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준강제추행)
【판시사항】
[1]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항소심이 뒤집을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 / 항소심이 제1심의 판단을 뒤집으면서 지적한 사정들이 수사 및 제1심 과정에서 이미 지적되었거나 제1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이미 고려했던 여러 정황들 중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275조 제1항, 제308조
[2]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7조 제4항, 형법 제299조,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
【참조판례】
[1][2]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4도12324 판결(공2025상, 194) / [1] 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공2007상, 96),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 [2]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도11185 판결(공2022하, 2212)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석곤
【원심판결】
부산고법 2024. 9. 11. 선고 (창원)2024노91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0. 8. 24. 22:30경 진주시 (이하 생략)에 있는 ‘(상호 생략)’ 편의점 옆에 주차해 둔 (차량번호 생략) 아반떼 승용차량 뒷좌석에서, 당일 카풀을 하여 알게 된 피해자 공소외 1(가명, 여, 13세)이 술에 취해 잠을 자는 틈을 타, 손으로 피해자 오른쪽 허벅지와 반바지 위로 음부를 만진 후, 다시 피해자의 상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배, 오른쪽 속옷 위로 가슴을 만졌다.
이로써 피고인은 아동·청소년인 피해자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제1심과 원심의 판단
가. 제1심은 피해자, 공소외 2에 대한 증인신문을 거쳐 피해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은 다음의 사정들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1) 피해자는 최초 피해사실에 관한 진술서를 작성하면서 추행 부위를 "허벅지와 중요 부위"라고 하였을 뿐, "가슴 부위"에 관한 진술을 하지 않았다가 제1심 법정에서는 추행 부위에 관하여 진술하면서 최초 진술서 작성 당시에 언급하였던 "허벅지", "중요 부위"에 대하여 추행 피해를 당한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면서도 오히려 최초 진술서 작성 당시에 언급하지 않았던 "왼쪽 가슴 부위"에 관한 추행 피해사실만을 진술하는 등 강제추행 공소사실의 핵심을 이루는 추행 부위 및 방법 등에 관한 수사단계에서부터 제1심 법정에 이르는 피해자의 진술에 일관성이 떨어진다.
2) 수사단계에서 피해자의 진술을 분석한 진술분석관의 진술분석 의견에 의하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그에 관한 추가적인 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3) 피해자의 진술과 같은 추행이 있었다면, 감정대상물(피해자의 옷과 신체 부위)에 피고인의 디엔에이가 검출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피고인과 피해자가 시동이 꺼져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 밀폐된 차량 내부에서 약 10분 동안 같이 머문 상태에서 이 사건 추행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차량 내부의 습도나 피고인의 땀 등에 의하여 피해자의 신체와 옷 등 감정대상물에서 피고인의 디엔에이가 검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위 감정대상물에서 피고인의 디엔에이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감정결과는 이 사건 추행행위가 실제로 존재하였던 것인지에 관한 의문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4) 피해자의 친구 공소외 2도 수사기관과 제1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술에 많이 취해서 착각했을 수도 있다. 피고인 일행이 이상한 말을 하거나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하지 않았고, 피해자를 발견했을 때 이상한 느낌이 없었고 그냥 술에 취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표정이나 태도에서 추행의 피해를 느끼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3.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 증인의 진술에 대한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해 보면,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도4994 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7917 판결 등 참조).
항소심법원이 제1심의 판단을 뒤집으면서 지적한 사정들이 제1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 등에 기초하여 수사 및 제1심 과정에서 이미 지적되었거나 제1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 이미 고려했던 여러 정황들 중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라면 위 ‘특별한 사정’ 또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0. 10. 29. 선고 2019도4047 판결 등 참조).
성폭력 사건에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증거로 사실상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는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진술 내용이 논리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이고,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나 사정과 모순되지는 않는지, 또는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고, 그 밖의 사소한 사항에 관한 진술에 다소 일관성이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도10728 판결 및 대법원 2022. 9. 29. 선고 2020도11185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지적한 사정들만으로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제1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면서 이미 고려했던 여러 정황들의 일부이거나 피해자 진술과 양립 가능한 사정 또는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수적인 사항으로서 이 사건 공소사실의 핵심적인 사항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는 영향이 없는 사정들에 불과하고, 달리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특별한 사정으로 내세울 만한 것은 아니다.
1) 피해자는 수사기관부터 제1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사실의 주된 부분에 관하여 직접 경험한 사람이 아니면 진술하기 힘든 세밀한 정보를 포함하여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다.
2) 피해자가 사건 직후 진술했던 피해 내용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기는 하나, 사건 당시 피해자는 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소주를 많이 마셔 술에 취해 있었던 점, 피해자의 법정진술은 사건 발생 이후 약 3년 5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루어진 점, 피해자는 제1심 법정에서 ‘기억나는 게 제일 그렇게 크게 왔던 게 가슴이어서 가슴밖에 기억이 안 난다.’라고 진술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피해 내용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정만으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
3) 피고인도 10분 정도 차 뒷좌석에서 피해자와 같이 있었는데, 피고인의 무릎 위에서 피해자가 4~5분 정도 잠이 들었고 잠에서 깬 피해자가 차 밖으로 나가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나가지 못하게 피해자의 팔을 잡고 다시 눕힌 점을 인정하고 있는바, 피해자가 특정한 공소사실 기재 일시, 장소에 피고인과 피해자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피고인의 진술이 일치한다.
4)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불리한 허위 사실을 진술할 동기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제1심의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 등 유죄 판단의 근거로 든 증거들의 증명력에 의문이 있다면,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유무 등에 관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제1심이 이미 고려한 사정 또는 공소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수적인 사정만을 들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뒤집은 원심의 판단에는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하고 진술의 신빙성에 관한 판단과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