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등 위헌소원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2헌바99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안○○
국선대리인 변호사 고일광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4787, 5490(병합), 6567(병합), 6593(병합), 7467(병합)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등
선 고 일 2026. 8. 27.
【주 문】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7호로 개정된 것) 제5조의4 제5항 제1호 중‘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형법 제329조의 죄를 범하여 누범(累犯)으로처벌하는 경우’에 관한 부분,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2026. 8. 4. 법률 제218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1조의2 제7항 중‘제202조’에 관한 부분,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0. 12. 8.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4조의2 제13항 중‘제202조’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절도죄 등으로 세 번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으로, 2020. 7. 9.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죄로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아 2021. 4. 30.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 누범기간 중 다시 절도 혐의로 2021. 8. 6. 12:10 체포영장에 의하여 체포되었다.
나. 검사는 2021. 8. 7. 22:00 법원에 청구인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ㆍ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접수하였고, 법원은 2021. 8. 8. 청구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실시한 후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같은 날 23:00 검찰청에 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반환하였으며, 구속영장은 같은 날 23:53 집행되었다. 그 후 청구인이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여 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이 2021. 8. 10. 21:00 법원에 접수되었다가 2021. 8. 11. 21:00 검찰청에 반환되었고, 구속적부심사청구는 기각되었다. 사법경찰관은 2021. 8. 17. 청구인을 검사에게 인치하였다.
다. 검사는 청구인을 절도죄 등으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으로서 누범 기간 중에 다시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였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절도)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4787, 5490(병합), 6567(병합), 6593(병합), 7467(병합)].
라. 청구인은 제1심 계속 중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7항 및 제214조의2 제1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2. 4. 20. 기각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초기3687). 청구인은 2022. 5. 10. 위 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가. 청구인은 당해 사건에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형법 제329조의 죄를 범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되었으므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4 제5항 제1호 중 이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나. 청구인은 피의자로 체포된 후,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 중 구속 전 피의자심문과 구속적부심사 절차를 거쳐 사법경찰관이 체포한 지 12일째에 검사에게 인치되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7항 및 제214조의2 제13항 중 이에 관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7호로 개정된 것, 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5조의4 제5항 제1호 중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형법 제329조의 죄를 범하여 누범(累犯)으로 처벌하는 경우’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라 한다), ②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6. 8. 4. 법률 제218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1조의2 제7항 중 ‘제202조’에 관한 부분(이하 ‘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이라 한다), ③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형사소송법’이라 한다) 제214조의2 제13항 중 ‘제202조’에 관한 부분(이하 ‘구속적부심 관련 산입배제조항’이라 하고, 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과 합하여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이라 하며, 위 조항들을 모두 통틀어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7호로 개정된 것)
제5조의4(상습 강도·절도죄 등의 가중처벌) ⑤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 제333조부터 제336조까지 및 제340조·제362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이들 죄를 범하여 누범(累犯)으로 처벌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가중처벌한다.
1.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을 포함한다)를 범한 경우에는 2년 이상 2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6. 8. 4. 법률 제218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01조의2(구속영장 청구와 피의자 심문) ⑦ 피의자심문을 하는 경우 법원이 구속영장청구서·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접수한 날부터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검찰청에 반환한 날까지의 기간은 제202조 및 제203조의 적용에 있어서 그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구 형사소송법(2007. 6. 1. 법률 제8496호로 개정되고, 2020. 12. 8. 법률 제175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4조의2(체포와 구속의 적부심사) ⑬ 법원이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때부터 결정 후 검찰청에 반환된 때까지의 기간은 제200조의2 제5항(제213조의2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및 제200조의4 제1항의 적용에 있어서는 그 제한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하고, 제202조·제203조 및 제205조의 적용에 있어서는 그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
(1)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그 의미가 형법 제35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인지 아니면 법정형만 상향 조정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하여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2)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에 따른 처벌에 형법 제35조까지 적용한다면, 이는 누범에 대한 중복 가중처벌로서 형기가 지나치게 길어지므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고, 형법 제35조에 따른 누범가중만 받는 다른 처벌법규 위반자와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나. 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
수사기관은 구속영장 청구로 인하여 수사가 중단될 수도 있으나 수사상 필요에 의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이고, 구속영장 청구 후에도 추가적인 수사가 불가능한 것이 아님에도 위 조항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하여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이 법원에 보관되어 있는 동안을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이는 구속 피의자와 불구속 피의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구속기간을 임의로 연장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적법절차원칙, 영장주의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어 구속된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며,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구속된 피의자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다. 구속적부심 관련 산입배제조항
위 조항은 구속적부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피의자의 구속기간을 실질적으로 장기화하고, 그로 인하여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적부심을 꺼리게 한다. 따라서 위 조항은 구속적부심을 청구하였으나 기각된 피의자와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피의자를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상 기본권인 구속된 피의자의 구속적부심사청구권, 인간의 존엄과 가치 등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에 관한 판단
(1) 쟁점
(가) 이 부분 쟁점은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에 누범가중처벌에 관한 형법 제35조가 적용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와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이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에 형법 제35조를 적용한다면 그 위반자를 형법 제35조에 따른 누범가중만 받는 다른 처벌법규 위반자와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책임과 형벌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에 다름없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판단
(가) 헌법재판소 선례
헌법재판소는 2019. 7. 25. 2018헌바209등 결정, 2022. 11. 24. 2021헌가8등 결정에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및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의 개정 연혁, 특정범죄가중법의 규정 체계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본문에 열거된 모든 죄가 아니라, 같은 항 제1호에 열거된 죄와 동종의 죄, 즉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 죄 또는 그 미수죄로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형법 제329조 내지 제331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4 제5항 제1호의 입법 취지는 반복적 범행을 저지르는 절도 사범에 관한 법정형을 강화하기 위한 데에 있고, 조문의 체계가 일정한 구성요건을 규정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적용요건이나 효과도 형법 제35조와 달리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법관의 통상적인 법해석 작용을 통해 형법 제35조 규정과는 별개로 ‘형법 제329조부터 제331조까지의 죄(미수범 포함)를 범하여 세 번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그 누범기간 중에 다시 해당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형법보다 무거운 법정형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그 법정형에 다시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한 형기범위 내에서 처단형을 정하게 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89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의 의미가 명확하지 아니하여 형법 제35조와의 관계에서 자의적 법집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2)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배 여부
가)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전범과 후범이 모두 동종의 절도 고의범일 것이라는 실질적 관련성을 요구하고 있고, 전범에 대하여 ‘3회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형이 아직 실효되지 아니하여야 하며, 후범을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여야 하는 등 상당히 엄격한 구성요건을 설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키는 행위는 3차례에 걸친 전범에 대한 형벌의 경고기능을 모두 무시하고 다시 동종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는 점에서 행위책임이 더욱 가중되어 그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나)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형법 제35조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구성요건을 창설한 것으로 해석되므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형법 제35조의 누범가중이 별도로 이루어지고, 그 결과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정한 장기 법정형의 2배인 징역 40년까지 처단형이 확대된다. 그러나 형의 단기는 변함이 없고, 법관은 구체적인 정상에 따라 필요한 경우 정상참작감경을 통해 정해진 처단형의 범위에서 적정한 선고형을 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별도의 누범가중을 허용하는 구성요건을 정하고 있더라도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난 과도한 형벌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다)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을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교적 단기간 내에 반복되는 절도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를 방위하기 위해 필요한 형벌의 종류와 범위를 선택하는 문제는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될 수 있는 분야이다. 입법자는 절도 범죄로 3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형법 제329조의 절도 범죄를 범하여 누범으로 처벌하는 경우 그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이 적지 않고, 그러한 절도 재범을 벌금형의 선택이 가능한 법정형으로는 억제하기 어렵다고 보아 징역형으로만 법정형을 정한 것인데,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은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이 벌금형을 선택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더라도 입법형성의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라)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선례 변경의 필요성 여부
이 사건에서 선례의 판단을 변경할 만한 사정변경이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선례의 취지는 이 사건에서도 타당하므로, 선례의 견해를 유지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법 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나.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에 관한 판단
(1) 인신구속에 관한 헌법적 전제
우리 헌법 제12조 제1항 제1문이 규정하고 있는 신체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최소한의 자유로서 모든 기본권 보장의 전제가 된다. 신체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기 위해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라고 하여 무죄추정의 원칙 내지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무죄추정을 받을 권리는, 공판절차에 선행하는 수사절차의 단계에 위치한 피의자에 대하여도 당연히 인정된다. 헌법원칙이자 기본권으로서의 무죄추정은 증거법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사절차에서 공판절차에 이르기까지 형사절차의 전과정을 지배하는 지도원리로서 인신의 구속 자체를 제한하는 원리로 작용한다(헌재 2003. 11. 27. 2002헌마193 참조). 따라서 수사와 재판은 불구속을 원칙으로 하고, 구속은 구속 이외의 방법에 의하여서는 범죄에 대한 효과적인 투쟁이 불가능하여 형사소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하며, 구속수사 또는 구속재판이 허용될 경우라도 그 구속기간은 가능한 한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헌재 1992. 4. 14. 90헌마82; 헌재 2003. 11. 27. 2002헌마193 참조). 특히 수사기관에서의 구속기간의 제한은 수사를 촉진시켜 신속한 공소제기 및 그에 따른 신속한 재판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헌법 제27조 제3항에서 보장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해서도 불가결한 조건이 된다(헌재 1992. 4. 14. 90헌마82; 헌재 2026. 7. 23. 2023헌마327등 참조).
(2) 쟁점
(가) 형사소송법 제202조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한다."라고 하여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을 10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하는 경우 법원이 구속영장청구서와 수사 관계 서류, 증거물을 접수한 날부터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검찰청에 반환한 날까지의 기간은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 참조). 구속적부심이 청구된 경우에도 법원이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때부터 결정 후 검찰청에 반환한 때까지의 기간은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다(구속적부심 관련 산입배제조항 참조). 결국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로 인하여 구속된 피의자의 구금일수가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 10일을 초과할 수 있고, 위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역시 지체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하여 구속된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지가 문제된다.
(나) 구속적부심 관련 산입배제조항의 경우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기간이 실질적으로 연장될 것을 우려해 헌법상 권리인 구속적부심사청구권 행사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구속적부심사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또한 문제된다.
(다) 청구인은 구속적부심 관련 산입배제조항의 경우, 위 조항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여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런데 위 주장은 결국 구속적부심청구가 기각되어 청구인의 구금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위헌적이라는 주장이므로, 위 조항이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이러한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3) 과잉금지의 원칙 위배 여부
(가)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구속수사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거나,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형사소송법 제201조, 제70조 제1항), 즉 구속 외의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수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때에 비로소 이루어지는 불구속수사원칙의 예외로서, 피의자의 신체의 자유 및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형사사법에 의한 정의실현을 위하여 불가피하게 도입된 제도이다.
또한 우리 형사소송법은 검사 및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하여는 법원이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고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하는 절차를 거쳐,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도록 정하고 있으며(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201조 제3항 참조), 구속된 피의자 측이 재차 구속 자체의 적부 여부를 법원에 심사청구한 때에도 원칙적으로 법원이 다시 한 번 직접 피의자를 심문하고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조사하여 그 신청이 이유가 있으면 결정으로 피의자의 석방을 명할 수 있도록 하여(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4항), 적법절차원칙과 영장주의를 준수하고 있다.
다만, 구속 전 피의자심문 내지 구속적부심이 진행되는 동안 구속수사에 제약이 있음을 고려하여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은 법원에 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이 있는 동안을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서 배제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는 형사사법에 의한 정의실현의 요청을 위해 불가피한 구속수사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이 법원에 있는 기간을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음으로써 형사소송법상 정해진 구속기간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것은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구속 전 피의자심문과 구속적부심은 헌법상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원칙을 실현하기 위하여 구속사유의 존부와 구속유지 필요성 심사를 판사로부터 직접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법원의 재판으로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강제처분에 대한 신중한 심사를 위하여 도입된 것이다. 위 각 심사의 진행을 살펴보더라도, 피의자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8항 본문, 제214조의2 제10항 및 제33조 제1항 제1호 참조) 판사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 또한 과거에는 검사가 판사의 심문이 끝난 후에 판사의 허가를 얻어 피의자를 심문할 수 있었으나(구 형사소송규칙 제96조의16 제3항 및 제105조 제1항), 2007. 10. 29. 형사소송규칙 개정으로 이는 더 이상 허용되지 않고, 자신의 의견만 진술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01조의2 제4항, 제214조의2 제9항).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구속 전 피의자심문 및 구속적부심이 진행하는 동안의 구금기간은 수사기관에 의한 구속 또는 구속유지의 필요성과 적법성을 판단하는 재판을 위하여 필요한 것으로서, 그 목적이 수사를 위한 구속기간과는 구별된다. 따라서 위 각 재판에 소요되는 기간이 당연히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
2) 구속적부심에 소요된 기간을 구속기간에 산입할 경우, 구속피의자는 구속기간 단축을 위해서라도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하게 되어 이를 임의적 절차로 정한 취지가 몰각되고, 청구권의 남용과 사법자원의 낭비가 초래될 수 있다. 청구인의 주장과 같이 구속적부심사청구권이 남용되는 경우에만 구속적부심 소요기간을 산입배제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구속피의자는 사후에 남용으로 판단될 가능성에 불구하고 일단 심사를 청구할 유인이 있고, 그 남용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추가적인 사법자원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3) 사법경찰관은 구속기간 내에 한편으로 구속된 피의자와 변호인의 접견교통(헌법 제12조 제4항)과 변호인의 피의자신문 참여(형사소송법 제243조의2 제1항)를 보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피의자신문을 실시하고 지능적ㆍ조직적 범죄와 같이 공범 또는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에서 이들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여야 한다. 이처럼 구속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시간 및 사건의 복잡성ㆍ난이도 등을 고려하면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 10일은 넉넉한 시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필요적 절차인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소요되는 기간을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 산입하면, 실질적 구속기간은 언제나 법정기간보다 단축될 수밖에 없다. 구속적부심의 경우에는 구속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구속적부심 진행 중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 짓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그리고 법원의 사정에 따라서는 심문이나 결정에 상당한 구속기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결국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나 구속적부심 소요기간을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에 산입한다면, 형사소송법에서 구속기간을 10일로 정한 의미가 퇴색되고 그 자체로 사법경찰관의 수사에 지장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
4) 만약 사법경찰관이 시간에 쫓겨 수사를 미진하게 마무리하고 송치하는 경우, 피의자를 송치 받은 검사는 보완수사(요구)를 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필요한 수사기간 역시 늘어날 수 있으며, 그 결과 검사의 구속기간 연장 신청이 증가될 가능성이 커진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 및 구속적부심사 기간을 구속기간에 산입하면, 당장의 사법경찰관 단계에서의 구금기간은 줄지만 검사의 구속기간이 연장되어 총 구속기간이 현 제도에서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 및 구속적부심에 소요되는 기간을 구속기간에 산입하는 것이 현 제도보다 피의자에게 더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5)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에 의하여 배제되는 기간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미결구금일수에는 산입된다(형법 제57조 제1항 참조). 따라서 피의자가 유죄판결을 받으면 선고형의 집행일수가 그만큼 줄어들고, 무죄판결을 받으면 위 기간까지 포함하여 형사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5조 참조).
설령 피의자가 구속되어 수사 받은 후 기소되지 않고 불기소처분 또는 불송치결정을 받은 경우에도 위 기간을 포함한 구금일수에 대하여 피의자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 제27조 참조).
6)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은 침해의 최소성을 충족한다.
(다) 법익의 균형성
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 10일은 오랜 수사경험을 바탕으로 통상 수사에 필요한 기간으로 정해놓은 것이다. 그러나 사건에 따라서는 공범의 수가 많거나, 복잡한 범죄수법이 사용되거나 또는 수사영역이 전국적 규모에 달하는 등 복잡성에 차이가 있음을 고려하면, 10일은 사실상 효과적인 형사소추를 위한 최소한의 기간에 가깝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 및 구속적부심사 시 소요되는 기간을 구속기간 산입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법경찰관에게 주어진 위 수사기간을 보장하여 형사사법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함이므로, 이는 정의실현이라는 중대한 공익을 위한 것이다. 반면,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이 적용되는 피의자의 경우, 법원에 의하여 구속 또는 구속의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정된 경우로서 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이 법원에 제출되어 수사에 제약이 발생한 기간만큼 신체구금이 연장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침해되는 사익이 위 공익보다 크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은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된다.
(라) 소결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신체의 자유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구속적부심 관련 산입배제조항에 관하여는 구속적부심사청구권 또한 침해하지 않는다.
(4) 무죄추정의 원칙 위배 여부
헌법이 보장하는 무죄추정은, 아직 공소제기가 없는 피의자는 물론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이라도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까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자에 준하여 취급하여야 하고 불이익을 입혀서는 안 되며 가사 그 불이익을 입힌다 하여도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함을 뜻한다(헌재 1990. 11. 19. 90헌가48; 헌재 2026. 7. 23. 2023헌마327등 참조).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은 사법경찰관에게 주어지는 10일이라는 구속기간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 및 구속적부심에 소요된 기간을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로 인하여 구속된 피의자의 실제 구금일수가 10일을 초과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에 따라 피의자의 구금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불이익’이라고 할 것이다.
그 불이익이 필요최소한도에 그쳤는지 보건대, 구속 전 피의자심문 및 구속적부심은 피의자의 이익을 위하여 마련된 제도이자 수사기관이 아닌 법원의 재판으로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의자의 구속은 수사를 위한 구속과는 목적 및 주체가 다른 점, 구속 전 피의자심문 및 구속적부심은 법원의 사정에 따라 그 소요기간이 달라질 수 있는데 만약 산입을 긍정한다면 사법경찰관에게 주어진 법정 구속기간 10일이 반드시 단축될 수밖에 없는 점, 이러한 단축이 실체적 진실 발견을 통한 정의실현이라는 중대한 공익의 희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점, 구속기간의 초일과 말일은 항상 구속기간의 계산에 포함되어 구속기간을 구속된 피의자에게 유리하게 계산하는 부분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불이익이 필요최소한도에 그쳐야 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5) 기타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청구인은 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이 적법절차원칙과 영장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적법절차원칙은 인신의 구속 등에 있어서는 법률의 규정을 지켜야 하고, 그 법률은 절차 면에서나 실체적 내용에 있어서 합리성과 정당성이 있는 적정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장주의는 이 적법절차원리에서 나온 것으로서 체포ㆍ구속 그리고 압수ㆍ수색까지도 헌법 제103조에 의하여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재판하고 또 사법권독립의 원칙에 의하여 신분이 보장된 법관의 판단에 의하여만 결정되어야 하고, 구속개시의 시점에 있어서 이 신체의 자유에 대한 박탈의 허용만이 아니라 그 구속영장의 효력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정지 또는 실효시킬 것인지의 여부의 결정도 오직 이러한 법관의 판단에 의하여만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헌재 1993. 12. 23. 93헌가2 참조). 이 사건 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은 적법절차원칙 및 영장주의에 따라 법관이 피의자를 직접 심문해 스스로 판단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을 전제하되, 이를 준수하였을 때 구속기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에 관하여는 영장주의나 적법절차원칙이 직접적으로 문제된다고 볼 수 없다.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청구인은 피의자심문 관련 산입배제조항은 구속된 피의자와 불구속된 피의자를, 구속적부심 관련 산입배제조항은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한 피의자와 청구하지 않은 피의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은 결국 이 사건 산입배제조항들이 구속된 피의자나 구속적부심사를 받는 피의자의 구속기간을 부당하게 장기화함으로써 신체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