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장폐색으로 진단하고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한 결과 피해자의 상태가 호전되었던 사실을 알 수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 등으로부터 수술 이전에 혈전증의 병력을 고지받았다거나, 흉부 방사선 촬영검사에서 폐색전증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판독 결과가 피해자의 사망 이전에 진단방사선과로부터 피고인에게 도착하였다고 인정할 자료는 보이지 아니한다.
그렇다면 원심이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폐색전증을 예견할 수 있었다는 근거로서 들고 있는 사정들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거나, 그 밖에 인정되는 사정들을 합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폐색전증에 관한 예견가능성을 긍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인바, 형사재판에서 기소된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는 이상 이 사건에서 검사가 피고인의 예견가능성에 관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다.  원심은 폐색전증의 회피가능성에 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의 걷기운동을 지시하고 철저히 감독하며 예방적으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투여함으로써 폐색전증의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걷기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말하기만 하였고, 한편 헤파린은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하여 투여하는 항응고제로서 출혈위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지만 일반적으로 수술 후 24시간이 지나면 사용할 수 있고 피해자는 수술 3일 후에는 출혈이 진정되어 가고 있어 헤파린을 사용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이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이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배척하지 아니한 증거들인 제1심법원 및 원심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등에 의하면 폐색전증이 발병하면 미처 진단과 치료를 하기 이전에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폐색전증이 강하게 의심되는 환자라면 곧바로 항응고제인 헤파린을 투여하는 등 치료를 시작하여야 하지만, 출혈이 있는 환자에게 헤파린을 주사할 경우 출혈이 증가할 위험성이 있고 따라서 제왕절개수술 후 2∼3일 동안 출혈이 계속되는 상태라면 헤파린의 투여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나아가 일반적으로 헤파린을 예방적으로 투여하지는 아니한다는 것이다.
이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폐색전증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통상적인 예방적 조치로서 헤파린을 투여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할 수 없을뿐더러,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는 수술 당일 350㎖의 출혈을 보이고 다음날부터 4일 동안 하루에 600㎖, 225㎖, 225㎖, 90㎖의 출혈을 보였으므로(원심은 “피해자는 수술 당일 600㎖의 출혈을 보였으나 그 다음날부터 3일 동안 225㎖, 225㎖, 90㎖의 출혈을 보였다.”고 인정하였으나, 이는 수술 당일의 출혈량을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 수술 후 3일 동안은 헤파린 투여시 출혈이 증가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었고 그 이후에는 헤파린 투여로 폐색전증 발생을 방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사실, 걷기 운동은 혈전예방을 위한 보조적인 방법으로서 피고인은 피해자 및 가족들에게 걷기 운동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운동을 지시하였으나 피해자측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등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어서,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거나, 또는 인정되는 사정들을 합하더라도 회피가능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라.  따라서 피고인이 수술 후 피해자에게 헤파린을 투여하지 않았다거나 걷기운동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이 폐색전증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게을리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엿보이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폐색전증의 예측가능성·회피가능성, 예방조치 등 의료과오에 있어서 의사의 과실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논리칙·경험칙 위배의 채증법칙 위반으로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해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