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제530조의12 위헌확인
【판시사항】
단순ㆍ물적분할 시 신설회사의 주식을 분할회사의 주주에게 귀속시키지 않고 분할회사가 그대로 소유하도록 규정한 상법 제530조의12 중 ‘이 절의 규정은 분할되는 회사가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의 주식의 총수를 취득하는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자회사의 자본 조달 및 이에 따른 성장이 모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물적분할을 하더라도 모회사 주주의 권리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모회사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적분할과 다른 특성이 있으므로 언제나 물적분할이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방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또한, 절차적으로 이사회 결의 및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점, 물적분할과 모회사 주식가치의 하락 사이에 법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물적분할 후 단기간 내 자회사 상장에 따른 모회사 주주의 권익 제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자회사 상장심사 강화 조치가 마련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상법(1998. 12. 28. 법률 제5591호로 개정된 것) 제530조의12 중 ‘이 절의 규정은 분할되는 회사가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의 주식의 총수를 취득하는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23조, 제37조 제2항
상법(1962. 1. 20. 법률 제1000호로 제정된 것) 제433조 제1항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된 것) 제434조
상법(1998. 12. 28. 법률 제5591호로 개정된 것) 제530조의2 제1항, 제530조의3 제1항, 제2항
【참조판례】
헌재 2015. 5. 28. 2013헌바82등, 판례집 27-1하, 216, 231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이○○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진철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주식회사 ○○의 주식 1주를 보유한 주주이다. 주식회사 ○○(이와 같은 회사를 ‘분할회사’라 지칭한다) 이사회는 2021. 12. 10. 분할계획서를 확정하고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에 관하여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이사회 결의’라 한다). 이 사건 이사회 결의의 내용은, 분할회사가 영위하는 사업 중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개발, 그룹 사업관리 등 지주회사 기능을 제외한 철강 생산 및 판매 등 일체의 사업부문을 단순ㆍ물적분할 방식으로 분할하여 주식회사 ○○(이와 같은 회사를 ‘신설회사’, ‘자회사’라 지칭한다)를 설립하되 비상장법인으로 하고, 분할회사는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이와 같은 회사를 ‘분할존속회사’, ‘모회사’로 지칭한다)로 전환하되 상장법인으로 존속한다는 것이다.
나. 청구인은, 물적분할에 관한 규정인 상법 제530조의3 제2항, 제530조의12가 신설회사의 주식을 분할회사의 주주에게 귀속시키지 않고 분할회사가 그대로 소유하도록 함으로써 분할회사의 주가를 하락시키고 신설회사에 대한 직접주주의 지위를 간접주주로 전락시켜 분할회사 주주인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21. 12.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다. 한편, 2022. 1. 28. 열린 분할회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위와 같은 물적분할에 관한 분할계획서를 승인하는 결의가 이루어졌고, 신설회사인 주식회사 ○○는 2022. 3. 2. 분할등기를 마쳤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물적분할 제도 자체의 위헌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는 상법 제530조의12가 물적분할에 대한 별도의 특별 규정을 두지 아니하고 기존의 회사분할(인적분할)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한 입법에 결함이 있음을 다투는 것으로서 이른바 부진정입법부작위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이사회 결의는 단순ㆍ물적분할에 관한 것이므로 상법 제530조의12를 이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또한, 청구인은 상법 제530조의3 제2항도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물적분할에서 인적분할에 관한 주주총회 특별결의 규정을 준용하는 점을 다투는 것인바, 상법 제530조의12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위 조항을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나.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상법(1998. 12. 28. 법률 제5591호로 개정된 것) 제530조의12 중 ‘이 절의 규정은 분할되는 회사가 분할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의 주식의 총수를 취득하는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상법(1998. 12. 28. 법률 제5591호로 개정된 것)
제530조의12(물적 분할) 이 절의 규정은 분할되는 회사가 분할 또는 분할합병으로 인하여 설립되는 회사의 주식의 총수를 취득하는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관련조항]
상법(1962. 1. 20. 법률 제1000호로 제정된 것)
제433조(정관변경의 방법) ① 정관의 변경은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야 한다.
상법(1995. 12. 29. 법률 제5053호로 개정된 것)
제434조(정관변경의 특별결의) 제433조 제1항의 결의는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의 수와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한다.
상법(1998. 12. 28. 법률 제5591호로 개정된 것)
제530조의2(회사의 분할ㆍ분할합병) ① 회사는 분할에 의하여 1개 또는 수개의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제530조의3(분할계획서ㆍ분할합병계약서의 승인) ① 회사가 분할 또는 분할합병을 하는 때에는 분할계획서 또는 분할합병계약서를 작성하여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② 제1항의 승인결의는 제434조의 규정에 의하여야 한다.
3. 청구인의 주장
물적분할에 관한 심판대상조항은 신설회사의 주식을 분할회사의 주주에게 귀속시키지 않고 분할회사가 그 주식의 총수를 취득하도록 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신설회사에 대한 직접주주의 지위를 간접주주로 전락시키고 분할회사 내지 분할존속회사의 주가를 하락시키는 한편, 이후 자회사인 신설회사가 상장되는 경우 모회사인 분할존속회사의 기존 주주들은 주식 가치가 희석되고 다시 한 번 주가의 하락을 감수해야 한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의 주식이 외국의 주식에 비하여 그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 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사건에서 분할회사는 물적분할 당시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신설회사인 주식회사 ○○는 정관에서 주권을 상장하고자 하는 경우 사전에 모회사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위 방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위 정관 규정은 물적분할에 필요한 의결정족수와 같고 더 엄격한 요건이 아니므로 자회사 상장을 막기 어렵다. 물적분할에 관한 심판대상조항은 자금조달이라는 분할회사 측의 이익만을 위한 것으로서 대다수 주주들에게는 피해를 입히는 것이다.
가사 물적분할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회사분할 제도는 외환위기를 계기로 1998년 상법에 도입되어 당초 부실 사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 이와 달리 핵심 사업부문을 분할함으로써 상장 등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은 분할회사 주주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법적 장치, 즉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배정하는 방안,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을 경우 모회사의 주주에게 즉시 배당하도록 강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또한, 분할회사의 주주가 지분율대로 신설회사의 주식을 배분받음으로써 기존 주주에게 아무런 피해를 입히지 않는 인적분할과 달리, 물적분할은 분할회사가 신설회사의 100% 주주가 됨으로써 기존 주주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음에도 전체 주주의 과반 참석 등을 요하지 않고 인적분할과 같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분할회사 주주의 재산권, 행복추구권 및 자기결정권, 평등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제한되는 기본권
(1)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재산권은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공법상ㆍ사법상의 권리’이고, 이 때 재산권 보장에 의하여 보호되는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가 있는 구체적 권리’를 의미한다. 주식은 주주가 회사에 대하여 갖는 권리의무의 기초인 사원의 지위 또는 자격인 사원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주권은 비록 주주의 자격과 분리하여 양도하거나 질권을 설정하거나 압류할 수 없고 시효에 걸리지 않아 보통의 채권과는 상이한 성질을 갖지만, 다른 한편 주주의 자격과 함께 사용(결의)ㆍ수익(담보제공)ㆍ처분(양도ㆍ상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권리’로 볼 수 있으므로 헌법상 재산권 보장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헌재 2015. 5. 28. 2013헌바82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물적분할이 있는 경우 분할회사가 신설회사의 100% 주주가 되는 방식을 규정하고 있는바, 분할회사의 기존 주주로서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이 있는 경우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신설회사의 사업부문에 대한 의사결정 참여권과 이익 청구권 등 주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고 분할회사의 주주권에서 분할존속회사의 주주권으로 법적 지위가 변동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주주의 재산권을 제한한다고 할 것이다.
(2) 청구인은 행복추구권 및 자기결정권, 평등권의 침해도 주장하나, 그 구체적인 내용이 없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회사분할 제도는 1997년 말 이후의 외환위기를 계기로 상법에 도입되었다. 외환위기 당시 원활하고 합리적인 경제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1998. 12. 28. 상법을 개정하여 회사분할 제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회사분할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기업 구조조정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자 하였다. 상법 제530조의12는 물적분할의 법적 근거규정으로서 인적분할에 관한 규정들(제530조의2 내지 제530조의11)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적분할에 관한 심판대상조항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경영관리의 비효율을 제거하여 책임경영을 도모함으로써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며, 자회사의 자본 조달 및 이에 따른 성장이 모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분할회사가 신설회사의 100% 주주가 되도록 하고 인적분할의 요건, 절차 등을 준용하고 있으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2) 침해의 최소성
다음과 같은 점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분할회사의 종전의 주주는 신설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지만 분할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 총수를 소유함을 통해 종전과 다름없는 지분가치를 누리게 된다. 즉, 종전의 회사재산과 영업이 물리적 및 기능적으로 나누어질 뿐 주주의 권리는 간접적이나마 신설회사에 그대로 미치므로 주주의 권리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나) 물적분할은 지배권을 유지하면서 자금조달을 하기에 적합한 구조이다. 인적분할은 신설회사에 제3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경우 기존 주주의 지분이 희석되고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추가납입이 지배주주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므로 지분율 희석 및 지배력 약화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적분할이 모회사 내지 모회사 지배주주의 자회사에 대한 지배권 유지의 수단이라는 관점에서 비판이 있으나,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에 있어 일률적으로 부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고, 일반주주의 입장에서도 모회사에 지배권이 있고 대규모 기업집단 내에 편입ㆍ유지됨으로 인한 기업가치 측면의 이점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인적분할을 하면 분할존속회사와 신설회사는 수평적으로 분할되어 상호 간 지배관계가 상실되므로 양자 간 재무적 이익이 연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때 분할존속회사는 모회사로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없고 양자 간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어려워진다. 결국 물적분할은 위와 같은 측면에서 사업경쟁력과 효율성 강화를 위한 기업구조재편과 자금조달에 효과적인 방법이고, 인적분할과는 다른 특성이 있으므로 언제나 물적분할이 기존 주주에게 불리한 방법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다) 상법상 물적분할은 절차적으로 이사회 결의 및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고, 사전적으로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사후적으로도 분할 절차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 구제수단을 마련하고 있다.
회사분할은 이사회의 결의를 요한다고 해석되고, 이사회의 결의에서 분할계획서의 내용을 결정하여야 한다.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회사가 분할을 하는 때에는 분할계획서를 작성하여 주주총회의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을 얻어야 한다(상법 제530조의3 제1항, 제2항). 이를 위한 주주총회를 소집할 때에는 분할계획의 요령을 소집통지에 기재하여야 한다(상법 제530조의3 제4항).
분할에 의하여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에는 분할계획서에 신설회사의 상호, 목적, 본점의 소재지 및 공고의 방법, 신설회사가 발행할 주식의 총수 및 액면주식ㆍ무액면주식의 구분, 신설회사가 분할 당시에 발행하는 주식의 총수, 종류 및 종류주식의 수, 액면주식ㆍ무액면주식의 구분, 신설회사에 이전될 재산과 그 가액, 신설회사의 정관에 기재할 그 밖의 사항 등을 기재하여야 한다(상법 제530조의5 제1항). 분할 후 회사가 존속하는 경우에는 존속하는 회사에 관하여 분할계획서에 분할로 인하여 이전할 재산과 그 가액, 정관변경을 가져오게 하는 그 밖의 사항 등을 기재하여야 한다(상법 제530조의5 제2항).
분할회사의 이사는 분할계획서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회일의 2주 전부터 분할의 등기를 한 날 이후 6개월 간 분할계획서, 분할되는 부분의 대차대조표 등을 본점에 비치하여야 한다(상법 제530조의7 제1항). 주주는 영업시간 내에는 언제든지 상법 제530조의7 제1항 각 호의 서류의 열람을 청구하거나, 회사가 정한 비용을 지급하고 그 등본 또는 초본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상법 제530조의7 제3항, 제522조의2 제2항).
분할존속회사의 주주는 분할계획서의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배되거나 현저히 불공정한 경우, 주주총회의 승인을 얻지 않거나 결의에 하자가 있는 경우 등 분할의 절차가 위법한 경우 등에는 분할등기 후 6월내에 분할무효의 소(상법 제530조의11 제1항, 제529조)를 제기하여 사후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
(라) 주식회사를 지배하는 단체의사결정의 기본원리는 다수결의 원칙인바, 주주들은 결의의 형식을 통해 각자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고 이에 다수결의 원칙을 적용하여 주주들의 단일한 집단적 의사에 도달하게 되며, 이는 주주 개개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주주 전원을 구속하게 된다. 이러한 다수결의 원칙은 다수의 의사가 반드시 올바르거나 정의에 합치한다는 데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단체의 의사를 원활하게 결정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인정된 차선책이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단체법적 요청에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소수주주의 존재가 본질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다수주주에 의한 다수결의 남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그 절차와 운용에 있어서 단체법적 요청과 함께,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소수주주에 대한 배려를 조화시킬 필요가 있다(헌재 2015. 5. 28. 2013헌바82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분할회사가 신설회사의 100% 주주가 되고, 분할회사의 기존 주주는 분할존속회사의 주주권을 갖게 되는 등 회사의 법적 기초에 변화를 가져오는바, 심판대상조항은 분할회사로 하여금 분할계획서를 작성하여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상법 제434조에 따른 특별결의에 의한 승인을 얻도록 함으로써, 다수결의 원칙보다 강화된 특별결의를 요구하여 대주주의 전횡과 그로 인한 소수주주의 불이익을 방지하고 있다.
한편, 다수결 요건을 지나치게 가중하는 경우 일부 주주에게 거부권을 주는 효과가 있어 다수 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주주 간에 의사의 대립이 있으면 회사가 경영상의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에서 정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의 의결정족수가 지나치게 느슨하여 주주의 이해관계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신설회사에 대한 직접주주의 지위를 간접주주로 전락시키고 분할회사 내지 분할존속회사의 주가를 하락시킨다고 주장한다.
먼저 신설회사에 대한 직접주주에서 간접주주로 변화한다는 것은 자회사에 직접 의결권 등을 행사할 수 없어 감시하거나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물적분할 후에는 모회사의 이사회가 자회사 주식의 처분에 대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다는 점에서 타당한 지적이나, 이로 인하여 곧바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수인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적분할은 그 기본적인 특성상 지배구조의 변화, 주주와 이사 간의 권한의 재분배를 야기하는데 주주권의 법적 지위 변동은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상법은 이사회 내지 지배주주의 행위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 모회사의 일반주주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상법 제398조의 자기거래에 해당할 경우 이사회 특별결의가 필요하고, 모회사의 이사가 모회사가 가지는 자산(자회사 주식 포함)을 모회사와 모회사 전체 주주의 이익이 되지 않는 방향으로 처분할 경우 이사는 상법 제399조의 손해배상책임을 지며 주주대표소송의 대상이 된다. 지배주주는 상법 제401조의2 업무집행지시자로서 이사와 동일한 책임을 질 수도 있다. 모회사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일반주주는 주주대표소송(상법 제403조) 및 자회사의 이사를 상대로 다중대표소송(상법 제406조의2)을 제기할 수 있다.
다음으로 심판대상조항이 분할회사 내지 분할존속회사의 주가를 하락시킨다는 주장을 본다. 기본적으로 주가의 상승과 하락은 해당 회사의 객관적인 내재가치, 영업성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현상과 투자자들의 심리의 영향을 받는 사실적ㆍ경제적 문제로서 법적 문제와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또한, 실제 사례들을 보더라도 물적분할 이사회 결의 발표, 주주총회 이후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있더라도 수일 내에 주가를 회복하는 경우도 있는 등 물적분할이 모회사의 주식가치를 유의미하게 훼손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법적 측면에서는 물적분할을 하게 되면 분할회사의 종전의 주주는 신설회사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지만 분할회사가 신설회사의 주식 총수를 소유함을 통해 종전과 다름없는 지분가치를 누리게 되고 주주의 권리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물적분할과 주식가치의 하락 사이에 법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바)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인 자회사의 상장은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효과가 아니고 별도의 문제이지만 이에 관하여 참고적으로 살펴본다.
물적분할은 분할계획서에 대한 주주총회 특별결의의 승인을 통해 확정되는데, 물적분할이 완료되면 기존 모회사 주주의 권한과 모회사 이사회의 권한, 자회사 주주의 권한과 자회사 이사회 권한 간의 재분배도 완료된다. 이에 따라 물적분할 후에는 자회사가 상장 또는 제3자 배정을 통해 유상증자를 하는 등의 중요한 의사결정은 최종적으로 자회사 이사회의 몫이 된다.
자회사가 상장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고 이를 통해 성장한다면 장기적으로 자회사를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주주가치도 상승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물적분할 후 단기간 내 자회사 상장, 기업공개 시장 과열 현상 등과 맞물려 상장 시 주가 급등으로 대규모 차익을 얻는 사례가 있었고, 핵심 사업부문의 성장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모회사 일반주주의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반주주의 권익 제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022. 9. 5. 자회사 상장심사 강화 조치 등을 발표한 바 있다. 각 2022. 9. 28. 시행된 한국거래소의 개정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별표 2의2) 및 개정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별표 6)에 의하면, 상장신청인이 (1) 유가증권시장 주권상장법인 또는 코스닥시장 상장법인의 물적분할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2) 설립 후 “5년 이내”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모회사의 일반주주 보호노력을 심사하는 등 상장심사가 강화되었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2025. 7. 3.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시행세칙(별표 2의2) 등을 개정하여,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거래소가 일반주주 보호노력을 심사하는 기간 제한(5년)을 삭제하여 기간 제한 없이 상장기업이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해 충분한 보호노력을 이행하도록 유도하고, 물적분할을 우회할 수 있는 영업양도ㆍ현물출자 방식 등의 기업 분할 형태에 대해서도 동일한 수준의 질적심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청구인은 자회사를 상장할 때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배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이는 모회사 주주 보호취지와 더불어 법인격이 다른 회사의 주주에게 우선배정하는 법적 근거의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하는 정책판단의 영역으로서, 위와 같은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곧바로 과도한 재산권 제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분할회사 주주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법적 장치, 즉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을 경우 모회사의 주주에게 즉시 배당하도록 강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지 않아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배당확대 등과 같은 주주환원정책은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회사의 유보금을 줄여 재무적 부담을 초래하고 신규 투자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개별 기업의 주주환원정책은 자율적 경영판단에 의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회사의 이익이란 단순히 단기적인 회사재산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회사의 장단기 성과와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서로 다른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주주환원정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고, 모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을 경우 모회사의 주주에게 즉시 배당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침해의 최소성에 위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법익의 균형성
분할회사의 기존 주주로서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신설회사의 사업부문에 대한 의사결정 참여권 등 주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고 분할존속회사의 주주권을 갖게 되므로 재산권의 제한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경영관리의 비효율을 제거하여 책임경영을 도모함으로써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며, 자회사의 자본 조달 및 이에 따른 성장이 모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익이 위와 같이 제한받는 사익보다 작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4)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