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제15조 제3호 위헌소원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4헌바14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 제15조 제3호 위헌소원
청 구 인 ○○ 주식회사
대표이사 신○○
대리인 변호사 은창용, 이기림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가합544794 손해배상(기)
선 고 일 2026. 7. 23.
【주 문】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2011. 7. 25. 법률 제10908호로 제정되고, 2019. 1.15. 법률 제162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3호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침대 및 가구 제조ㆍ판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2005년~2017년경 천연광물인 모나자이트 분말 가루를 도포한 제품명 ‘○○’ 등 총 29종의 매트리스(이하 ‘이 사건 매트리스’라고 한다)를 제조·판매해왔다.
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8. 5. 15. 이 사건 매트리스가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2011. 7. 25. 법률 제10908호로 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생활방사선법’이라 한다) 제15조 제3호 및 그 위임에 따른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2012. 7. 26. 원자력안전위원회고시 제2012-87호로 개정되고, 2019. 7. 16. 원자력안전위원회고시 제2019-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고시’라고 한다) 제4조 제1항이 허용하는 연간 1밀리시버트(mSv) 방사선 피폭선량을 초과하여 위 규정들을 위반하였다는 취지의 발표를 하고, 이 사건 매트리스에 대하여 구 생활방사선법 제17조 등에 근거하여 보완ㆍ교환ㆍ수거 및 폐기 등의 조치를 명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위와 같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발표가 있은 후, 이 사건 매트리스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이를 제조·판매한 청구인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2023. 12. 14. 원고들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당해 사건). 이에 원고들이 항소하여 항소심 법원은 2024. 12. 6.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4나2006999), 청구인이 상고하였으나, 2025. 7. 3. 상고가 기각되었다(대법원 2025다200820).
라. 청구인은 당해 사건 계속 중 구 생활방사선법 제15조 제3호가 명확성원칙 및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3. 12. 14. 기각되자(서울중앙지방법원 2019카기51029), 2024. 1.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2011. 7. 25. 법률 제10908호로 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3호(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2011. 7. 25. 법률 제10908호로 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가공제품의 안전기준) 가공제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는 자(이하 "제조업자"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기준(이하 "안전기준"이라 한다)에 적합한 제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여야 한다.
3. 가공제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의하여 사람이 피폭하는 양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기준을 초과하지 아니할 것
[관련조항]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2013. 3. 23. 법률 제11715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6조(부적합한 가공제품에 대한 조치) ① 제조업자는 가공제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게 된 때에는 그 사실을 공개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완, 교환, 수거 및 폐기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② 제조업자가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한 경우에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2011. 7. 25. 법률 제10908호로 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결함 가공제품의 처리 명령) ①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가공제품이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해당 제조업자에게 제16조 제1항에 따른 사실 공개 및 관련 조치를 명할 수 있다.
②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제1항에 따른 명령을 받은 자가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행정대집행법"에 따라 대집행을 할 수 있다.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법(2015. 12. 1. 법률 제13542호로 개정되고, 2019. 1. 15. 법률 제162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과태료) ① 제17조 제1항을 위반하여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사실 공개 및 조치 명령을 따르지 아니한 자에게는 2천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2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3. 제15조를 위반하여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아니한 가공제품을 제조하거나 수출입한 자
구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에 관한 규정(2012. 7. 26. 원자력안전위원회고시 제2012-87호로 개정되고, 2019. 7. 16. 원자력안전위원회고시 제2019-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조(가공제품에 의한 피폭방사선량 기준 등) ① 법 제15조 제3호에 따라 가공제품에 의한 일반인의 피폭방사선량은 연간 1밀리시버트(mSv)를 초과하지 아니하여야 한다. 다만, 인체에 접촉되어 사용되는 것으로서 용이하게 섭취 또는 흡입할 수 있는 장난감, 화장품 제품에는 원료물질 또는 공정부산물을 포함하여서는 아니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 중 ‘가공제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의하여 사람이 피폭하는 양’ 부분은 수범자인 제조업체나 집행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으므로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가공제품의 안전기준 위반 여부의 판단기준이나 방법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은 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고시에 포괄적으로 위임함으로써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된다.
4. 판단
가. 쟁점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은, 제조업자가 가공제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할 때 의무적으로 준수하여야 하는 가공제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에 의하여 사람이 피폭하는 양(이하 ‘방사선 피폭선량’이라 한다)에 관한 안전기준을 하위법령인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고시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 중 방사선 피폭선량 부분이 불명확하여 명확성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이 주장하는 불명확성은 결국 심판대상조항이 방사선 피폭선량에 관한 안전기준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고시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는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대한 심사로써 충족된다고 할 것이다(헌재 2026. 2. 26. 2023헌바60; 헌재 2022. 9. 29. 2018헌바356 참조). 따라서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법률이 입법사항을 고시에 위임하는 것이 허용되는지 여부
오늘날 의회의 입법독점주의에서 입법중심주의로 전환하여 일정한 범위 안에서 행정입법을 허용하게 된 동기는 사회적 변화에 대응한 입법수요의 급증과 종래의 형식적 권력분립주의로는 현대사회에 대응할 수 없다는 기능적 권력분립론에 있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헌법 제40조ㆍ제75조ㆍ제95조의 의미를 살펴보면, 국회가 입법으로 행정기관에게 구체적인 범위를 정하여 위임한 사항에 관하여는 당해 행정기관이 법 정립의 권한을 갖게 되고, 이때 입법자는 그 규율의 형식도 선택할 수 있으므로, 헌법이 인정하고 있는 위임입법의 형식은 예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법률이 일정한 사항을 행정규칙에 위임하더라도 그 행정규칙은 위임된 사항만을 규율할 수 있고, 이는 국회입법의 원칙과 상치되지 않는다. 다만, 행정규칙은 법규명령과 같은 엄격한 제정 및 개정절차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므로,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을 위임할 때에는 법규명령에 위임하는 것이 원칙이고, 고시와 같은 형식으로 입법위임을 할 때에는 법령이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이나 경미한 사항으로서 업무의 성질상 위임이 불가피한 사항에 한정된다(헌재 2021. 2. 25. 2017헌바222).
(2) 위임의 불가피성
심판대상조항은 가공제품에서 방출하는 방사선에 의하여 사람이 피폭하는 양, 즉 ‘방사선 피폭선량’의 안전기준을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하는 이 사건 고시에 위임하고 있다. 시버트(Sv), 밀리시버트(mSv)로 표시되는 방사선 피폭선량은 방사성 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단순 측정값이 아니라 평가 및 산정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위와 같은 평가ㆍ산정의 기준 및 방법은 의학 및 원자력공학 등의 지식이 필요한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에 해당하고, 생활환경 및 방사선에 관한 전문적ㆍ과학적 지식이 방사선 방호의 목적에 따라서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탄력적인 판단과 규율이 필요하다. 또한 방사선 피폭선량을 산정하기 위한 방사선량의 측정방법과 피폭선량의 허용 산출기준은 가공제품에 포함되어 있는 천연방사성핵종의 기여도, 가공제품의 개별 특성과 사용형태, 취급조건, 사람과의 밀접도 및 노출가능성 등과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가공제품에 적합하게 정해질 필요가 있으므로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이 전문적ㆍ기술적인 방사선 피폭선량의 안전기준에 관한 사항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이 사건 고시에서 정하도록 위임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할 것이다.
(3) 예측가능성
(가)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으로서 업무의 성질상 고시와 같은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위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도, 그러한 위임은 반드시 구체적ㆍ개별적으로 한정된 사항에 대하여 행하여져야 한다. 여기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하위규범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가능한 한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법률에 규정되어 있어서, 그 법률 자체로부터 하위규범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때 예측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특정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은 아니고, 관련 법조항 전체를 유기적ㆍ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21. 2. 25. 2017헌바222).
(나) 심판대상조항은 가공제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는 제조업자가 준수하여야 하는 가공제품에서 방출하는 방사선 피폭선량의 안전기준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고시에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다.
구 생활방사선법에서 말하는 ‘생활주변방사선’이란 ① 원료물질, 공정부산물 및 가공제품에 함유된 천연방사성핵종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② 태양 또는 우주로부터 지구 대기권으로 입사되는 방사선, ③ 지구표면의 암석 또는 토양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④ 국내 또는 외국에서 수집되어 판매되거나 재활용되는 고철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을 말한다(제2조 제1호 각목). 그중 ‘원료물질’이란 우라늄 235, 우라늄 238, 토륨 232와 각각의 붕괴계열 내의 핵종 또는 포타슘 40 등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물질로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방사능 농도와 수량을 초과하는 것을 말하고(제2조 제2호), ‘공정부산물’이란 원료물질 또는 그 밖의 물질을 취급하는 시설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물질로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방사능 농도를 초과하는 천연방사성핵종이 포함된 물질을 말하며(제2조 제3호), ‘가공제품’이란 위와 같은 원료물질 또는 공정부산물을 가공하거나 이를 원료로 하여 제조된 제품을 말한다(제2조 제4호). 따라서 이러한 규정들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에서 말하는 가공제품의 의미를 비교적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또한 구 생활방사선법은 생활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방사선의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공공의 안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제1조), 구 생활방사선법 제3조에 따르면 국가는 생활주변방사선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생활주변방사선의 안전관리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에 따라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시에서 정하는 방사선 피폭선량의 안전기준은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허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범위와 내용으로 정해질 것임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제조업자는 가공제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는 당사자로서, 원료물질 또는 공정부산물을 취급하는 장소의 방사능 농도 또는 방사선량을 측정ㆍ관리하고, 원료물질 또는 공정부산물을 취급ㆍ관리하는 종사자가 연간 생활주변방사선에 피폭되는 양을 조사ㆍ분석하여야 하는 등의 의무를 부여 받고 있다(구 생활방사선법 제14조 제1항 제3호 및 제4호). 또한 제조업자는 심판대상조항에 따라서 가공제품에서 방출되는 방사선 피폭선량에 대한 안전기준을 준수하여야 하는 것 외에도, 가공제품에 포함된 천연방사성핵종을 함유한 물질이 공기 중에 흩날리거나 천연방사성핵종이 신체에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고, 가공제품에 포함된 방사능 농도와 수량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시로 정한 안전 기준을 준수하여 가공제품을 제조 또는 수출입하여야 한다(구 생활방사선법 제15조 제1호, 제2호 및 제4호).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의 수범자인 제조업자는 심판대상조항의 위임에 따라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시에서 정하는 방사선 피폭선량의 안전기준에 대한 사항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4) 소결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