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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7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22헌바183, 2026. 7. 23.]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바183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7조 제1항 제1호 위헌소원

청 구 인 1. 이○○

2. 손○○

3. 김○○

청구인들의 대리인 법무법인 이공

담당변호사 허진민, 양홍석, 구본석, 김민재

당 해 사 건 서울행정법원 2019구합85546 조합설립인가취소

선 고 일 2026. 7. 23.

【주 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 제1항 제1호 중‘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재정비촉진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서울 ○○구 ○○동 (주소 생략) 일대 90,383㎡에서 재건축정비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조합이고, 청구인들은 위 정비구역 내에 위치한 건축물 및 그 부속토지의 소유자들이다.

나. ○○재정비촉진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2019. 6. 22. 창립총회를 개최한 후 2019. 7. 12.경 조합설립인가신청을 하였고, 서울특별시 ○○구청장(이하 ‘○○구청장’이라 한다)은 2019. 8. 8. ○○재정비촉진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을 인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설립인가처분’이라 하고, 인가받은 위 조합을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

다. 청구인들 외 19명은 2019. 11. 5. ○○구청장을 상대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도시정비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법정 동의율의 미달 및 창립총회 소집절차상의 하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설립인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서울행정법원 2019구합85546), 이 사건 조합은 ○○구청장을 위하여 보조참가를 하였다.

라. 이 사건 조합은 위 소송 계속 중인 2021. 10. 4. 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설립변경의 건, 조합정관 확정의 건, 조합규정 확정의 건, 조합임원 선임 추인 및 인준의 건 등의 안건에 대하여 결의하고, 도시정비법 제37조 제1항 제1호에 근거하여 기존 조합설립인가신청시 징구하였던 동의서를 재사용하여 새로운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조합설립변경인가신청을 하였다. ○○구청장은 2021. 10. 15. 재사용한 기존 동의서를 포함한 동의율이 도시정비법에서 정한 법정 동의율을 충족한다고 보아 그 조합설립변경을 인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인가처분’이라 한다).

마. 청구인들 외 19명은 이 사건 설립인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기존 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하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변경인가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을 하였다. 위 법원은 2022. 7. 8. 주위적 청구는 각하하고 예비적 청구는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바. 청구인들은 위 소송 계속 중 도시정비법 제37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가 2022. 7. 8. 기각되자(서울행정법원 2022아10062), 2022. 8. 9.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 제1항 제1호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당해 사건은 재건축정비사업조합설립인가 및 설립변경인가에 대한 취소소송이므로 심판대상은 이와 관련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 제1항 제1호 중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재사용의 특례) ① 조합설립인가(변경인가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은 후에 동의서 위조, 동의 철회, 동의율 미달 또는 동의자 수 산정방법에 관한 하자 등으로 다툼이 있는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동의서의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1. 조합설립인가의 무효 또는 취소소송 중에 일부 동의서를 추가 또는 보완하여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신청하는 때

[관련조항]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2017. 2. 8. 법률 제14567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7조(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재사용의 특례) ① 조합설립인가(변경인가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받은 후에 동의서 위조, 동의 철회, 동의율 미달 또는 동의자 수 산정방법에 관한 하자 등으로 다툼이 있는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에는 동의서의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2. 법원의 판결로 조합설립인가의 무효 또는 취소가 확정되어 조합설립인가를 다시 신청하는 때

② 조합(제1항 제2호의 경우에는 추진위원회를 말한다)이 제1항에 따른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를 다시 사용하려면 다음 각 호의 요건을 충족하여야 한다.

1. 토지등소유자에게 기존 동의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와 반대 의사표시의 절차 및 방법을 설명ㆍ고지할 것

2. 제1항 제2호의 경우에는 다음 각 목의 요건

가. 조합설립인가의 무효 또는 취소가 확정된 조합과 새롭게 설립하려는 조합이 추진하려는 정비사업의 목적과 방식이 동일할 것

나. 조합설립인가의 무효 또는 취소가 확정된 날부터 3년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간 내에 새로운 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할 것

③ 제1항에 따른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재사용의 요건(정비사업의 내용 및 정비계획의 변경범위 등을 포함한다), 방법 및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2018. 2. 9. 대통령령 제28628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35조(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재사용의 특례) 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를 다시 사용하기 위한 요건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법 제37조 제1항 제1호의 경우: 다음 각 목의 요건

가. 토지등소유자에게 기존 동의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와 반대 의사표시의 절차 및 방법을 서면으로 설명ㆍ고지할 것

나. 60일 이상의 반대의사 표시기간을 가목의 서면에 명백히 적어 부여할 것

2. 법 제37조 제1항 제2호의 경우: 다음 각 목의 요건

가. 토지등소유자에게 기존 동의서를 다시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와 반대의사 표시의 절차 및 방법을 서면으로 설명ㆍ고지할 것

나. 90일 이상의 반대의사 표시기간을 가목의 서면에 명백히 적어 부여할 것

다. 정비구역, 조합정관, 정비사업비, 개인별 추정분담금, 신축되는 건축물의 연면적 등 정비사업의 변경내용을 가목의 서면에 포함할 것

라. 다음의 변경의 범위가 모두 100분의 10 미만일 것

1) 정비구역 면적의 변경

2) 정비사업비의 증가(생산자물가상승률분 및 법 제73조에 따른 현금청산 금액은 제외한다)

3) 신축되는 건축물의 연면적 변경

마. 조합설립인가의 무효 또는 취소가 확정된 조합과 새롭게 설립하려는 조합이 추진하려는 정비사업의 목적과 방식이 동일할 것

바. 조합설립의 무효 또는 취소가 확정된 날부터 3년 내에 새로운 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창립총회를 개최할 것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 계속 중에는 동의서의 유효성에 관한 확정판결이 없어 당사자의 일방적 주장이나 행정청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동의서의 범위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동의서의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와 판결로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가 확정된 경우는 동의서의 유효성에 관한 법원의 종국판단이 존재하는지의 측면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이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에까지 동의서 재사용의 특례를 인정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서로 다른 것을 동일하게 취급한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다.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이 계속 중임에도 조합으로 하여금 기존에 징구한 동의서를 재사용하여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조합설립에 반대하는 토지등소유자가 제기한 소송을 손쉽게 무력화시킨다. 그리고 토지등소유자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재산권에 관한 분쟁을 조기에 해결하지 못하여 상황에 따라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밖에 없게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재산권,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주거의 자유를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기존 동의서의 유효성에 관한 확정판결이 없는 소송 계속 중인 상황에서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동의서’의 의미에 관하여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동의서의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살펴본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이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 계속 중에 조합설립변경인가를 신청하는 때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분쟁 중인 조합의 지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동의서의 징구ㆍ사용방식을 정한 것으로 조합설립에 반대하는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을 제한하는바, 재산권을 침해하는지도 함께 살펴본다.

한편 청구인들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은 그 실질이 재사용 대상인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동의서’의 범위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으로서 명확성원칙 위반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은 동의서 재사용에 관한 특례일 뿐 조합설립인가 무효ㆍ취소소송을 직접 지연시키지 않고, 토지등소유자의 주거의 자유는 사업시행자에게 매도청구권을 부여하는 도시정비법 제64조, 제73조 등에 의하여 제한될 수 있을 뿐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직접 제한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주거의 자유 침해 주장에 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명확성원칙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규범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한다는 헌법상의 원칙이다. 법규범이 이러한 원칙을 충족하여야 하는 이유는 만일 법규범의 의미내용이 불확실하다면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고 법집행 당국의 자의적인 법해석과 집행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법규범의 문언은 어느 정도 일반적ㆍ규범적 개념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명확성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법문언이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21. 4. 29. 2019헌바444등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은 재사용이 가능한 기존 동의서의 범위를 ‘동의서의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로 규정하고 있다. ‘다툼이 없다’라고 함은 사전적으로 의견이나 이해의 대립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심판대상조항에서 말하는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동의서’라 함은 문언상 그 법적 효력에 의견의 대립이 없거나 법적 효력이 의견 대립이 없는 정도로 비교적 명백하게 인정되는 동의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대법원은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요건의 심사기준과 관련하여 ‘조합설립인가신청을 받은 행정청은 추진위원회가 도시정비법 시행규칙 제8조 제3항에 규정된 [별지 제6호 서식]의 조합설립 동의서에 의하여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받았는지(도시정비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 토지등소유자가 성명을 적고 지장을 날인한 경우 신분증명서 사본이 첨부되었는지(도시정비법 제36조 제1항), 토지등소유자의 인감증명서를 첨부한 경우 그 동의서에 날인된 인영과 인감증명서의 인영이 동일한지(도시정비법 제36조 제2항)를 확인하고, 도시정비법 제3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3조에 의하여 동의자 수를 산정함으로써 도시정비법 제35조 제2항에서 정한 토지등소유자 동의요건이 충족되었는지를 심사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0. 9. 7. 선고 2020두38744 판결 참조).

‘유효성’은 법적 평가가 포함된 용어이고 ‘의견의 대립이 없는 상태’는 누가 언제 어떠한 기준과 방법으로 판단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념이므로, 심판대상조항 중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동의서’ 부분은 해석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판례에서 설시하는 것과 같이 개별적ㆍ구체적 사안에서 법정 조합설립 동의서를 사용하였는지, 토지등소유자의 지장이 날인되고 신분증명서 사본이 첨부되었는지 등과 같은 도시정비법령에서 규정한 조합설립 동의서의 유효성 판단기준을 토대로 기존 동의서의 법적 효력이 의견 대립이 없는 정도로 비교적 명백하게 인정되는지 여부를 객관적ㆍ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도시정비법 제37조 제2항 제1호 및 도시정비법 제37조 제3항의 위임을 받은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 제1호는 동의서 재사용의 요건으로 토지등소유자에게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를 서면으로 고지하고 60일 이상의 기간을 두어 반대 의사표시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토지등소유자가 의사를 표시한 경우 그 의사를 통해 기존 동의서의 유효성과 동의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의 입법취지는 분쟁 중인 정비사업장을 조기에 정상화하기 위해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판결이 확정되기 이전이라도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하여 좀 더 간이ㆍ신속하게 새로운 조합설립인가로서의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앞서 본 판단기준과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동의서’의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이상 기존 동의서의 효력에 관한 법원의 확정판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그 의미내용이 불명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에서 말하는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동의서’라 함은 그 법적 효력에 의견의 대립이 없거나 법적 효력이 의견 대립이 없는 정도로 비교적 명백하게 인정되는 동의서를 의미하고, 그 의미내용이 행정청의 자의적인 해석과 판단이 개입될 정도로 불명확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동의서의 유효성에 다툼이 없는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재산권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토지의 개발이나 건축에는 토지재산권의 강한 사회성 내지는 공공성으로 말미암아 다른 재산권에 비하여 보다 강한 제한과 의무가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토지와 관련된 재산권에 대한 제한 입법 역시 다른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과 마찬가지로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해야 하고,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인 사용ㆍ수익권과 처분권을 부인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허용정도는 그 객체가 지닌 사회적 연관성과 기능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그 이용이나 처분이 소유자 개인의 생활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일반국민 다수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입법자가 공동체의 이익을 위하여 개인의 재산권을 규제하는 권한을 폭넓게 가질 수 있다. 헌법은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하는 것에 더하여(제23조 제2항), ‘국가는 국민 모두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ㆍ개발과 보전을 위하여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그에 관한 필요한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제122조)라고 규정하고, ‘국가는 주택개발정책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제35조 제3항)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주거환경을 효율적으로 정비하기 위한 재산권 제한 조치에는 상당한 입법재량이 인정된다(헌재 2026. 1. 29. 2024헌바482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심판대상조항이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 계속 중에 새로운 조합설립인가로서의 조합설립변경인가신청을 하는 때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2)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재건축사업 과정에서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법정 동의율의 미달 등을 이유로 하는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이 지속적ㆍ반복적으로 제기되었고, 유효한 동의서가 법정 동의율에 근소하게 못 미치는 등 그 하자의 정도가 비교적 가볍더라도, 조합은 다시 절차를 밟아 조합설립인가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어 새로운 조합설립인가로서의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아야 했다. 이때 조합이 토지등소유자를 대상으로 다시 동의서를 받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었고, 이로 인하여 재건축사업이 상당히 정체되는 등 사회적ㆍ경제적 손실이 컸다. 또한 판결로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가 확정될 경우 조합설립인가의 유효를 전제로 진행된 후속행위가 확정적으로 효력을 상실하여 재건축사업의 법적 안정성과 효율성이 저해되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이에 동의서를 다시 받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ㆍ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분쟁 중인 정비사업장의 조기 정상화 및 재건축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심판대상조항이 도입되었는바,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아가 심판대상조항이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소송 계속 중에 새로운 조합설립인가로서의 조합설립변경인가신청을 하는 때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좀 더 간이ㆍ신속하게 조합설립변경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에 해당한다.

(나) 침해의 최소성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판결이 확정되기까지 통상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재건축사업이 장기간 정체될 수밖에 없고, 판결이 확정될 경우 조합설립인가의 유효를 전제로 진행된 후속행위는 확정적으로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조합설립인가의 무효ㆍ취소판결이 확정된 경우에 한하여 기존 동의서의 재사용 특례를 인정하는 대안만으로는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심판대상조항은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법정 동의율을 낮추거나 토지등소유자의 의사를 섣불리 추정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토지등소유자의 조합설립 및 재건축사업에 관한 기존 의사가 변경되지 아니할 확률이 높다는 합리적인 경험칙을 토대로 토지등소유자의 현재 의사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도시정비법령은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으로서 토지등소유자에게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와 반대 의사표시의 절차와 방법을 서면으로 설명ㆍ고지하고 60일 이상의 반대 의사표시 기간을 서면으로 적어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토지등소유자의 현재 의사가 반영될 기회도 충분히 보장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시정비법은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법정 동의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거듭 개정되어 왔으나, 여전히 ‘주택단지의 공동주택의 각 동별 구분소유자의 과반수 동의와 주택단지의 전체 구분소유자의 100분의 70 이상 및 토지면적의 100분의 70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 주택단지가 아닌 지역이 정비구역에 포함된 경우에 주택단지가 아닌 지역의 토지 또는 건축물 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3분의 2 이상의 토지소유자의 동의’라는 토지등소유자 특별다수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다(제35조 제3항, 제4항).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토지등소유자 전체의 의사가 왜곡되거나 조합설립인가의 동의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한 도시정비법의 취지가 훼손될 가능성은 낮고, 결국 조합설립에 반대하는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이 제한되는 정도도 크다고 보기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재건축사업은 노후ㆍ불량 건축물에 해당하는 공동주택이 밀집한 지역에서 도시 및 주거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으로 공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분쟁 중인 정비사업장의 조기 정상화 및 그에 따른 재건축사업의 활성화라는 공익은 상당히 중요하다. 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도시정비법령은 기존 동의서를 재사용하기 위한 절차적 요건을 규정하고 있어 토지등소유자의 현재 의사가 반영될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어 있고,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요건으로 토지등소유자 특별다수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조합설립에 반대하는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이 제한되는 정도는 크지 않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는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보다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더 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3) 소결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조합설립에 반대하는 토지등소유자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