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토론 횟수 제한 등 위헌확인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마238 대통령선거토론 횟수 제한 등 위헌확인
청 구 인 1. 허○○
2. 옥○○
3. 김○○
청구인들의 대리인 변호사 유승수
피 청 구 인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대표자 위원장 조용구
선 고 일 2026. 7. 23.
【주 문】
1. 피청구인이 2022. 2. 11. 청구인들을 토론자로 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의 횟수를 1회로 결정한 행위에 대한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2022. 3. 9. 실시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입후보한 사람들이다.
나. 청구인들은 2022. 2. 11. 피청구인으로부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와 관련하여,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4항에 따른 토론회(이하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라 한다)는 2022. 2. 21., 2022. 2. 25., 2022. 3. 2. 각 20:00부터 22:00까지 총 3회(토론 분야: 1차 경제, 2차 정치, 3차 사회) 개최되고, 청구인들이 참여하는 같은 조 제5항에 따른 토론회(이하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라 한다)는 2022. 2. 22. 23:00부터 2022. 2. 23. 01:00까지 1회 개최된다는 내용의 통지를 받았다.
다. 그 후 피청구인은 대통령선거 후보자인 이○○, 윤○○, 심○○, 안○○를 초청하여 2022. 2. 21., 2022. 2. 25. 및 2022. 3. 2. 각 20:00부터 22:00까지 세 차례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를 개최하였다. 또한 피청구인은 2022. 2. 22. 23:00부터 2022. 2. 23. 01:00까지 청구인들을 포함한 총 8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개최하였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홈페이지에 위 토론회를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로 표시하였다.
라. 청구인들은 2022. 2. 23. ① 피청구인이 2022. 2. 11. 청구인들을 토론자로 하는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의 횟수를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와 달리 1회로 결정한 행위, ② 피청구인이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청구인들을 ‘초청 외 후보자’라는 표현으로 지칭하거나 표시한 행위가 자신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피청구인이 2022. 2. 11. 청구인들을 토론자로 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의 횟수를 1회로 결정한 행위(이하 ‘이 사건 횟수결정’이라 한다), ② 피청구인이 청구인들을 토론자로 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청구인들을 ‘초청 외 후보자’로 지칭하거나 표시한 행위(이하 ‘이 사건 지칭’이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이 사건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관련조항]
공직선거법(2004. 3. 12. 법률 제7189호로 개정된 것)
제82조의2(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ㆍ토론회) ①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대통령선거 및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 선거운동기간 중 다음 각 호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하여야 한다.
1. 대통령선거
후보자 중에서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하여 3회 이상
공직선거법(2005. 8. 4. 법률 제7681호로 개정된 것)
제82조의2(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담ㆍ토론회) ④ 각급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제1항 내지 제3항의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하는 때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개최한다. 이 경우 각급선거방송토론위원회로부터 초청받은 후보자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그 대담ㆍ토론회에 참석하여야 한다.
1. 대통령선거
가.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나. 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시ㆍ도의원선거 또는 비례대표자치구ㆍ시ㆍ군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언론기관이 선거기간개시일전 30일부터 선거기간개시일 전일까지의 사이에 실시하여 공표한 여론조사결과를 평균한 지지율이 100분의 5 이상인 후보자
⑤ 각급선거방송토론위원회는 제4항의 초청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담ㆍ토론회의 시간이나 횟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4항의 초청대상 후보자의 대담ㆍ토론회와 다르게 정할 수 있다.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2019. 11. 22.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제507호로 개정된 것)
제23조(대담ㆍ토론회) ⑧ 각급토론위원회는 법 제82조의2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대담ㆍ토론회의 초청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후보자(이하 이 항에서 "초청 외 후보자"라 한다)를 대상으로 법 제82조의2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대담ㆍ토론회를 1회 이상 개최할 수 있다. 다만, 구ㆍ시ㆍ군토론위원회는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자치구ㆍ시ㆍ군의 장선거에 있어서 모든 초청 외 후보자가 동의하거나 초청 외 후보자가 1인일 때에는 합동방송연설회를 개최할 수 있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1항은 대통령선거에서 3회 이상의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제4항 제1호는 대통령선거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후보자에 대해서만 위 제1항의 토론회를 개최하도록 한 반면, 제5항에서는 제4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대담ㆍ토론회의 시간이나 횟수를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와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후보자 대상 대담ㆍ토론회의 핵심요소는 동일한 매체를 통하여 국민에게 후보자를 알리는 것에 있으므로, 시간과 그 방식을 달리하는 것은 가능하더라도 본질적인 요소인 대담ㆍ토론회의 횟수를 달리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사건 횟수결정은 초청 외 후보자들에 대해서 대담ㆍ토론회를 1회만 허용하고 있으므로, 이는 청구인들을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이다.
나. 피청구인의 ‘초청 외 후보자’라는 이 사건 지칭은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5항에 해당하는 후보자에 대한 모욕적이고 열등감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으로서 ‘선거에 초청받지 못한 후보자’, ‘토론회에 초청받지 못한 후보자’, ‘그들만의 세계에서 토론하는 후보자’로 비치게 한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민주주의원리 및 공정선거의 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이 사건 지칭에 대한 판단
공권력의 행사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려면 공권력 행사 그 자체에 의하여 자유의 제한, 의무의 부과, 권리 또는 법적 지위의 박탈이 있어야 한다(헌재 1992. 11. 12. 91헌마192 참조).
그런데 ‘초청 외 후보자’라는 이 사건 지칭은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23조 제8항의 표현을 따른 것으로, 비록 청구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표현이고 사회적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 지칭 자체가 청구인들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리 또는 법적 지위를 제한ㆍ박탈하는 것은 아니므로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지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나. 이 사건 횟수결정에 대한 판단
(1) 쟁점
이 사건 횟수결정은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가 3회 개최되는 데 반해, 청구인들이 참여하는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1회만 개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에게 선거운동의 기회를 제공함에 있어 초청대상 후보자와 초청 외 후보자를 달리 취급하는 것이므로, 선거운동의 기회균등과 관련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심사기준
선거운동에서의 기회균등 보장은 일반적 평등원칙과 마찬가지로 절대적이고도 획일적인 평등 내지 기회균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자의적인 차별 내지 차등만을 금지한다(헌재 2000. 11. 30. 99헌바95 참조). 또한 헌법 제116조 제1항에서 선거운동에 관하여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두고 차별이 이루어질 경우 개인이 자유로이 선택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차별로서 인간 본질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처우가 발생한다는 등의 헌법이 특별히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영역으로 볼 수 없고, 헌법 제116조 제1항의 경우 ‘선거운동은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하에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하되,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여 입법자에게 선거운동에 관한 형성적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헌재 2011. 5. 26. 2010헌마451 참조). 따라서 이 사건 횟수결정에 대해서는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심사하기로 한다.
(3) 평등권 침해 여부
(가)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토론회는 후보자가 광범위한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공약, 정견, 비전 등을 제시하고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중요한 공적 선거운동 기회이다. 후보자는 이를 통해 상대 후보자와의 차별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 자신의 장점을 드러낼 수 있으며, 유권자는 후보자들의 정책과 정견 등을 생생하게 듣고 비교ㆍ평가함으로써 지지 후보자를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후보자토론회는 각종 선거에서 후보자의 정책, 능력 및 자질을 검증하고, 정당과 후보자에 관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직접 제공함으로써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나) 공직선거법은 후보자토론회가 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에 상설기구로 선거방송토론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와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로 나누어 후보자토론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있다.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의 자격 요건은, ①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② 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 비례대표시ㆍ도의원선거 또는 비례대표자치구ㆍ시ㆍ군의원선거에서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자, ③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언론기관이 선거기간개시일전 30일부터 선거기간개시일 전일까지의 사이에 실시하여 공표한 여론조사결과를 평균한 지지율이 100분의 5 이상인 후보자로, 공직선거법은 이들 중 1인 또는 수인을 초청하여 총 3회 이상의 대담ㆍ토론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82조의2 제1항 제1호, 제4항 제1호).
한편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5항은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의 경우 시간이나 개최 횟수를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와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23조 제8항은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1회 이상 개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선거에서의 기회균등은 모든 후보자가 선거운동과 선거절차에서 원칙적으로 동등한 기회를 가질 것을 요구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모든 후보자에게 절대적으로 동일한 시간과 횟수의 토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당과 후보자 사이에는 국민의 지지, 정치적 대표성, 조직력, 인지도 등에서 사실상의 차이가 존재할 수 있고, 이는 국민의 자유로운 정치적 선택과 정당ㆍ후보자 간 경쟁의 결과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정당과 후보자에게 동일한 방식의 공적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오히려 실질적인 면에서 후보자들 사이의 공정성 내지 형평성을 해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특히 선거방송토론은 공공재의 성격을 갖는 방송전파를 통하여 광범위한 유권자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제도이므로, 제한된 방송시간 안에서 토론의 깊이를 확보하고 유권자의 관심과 집중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토론회 운영 방식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특정 후보자나 소수 후보자의 선거운동 기회를 전면적으로 박탈하거나 자유로운 선거경쟁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 한, 후보자토론회의 기능, 방송시간의 한정성, 유권자의 관심도, 후보자 상호 간 비교ㆍ검증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후보자토론회의 시간과 횟수를 달리 정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라) 이러한 기준에 비추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토론에 참여하는 후보자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토론의 초점이 분산되어 후보자들 사이의 실질적인 공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고 후보자 상호 간의 정책 및 자질 검증이 피상적으로 이루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후보자가 많은 경우에는 후보자토론회의 기능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권자의 관심과 집중이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후보자 상호 간의 차별성을 평가ㆍ검증할 수 있는 범위로 참여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여론조사 결과나 지지도가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후보자 또는 국회의원 의석이나 전국 단위 공직선거에서 일정 수준 이상 득표한 정당의 후보자를 초청대상 후보자의 요건으로 정한 것은 후보자토론회의 기능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초청대상 후보자들은 초청 외 후보자들에 비하여 유권자들의 지지와 관심을 더 받고 있고 선거 결과에 미칠 영향도 더 크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한정된 방송시간 안에서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을 심층적으로 검증할 필요성은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에서 더 크게 인정된다. 만약 모든 후보자에게 언제나 동일한 횟수의 토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보면, 오히려 유권자의 관심과 검증 필요성이 큰 후보자들에 대한 심층 토론이 어려워지고, 그 결과 후보자토론회의 본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 나아가 당선가능성이나 유권자의 관심도가 현저히 낮은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론회의 경우 자칫 후보자들 사이의 정책과 자질에 관한 실질적인 공방의 장으로 기능하기보다는 후보자 개개인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홍보의 장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 이 경우 후보자토론회가 유권자에게 후보자 선택에 필요한 실질적인 판단 자료를 제공하고 선거에 대한 관심과 정치참여를 촉진하는 장으로 기능하기 어려워진다. 외국의 선거방송토론 운영례에서도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를 모든 후보자에게 법률상 동일한 방식과 횟수로 보장하기보다는 유력 후보자를 중심으로 참가 대상이나 토론 방식을 협의에 따라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한다.
(마) 피청구인은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후보자토론회를 개최함에 있어 공직선거법상 초청대상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토론회는 3회로 하고, 그 외의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1회로 하기로 하였다. 이는 초청 외 후보자를 대상으로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5항과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23조 제8항에 근거하여 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즉,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와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가 법령상 별개의 유형으로 구분되어 있고 그 시간이나 횟수를 달리 정할 수 있음이 명시되어 있으며, 청구인들을 포함한 초청 외 후보자들이 후보자토론회 참여 기회에서 전면적으로 배제된 것이 아니라 1회의 별도 토론 기회를 부여받은 점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의 이 사건 횟수결정이 불합리하다거나 청구인들을 자의적으로 차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횟수결정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이 사건 심판청구 중 이 사건 지칭에 대한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고, 이 사건 횟수결정에 대한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에서 보는 바와 같은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지칭에 대한 심판청구가 부적법하다는 점에 관하여는 법정의견에 동의하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횟수결정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생각한다.
가.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는 후보자에게는 방송매체를 통하여 자신의 정치이념, 정책 및 공약 등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한편,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드러내어 다른 후보자와 차별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유권자에게는 여러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을 효과적으로 비교ㆍ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거운동 방법 중 하나이다(헌재 2019. 9. 26. 2018헌마128등 중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참조). 특히 2004. 3. 12.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방송에 의한 대담ㆍ토론회 등을 주관하게 되면서 종전에 모든 후보자에게 균등한 연설 기회를 부여하던 합동연설회와 정당ㆍ후보자 등의 연설회가 폐지되었고,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연설ㆍ대담 또는 대담ㆍ토론회 외의 다른 연설회가 금지되었다. 그 결과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방송 대담ㆍ토론회는 전체 선거운동방법 중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으며(헌재 2011. 5. 26. 2010헌마451 중 반대의견 참조), 후보자들을 동일한 형식과 절차 아래에서 상호 비교ㆍ평가할 수 있는 핵심적인 공적 검증의 장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오늘날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매체의 영향력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온라인 매체를 통한 선거정보의 제공과 취득은 대체로 개별 후보자나 지지자 또는 유권자의 적극적 행위에 의존하고 후보자별 정보가 동일한 형식과 절차 아래 제시되는 것도 아니므로, 공적 관리와 형식적 균등성이 확보되는 방송토론회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나 조직력에서 열세에 있는 후보자에게 방송토론회는 자신의 존재와 정책을 유권자에게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이들이 참여하는 후보자토론회는 유력 후보자들이 충분히 다루지 않는 의제나 대안적 정책노선을 제시함으로써 선거의 쟁점 지형을 넓힐 수 있다. 또한 유권자가 전체 후보자군의 정책적 차이와 정치적 지향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정책 선호에 따라 후보자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 모든 후보자를 동일한 토론회에 참석시키는 경우 시간상 제약으로 인하여 실질적인 토론과 공방이 이루어지기 어렵고 후보자에 대한 정책 검증도 충분히 이루어지기 어렵다. 나아가 지지도나 인지도가 서로 다른 후보자들을 동일하게 대우하는 것은 실질적인 면에서 후보자들 사이의 형평성 내지 공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초청대상 후보자 선정기준은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대중적 지지도 또는 당선가능성을 반영하는 기준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기준에 따라 초청대상 후보자와 초청 외 후보자를 구분하여 별도의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 자체에는 일응 합리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초청대상 후보자와 초청 외 후보자의 토론회를 분리하여 개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양자 간 토론회 개최 횟수를 현저히 달리하는 것까지 정당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1) 대통령선거에서 모든 후보자는 대통령이라는 동일한 공직을 두고 국민의 선택을 구하는 지위에 있다. 이들은 정당의 추천을 받거나 일정 수 이상 선거권자의 추천을 받고 기탁금 3억 원을 납부하는 등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등록 요건을 갖춘 후보자들이다(공직선거법 제47조 제1항, 제48조 제2항 제1호, 제56조 제1항 제1호). 당선가능성이나 지지도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마련한 핵심적 공론장에서 초청 외 후보자들에게 현저히 축소된 토론 기회만을 부여하는 것은 선거절차의 개방성과 후보자 간의 실질적 경쟁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는 민주적 선거절차가 다양한 정치적 선택지를 유권자에게 제시하여야 한다는 요청에 부합하지 않으며, 선거운동의 기회균등을 강조한 헌법 제116조 제1항의 취지에도 배치된다.
선거운동은 후보자가 유권자를 설득하여 지지를 형성하거나 확대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것인데, 지지율이나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공적 토론 기회를 현저히 제한하면 낮은 지지율이 적은 노출을 정당화하고 적은 노출이 다시 낮은 지지율을 고착시키는 구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신생 정당, 소수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기존 정치세력 중심의 선거구도를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
(2) 공직선거법 제82조의2 제5항은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의 시간이나 횟수를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와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23조 제8항 본문은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1회 이상 개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법률조항은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의 시간이나 횟수에 일정한 차이를 둘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고, 위 규칙조항의 ‘1회 이상’이라는 기준은 여러 선거에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 하한을 정한 것일 뿐이다. 따라서 위 조항들만으로 대통령선거라는 구체적 선거의 성격과 중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단 1회로 한정하는 것이 언제나 합리화된다고 볼 수는 없다.
대통령선거는 전국 단위로 실시되는 선거로서 모든 유권자가 동일한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국가 전체의 정치적 방향과 국정운영의 책임자를 선택하는 절차이다.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정 전반에 관하여 광범위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므로, 대통령선거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단편적인 정견 소개에 그칠 수 없고 정치, 경제, 외교ㆍ안보, 사회ㆍ복지 등 여러 정책영역에 관하여 다면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그런데 초청대상 후보자들은 3회의 토론을 통하여 다양한 정책영역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상호 검증받을 기회를 갖게 되는 반면, 초청 외 후보자들은 단 1회의 토론에서 여러 정책 쟁점을 모두 압축적으로 다루어야 하므로 자신의 정책과 국정운영 구상을 충분히 제시하거나 검증받기 어렵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발언시간의 차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에게 제공되는 선거정보의 범위와 충실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3회와 1회의 횟수 차이는 초청 외 후보자의 선거운동 기회와 유권자의 비교ㆍ평가 기회에 있어 실질적인 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3)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는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와 별도로 개최되는 것이므로, 이를 추가로 개최한다고 하여 초청대상 후보자토론회의 토론 효율성이나 정책검증 기능이 직접적으로 침해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토론회 편성 시간대, 진행 방식, 주제 구성, 방송매체 활용 방식 등을 조정함으로써 전파자원의 한정성과 방송편성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물론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추가로 개최하는 데에는 비용과 관리상의 노력이 더 소요된다. 그러나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 일정한 공적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제도 자체가 예정한 비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를 1회 추가하거나 주제별로 2회 이상 나누어 개최하는 것이 선거관리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할 정도로 과도한 부담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청구인이 이 사건 횟수결정을 하면서 초청 외 후보자들의 정책 전달 및 검증 기회, 유권자의 선택정보 확대라는 공익과 추가 개최에 따른 비용 및 관리상 부담 등을 구체적으로 비교형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초청 외 후보자토론회의 횟수를 1회로 제한한 이 사건 횟수결정이 선거운동의 기회균등과 관련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합리적인 조정이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다. 결국 이 사건 횟수결정은 초청대상 후보자와 초청 외 후보자 사이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초청 외 후보자에게 부여되는 방송토론 기회를 지나치게 축소한 것으로서 그 차별취급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횟수결정은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