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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5호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25헌바298, 2026. 7. 23.]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5헌바298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5호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대리인 변호사 계승경

당 해 사 건 수원지방법원 2024노3193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

선 고 일 2026. 7. 23.

【주 문】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5 제15호 중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의‘검사’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10. 8. 04시 경 ○○시의 한 주차장에서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의 범죄사실로 벌금 1,200만 원을 선고받았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4. 5. 10. 선고 2023고단3813 판결). 이에 대하여 검사만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이하 ‘이 사건 항소’라 한다), 항소심 법원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벌금 6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고 그 약식명령이 확정된 날로부터 10년이 경과하지 않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를 저질렀으므로,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1호, 제44조 제2항이 적용되어야 하는데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2항을 적용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2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25. 10. 15. 선고 2024노3193 판결).

나. 청구인은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25. 6. 25.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5호 중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의 ‘검사’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2025. 10. 15. 기각되자(수원지방법원 2025초기3083), 2025. 11. 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5 제15호 중 형사소송법 제338조 제1항의 ‘검사’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형사소송법(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된 것)

제361조의5(항소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항소이유로 할 수 있다.

15.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사유가 있는 때

[관련조항]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338조(상소권자) ① 검사 또는 피고인은 상소를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1961. 9. 1. 법률 제705호로 개정되고, 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61조의5(공소이유) 다음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원심판결에 대한 공소이유로 할 수 있다.

15.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이유가 있는 때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검찰의 항소 여부가 예측불가능해짐에 따라 피고인의 불안정한 지위가 장기화 되고, 검사가 단순히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만으로 항소를 하게 됨으로써 불이익변경금지(형사소송법 제368조)의 취지가 몰각되므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검사의 항소를 제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헌법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검찰의 항소 여부를 예측할 수 없는 피고인과 항소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심판대상조항이 아닌 다른 이유로 검사가 항소하는 사건의 피고인과의 차별이 발생하고, 검사의 무분별한 항소권 행사로 형사재판의 조속한 종결에 대한 청구인의 기대 및 신뢰가 침해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 신뢰보호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헌법은 제27조에서 국민의 권리구제 및 분쟁해결 수단으로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는바, 실효적인 권리구제를 위해서는 우선 재판의 공정성과 절차의 적법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아울러 적절한 기간 내에 권리구제절차가 이루어지도록 재판의 신속성도 요청된다. 상당한 정도를 넘는 재판의 지연은 당사자의 법적 지위를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하여 미래의 삶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 처하게 하고, 일상적인 생활에서 정신적·신체적 활동을 제약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소송비용의 증가 등 재산적 손해도 발생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헌법 제27조 제3항 제1문은 사법절차상 기본권 중의 하나로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헌재 2009. 7. 30. 2007헌마732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하는 검사의 항소를 허용한 결과, 피고인은 제1심 판결을 다투지 않아 항소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형사 항소심 재판을 받게 됨으로써 형사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피고인인 청구인은 헌법 제27조가 정한 재판청구권, 그 중에서도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제한받게 된다.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여러 기본권이 동시에 제약을 받는 경우, 기본권 침해를 주장하는 청구인의 의도 및 기본권을 제한하는 입법자의 객관적 동기 등을 참작하여 사안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또 침해의 정도가 큰 주된 기본권을 중심으로 해서 그 제한의 한계를 따져 보아야 한다(헌재 2026. 4. 29. 2024헌바6 참조). 심판대상조항에 의하여 주로 제한되는 기본권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이므로, 그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다른 기본권의 침해 여부에 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3)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아닌 다른 이유로 검사가 항소하는 사건의 피고인들은 항소권행사 여부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여 항소에 대한 예측 및 대비가 불가능하여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과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위 청구인의 평등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4)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형사재판의 조속한 종결에 대한 청구인의 기대를 침해하므로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신뢰보호원칙은 헌법상 법치국가원리로부터 파생되는 것으로,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 기존의 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 정당한 반면,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입법으로 달성코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당사자의 신뢰가 파괴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는 경우 그러한 입법이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헌재 2026. 1. 29. 2021헌바76등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1963. 12. 13. 법률 제1500호로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이후 동일하게 유지되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청구인의 신뢰가 침해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신뢰보호원칙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나아가 살피지 아니한다.

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여부

(1) 심사기준

헌법 제27조 제3항 제1문은 "모든 국민은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의 신속 내지 효율성만을 강조하여 재판의 공정 내지 적정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실현을 위한 방법들은 헌법 규정으로부터 곧바로 도출되는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입법형성이 불가피하므로 입법자의 폭넓은 입법재량이 인정된다(헌재 1999. 9. 16. 98헌마75; 헌재 2016. 12. 29. 2016헌바144 참조). 한편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 발견자원의 합리적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상반되는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이므로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90등 참조). 재판에 있어 항소의 사유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의 문제 역시 입법정책의 문제에 속한다(헌재 2012. 5. 31. 2010헌바90등 참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심사함에 있어서는 그러한 입법형성이 현저히 불합리하고 자의적인 것으로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로 한다.

(2) 판단

(가) 어떤 행위가 유죄로 인정되면 이에 대하여 구체적인 형벌이 부과되는데, 구체적인 형벌은 법정형을 기초로 하여 법률상 가중, 감경을 한 처단형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 선고형을 정하는 과정을 통하여 결정되고, 이러한 과정을 양형이라고 부른다. 양형은 다른 사건과의 비교를 떠나 자기완결적으로 적정하여야 하므로 법관은 당해 사안에 존재하는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양형을 하여야 한다(양형의 적정성). 한편 양형은 다른 사건과 비교하였을 때 균형을 이루어야 하므로, 유사한 범죄에 대해 지역 간 양형에 차이가 난다거나, 법관 개인 편차에 의해 양형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을 지양하여야 한다(양형의 형평성). 양형은 궁극적으로 개별사건의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죄와 책임에 상응하는 적정한 형벌을 실현하는 동시에 동질 또는 유사한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들에 대해 형평에 맞는 형벌을 부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나) 양형의 원칙은 행위자의 책임을 기초로 하되 형벌의 부과에 따른 장래의 범죄 예방 및 행위자의 재사회화도 고려하는 것이고, 법관은 일정한 판단지침에 기초하여 양형의 조건 내지 양형의 요소들을 참작하여 피고인에게 구체적인 형량을 선고하게 된다. 그런데 ① 양형판단은 재판의 일부인 이상 기본적인 오판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② 책임과 예방이라는 양형의 원칙은 구체적인 사건에서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발생하며, ③ 지역이나 법관에 따라 불균형한 양형이 선고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제1심 법관의 적정한 양형을 유도하고, 양형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항소심이 제1심에 대한 양형통제기능을 수행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형사소송의 주체이자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에게 제1심 판결에 대해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양형의 적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합리적 이유가 있고, 이는 항소제도의 목적과 기능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 특히, 우리 형사소송체계에서 항소심은 제1심에 대한 사후심 성격이 가미된 속심으로서, 제1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항소심의 양형심리 과정에서 새로이 현출된 자료를 종합하면 제1심의 양형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항소심은 형의 양정이 부당한 제1심 판결을 파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항소심의 이와 같은 양형 재량 역시 궁극적으로 양형의 적정성과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인바, 소송의 주체이자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가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난 제1심의 양형판단에 대해 항소할 수 있도록 하여 항소심이 이를 시정하도록 하는 것은 그 합리성이 인정된다.

또한 항소이유로서 양형부당만을 주장하는 것은 사실인정이나 법령적용에 불복이 없음을 전제한 것이고, 이 경우 항소심에서 사실인정이나 법령적용을 다투는 경우보다는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절차가 종결될 수 있다. 나아가 항소심은 판결시를 기준으로 양형판단을 하게 되므로 피고인은 제1심 판결 선고 이후 자신에게 유리한 양형자료를 제출함으로써 더 유리한 양형판단을 받을 수 있고, 검사만이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도 항소심은 제1심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할 수 있어서(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8도1092 판결 등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반드시 피고인의 이익에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형사 항소심에서 제1심을 파기하는 경우 파기사유 중 양형부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여 양형 심리를 적절히 실시하는 것이 항소심에 부과된 중요한 사명으로 인식되고 있는 우리 형사실무를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에 의해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이 수인불가능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

(라) 항소제도는 한정된 사법자원의 합리적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상반되는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관한 입법정책적 문제이다. 양형의 부당성이 현저한 경우에만 검사의 항소를 허용하는 입법대안을 생각해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은 ‘현저한 양형부당’이라는 추상적 기준으로 인해 항소 가능 여부에 관한 해석상 분쟁을 야기하여 법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또한 이는 제1심의 양형 재량을 보다 두텁게 보장하고 불필요한 검사의 항소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항소심의 제1심에 대한 양형통제기능 및 양형의 적정성과 형평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양형의 부당성이 현저한 경우로만 검사의 항소권을 제한하지 않은 입법자의 판단이 입법재량을 명백히 일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소결

이를 종합하면 검사에게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할 권한을 부여한 심판대상조항이 입법형성권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나 청구인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