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19조 제1항 등 위헌소원
【판시사항】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관리인에게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한 해제권을 부여하고 있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19조 제1항 본문 중 ‘계약의 해제’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회생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함으로써 채무자의 신속한 경제적 재건을 돕고 회생채권자들 전체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며, 관리인에게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한 해제권을 부여하여 종전에 형성된 계약관계를 조기에 확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채무자회생법은 상대방의 최고권을 보장하고(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2항), 계약해제로 인해 발생한 손해의 배상에 대하여 상대방이 회생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며(채무자회생법 제121조 제1항), 계약이 해제된 경우 채무자가 받은 반대급부가 채무자의 재산 중에 현존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현존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그 가액의 상환에 관하여 회생채권자가 아닌 공익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하는 등(채무자회생법 제121조 제2항), 상대방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들을 충분히 마련하고 있다. 관리인에게 계약해제권이 아닌 이행거절권을 부여하는 것이 반드시 상대방에게 덜 침익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며, 회생절차가 폐지된 경우나 소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에 근거하여 체결된 계약에 대해서 예외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회생절차의 목적에 반한다거나 소수주주 보호라는 상법의 취지를 몰각시킨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상대방이 입게 되는 불이익이 회생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함으로써 회생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고 그 절차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확보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119조 제1항 본문 중 ‘계약의 해제’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37조 제2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6조 제6항, 제61조 제1항 제4호, 제119조 제2항, 제3항, 제121조 제1항, 제2항, 제335조 제1항
【참조판례】
헌재 2009. 6. 25. 2007헌바39, 판례집 21-1하, 820, 826-827
헌재 2014. 3. 27. 2012헌가21, 판례집 26-1상, 342, 353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투자조합 5호의 업무집행조합원 ○○인베스트먼트 주식회사
대표이사 조○봉
대리인 법무법인 양헌
담당 변호사 홍일표 외 5인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14나4196 양수금, 2014나4202(참가) 양수금,
2014나54566(참가에 대한 반소) 공탁금출급청구권확인등
[주 문]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119조 제1항 본문 중 ‘계약의 해제’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투자조합 5호(이하 ‘○○’이라 한다)는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라 결성된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이며, 청구인은 ○○의 업무집행조합원이다. ○○은 주식회사 □□(이하 ‘□□’라 한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가 2012. 10.경 영업 중 일부를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에게 양도하기로 하자, 2012. 11. 9. 위 영업양도에 반대하면서 상법 제374조의2에 따라 □□에 대하여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상환전환우선주식 100만 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의 매수를 청구하였다. 이에 따라 □□는 2012. 12. 25. ○○으로부터 이 사건 주식을 24억 원(1주당 매매대금 2,400원)에 매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 그 중 20억 원은 2012. 12. 27.까지 ○○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4억 원은 그 지급에 갈음하여 □□가 △△에게 가지고 있는 영업양도대금채권 중 4억 원 부분(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 한다)을 ○○에게 양도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이라 한다).
나. 2013. 2. 4. □□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는데(서울중앙지방법원 2013회합4), 그 관리인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19조 제1항에 따라 2013. 3. 25. ○○에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를 통보하였다. △△은 2013. 6. 18. 채권자 불확지를 이유로 4억 원을 변제공탁하였다.
다. 한편, 청구인은 회생절차가 개시되기 전인 2013. 1. 16. △△을 상대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라 □□로부터 채권양도받은 양수금 4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3878), 위 소송 계속 중 □□의 관리인은 청구인을 상대로 독립당사자참가를 하여 이 사건 채권양도계약의 해제를 △△에게 통지할 것과 위 공탁금의 출급청구권이 □□의 관리인에게 있다는 확인 등을 구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32579). 법원은 2013. 11. 12. □□의 관리인이 해제통보를 함으로써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인 이 사건 매매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에 대한 양수금 청구를 기각하였고, 독립당사자참가인인 □□의 관리인의 청구인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항소하였는데(서울고등법원 2014나4196, 2014나4202), 항소심 계속 중 □□에 대한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2014. 8. 4. 파산절차가 개시되었으며, 새로 선임된 □□의 파산관재인이 위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청구인은 2014. 11. 17. △△에 대한 본소를 취하하고, □□의 파산관재인을 상대로 주위적으로 △△이 변제공탁한 공탁금에 대한 출급청구권이 청구인에게 있다는 점에 대한 확인을 구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의 해제로 인한 손해배상금 4억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취지로 반소를 제기함과 동시에(서울고등법원 2014나54566) 채무자회생법 제6조 제6항 및 제119조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4카기704), 2014. 12. 12. 위 제청신청이 기각되자 2015. 1. 14. 위 조항들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과 제6조 제6항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청구인의 주장은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무자의 관리인에게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폐지되어 파산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도 계약해제의 효력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것인데, 제6조 제6항은 단순히 소송절차의 중단 및 수계라는 절차적 사항에 관해서 정하고 있는 조항으로 관리인의 계약해제나 그 실체적 효력과는 무관하므로 이를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한편 제119조 제1항 중 당해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은 관리인의 계약 해제권에 관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이 부분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119조 제1항 본문 중 ‘계약의 해제’에 관한 부분의 위헌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119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선택) ①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와 그 상대방이 모두 회생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단서 생략)
[관련조항]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제정된 것)
제6조(회생절차폐지 등에 따른 파산선고) ⑥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파산선고가 있는 때에는 관리인 또는 보전관리인이 수행하는 소송절차는 중단된다. 이 경우 파산관재인 또는 그 상대방이 이를 수계할 수 있다.
제61조(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행위) ①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고자 하는 때에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할 수 있다.
4. 제119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제119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선택) ② 제1항의 경우 상대방은 관리인에 대하여 계약의 해제나 해지 또는 그 이행의 여부를 확답할 것을 최고할 수 있다. 이 경우 관리인이 그 최고를 받은 후 30일 이내에 확답을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관리인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
③ 법원은 관리인 또는 상대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기간을 늘이거나 줄일 수 있다.
제121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① 제119조의 규정에 의하여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된 때에는 상대방은 손해배상에 관하여 회생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해제 또는 해지의 경우 채무자가 받은 반대급부가 채무자의 재산 중에 현존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현존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그 가액의 상환에 관하여 공익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제335조(쌍방미이행 쌍무계약에 관한 선택) ① 쌍무계약에 관하여 채무자 및 그 상대방이 모두 파산선고 당시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요지
심판대상조항은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기만 하면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없는 경우에도 관리인이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또한, 상법 제374조의2에 따른 소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와 같이 법률에서 특별히 인정하고 있는 형성권을 행사하여 체결된 계약에 대해서는 대항력 있는 임차권과 같이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를 배제하는 것이 그 취지에 부합된다고 할 것임에도,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예외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가사 관리인에게 위와 같은 해제권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할지라도 이는 회생채무자의 재건 또는 갱생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한 것이므로, 파산선고로 인하여 더 이상 이러한 공익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이러한 해제권의 행사나 그로 인한 법률효과의 주장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회생절차폐지 이후 파산선고가 이루어진 경우와 같이 더 이상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해제권 행사나 그 행사의 효력을 제한하는 내용 역시 전혀 규정하지 아니하고 있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이 관리인에게 아무런 제한 없이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것은 상대방의 재산권 및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4. 판단
가.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의 취지 및 내용
(1)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의 취지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더라도 채무자의 종래 법률관계는 단절되지 않고 동일성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쌍무계약의 일방 당사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될 당시, 채무자는 그 이행을 완료하였으나 상대방이 미이행 상태인 경우에는 관리인이 상대방에게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반대로 상대방은 채무의 이행을 완료하였으나 채무자가 미이행 상태인 경우에는 상대방의 채권은 회생채권으로 채무자의 회생계획에 따라 변제받게 된다.
그런데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파탄에 직면해 있는 채무자의 재건을 원활하게 함과 동시에 채권자를 비롯한 모든 이해관계인들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정하고자 하는 회생절차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와 특정 이해관계인 사이에 형성된 기존의 법률관계를 회생절차 내에서 그대로 관철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채무자회생법은 회생절차개시 당시 채무자와 상대방 모두 계약의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리인이 계약을 해제하거나, 채무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규정을 마련하고 있다(제119조 제1항). 이는 관리인에게 당사자의 귀책사유 등을 해제권의 발생원인으로 정하지 아니한 일종의 법정해제권을 부여함으로써, 채무자의 회생에 유리한 계약을 존속시키고 불리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여 회생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함과 동시에 관리인이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선택한 경우 이에 상응하여 채무자의 채무도 이행하도록 함으로써 양 당사자 사이에 형평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60559 판결 참조).
(2)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의 내용
(가)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관리인은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에 따라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의 해제, 해지 또는 이행을 선택할 권한을 가진다. 선택권 행사의 방식에는 제한이 없으며,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다. 다만,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관리인이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고자 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할 수 있다(제61조 제1항 제4호). 관리인은 회생계획안 심리를 위한 관계인집회가 끝나기 전 또는 법 제240조의 규정에 의한 서면결의에 부치는 결정이 있기 전까지만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제119조 제1항 단서).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3조 제1항은 “쌍무계약에 관하여 회사와 그 상대방이 모두 정리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관리인은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하거나 회사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해제권 행사기간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였다. 이로 인해 관리인이 부득이 정리채권의 추후 보완신고기간 이후에 쌍무계약을 해제할 경우, 상대방이 위 계약해제로 인하여 갖게 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정리채권으로 신고할 방법이 없어, 손해배상청구권이 정리계획인가로 인하여 실권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파산법, 회사정리법, ‘개인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을 통합하여 제정된 채무자회생법에서는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로 인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상대방의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하여 추후 보완신고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제152조 제3항),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 시점을 추후 보완신고가 허용되는 시점인 관계인집회가 끝나기 전 또는 채무자회생법 제240조의 규정에 의한 서면결의에 부치는 결정이 있기 전까지로 제한한 것이다.
(나) 상대방은 관리인에 대하여 계약의 해제나 해지 또는 그 이행의 여부를 확답할 것을 최고할 수 있는데, 관리인이 그 최고를 받은 후 30일 이내에 확답을 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관리인은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포기한 것으로 본다(제119조 제2항). 법원은 관리인 또는 상대방의 신청에 의하거나 직권으로 위 기간을 늘이거나 줄일 수 있다(제119조 제3항).
(다) 관리인이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한 경우에는 상대방은 손해배상에 관하여 회생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제121조 제1항). 또한,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된 경우 채무자가 받은 반대급부가 채무자의 재산 중에 현존하는 때에는 상대방은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현존하지 아니한 때에는 상대방은 그 가액의 상환에 관하여 공익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제121조 제2항). 관리인이 계약의 이행을 선택하는 경우 상대방이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은 그 성질상 본래 회생채권에 해당하지만 채무자회생법은 상대방 보호를 위해 이를 공익채권으로 격상하여 인정하고 있으므로(179조 제1항 제7호), 상대방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채권을 변제받을 수 있다.
나. 쟁점의 정리
(1) 사적자치의 원칙이란 자신의 일을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고 행하는 자유뿐만 아니라 원치 않으면 하지 않을 자유로서, 헌법 제10조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되는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하나이고, 법률행위의 영역에서는 계약자유의 원칙으로 나타난다. 계약자유의 원칙은 계약의 체결에서부터 종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자신의 자유의사에 따라 계약관계를 형성하는 것으로서, 계약의 내용, 이행의 상대방 및 방법의 변경뿐만 아니라 계약 자체의 이전이나 폐기도 당사자 자신의 의사로 결정하는 자유를 의미한다(헌재 2009. 6. 25. 2007헌바39; 헌재 2014. 3. 27. 2012헌가21 참조).
일반적으로 계약이 유효하게 체결되면, 계약에서 따로 정하지 아니한 이상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없으며, 채무의 이행불능이나 상대방의 채무불이행과 같은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채무가 이행가능한지 또는 상대방이 채무를 불이행한 사정이 있는지 등과 무관하게,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채무자의 관리인이 그 계약의 존속 여부를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정함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계약의 존속ㆍ폐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므로,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는지가 문제된다(헌재 2016. 6. 30. 2015헌바371등 참조).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로 인하여 상대방이 계약이 존속됨으로 인해 누릴 수 있었던 이익을 상실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이는 계약의 자유가 제한됨에 따른 결과로서 계약의 자유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재산권 침해 여부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은 이외에도 관리인에게 쌍무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한 사실이 없는 상대방과의 계약까지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 것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상대방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또한, 청구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 및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3조의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에게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되지 아니하는데(채무자회생법 제124조 제4항), 상법 제374조의2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체결된 계약에 대해서는 관리인의 해제권을 배제하는 예외를 마련하지 아니한 것이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대항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준물권적 권리를 가지는 사람으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청구인과 동일한 비교집단이 된다고 볼 수 없고, 청구인의 이와 같은 주장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체결된 주식매매계약까지 관리인이 해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대방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으로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같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과 관련하여 평등권 침해 여부도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절성
심판대상조항은 회생절차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함으로써 재정적으로 곤란한 상태에 있는 채무자의 재건을 돕고, 회생채권자들 전체의 이익을 균형 있게 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목적에는 정당성이 인정된다. 그리고 관리인에게 채무자가 종전에 형성한 계약관계의 유ㆍ불리를 신속하게 판단하여 양 당사자가 모두 아직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계약관계를 조기에 확정하도록 하는 것은 회생절차를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기 위한 전제가 되므로, 관리인에게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한 해제권을 부여한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다.
(2) 침해의 최소성
(가)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관리인의 해제권은 다수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결부된 공동의 집행절차라는 회생절차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별히 인정된 법정 해제권으로, 관리인은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 없는 경우에도 계약을 해제할 수 있어 상대방의 법적 지위가 다소 불리해지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채무자의 경제적 갱생 내지 전체 채권자 집단의 이익 도모라는 명목 아래 상대방의 이익이 일방적으로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관리인이 해제할 수 있는 계약의 범위를 채무자와 상대방 모두 회생절차개시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쌍무계약으로 한정하고 있다. 즉, 채무자와 상대방 중 일방이라도 그 이행을 완료한 경우에는 관리인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함으로써, 관리인의 해제권을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채무자회생법은 상대방이 관리인에 대하여 계약의 해제 또는 그 이행의 여부를 확답할 것을 최고할 수 있도록 하고, 관리인이 그 최고를 받은 후 30일 이내에 확답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해제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제119조 제2항), 관리인이 계약을 해제하고자 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등(제61조 제1항 제4호), 상대방의 법적 지위가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거나 관리인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제도의 취지와 달리 해제권 행사가 남용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나) 관리인의 계약 해제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 상대방은 손해의 배상에 관하여 회생채권자로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채무자회생법 제121조 제1항). 특히,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기간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도 정하지 않았던 구 회사정리법(2005. 3. 31. 법률 제7428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03조 제1항과 달리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제1항 단서는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기간을 회생채권의 추후 보완신고가 가능할 때, 즉 관계인집회가 끝나기 전 또는 채무자회생법 제240조의 규정에 의한 서면결의에 부치는 결정이 있기 전까지로 제한함으로써,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가 지연되어 상대방이 손해배상청구권 행사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관리인이 계약을 해제하면 계약은 소급적ㆍ확정적으로 소멸하게 되고, 상대방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는데, 채무자회생법은 상대방이 채무자가 받은 반대급부가 채무자의 재산 중에 현존하는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현존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 가액에 관하여 회생채권자가 아닌 공익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함으로써(제121조 제2항), 원상회복과 관련하여서도 상대방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
(다) 청구인은 관리인의 계약해제권은 회사 갱생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인정되는 회생절차 특유의 제도이므로, 회생절차가 개시되었다가 회생계획의 수행 가능성이 없어 회생절차가 폐지되고 법원이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한 경우에는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의 효력이 소멸하도록 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법은 임대차계약의 경우에는 임차인이, 고용계약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도급계약의 경우에는 도급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는 파산관재인과 계약의 상대방이 모두 계약을 해지 또는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민법 제637조 제1항, 제663조 제1항, 제674조 제1항), 채무자회생법 제335조 제1항은 채무자가 파산한 경우에도 역시 채무자 및 상대방이 모두 파산선고 당시 아직 쌍무계약의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파산관재인이 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민법과 채무자회생법이 파산의 경우에도 해제에 관한 특칙을 마련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관리인의 계약해제권을 회생절차 특유의 제도로 볼 수 없다. 또한, 회생절차가 폐지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회생절차 중에 이루어진 계약해제의 효력을 부인하여 계약을 소급하여 부활시켰다가 파산절차가 개시된 이후 파산관재인으로 하여금 다시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을 해제하거나 그 이행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채권자들의 회생절차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채권자 집단 전체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라)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덜 침익적인 다른 수단도 발견하기 어렵다. 관리인에게 계약의 해제권이 아닌 이행거절권을 부여하게 되면 상대방이 이행을 청구한 경우에야 비로소 관리인이 이행을 거절할 수 있고, 관리인이 이행거절권을 행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계약을 해제하지 아니할 가능성도 있어, 회생절차개시 이후부터 상당기간 동안 종래 계약관계로 인한 법률관계가 확정될 수 없게 된다. 또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법 및 채무자회생법은 계약 당사자 일방이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파산관재인이나 상대방에 해제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과의 균형을 고려할 때 회생절차의 경우에도 관리인에게 이행거절권이 아닌 해제권을 인정하는 것이 법률관계의 일의적 해결에 더욱 용이한 측면도 있다.
특히, 관리인이 이행거절권을 행사하여 채무의 이행을 거절하고 상대방이 계약을 해제한 경우, 상대방의 원상회복청구권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게 되면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 문제가 야기될 우려가 있고, 이를 회생채권으로 규정하게 되면 상대방은 계약에 따라 이미 이행한 부분을 즉시 반환받을 수 없게 되어 오히려 상대방에게 불리할 수도 있으므로, 현행 채무자회생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관리인에게 해제권이 아닌 이행거절권을 부여하는 것이 반드시 상대방에게 덜 침익적인 수단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마) 청구인은 관리인에게 해제권을 부여하는 것 자체의 정당성은 인정한다고 할지라도,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이 상법 제374조의2에 따라 소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에 근거하여 체결된 것인 경우에도 심판대상조항이 계약의 해제와 관련하여 예외를 마련하고 있지 아니한 것은 소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규정하고 있는 상법의 취지를 몰각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상법 제374조의2가 정하고 있는 주식매수청구권은 영업양도 또는 양수와 같이 주주의 이해관계에 중대한 영향이 있는 사항의 결의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을 공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것을 청구하는 권리로,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함과 동시에 회사에게는 중요한 경영상 계획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이다. 이처럼 소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은 회사와 소수주주 쌍방의 이익을 조화시킨 제도로, 소수주주의 보호는 소수주주와 다수주주 간의 상대적인 관계에서 의미를 갖는 것이고, 주주가 아닌 일반 채권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절대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소수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라 주식에 대한 매매계약이 체결된 이후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도 회사나 회생절차에 참가한 회사의 다른 채권자들의 이익보다 소수주주의 이익을 우선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바) 이처럼 채무자회생법이 관리인의 해제권 행사로 인하여 상대방이 일방적인 손해를 입지 않도록 여러 절차들을 마련하고 있고, 관리인에게 쌍방 미이행 쌍무계약에 대한 해제권을 부여하는 이외에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덜 침익적인 수단도 발견할 수 없는 이상,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반하지 아니한다.
(3) 법익의 균형성
회생절차는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집단적 집행절차이므로, 그 절차를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하고 이해관계인들의 이해를 공평하게 조정하는 것은 회생제도의 목적을 달성하고 그 절차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확보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관리인의 계약 해제로 인해 상대방이 다소간의 불이익을 입게 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사익이 이를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춘 것이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것으로 청구인의 계약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