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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형법 제92조의7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23헌바234, 2026. 7. 23.]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바234, 329(병합) 군형법 제92조의7 위헌소원

청 구 인 1. 권○○(2023헌바234)

대리인 법무법인 소망

담당변호사 김찬영, 오승원, 손평업

2. 임○○(2023헌바329)

대리인 법무법인 민주

담당변호사 김현수

당 해 사 건 1. 대법원 2023도5096 군인등강제추행치상(2023헌바234)

2. 대법원 2023도8695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등(2023헌바329)

선 고 일 2026. 7. 23.

【주 문】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7 중‘제92조의3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2023헌바234

(1) 청구인은 해군 ○○으로 재직하던 남성 군인으로서, ‘2021. 11. 14. 같은 부대 소속의 피해자인 하사(여)와 출장 중에 갑자기 손을 잡고 키스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강제로 추행하여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및 적응장애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2022. 11. 22. 제2지역군사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2022고171), 2023. 4. 14.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다(2022노3174).

(2) 청구인은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고(대법원 2023도5096), 그 소송 계속 중 군형법 제92조의7 중 제92조의3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23초기424), 대법원은 2023. 6. 29. 청구인의 상고와 위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3) 이에 청구인은 2023. 7. 28. 위 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2023헌바329

(1) 청구인은 육군 ○○으로 재직하던 남성 군인으로서, ‘2021. 6. 29. 같은 ○○ 소속의 ○○지원 담당 군무원인 피해자(여)를 노래방에서 끌어안은 뒤 키스하여 강제로 추행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약 3개월간의 치료를 요하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 불안을 동반한 적응장애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2022. 1. 21.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2021고30), 2023. 6. 9.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다(2022노1701).

(2) 청구인은 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상고하고(대법원 2023도8695), 그 소송 계속 중 군형법 제92조의7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대법원 2023초기594), 대법원은 2023. 9. 21. 청구인의 상고와 위 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

(3) 이에 청구인은 2023. 10. 16. 위 조항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 권○○은 군형법 제92조의7 중 제92조의3(강제추행)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청구인 임○○는 군형법 제92조의7 전체에 대하여 각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모두 군인등강제추행치상의 범죄사실로 처벌받게 된 것이므로, 심판대상을 각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으로 한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7 중 ‘제92조의3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7(강간 등 상해·치상) 제92조 및 제92조의2부터 제92조의5까지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관련조항]

군형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1조(적용대상자) ① 이 법은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대한민국 군인에게 적용한다.

② 제1항에서 "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兵)을 말한다. 다만, 전환복무(轉換服務) 중인 병은 제외한다.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군인에 준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

1. 군무원

2. 군적(軍籍)을 가진 군(軍)의 학교의 학생·생도와 사관후보생·부사관후보생 및 "병역법" 제57조에 따른 군적을 가지는 재영(在營) 중인 학생

3. 소집되어 복무하고 있는 예비역·보충역 및 전시근로역인 군인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3(강제추행) 폭행이나 협박으로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기본범죄인 강제추행에는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행위라고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이 포함되고, 군영 외부에서 발생하거나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가 없는 군인 및 군무원 등에 대한 범행도 포함되는 등 그 행위 유형 및 죄책이 매우 다양하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을 일률적으로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함으로써,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고,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행위주체 및 객체가 군 조직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를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아울러 심판대상조항은 기본범죄를 달리하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와 군인등강간치상죄, 군인등유사강간치상죄 등을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할 뿐 아니라, 상해 결과에 대한 고의 여부를 구분하지 않은 채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와 군인등강제추행상해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율하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을 징역 7년으로 규정한 것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문제된다.

(2)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을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높게 규정하고, 이를 군인등강간치상죄, 군인등강제추행상해죄 등과 동일하게 규정한 것이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되는지 문제된다.

(3) 청구인 권○○은 심판대상조항이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그 주장의 실질은 심판대상조항이 법정형 하한을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정하고 있는 것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책임에 맞는 형벌을 선고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으므로,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이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범죄의 설정과 법정형의 종류 및 범위의 선택 문제는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과 법감정 그리고 범죄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헌재 2019. 2. 28. 2017헌가33 참조).

그러나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이념으로 하고 있고,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다. 형벌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에 따라야 하고,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 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0. 11. 25. 2009헌바27; 헌재 2024. 8. 29. 2022헌가7등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은 엄격한 기강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요구되는 군에서 구성원들 사이에 발생하는 강제추행치상 범죄를 엄히 규율함으로써, 군 조직 구성원에 의한 강제추행치상 범죄로부터 구성원 개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고, 나아가 군 기강의 확립과 전투력 유지에 기여하고자 마련되었다.

군은 본질적으로 무력에 의하여 국가를 수호하고 국토를 방위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 군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유사시 자신의 생명을 동료에게 맡길 정도의 전우애와 신뢰관계 형성이 요구된다.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범죄는 이처럼 전우애를 다지고 신뢰관계를 형성해야 할 군 조직 구성원을 오히려 강제추행의 대상으로 삼고 상해까지 입게 하였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 이와 같은 행위는 군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을 침해할 뿐 아니라, 군 기강과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자칫 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를 엄히 처벌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3)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강제추행치상 범죄는 행위주체 및 객체가 모두 군형법 제1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규정된 군 조직의 구성원으로 한정된다. 군 조직은 철저히 계급으로 이루어진 사회이므로 위계질서를 이용하여 위와 같은 범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군 조직 내에서 강제추행치상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그 결과는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에 대한 침해를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는 일반적으로 비난가능성이 크다.

한편, 결과적 가중범을 무겁게 벌하는 이유는 단순히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행위자가 고의의 기본범죄에 의하여 그 범죄에 전형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위험을 주의의무에 위반하여 발생시켰기 때문이다(헌재 2018. 7. 26. 2018헌바5 참조). 강제추행행위는 그 특성상 상해의 결과에 이르게 할 위험성이 상당히 높고, 행위자도 그러한 결과를 쉽사리 예견할 수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엄격한 기강이 요구되는 군 조직 내의 강제추행치상 범죄를 무겁게 처벌하는 것은 결과적 가중범의 책임원칙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군 기강의 확립과 전투력 유지라는 공익을 달성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정당성이 인정된다.

(4) 입법자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을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정함으로써 양형의 폭을 좁혀 놓았으나, 이는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은 할 수 있으되 집행유예는 선고하지 못하도록 입법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앞서 본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입법자의 결단은 수긍할 만하다.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이 징역 5년인 점을 고려할 때, 군 기강의 유지와 군 조직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보다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하여 유기징역형의 하한을 7년으로 하여 법정형을 정한 것이, 형벌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5) 이에 대하여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기본범죄인 ‘추행행위’ 및 형이 무거워지는 요인이 되는 ‘상해’의 행위 태양과 불법성의 정도가 다양할 수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이 법정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지나치게 높게 정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군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으로 인해 상해의 결과까지 발생하였다면, 강제추행의 정도나 상해의 경중에 관계없이 이는 군 기강과 전투력의 유지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로서 이미 그 비난가능성과 책임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가 군영 외부에서 발생하거나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가 없는 군 조직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한 경우까지 일률적으로 징역 7년 이상의 법정형을 적용하는 것이 형벌개별화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군영 밖이나 직접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있지 않은 자 사이에서 이루어진 강제추행치상 범행도 위계질서를 이용하여 범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러한 범행도 범죄로 인한 결과가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을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더하여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행위주체와 객체가 모두 군 조직 구성원이고, 군은 유사시를 대비한 전투력 유지를 본연의 임무로 하는 조직으로서 엄격한 규율체계를 생명으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행위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군영 내인지 밖인지 또는 행위자 사이에서 직접 지휘·감독 관계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규율체계가 달라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만약 군영 밖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이유로, 또는 행위자 사이에 직접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군 조직에 적용되는 규율체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군 기강의 해이로 이어질 것이고 전투력의 약화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헌재 2018. 12. 27. 2017헌바195등 참조).

(6)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을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났다거나 법정형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다.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

(1) 특정 범죄에 대한 형벌이 그 자체로는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더라도, 죄질과 보호법익이 유사한 범죄에 대한 형벌과 비교할 때 현저히 형벌체계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보장하는 헌법의 기본원리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에 있어서도 평등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사항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당해 범죄의 보호법익과 죄질로서, 보호법익이 다르면 법정형의 내용이 다를 수 있고, 보호법익이 같다고 하더라도 죄질이 다르면 또 그에 따라 법정형의 내용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보호법익과 죄질이 서로 다른 둘 또는 그 이상의 범죄를 동일 선상에 놓고 그 중 어느 한 범죄의 법정형을 기준으로 하여 단순한 평면적인 비교로써 다른 범죄의 법정형의 과중 여부를 판정하여서는 아니 된다(헌재 2021. 10. 28. 2019헌바414; 헌재 2024. 7. 18. 2023헌바375 참조).

(2)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을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높게 규정한 것에 대하여 살펴본다.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범죄는 행위주체와 객체가 모두 군 조직 구성원이라는 특수한 지위를 보유해야 하고, 이들은 상명하복의 계급구조 안에서 군 조직 구성원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여 군의 전투력 유지에 기여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와 달리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는 행위주체와 객체에 아무런 제한이 없으므로, 그 성립범위가 심판대상조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넓다. 즉,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와 비교할 때, 심판대상조항은 행위주체와 객체의 법적 지위 등 구체적 구성요건이 다르고, 군의 존립목적과 군 조직의 특수성 등에 비추어 보호법익과 범죄의 죄질도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 하한을 높게 정한 것은 구성요건과 죄질 및 보호법익 등의 차이를 고려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3)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을 기본범죄를 달리하는 군인등강간치상죄, 군인등유사강간치상죄, 군인등준강간치상죄(이하 이들을 합하여 ‘군인등강간치상죄 등’이라 한다)와 동일하게 규정한 것에 대하여 살펴본다.

이들 범죄는 모두 결과적 가중범이다. 결과적 가중범은 일정한 범죄로부터 일정한 중한 결과가 발생할 빈도가 높은 경우를 추출하여 하나의 독립된 범죄유형을 규정한 것으로서, 결과적 가중범에서의 중한 결과는 ‘기본범죄에 내재하는 전형적 위험성의 현실화’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결과적 가중범을 무겁게 벌하는 이유는 단순히 중한 결과가 발생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행위자가 고의의 기본범죄에 의하여 그 범죄에 전형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위험을 주의의무에 위반하여 발생시켰기 때문이다(헌재 2018. 7. 26. 2018헌바5 참조).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와 군인등강간치상죄 등은 모두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성폭력범죄를 기본범죄로 하고, 그에 내재하는 전형적 위험성이 현실화되어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점에서 그 불법과 죄질, 결과적 가중범으로서의 가중처벌의 필요성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 즉, 강제추행, 강간, 상해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불법요소가 결합되어 위험성이 극대화된 경우를 가중처벌하기 위하여 결과적 가중범을 규정한 경우에는 강제추행을 하였는지, 강간을 하였는지 등은 결과적 가중범 전체의 불법 크기에 본질적인 차이를 가져온다고 보기 어렵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형법 제301조도 강간죄, 유사강간죄, 준강간죄, 강제추행죄를 구분하지 아니한 채 그러한 죄를 범한 자가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헌재 2015. 11. 26. 2014헌바436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기본범죄의 유사성 및 동일한 상해의 결과 발생 등을 고려하여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와 군인등강간치상죄 등을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한 것이므로, 그 범위 설정에 관한 입법자의 판단을 놓고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성을 잃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4)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와 군인등강제추행상해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규정한 것에 대하여 살펴본다.

폭행 또는 협박이라는 수단으로 타인을 강제로 추행하는 행위는 그로 인하여 상해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크고, 강제추행 행위자도 그러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다. 기본범죄인 강제추행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고 상해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인정되는 이상, 상해 결과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만으로 법정형을 반드시 달리 정하여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상해 결과에 대한 고의 유무는 구체적인 불법과 책임 및 양형에서 충분히 고려될 수 있고, 입법자가 이를 포괄할 수 있는 동일한 법정형의 범위를 설정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형벌체계상의 균형이 현저히 상실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5)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아래 6.과 같은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반대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우리 헌법은 국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려는 법치국가의 실현을 기본 이념으로 하고 있고, 법치국가의 개념은 범죄에 대한 법정형을 정함에 있어 죄질과 그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 사이에 적절한 비례 관계가 지켜질 것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국가의 이념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어떤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어떠한 형벌을 과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이 무제한한 것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형벌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10조의 요구와 헌법 제37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과잉입법금지의 정신에 따라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을 설정하여 실질적 법치국가의 원리를 구현하도록 하여야 하며, 형벌이 죄질과 책임에 상응하도록 적절한 비례성을 지켜야 한다(헌재 2016. 6. 30. 2015헌바132; 헌재 2019. 2. 28. 2016헌가13 참조).

이러한 요구는 특별형법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입법취지에서 보아 중벌(重罰)주의로 대처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라 하더라도 범죄의 실태와 죄질의 경중,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 처벌규정의 보호법익 및 형벌의 범죄예방효과 등에 비추어 전체 형벌체계상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일탈함으로써 입법재량권이 헌법규정이나 헌법상의 제원리에 반하여 자의적으로 행사된 것으로 평가되는 경우에는 헌법에 반한다(헌재 2003. 11. 27. 2002헌바24; 헌재 2006. 4. 27. 2006헌가5 참조).

나. 심판대상조항은 군 조직 구성원 개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고, 군 조직의 기강을 확립하여 군의 전투력을 유지·강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군의 특성상 군 조직 구성원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치상행위는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적 법익의 침해를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높은 비난가능성과 불법성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를 그 책임에 비례하여 보다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있음은 인정할 수 있다.

다.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는 군 조직 구성원을 강제로 추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결과적 가중범이다. 그런데 판례와 실무에서 인정되는 ‘강제추행’ 및 ‘상해’의 행위 태양과 불법성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강제추행죄는 폭행·협박을 수단으로 하나, 유형력의 대소강약을 불문하고 유형력 행사 자체가 추행으로 인정되는 이른바 ‘기습추행’도 포함하고, 폭행ㆍ협박의 의미도 기존의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하는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에서 ‘상대방의 신체에 대하여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 일반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의 고지’로 변경되었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아가 강제추행죄의 추행행위에는 성적 목적을 요하지 아니하고 옷 속으로 음부나 가슴을 만지는 행위부터 옷 위로 만지는 행위, 손목과 어깨 등 성적으로 덜 민감한 신체 부위를 만지는 행위 또는 신체 접촉 부위가 작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신체에 접촉하지 않은 행위도 포함된다. 이처럼 강제추행죄는 폭행ㆍ협박이나 추행의 행위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그에 따라 불법성의 경중 역시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부터 유사강간에 비견될 정도로 중대한 것까지 그 폭이 넓다(헌재 2026. 5. 21. 2023헌가15 참조). 상해 역시 일시적으로 신체적·정신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경미한 것부터 장기간의 치료를 요하는 중대한 것까지 매우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또한 범죄의 행위주체와 객체가 모두 군 조직 구성원에 해당하더라도,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태양에 따라서는 상호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나 공동의 임무 수행 관계에 있지 않는 등 해당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가 군 조직의 지휘체계나 기강 유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처럼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는 군 조직의 질서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가 매우 낮아서 처벌의 필요성이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와 다름없는 것에서부터 반대로 매우 높은 경우까지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

결국,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는 행위주체 및 객체의 관계, 범행의 경위와 동기, 범행 장소, 폭행, 협박 또는 추행의 정도, 상해의 경중, 추행의 상습성 내지 반복성 등 여러 사정에 따라 군 조직 구성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 군 조직의 기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형사상 책임주의의 원칙상 법정형의 폭도 넓게 하여 법관이 각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그 불법성에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이 군 조직 구성원의 다른 구성원에 대한 강제추행치상행위를 통틀어 하나의 범죄로 구성하면서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으로 정하여, 폭행ㆍ협박 또는 추행과 상해의 정도, 군 조직의 질서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경우에도 정상참작감경을 하더라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3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형사정책적 이유를 고려하더라도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군인등강제추행죄의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임을 고려해볼 때, 상해 결과에 대하여 과실만 있으면 성립하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7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법정형으로 정한 것은 법관이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책임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할 수 있는 가능성을 과도하게 제한하여, 결과적으로 범죄의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의 다양성에 따라 적절한 양형을 할 수 없게 한다.

라. 군 조직 구성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신체의 안전, 군 기강 확립을 통한 전투력 확보 등의 목적은 중대하고, 그로 인하여 파생되는 해악의 크기를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는 구체적 사안에서 개별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양형 요소이다. 불법과 책임이 큰 경우 중하게 처벌하는 문제는 법정형의 ‘하한’이 아니라 ‘상한’과 관련된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은 법정형의 상한을 무기징역으로 높게 규정함으로써 충분히 중한 불법과 책임에 걸맞은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하한’은 죄질이 가장 가벼운 사안의 경우 법관이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 행위자의 책임 정도에 상응하는 낮은 선고형을 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설정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군대 내 발생하는 강제추행치상 범죄로 파생되는 해악의 크기를 일반화하여 입법자가 법정형의 하한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함으로써, 죄질이 가벼운 행위까지 모두 엄히 처벌하고, 결과적으로 죄질의 경중에 관계없이 선고형이 정해지기에 이르렀다면, 이는 형벌개별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는 범위의 법정형 설정에 실패한 것이고, 책임주의에 반하는 것이 된다(헌재 2026. 2. 26. 2024헌바422 중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의 가중처벌조항에 대한 반대의견 참조).

법관의 양형재량은 입법자가 정한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것이지만, 법관에게 양형재량을 부여한 취지는 개별 사건에서 범죄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하도록 하여 형벌개별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법정형이 과중한 나머지 선고형이 사실상 법정형의 하한에서 1회 감경한 수준의 형량으로 수렴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형벌이 구체적인 책임에 맞게 개별화되는 것이 아니라 획일화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관의 양형을 전제로 하는 법정형의 기능이 상실될 수도 있다(헌재 2023. 2. 23. 2021헌가9등; 헌재 2026. 5. 21. 2023헌가15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으로 규정하여 법관의 정상참작감경을 거치더라도 최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것은 형벌획일화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마. 군 조직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에 대하여 강제추행치상죄를 범한 경우 군 조직의 기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여 법관의 정상참작감경을 거치더라도 반드시 실형이 선고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군 기강의 유지 및 전투력 확립이라는 입법목적은 법정형의 하한을 과도하게 높이지 않더라도 달성할 수 있다. 법관은 구체적 사건에서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피해의 정도, 군 조직에 미친 영향 등 구체적 양형인자를 참작하여 개별책임에 부합하는 적정한 형을 선고할 수 있고, 군인사법에 따른 제적 등 다른 제재수단도 존재한다. 또한 성폭력범죄 피해를 입은 군 조직 구성원에 대한 보호는 법정형의 상향만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해자와 피해자의 적절한 분리, 피해회복을 위한 각종 지원, 성폭력범죄 묵인·은폐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수단이 피해 군인 등의 보호에 더 실효적일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에 대하여 유기징역형의 하한을 일률적으로 7년으로 규정한 것은 형벌의 본질상 인정되는 응보적 성격을 감안하더라도 행위자의 책임과 이에 따른 형벌 사이에 균형을 잃은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바.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청구인들은 평등원칙 위반도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에 위반되므로 그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