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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손해배상(의)

[대법원 1994. 12. 27. 선고 94다35022 판결]

【판시사항】

군의가 소속 방위병에 대하여 불완전구순열(언청이) 교정수술을 시행하다 의료과실로 사망하게 한 행위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군의가 소속 방위병에 대하여 불완전구순열(언청이) 교정수술을 시행하다 의료과실로 사망하게 한 행위에 대하여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수
긍한 사례.

【참조조문】

국가배상법 제2조
,
민법 제750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최종환 외 3인

【피고, 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대전고등법원 1994.6.9. 선고 93나407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 산하 공군 항공의학 적성훈련원 진료부 소속 군의들인 소외 1(마취과 과장), 소외 2(성형외과 과장)등이 위 훈련원 원장 및 진료부장의 지시에 의거하여 위 훈련원 진료부 제1수술실에서 위 훈련원 소속 정비과 방위병인 소외 3에 대하여 시행한 불완전구순열(언청이) 교정수술행위가 국가배상법 소정의 공무원의 직무집행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은 나아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할로탄(Halothane)으로 전신마취를 하여 수술중에 출혈을 적게 하여 좋은 시야를 얻기 위한 방법으로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심근감작으로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심정지까지 초래한다는 사실은 빈번히 보고되고 있고 이에 대한 여러 논문들도 있어 이는 의학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므로 할로탄(Halothane) 마취중 에피네프린(Epinephrine) 사용시에는 소량을 국소마취제에 희석하여 혈관이 덜 발달된 곳으로 천천히 투여하는 것이 안전하며, 특히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혈액순환이 잘 되는 안면부에 투여할 때에는 신중한 태도와 면밀한 관찰이 요구되는바, 위 군의들인 소외 2, 1으로서는 할로탄(Halothane)을 사용하여 마취를 한 위 소외 3에 대하여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혈관이 발달된 수술부위인 윗 입술에 주사함에 있어 적정량을 잘 혼합하여 주의를 하여 천천히 주사를 하고, 부정맥 또는 심정지의 징후가 있는지 여유를 두고 면밀히 관찰하여 본 다음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수술부위의 절개를 시작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별일 없을 것이라고 가볍게 믿고 주사 후 위 망인의 상태를 잘 살피지 아니한 채 곧바로 수술부위 절개를 시작한 잘못으로 절개 후 뒤늦게 출혈이 매우 적고 혈압이 급강화된 것을 발견하고, 에페드린(Ephedrine)과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투여하면서 심장마사지를 하는 등 혈압강화를 위한 응급조치를 취하여 혈압과 맥박이 회복되었으나, 그때 발생한 심정지로 인한 급성폐부종, 요붕증, 저산소성 허혈성 뇌증으로 결국 위 소외 3이 사망하였다고 본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경험칙위배,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원심은 위 군의들에게 위와 같은 과실이 있음을 지적하는 외에도, 마취제로서 할로탄(Halothane) 대신에 인프루레인(Enflurane), 아이소프루레인(Isoflurane)을 사용하도록 권장된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에 기초하여 그들에게 할로탄(Halothane) 대신에 인프루레인(Enflurane) 또는 아이소프루레인(Isoflurane)을 사용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취지의 판시를 하는 한편 부가적으로 위 군의들이 위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아니하였는지, 잘 혼합하였는지, 빨리 주사하지 아니하였는지에 대하여도 의심이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
살피건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마취제로서 할로탄(Halothane) 대신에 인프루레인(Enflurane), 아이소프루레인(Isoflurane)을 사용하도록 권장되는데 불과하고, 기록상 할로탄(Halothane)이 마취제로서 일반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점을 엿볼 수 있는 이상, 위 군의들에게 할로탄(Halothane) 대신에 인프루레인(Enflurane) 또는 아이소프루레인(Isoflurane)을 사용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는 취지의 원심의 판시는 잘못된 것이라 할 것이나, 이 사건 수술에 있어 위 군의들에게 앞서 본바와 같은 과실이 인정되는 이상 위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사건에 있어 불법행위자의 과실의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에 있어 위 군의들이 위 에피네프린(Epinephrine)을 과다하게 사용하지 아니하였는지, 잘 혼합하였는지, 빨리 주사하지 아니하였는지에 대하여도 의심이 있다고 판시한 원심의 조치에는 입증책임을 전도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나, 이는 부가적인 설시에 불과하여 이를 비난하는 논지는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돈희(재판장) 김석수(주심) 정귀호 이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