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처분취소
【전문】
【당 사 자】
사건2023헌마486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조○○
대리인 변호사 정희창
피청구인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선고일2026. 8. 27.
【주 문】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사단법인 ‘○○’의 대표이다.
나. 청구인은 2022. 5. 25.경 아버지의 집에서 약 1년 2개월 동안 관리 및 보호해 오던 고양이 6마리를 서울 ○○구 (주소 생략)에 있는 ○○구의회 마당에 유기하였다는 피의사실로, 2023. 2. 16. 피청구인으로부터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23년 형제62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다. 청구인은 2023. 3. 30.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과 근거조항
가.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조항 및 관련조항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조항은 구 동물보호법(2020. 2. 11. 법률 제16977호로 개정되고, 2022. 4. 26. 법률 제1885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 제4항 제1호(이하 ‘이 사건 처벌조항’이라 한다), 구 동물보호법(2011. 8. 4. 법률 제10995호로 전부개정되고, 2022. 4. 26. 법률 제1885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연혁에 상관없이 ‘동물보호법’이라 한다) 제8조 제4항(이하 ‘이 사건 금지조항’이라 하고, 이하 위 두 조항을 합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다. 근거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근거조항]
구 동물보호법(2020. 2. 11. 법률 제16977호로 개정되고, 2022. 4. 26. 법률 제1885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46조(벌칙) ④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8조 제4항을 위반하여 동물을 유기한 소유자등
구 동물보호법(2011. 8. 4. 법률 제10995호로 전부개정되고, 2022. 4. 26. 법률 제1885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 ④ 소유자등은 동물을 유기(遺棄)하여서는 아니 된다.
[관련조항]
구 동물보호법(2017. 3. 21. 법률 제14651호로 개정되고, 2022. 4. 26. 법률 제18853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3. "소유자등"이란 동물의 소유자와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동물을 사육ㆍ관리 또는 보호하는 사람을 말한다.
동물보호법 부칙(2022. 4. 26. 법률 제18853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7조부터 제21조까지, 제24조부터 제33조까지, 제52조, 제59조부터 제68조까지 및 제70조의 개정규정은 공포 후 2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소유자등"이나 "유기" 등의 의미가 모호하여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조의무의 해태가 없는 경우와 동물의 습성에 따라 방사한 경우를 처벌하는 것 역시 위헌이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근거가 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헌적인 법률이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 역시 위헌으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청구인은 ○○구청장이 ○○동물병원에 위탁한 길고양이의 중성화(TNR)사업의 업무보조자인 ○○의 대표로서, 회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중성화를 마친 고양이를 방사할 시기가 되었을 때 방사한 것에 불과하여 ‘소유자등’이 아니고, ‘유기’를 한 적도 없다. 설령 청구인이 유기를 했다고 보더라도 이는 업무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피청구인은 이러한 점을 면밀히 수사하고 법리를 제대로 적용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하였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행복추구권,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4. 판단
가. 쟁점
(1)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그런데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소유자등’과 ‘유기’ 등의 의미가 불명확하다고 주장하는바,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정당성 판단의 전제로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한 다음,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다만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소유자등’에 관하여는 청구인이 동물의 소유자가 아니므로 ‘동물의 소유자’ 부분은 청구인에게 적용되지 않아 판단하지 아니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부조의무의 해태가 없는 경우나 동물의 습성에 따라 방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면 위헌이라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청구인이 고양이들을 ○○구의회 마당에 풀어놓은 행위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법집행기관의 해석 내지 판단을 다투는 것이어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부당함을 다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에 대한 판단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위헌성 심사로 갈음한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입법자가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의미의 서술적인 개념에 의하여 규정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다소 광범위하여 어떤 범위에서는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처벌법규의 명확성원칙에 반드시 배치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즉,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사람으로 하여금 그 적용 대상자가 누구이며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금지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지나치게 구체적이고 정형적이 되어 부단히 변화하는 다양한 생활관계를 제대로 규율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헌재 2010. 3. 25. 2009헌가2; 헌재 2025. 7. 17. 2022헌바228등 참조).
이 사건 금지조항은 동물의 ‘소유자등’이 동물을 ‘유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 사건 처벌조항은 이를 어긴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소유자등’과 ‘유기’의 의미가 불명확한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소유자등’의 의미
‘소유자등’은 동물보호법 제2조 제3호에서 "동물의 소유자와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동물을 사육ㆍ관리 또는 보호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 중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동물을 사육ㆍ관리 또는 보호하는 사람"은 불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사육’의 문언적 의미는 ‘어린 가축이나 짐승이 자라도록 먹이어 기름’이고 ‘관리’의 문언적 의미는 ‘사람의 몸이나 동식물 따위를 보살펴 돌봄’이며, ‘보호’의 문언적 의미는 ‘위험이나 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인데, 동물보호법의 목적이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건전하고 책임 있는 사육문화를 조성하여, 동물의 생명 존중 등 국민의 정서를 기르고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동물보호법 제1조 참조), ‘동물을 사육ㆍ관리 또는 보호’한다는 것은 동물과 소유관계에 있지 않더라도, 동물에게 사료와 물 등을 제공하고, 동물이 병에 걸리거나 위험에 처해지지 않도록 살피거나 돌보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사육, 관리, 보호의 양태는 다양할 수 있으나, 각각의 양태를 모두 법률에 규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고, 먹이를 주고 위험에 처해지지 않게 돌본다는 의미를 고려하면, 법관이 구체적ㆍ개별적 사안에서 ‘사육, 관리, 보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청구인은 위 정의 중 "일시적 또는 영구적"이란 개념 역시 모호하다고 주장한다. ‘일시’는 문언상 ‘잠깐동안’을 의미하고, ‘영구’는 ‘어떤 상태가 시간상으로 무한히 이어짐’을 의미하는데, ‘소유자등’의 정의에서 ‘일시적 또는 영구적’ 부분은 동물의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동물을 관리하거나 돌보는 지위에 있는 사람은 그 관리나 돌봄의 기간 장단에 상관없이 ‘소유자등’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3) ‘유기’의 의미
‘유기’의 문언적 의미는 ‘내다 버리다’라는 의미이다. 동물보호법상 유기행위의 주체는 동물의 소유자거나 동물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돌보는 사람을 뜻하는 ‘소유자등’이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동물보호법상 유기행위는 동물을 보호ㆍ관리하던 ‘소유자등’이 더 이상 보호ㆍ관리할 의사 없이 그 관계를 일방적으로 단절하고, 동물을 자신의 관리영역 밖으로 내보내거나 그곳에서 벗어나도록 방치함으로써 동물을 생존 또는 안전상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관리영역이 특정한 물리적 장소에 한정하여 인정되는지 여부 등 위 조항이 지닌 약간의 불명확성은 법관의 통상적인 해석 작용에 의하여 보완될 수 있고, 동물의 생명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을 꾀하고 건전하고 책임 있는 사육문화를 조성하여 생명 존중의 국민 정서를 기르고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에 이바지한다는 동물보호법의 목적과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 감정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금지되는 행위가 무엇인지를 예측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소결
이 사건 법률조항 중 ‘소유자등’이나 ‘유기’ 등의 의미가 지나치게 불명확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다.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기록상 피청구인이 위 사건에 관하여 현저히 정의나 형평에 반하는 수사를 하였다거나 법률의 적용 또는 증거판단을 함에 있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그 밖에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헌법재판소가 관여할 정도의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