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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1항 등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23헌바358, 2025. 6. 27.]

【판시사항】

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2조(이하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라 한다)를 대상으로 한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한지 여부(소극)
나.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범위를 법무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하 ‘형집행법’이라 한다) 제26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의회유보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소극)
다. 법률이 입법사항을 고시ㆍ예규와 같은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위임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한정 적극) 및 이 사건 법률조항 중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범위” 부분의 위임의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라.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그 심판대상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시행령에 대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
나. 형집행법의 입법목적, 수용자가 교정시설에서 지닐 수 있는 물품 등에 대한 형집행법 관련조항의 내용을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면, 형집행법은 그 규율대상의 본질적 내용인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관련조항을 통하여 밝히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무부장관에 위임하고 있는 ‘그 밖의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의 구체적 범위는 교정현실의 제반여건을 고려하여 소관부처가 달리 규율할 필요가 있는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고,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공개적 토론의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입법자가 반드시 스스로 결정하여야 하는 본질적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의회유보원칙을 위반하지 아니하였다.
다.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위임입법의 형식은 예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법률이 일정한 사항을 행정규칙에 위임하더라도 그 행정규칙은 위임된 사항만을 규율할 수 있으므로, 국회입법의 원칙과 상치되지 않는다. 다만 고시ㆍ예규와 같은 행정규칙에 위임하는 것은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나 경미한 사항으로서 업무의 성질상 위임이 불가피한 사항에 한정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구체적 범위를 법무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바, 이는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자 경미한 사항으로서 업무의 성질상 위임이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한다.
라.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예시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편지ㆍ도서’를 열거하고 있는 점, 형집행법의 입법목적, 수용자가 교정시설에서 지닐 수 있는 물품 등에 대한 형집행법 관련조항의 내용을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법무부장관이 수용생활 중 소지를 허용할 물품의 내용 및 범위가 예측가능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아니하였다.

【심판대상조문】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25호로 개정된 것) 제26조 제1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0. 8. 5. 대통령령 제30909호로 개정된 것) 제42조

【참조조문】

헌법 제40조, 제75조, 제95조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07. 12. 21. 법률 제872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조, 제4조, 제22조 제1항ㆍ제2항, 제23조 제1항ㆍ제2항, 제24조 제1항ㆍ제2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25호로 개정된 것) 제25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제43조 제1항, 제45조 제2항ㆍ제3항ㆍ제4항, 제49조 제1항ㆍ제2항, 제92조 제1항
보관금품 관리지침(2020. 9. 21. 법무부예규 제1263호로 개정된 것) 제1조
구 보관금품 관리지침(2022. 2. 28. 법무부예규 제1293호로 개정되고, 2025. 1. 2. 법무부예규 제13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 제1항 [별표 3]

【참조판례】

가. 헌재 2017. 4. 27. 2016헌바452, 판례집 29-1, 94, 99
나. 헌재 2009. 10. 29. 2007헌바63, 판례집 21-2하, 103, 117헌재 2015. 5. 28. 2013헌가6, 판례집 27-1하, 176, 182-183헌재 2016. 6. 30. 2015헌바125등, 판례집 28-1하, 589, 597
다. 헌재 2016. 3. 31. 2014헌바382, 판례집 28-1상, 388, 394헌재 2016. 10. 27. 2015헌바360등, 판례집 28-2상, 632, 640-641
라. 헌재 2000. 8. 31. 99헌바104, 판례집 12-2, 233, 241헌재 2001. 11. 29. 2000헌바23, 판례집 13-2, 606, 624헌재 2002. 6. 27. 2000헌가10, 판례집 14-1, 569-570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류○○

국선대리인 변호사 유현경

당해사건대구지방법원 2023구합285 안경렌즈(변색렌즈)불허처분취소

【주 문】


1.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25호로 개정된 것) 제26조 제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1. 10. 8. 사기죄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중, 2023. 3. 15. ○○교도소장에게 외부 안경업체로부터 변색렌즈(평상시는 무색의 렌즈이나 햇빛이 투시되면 검정색으로 변하여 햇빛을 차단하는 안경렌즈)의 구입을 신청하였으나, ○○교도소장은 같은 날 청구인에게 보안상의 이유 및 변색렌즈는 교정시설에서의 보관품 허가기준을 정한 구 ‘보관금품 관리지침’ 제25조 제1항 [별표 3]의 ‘안경 렌즈는 무색의 플라스틱 재질로 함’ 부분에 따른 허가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입을 불허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인 구 ‘보관금품 관리지침’ 제25조 제1항 [별표 3]의 ‘안경 렌즈는 무색의 플라스틱 재질로 함’ 부분(이하 ‘이 사건 지침조항’이라 한다)을 근거로 내려진 것이며,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처분의 취소소송을 제기하였고(대구지방법원 2023구합285), 위 소송 계속 중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2조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구지방법원 2023아88), 대구지방법원은 2023. 11. 8. 위 취소청구를 기각하면서 위 시행령 제4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각하하고, 위 법률 제26조 제1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기각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23. 11. 15.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한편, 청구인은 위 취소청구에 대한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2024. 1. 2. 항소장에 대한 인지대, 송달료를 납부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항소장각하명령이 내려져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25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형집행법’이라 한다) 제26조 제1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시행령(2020. 8. 5. 대통령령 제30909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이하 ‘이 사건 시행령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과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2020. 2. 4. 법률 제16925호로 개정된 것)

제26조(수용자가 지니는 물품 등) ① 수용자는 편지ㆍ도서,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에서 지닐 수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0. 8. 5. 대통령령 제30909호로 개정된 것)

제42조(전달 허가금품의 사용 등) ① 소장은 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수용자에 대한 금품의 전달을 허가한 경우에는 그 금품을 보관한 후 해당 수용자가 사용하게 할 수 있다.

② 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수용자에게 건네주려고 하는 금품의 허가범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정한다.

[관련조항]

보관금품 관리지침(2020. 9. 21. 법무부예규 제1263호로 개정된 것)

제1조(목적) 이 지침은「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제25조ㆍ제26조,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ㆍ제38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2조에서 법무부장관에게 위임한 사항과 그 시행에 필요한 사항 및 교정시설의 장이 보관금품 등에 관하여 조치할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구 보관금품 관리지침(2022. 2. 28. 법무부예규 제1293호로 개정되고, 2025. 1. 2. 법무부예규 제13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5조(보관품 허가기준 등) ① 수용자가 거실 내에 보관ㆍ사용할 수 있는 물품의 허가기준(관급으로 지급된 물품은 제외한다)은 별표 3의 수용자 1인의 보관품 허가기준과 같다. 다만, 소장이 환자ㆍ노인ㆍ임신부ㆍ장애인, 그 밖에 처우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별표 3의 규정에 불구하고 반입이 필요한 품목과 수량을 허가할 수 있다.

[별표 3] (제25조 제1항 및 제25조 제4항 관련)

수용자 1인의 보관품 허가기준

1. 지닐 수 있는 보관품 허가기준(27개 품목)

┌────────┬───┬───────────┐

│품 명 │수 량 │허 가 기 준 │

├──┬─────┼───┼───────────┤

│기타│안경 │3 │ㆍ안경 렌즈는 무색의 │

│품목│(돋보기용 │ │플라스틱 재질로 함 │

│ │안경 포함)│ │ │

└──┴─────┴───┴───────────┘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에 관한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사항을 대강의 기준이나 범위를 정함이 없이 행정규칙도 아닌 내부지침에 불과한 ‘법무부예규’에 위임하고 있으므로 의회유보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고, 헌법상 허용되지 않는 위임의 형식이다.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법률의 아무런 위임 없이 수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정하여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법률유보원칙을 위반하였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범위를 제한하여 침익적 행정행위를 규정한 법률이므로 보다 엄격한 명확성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조항은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여 수범자로 하여금 소지가 제한되는 물품의 범위를 예측할 수 없게 하여 명확성원칙을 위반하였다.

다. 형집행법 제25조에 따라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수용될 때 휴대하고 있던 변색렌즈 및 형집행법 제27조에 따라 수용자 이외의 사람이 수용자에게 교부한 변색렌즈는 교정시설 내에서 소지가 가능하다. 교정시설 내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하여 소지하려는 수용자와 다른 사람이 교부한 물건을 소지하려는 수용자, 교정시설에 수용될 때 소지하고 있던 물건을 소지하려는 수용자는 다르지 않음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교정시설 내에서 구입한 변색렌즈는 소지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교정시설 내에서 직접 구입한 물건을 소지하려는 수용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다.

라.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

4.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은 재판의 전제가 되는 형식적 의미의 법률 및 그와 동일한 효력을 가진 명령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바, 이 사건 시행령조항에 대한 심판청구는 그 심판대상이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시행령에 대한 것이므로 부적법하다(헌재 2017. 4. 27. 2016헌바452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시행령조항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므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이 사건 법률조항에 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범위를 법무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1) 의회유보원칙은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규율할 것을 요구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을 제한하여 일반적 행동자유권 내지 자기결정권 등을 제한하는데, 위 법률조항이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범위에 관하여 본질적인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여 의회유보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나아가 이러한 기본권의 제한은 입법사항에 속하므로, 법률이 입법사항을 대통령령이나 부령이 아닌 예규와 같은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위임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무부장관에게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범위를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헌법 제75조, 제95조에서 정한 위임입법의 한계, 즉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4)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이라는 개념만으로는 그 수범자인 수용자가 소지가 제한되는 물품의 범위를 예측할 수 없게 하여 명확성원칙을 위반한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법률에서 일부 내용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경우 위임을 둘러싼 법률규정 자체에 대한 명확성의 문제는, 그 위임규정이 하위법령에 위임하고 있는 내용과는 무관하게 법률 자체에서 해당 부분을 완결적으로 정하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즉 법률에서 사용된 추상적 용어가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규율 내용을 정하기 위한 것이라면 별도로 명확성원칙이 문제될 수 있으나, 그 추상적 용어가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주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경우라면 명확성의 문제는 결국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의 문제로 포섭될 것이다(헌재 2011. 12. 29. 2010헌바385등; 헌재 2016. 10. 27. 2015헌바360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의 개념은 하위법령에 규정될 내용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규율 내용을 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법무부장관이 소지를 허용할 물품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주기 위한 역할을 하는 경우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5)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교정시설 내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하여 소지하려는 수용자를 다른 사람이 교부한 물건을 소지하려는 수용자, 교정시설에 수용될 때 소지하고 있던 물건을 소지하려는 수용자에 비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취급한다고 주장하지만, 위 법률조항은 그 자체로 특정 비교집단 사이의 차별취급을 예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6)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행복추구권, 신체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수권법률인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닌 변색렌즈 소지를 허가하지 아니한 이 사건 지침조항의 위헌성에 관한 것이거나, 이 사건 처분 그 자체의 부당함을 주장하면서 당해사건 재판의 결과를 다투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그 침해 사유를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도 아니하므로 이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나. 의회유보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헌법은 법치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고, 법치주의는 법률유보원칙, 즉 행정작용에는 국회가 제정한 형식적 법률의 근거가 요청된다는 원칙을 그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오늘날의 법률유보원칙은 단순히 행정작용이 법률에 근거를 두기만 하면 충분한 것이 아니라,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 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행정에 맡길 것이 아니라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는 요구, 즉 의회유보원칙까지 내포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때 입법자가 형식적 법률로 스스로 규율하여야 하는 사항이 어떤 것인지는 일률적으로 획정할 수 없고 구체적인 사례에서 관련된 이익 내지 가치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할 때에는 그 제한의 본질적인 사항에 관한 한 입법자가 법률로써 스스로 규율하여야 한다(헌재 2015. 5. 28. 2013헌가6; 헌재 2016. 6. 30. 2015헌바125등 참조).

한편, 국회의 입법절차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다원적 인적 구성의 합의체에서 공개적 토론을 통하여 국민의 다양한 견해와 이익을 인식하고 교량하여 공동체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며, 일반 국민과 야당의 비판을 허용하고 그들의 참여 가능성을 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관료들만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행정입법절차와는 달리 공익의 발견과 상충하는 이익간의 정당한 조정에 보다 적합한 민주적 과정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규율대상이 기본권적 중요성을 가질수록 그리고 그에 관한 공개적 토론의 필요성 내지 상충하는 이익간 조정의 필요성이 클수록, 그것이 국회의 법률에 의해 직접 규율될 필요성 및 그 규율밀도의 요구정도는 그만큼 더 증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헌재 2009. 10. 29. 2007헌바63 참조).

(2)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편지ㆍ도서,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에서 지닐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을 한정하는 것은 수용자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내지 자기결정권, 재산권부터, 제한되는 물품에 따라 표현의 자유, 통신의 자유 등과 같은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이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하는 경우 그 제한의 본질적 사항에 관하여는 입법자가 법률로 규율하여야 한다.

형집행법은 교정시설에 구금된 수용자에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생활권을 보장하고, 수형자의 재사회화를 이루기 위한 교정시설의 적정 운영ㆍ관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제1조, 제4조 참조). 이를 위하여 형집행법은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으로 교정시설이 수용자에게 지급한 의류ㆍ침구와 같은 생활용품 및 음식물(제22조, 제23조) 외에도, 수용자가 자비로 물품을 구매ㆍ소지하는 것을 허용하면서 그 예시로 음식물ㆍ의류ㆍ침구를 들며 ‘수용생활에 필요할 것’을 요건으로 하며 그 구체적인 범위를 법무부령에 위임하고 있고(제24조), 수용자 외의 사람이 수용자에게 전달을 신청한 물품은 원칙적으로 전달을 허용하되 수형자의 교정ㆍ교화ㆍ건전한 사회복귀 또는 교정시설의 안전ㆍ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이를 불허하며(제27조), 위 입법목적에 비추어 볼 때 원칙적으로 소지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를 제92조 각 호에서 열거하였다. 결국 위 각 조항의 내용을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면, 형집행법은 그 규율대상의 본질적 내용인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기준을 ‘수용자의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수형자의 교정ㆍ교화ㆍ건전한 사회복귀 또는 교정시설의 안전ㆍ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물품일 것’으로 밝혔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무부장관에 위임하고 있는 ‘그 밖의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의 구체적 범위는 교정시설의 수용 실태 및 규모, 수용자의 처우 현황, 새롭게 제작ㆍ유통되는 물품과 교정사고의 발생 가능성 등 제반여건을 고려하여 소관부처가 달리 규율할 필요가 있는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고, 수범자인 수용자와 다른 집단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어 공개적 토론의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입법자가 반드시 스스로 결정하여야 하는 본질적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의회유보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위임의 형식 허용 여부

(1) 심사기준

오늘날 의회의 입법독점주의에서 입법중심주의로 전환하여 일정한 범위 안에서 행정입법을 허용하게 된 동기는 사회적 변화에 대응한 입법수요의 급증과 종래의 형식적 권력분립주의로는 현대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는 기능적 권력분립론에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헌법 제40조ㆍ제75조ㆍ제95조의 의미를 살펴보면, 국회가 입법으로 행정기관에게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한 사항에 관하여는 당해 행정기관이 법 정립의 권한을 갖게 되고, 이때 입법자가 그 규율의 형식도 선택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위임입법의 형식은 예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법률이 일정한 사항을 고시 등 행정규칙에 위임하더라도 그 행정규칙은 위임된 사항만을 규율할 수 있으므로, 국회입법의 원칙과 상치되지 않는다. 다만, 행정규칙은 법규명령과 같은 엄격한 제정 및 개정절차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므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을 위임할 때에는 법규명령에 위임하는 것이 원칙이고, 고시와 같은 형식으로 입법위임을 할 때에는 법령이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나 경미한 사항으로서 업무의 성질상 위임이 불가피한 사항에 한정된다(헌재 2016. 3. 31. 2014헌바382; 헌재 2016. 10. 27. 2015헌바360등 참조).

(2)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은 수용자가 소지할 수 있는 물품의 구체적인 범위를 법무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고, 이에 따라 위임을 받은 법무부예규인 ‘보관금품 관리지침’ [별표 3]에서 수용자 1인이 지닐 수 있는 물품의 허가기준을 정하고 있다.

교정시설에서 어떠한 물품의 소지가 허용 또는 제한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격리된 시설에서의 강제적 공동생활이라는 수용자들의 생활환경의 특성, 계호의 대상으로서 엄격한 관리를 받게 되는 수용자들의 심리상태 및 건강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교정시설의 실태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능력이 필요하다. 또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물건이 새롭게 제작ㆍ유통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수용자들의 수용 방식, 전반적인 생활관리, 위생 및 의료 등 다양한 규율대상에 대한 교정현실의 변화에 대하여 탄력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취할 필요도 인정된다.

법무부장관은 교정행정의 소관부처로서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을 할 수 있고, 교정현실의 변화에 대하여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으므로, 법무부장관이 소지 물품의 세부적인 범위를 정하도록 하는 것이 교정시설의 안전ㆍ질서 유지 및 수용자의 교정ㆍ교화를 도모하는 데 보다 실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의 범위에 관한 사항은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자 경미한 사항으로서 업무의 성질상 위임이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예규와 같은 행정규칙에 위임한 것이 헌법에서 정한 위임입법의 형식을 갖추지 못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는 없다.

라.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헌법은 제75조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대통령령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을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으로 한정함으로써 위임입법의 범위와 한계를 제시하고 있고, 이는 법률에서 일정한 사항을 하위법령에 위임하는 경우의 일반원칙으로서 대통령령뿐만 아니라 헌법 제95조에 의하여 총리령 또는 부령에 위임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헌재 2002. 6. 27. 2000헌가10 참조).

헌법에 의하여 위임입법이 용인되는 한계인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이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대통령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그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 판단하여야 하며 각 대상법률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ㆍ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헌재 2000. 8. 31. 99헌바104; 헌재 2001. 11. 29. 2000헌바23 참조).

(2)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자 교정현실의 변화에 따라 빠르게 대처하여야 하는 업무의 성질상 법무부장관이 정하도록 위임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부터 법무부장관이 정할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의 범위 및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내용뿐만 아니라 형집행법의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우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무부장관이 수용자가 지닐 수 있는 물품을 정할 때 고려하여야 할 기준으로서 ‘수용생활에 필요할 것’을 제시하고 있고, 그 예시로 앞에 ‘편지ㆍ도서’를 열거하고 있다. 그리고 형집행법은 제43조, 제45조에서 수용자의 편지수수 및 신앙생활을 위한 책이나 물품 소지와 관련하여, 원칙적으로 수용자는 다른 사람과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자신의 신앙생활에 필요한 책이나 물품을 지닐 수 있지만, 수형자의 교화ㆍ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하여 필요한 때 또는 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하여 필요한 때 이를 제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형집행법 제49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수용자는 문서 또는 도화를 작성하거나 문예ㆍ학술, 그 밖의 사항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집필할 수 있으나, 소장이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하며, 이와 같이 작성 또는 집필한 문서나 도화를 지니는 것에 관하여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포함된 제26조를 준용한다. 수용자의 물품 소지의 근거규정인 형집행법 제22조 내지 제25조 및 제27조도 수형자의 교정ㆍ교화ㆍ건전한 사회복귀 또는 교정시설의 안전ㆍ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물품은 소지를 금지하고 있고, 그 구체적인 예로 원칙적으로 소지가 금지되는 물품은 제92조에서 열거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각 조항의 내용, 앞서 본 형집행법의 목적을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여 검토하면, 법무부장관이 정하는 범위에 따라 소지가 허용되는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에는 편지ㆍ도서와 마찬가지로 수용자의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생활권을 보장하고 수형자의 교화ㆍ건전한 사회복귀를 위한 처우에 필요한 물품은 원칙적으로 포함되지만, 수형자의 교화ㆍ건전한 사회복귀 또는 교정시설의 안전ㆍ질서를 해할 구체적인 가능성에 따라 그 소지가 완전히 제한되거나, 소지할 수 있는 수량이 제한될 것이며, 이러한 기준은 수용자가 소지하는 모든 물품에 적용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형집행법의 전반적 체계와 위와 같은 규정을 종합해 보면 법무부장관이 정할 ‘그 밖에 수용생활에 필요한 물품’의 내용과 범위가 예측가능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소지가 허용되거나 제한되는 물품의 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마. 소결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의회유보원칙, 헌법에서 정한 위임입법의 형식 또는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