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3도8165, 판결]

【판시사항】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이 규정한 ‘이적단체’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2] 보건의료 단체인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진보의련)’이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이적단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1]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2]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도1817 판결(공1997상, 1026),
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도2437 판결(공1999하, 2370),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0도987 판결(공2004하, 1377),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539 판결(공2004하, 1476),
대법원 2004. 8. 30. 선고 2004도3212 판결(공2004하, 1627)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들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3. 12. 9. 선고 2003노157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따르면, 원심은 제1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들이 결성한 ‘진보와 연대를 위한 보건의료운동연합’(이하 ‘진보의련’이라 한다)은 남한 사회를 소수의 자본가가 절대 다수의 노동자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로 규정하고,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하여 반자본 진보노선을 이념으로 진보적 제 세력과 연대를 통하여 반자본 전선을 사회의 전 부문으로 확대하며, 노동자계급이 주축이 된 사회주의 혁명의 수행을 통하여 부르조아 현정권을 타도하고 프롤레타리아 독재정권을 수립하여 궁극적으로 자본주의를 철폐하고 사회주의 국가의 건설을 추구하되, 보건의료운동 역시 위와 같은 사회 변혁 운동의 한 영역으로 파악하여, 위와 같은 전체 변혁 운동을 통하여 사회주의적 보건의료의 상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규약, 조직, 간부 구성, 활동 업무 분담 등 단체로서 실질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조직을 유지, 강화, 확장하기 위하여 활동을 행하여 온,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이적단체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진보의련은 한국 사회를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사회로, 국가를 자본가 계급의 지배도구로 보면서, 노동자 계급이 지배하는 국가를 만들어야 하고, 한국의 보건의료체계를 자본이 지배하고 있으며, 보건의료체계를 사회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한국 사회 모순 해결을 총자본과 총노동의 투쟁으로 파악하며, 의회주의, 선거주의, 개량주의에 매몰되는 경향을 극복하고 의회나 선거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과정 외에 파업을 비롯한 현장 투쟁 등 모든 사회 운동을 노동자 계급의 자본에 대한 정치 투쟁으로 조직하고, 노동자 계급 관점이 관철되는 정치 조직을 지향하고, 사회주의 정당을 건설하고 이와 결합하며, 사회주의적 보건의료체계를 제시하고 실현한다는 것 등을 강령으로 삼거나, 회원 교육 자료, 회지(“보건의료의 전망”) 등에서 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강연과 토론을 벌여 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에 규정된 이른바 ‘이적단체’라 함은 국가보안법 제2조 소정의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의 변란을 선전·선동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여 특정 다수인에 의하여 결성된 계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를 가리키는 것인데, 이러한 이적단체를 인정할 때에는 국가보안법 제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 법의 목적과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정신에 비추어서 그 구성요건을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 대법원 1999. 10. 8. 선고 99도2437 판결, 2003. 12. 12. 선고 2001도1099 판결, 2004. 7. 9. 선고 2000도987 판결, 2004. 7. 22. 선고 2002도539 판결 등 참조). 또한, 그와 같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 찬양·고무·선전·동조와 국가 변란 선전·선동 목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강령, 노선, 토론, 주장과 그 활동들의 전체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그 동기, 행위 태양, 외부 관련 사상, 당시 정황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도1817 판결, 2004. 8. 30. 선고 2004도3212 판결 등).
그런데 원심이 인용하고 있는 제1심의 증거들에 따르면, 진보의련이 강령(목적), 노선으로 내걸거나 회원 교육 자료, 회지 등에서 주장을 하고, 강연, 토론을 벌인 내용 가운데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국가변란 선전·선동 목적을 가진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은,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부르조아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 정도이고, 나머지는 모두 ‘노동자계급의 국가권력 수립’, ‘신식민지 국가독점자본주의’,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 ‘노동자계급의 계급적 이해에 기반한 투쟁’, ‘노동자계급 정당’, ‘자본의 폐해 지적과 자본의 폐지’, ‘자본주의 철폐’, ‘자본주의의 고유한 모순 폭발과 자본주의의 위기 폭로’, ‘노동자계급이 주도하는 보건의료운동과 그 운동의 변혁운동성 확보’, ‘보건의료자본의 철폐’, ‘보건의료의 사회화’, ‘사회주의 추구’, ‘사회주의 정당’ 등을 언급한 수준의 것으로서, 이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거나, 무장 봉기, 민중민주주의혁명론을 직접 언급하거나, 의회 제도, 선거 제도,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고 계획 경제를 주장하는 등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직접 부정하는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 ‘프롤레타리아 독재, 계급관계의 전복, 자본주의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은 피고인 1이 2000. 8.과 2001. 1. 무렵 작성하고 회원들에게 발제, 토론, 강연을 하고, 회지에 기고하여 배포한 문건의 일부 내용(프롤레타리아 독재론, 부르조아 국가기구 파괴, 노동자의 항쟁, 폭동)이거나, 2000. 8. 진보의련과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이라는 단체가 함께 주최한 ‘민중건강 아카데미 2000’ 토론회에 배포된 자료집의 일부 내용(계급관계의 전복)인데, 이러한 내용은 진보의련이 결성되고 약 5년이 지난 후로서 토론회, 여러 형태의 내부, 외부 교육, 토론회, 강연회, 회지 발간, 간담회, 성명 발표, 집회, 시위 참가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다 활동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기 시작한 때부터 언급되기 시작한 것으로서, 진보의련이 결성될 때부터 활동을 중단할 때(2001년 상반기 중에 활동을 거의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까지 기간 동안 위 단체가 주장하고 강연, 토론한 내용 중 위 이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였고, 위 피고인은 프롤레타리아 독재 국가론의 이론적 기초, 연대할 정치세력, 정세분석, 정치경제학 이론을 밝히면서 언급한 일부 내용에 그칠 뿐 아니라, 그 외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위 내용들의 공표 경위나 회원들이 이를 납득하고 숙지한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내용들이 진보의련의 노선, 강령, 활동의 한 내용이 되었다거나, 그 노선, 강령, 활동 등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기록에 따르면, 진보의련은 결성 직후 약 60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었고 해산할 때에는 회원이 20여 명에 불과한 소수 인원의 단체이었고, 가입과 탈퇴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스스로도 이른바 써클적 한계를 지적하기도 하였고, 결성 초기부터 활동을 사실상 중단할 때까지 자신들의 활동을 비밀에 부치는 비공개, 비합법 단체로 활동하지 않았으며, 피고인들을 포함한 회원들은 모두 신분을 감추지 않고 활동하였고, 대부분 의사, 교수, 간호사, 약사, 회사원 등 병원, 학교 등 직장에서 정상적인 신분으로 근무하여 왔으며, 진보의련은 대외적으로 자체적으로 불법 폭력 시위 등을 조직하지 않았고, 병원 노조 쟁의, 공공의료기관 구조조정, 의료보험 통합, 의약 분업, 의사 파업 등 보건의료영역의 현안에서 공동 성명에 참여하거나, 지지 방문, 서명 운동 참여, 개별 집회·시위 참가 정도의 활동을 하였을 따름이며, 진보의련이 주로 한 회지 발간, 토론, 강연회, 간담회 개최 등은 앞서 언급된 내용 외에 신자유주의 정치이론 연구, 영국, 미국, 캐나다, 중국, 독일, 구 소련 등 외국 보건의료체계 소개, 보건의료 정책 대안 연구, 서구 사회복지 정책 연구, 산업재해 처리 현황, 산재보험 민영화, 의료분쟁조정법 도입, 한약 분쟁, 한방·양방 의료일원화, 한방의료 발전 방안, 일본, 중국의 한방의료제도, 전공의 근무 실태, 전공의 수련제도의 개선방향, 조선업종 사업장 직업병 조사 결과, 노인의치 의료보험 급여, 포괄수가제도{디알지(DRG) 지불제도}, 남북한 보건의료체계 연구, 의료시장 개방, 의료보험료 인상, 민간의료보험제도 도입, 세계보건기구의 건강정책과 유럽연맹 의학교육, 지역보건행정, 의약분업제도, 보건의력의 수급정책, 의과대학 교육정상화, 21세기 보건의료 전망, 복지환경의 변화, 공공의료정책, 한방전문의 제도 등의 소개와 검토 등 보건의료 부문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더 많이 다루었으며, 한편으로 진보의련의 이와 같은 활동은 제한된 인원과 영역 안에서 이론과 지식을 습득하고 알리는 수준에 머물렀고, 진보의련이 한 위와 같은 활동이 북한과 같이 현실적으로 우리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단체 또는 그 구성원과 연계한 것이라거나 그 노선과 전술에 입각한 것이라고 볼 자료를 찾아볼 수 없다고 보이는바, 이러한 점에 앞서 본 법리를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되는 사실들만으로는 진보의련이 지향하는 노선이나 목적, 활동 등이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이 있어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진보의련을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에 정하여진 이적 단체라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이적단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이 이적단체를 구성하였다는 국가보안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이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국가보안법위반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가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김용담(주심) 박시환 김능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