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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 등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23헌바98, 2026. 4. 29.]

【판시사항】

가. 구속영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급속을 요하는 때에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와 영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85조 제3항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200조의6(이하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이라 한다)에 대한 심판청구가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소극)
나.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에 국가인권위원회가 그 진정을 각하하도록 규정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 본문 중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 부분(이하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이라 한다)이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다.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과 같은 사안을 진정의 예외 사유로 규정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 단서(이하 ‘이 사건 예외 조항’이라 한다)가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더라도 그 법률에 따라 행위한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당해 사건 피고 중 대한민국 등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나.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국가기관들과 경합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하는 방법으로 설립되고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다른 국가기관에 의한 권리구제 절차가 종결된 경우에는 국가인권위원회로 하여금 접수된 진정을 각하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3조 제2항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후에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과 같은 사안에 관한 수사가 시작된 경우에는 그 진정을 관할 수사기관으로 이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동일한 취지이다. 그렇다면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에 국가인권위원회로 하여금 그 진정을 각하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은, 다른 권리구제 절차가 존재하는 경우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중복하여 심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 고소인ㆍ고발인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통지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고, 나아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충분히 보장받고 있다. 이에 반하여 인지사건의 경우, 수사결과가 피해자 등에게 적절히 통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인지사건의 피해자는 수사가 종결되기 전에는 수사 진행 상황을 전혀 알 수 없고, 사법경찰관의 불송치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없으며,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그러한 처분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줄 것을 요구하거나 불기소처분 자체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예외 조항은 수사기관의 인지에 의하여 수사가 개시된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하여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여타 법률에 의한 권리구제 절차만으로는 충분히 구제되기 어려운 영역에서의 권리구제의 공백을 보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예외 조항에서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 중에서도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만 수사기관의 수사 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계속하여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예외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문】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2조 제1항 제5호 본문 중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 부분, 같은 호 단서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의6 중 제85조 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24조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23조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85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09. 9. 24. 2008헌바23, 판례집 21-2상, 599, 604
헌재 2012. 8. 23. 2010헌바471, 판례집 24-2상, 512, 521
헌재 2014. 4. 24. 2011헌바56, 판례집 26-1상, 672, 678-679
헌재 2020. 12. 23. 2019헌바484, 공보 291, 139, 140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최○○국선대리인 변호사 정지석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19누68079 처분취소 및 손해배상 청구

【주 문】


1.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2조 제1항 제5호 본문 중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 부분 및 같은 호 단서는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6. 1. 21. 15:30경 ○○법원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사법경찰관리 김○○, 이○○에 의하여 체포되었다.

나. 청구인은 위 체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하였다는 이유로 2016. 10. 25. 및 12. 20.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2017. 10. 10.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각하 및 기각 결정을 받았다(국가인권위원회 16-진정-0896100, 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

┌────────────────────────────────────────────┐

│□ 진정요지 │

│ 신청인은 2016. 1. 21. 15:30경 ○○법원에서 체포되는 과정에서 아래와 같이 인권침해를 │

│당함. │

│ ① 피진정인들은 체포 시 미란다 원칙을 미고지하였으며, 영장(정본) 제시 없이 불법체포 │

│를 하였음(이하 ‘이 사건 제1진정’이라 한다). │

│ ② 신청인은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 정본을 제시하여 줄 것을 요구하면서 항의하였고, 피진 │

│정인들은 오히려 “안되겠구만, 수갑 2개 채워.”라고 하면서 발로 등을 밟고 2개의 수갑으로 │

│뒷수갑을 채우는 등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하여 양쪽 손목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이하 ‘이 │

│사건 제2진정’이라 한다). │

│ ③ 검거 당시, 신청인의 연락을 받은 변호사가 ○○파출소에 왔으나 피진정인들은 선임장 │

│에 변호사협회의 도장이 없다는 이유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게 하 │

│였음(이하 ‘이 사건 제3진정’이라 한다). │

└────────────────────────────────────────────┘


┌──────────────────────────────────────────┐

│□ 판단 │

│ ① 이 사건 제1, 2진정 관련 │

│ 진정이 제기될 당시 신청인이 고소 및 재정신청을 제기하여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 │

│하여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되었으므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에 의거 각 │

│하함 │

│ ② 이 사건 제3진정 관련 │

│ 당사자의 주장이 상반되고, 신청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므로 국│

│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 제1항 제1호에 의거 기각함. │

└──────────────────────────────────────────┘


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행정심판위원회는 2018. 4. 27.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사건 제1, 2진정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이 사건 제3진정에 대하여 기각결정을 한 것에 위법ㆍ부당한 점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라. 이후 청구인은 2018. 7. 10.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구하고, 대한민국과 김○○, 이○○ 등을 상대로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9. 11. 7. 기각되었다(서울행정법원 2018구합4861). 이에 청구인은 2019. 12. 20. 항소하였으나 2023. 2. 15. 기각되었고(서울고등법원 2019누68079), 상고하였으나 2023. 7. 13.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었다(대법원 2023두38714).

마. 청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 본문 중 ‘수사기관의 수사’ 부분과 ‘종결된 경우’ 부분, 같은 호 단서 중 ‘인지하여’ 부분, 형사소송법 제200조의6 중 제85조 제3항 부분과 제85조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3. 2. 15. 기각되자(서울고등법원 2022아166), 2023. 4. 7.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 본문 중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 국가인권위원회로 하여금 그 진정을 각하하도록 한 부분, 같은 호 단서 중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과 같은 사안에 대한 진정은 각하하지 아니하도록 한 부분, 구속영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급속을 요하는 때에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와 영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85조 제3항을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준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200조의6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으므로,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조항을 한정한다. 다만, 청구인은 형사소송법 제85조 제3항의 고유의 위헌성에 대해서 독자적인 주장을 한 바 없으므로, 위 조항은 심판대상에서 제외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2조 제1항 제5호 본문 중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 부분(이하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이라 한다)과 같은 호 단서(이하 ‘이 사건 예외 조항’이라 한다),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의6 중 제85조 제3항을 준용하는 부분(이하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국가인권위원회법(2011. 5. 19. 법률 제10679호로 개정된 것)

제32조(진정의 각하 등) ① 위원회는 접수한 진정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진정을 각하(却下)한다.

5.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의 재판, 수사기관의 수사 또는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 다만,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과 같은 사안에 대하여 위원회에 진정이 접수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된 것)

제200조의6(준용규정) 제75조, 제81조 제1항 본문 및 제3항, 제82조, 제83조, 제85조 제1항ㆍ제3항 및 제4항, 제86조, 제87조, 제89조부터 제91조까지, 제93조, 제101조 제4항 및 제102조 제2항 단서의 규정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체포하는 경우에 이를 준용한다. 이 경우 “구속”은 이를 “체포”로, “구속영장”은 이를 “체포영장”으로 본다.

[관련조항]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23조(직권남용)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된 것)

제124조(불법체포, 불법감금) ① 재판, 검찰, 경찰 기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그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② 전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형법(1953. 9. 18. 법률 제293호로 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5조(폭행, 가혹행위) 재판, 검찰, 경찰 기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또는 이를 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함에 당하여 형사피의자 또는 기타 사람에 대하여 폭행 또는 가혹한 행위를 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85조(구속영장집행의 절차) ③ 구속영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와 영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집행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아니하고 수사를 종결한 경우에도 해당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대상에서 제외하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과 같은 진정인의 재판청구권과 재판절차에서의 진술권, 행복추구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예외 조항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미진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사건이나 고소ㆍ고발에 의하여 수사 중인 사건이나 차이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예외 조항은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 중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사건만을 수사기관의 수사 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계속하여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인지사건의 피해자와 고소ㆍ고발 사건의 피해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므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은 헌법 제12조 제3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전영장주의의 예외가 인정되는 ‘긴급한 사정’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수사기관에게 체포 권한을 부여하므로 사전영장주의에 위반된다.

4.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에 대한 판단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해당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당해 사건 재판의 전제로 되어야 하고, 여기에서 법률의 위헌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다고 하려면, 그 법률이 법원의 재판에 적용되며, 그 위헌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져야 한다(헌재 2012. 8. 23. 2010헌바471 참조). 한편, 헌법재판소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당해 사건과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법률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사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이 있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할 권한이 없는 당사자로서는 행위 당시의 법률에 따를 수밖에 없는바, 위 법률에 대하여 나중에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따라 행위한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경우 위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당해 사건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어 재판의 전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왔다(헌재 2009. 9. 24. 2008헌바23; 헌재 2014. 4. 24. 2011헌바56; 헌재 2020. 12. 23. 2019헌바484 등 참조).

나. 당해 사건은 대한민국, 김○○, 이○○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것이다. 당해 사건에서 법원은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에 따르면 사법경찰관이 체포영장을 소지하지 아니한 경우라도 급속을 요하는 때에는 피의자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요지와 영장이 발부되었음을 고하고 체포할 수 있으므로 김○○, 이○○의 체포는 적법한 체포에 해당하여 이들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인의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였는바,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은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인 위법성 판단에 관련되므로 당해 사건의 재판에 직접 적용된다.

그러나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하더라도 그 법률에 따라 행위한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어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그 피고인 대한민국, 김○○, 이○○ 등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지 여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등 법원이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피의자 체포 조항에 대한 심판청구 부분은 재판의 전제성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

5.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 및 예외 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은,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 그 진정을 각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목적상 수사기관이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은 채 수사가 종결된 경우는 당연히 조사대상에 포함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이 위와 같은 경우를 조사대상에서 제외하고 일률적으로 각하하도록 한 것은 재판청구권,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 행복추구권,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이 아니고, 청구인의 주장의 전제가 되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한이나 개인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구할 권리가 청구인이 주장하는 헌법상의 기본권들로부터 직접 도출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청구인의 주장은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이 수사기관의 수사의 충실성 등에 따라 조사대상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진정의 원인이 된 기초사실에 관한 수사기관의 수사 종결 여부라는 우연한 사정만을 기준으로 조사 속행 가능 여부를 규율하는 것을 다투는 취지를 포함하고, 이와 같은 차별취급에 관하여는 평등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2) 또한 이 사건 예외 조항은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 중에서도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만 수사기관의 수사 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계속하여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인지사건의 피해자와 고소ㆍ고발 사건의 피해자를 차별취급을 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 위반 여부가 문제된다.

나. 평등원칙 위반 여부

(1)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

(가) 우리 헌법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설치, 운영, 관할 등에 관하여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를 어떻게 설치하고 운영할 것인가의 문제는 헌법원리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한 입법자가 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로서 그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즉 국가인권위원회가 그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고 다른 국가기관과의 관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또는 다른 국가기관의 권리구제 절차상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에 관하여 어떠한 견제장치를 둘 것인가의 문제는 헌법에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입법자가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국민 일반의 가치관, 국가기관들의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입법형성의 영역에 속한다.

마찬가지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관계에 대하여 다른 국가기관을 통한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되어 종결된 경우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다시 조사하는 것이 헌법상 반드시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경우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당 진정을 계속 조사할 것인지 등의 문제는 입법자의 입법정책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입법자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진정 제도를 두면서 그 진정을 각하할 수 있는 범위를 설정하는 경우에 그 범위가 현저하게 불합리하게 설정되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은, 국가인권위원회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국가기관들과 경합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하는 방법으로 설립되고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 하에 다른 국가기관에 의한 권리구제 절차가 종결된 경우에는 국가인권위원회로 하여금 접수된 진정을 각하하도록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3조 제2항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후에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과 같은 사안에 관한 수사가 피해자의 진정 또는 고소에 의하여 시작된 경우에는 그 진정을 관할 수사기관으로 이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동일한 취지이다.

또한 이 사건 예외 조항에서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 즉 공무원의 직무범죄에 해당하는 사안에 대하여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에도 계속하여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할 수 있도록 하여, 수사기관 등 공무원의 인권침해행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이 그 수사를 종결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하여 권리구제가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국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수사기관에 의한 수사가 이루어졌다면, 이는 이미 한 차례 권리구제가 이루어진 것이므로, 해당 사건에 대하여 국가인권위원회에 의한 조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여 진정인의 권리구제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그렇다면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에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수사기관의 수사가 종결된 경우에 국가인권위원회로 하여금 그 진정을 각하하도록 규정한 것은, 다른 권리구제 절차가 존재하는 경우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중복하여 심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 근거가 있는 차별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2) 이 사건 예외 조항

(가) 고소ㆍ고발 사건과 인지사건은 피해자 등에 대한 수사 진행 과정의 통보 여부, 경찰의 불송치결정이나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불복 가능 여부 등에서 차이가 있다.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지 아니하는 경우 서면으로 고소인ㆍ고발인 등에게 그 취지와 이유를 통지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245조의6),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이라 한다)에 의하여도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검찰송치, 공소제기, 불기소 등의 결정을 한 때 그 내용을 고소인ㆍ고발인ㆍ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과 피의자에게 통지할 의무를 부담한다(수사준칙 제53조 제1항). 또한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위법ㆍ부당하게 송치하지 않은 경우 고소인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고소인ㆍ고발인 모두 검사의 재수사 요청(형사소송법 제245조의8) 등을 통하여 이를 교정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 받으며, 검사가 고소 또는 고발 있는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는 처분을 한 경우에 고소인ㆍ고발인의 청구가 있으면 검사는 7일 이내에 그 이유를 설명하여야 하는 의무도 부담한다(형사소송법 제259조). 이와 같이 고소인ㆍ고발인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통지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그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나아가 고소인ㆍ고발인은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관할 고등검찰청 검사에게 항고할 수 있고, 항고를 기각하는 처분에 대하여는 검찰총장에게 재항고할 수 있으며,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도 있는바, 이들에게는 불기소처분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충분히 보장된다(검찰청법 제10조 제1항, 제3항,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1항, 제2항).

이에 반하여 인지사건의 경우, 수사결과가 피해자 등에게 통지되고 있기는 하지만(수사준칙 제53조 제1항) 고소ㆍ고발 사건에서와 같은 방식의 절차적 관여나 불복기회가 동일한 정도로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 인지사건의 피해자는 수사가 종결되기 전에는 수사 진행 상황을 전혀 알 수 없고, 사법경찰관의 불송치결정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없으며,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그러한 처분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줄 것을 요구하거나 불기소처분 자체에 대해 불복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나) 특히 이 사건 예외 조항은 인지사건 중에서도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과 같은 사안에 한하여만 수사기관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수사절차상 보장되는 피해자의 권리구제 가능성과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의 특수성이 고려된 것이다.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은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죄 중에서 주로 재판, 검찰, 경찰 등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자 등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서, 수사기관에 의한 인권침해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기소편의주의가 남용될 여지가 존재하고 수사기관의 시정제도에 의해서는 부당한 불기소처분에 대한 구제를 기대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으므로, 이 사건 예외 조항은 수사기관의 인지에 의하여 수사가 개시된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하여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여타 법률에 의한 권리구제 절차만으로는 충분히 구제되기 어려운 영역에서의 권리구제의 공백을 보완하고자 한 것이다.

(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예외 조항에서 형법 제123조부터 제125조까지의 죄에 해당하는 사건 중에서도 수사기관이 인지하여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만 수사기관의 수사 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를 계속하여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예외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진정각하 조항 및 예외 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김상환 김형두 정정미 정형식 김복형 조한창 정계선 마은혁 오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