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마1175 병역법 제76조 위헌확인
청 구 인 전○○
국선대리인 변호사 김미리
선 고 일 2026. 8. 27.
【주 문】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된 것) 제76조 제1항 중‘고용주는 제2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하여야 한다’부분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28. 2. 29.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계속 적용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23. 5. 2.부터 주식회사 □□(이하 ‘□□’이라 한다)에서 근무하였다. 인천병무지청장은 2023. 8. 8. □□에, ‘병역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은 임직원으로 채용될 수 없고 이를 위반하여 채용할 경우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처벌될 수 있으며, 청구인이 □□에 재직하고 있으면 알려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은 2023. 8. 11. 위 공문상의 이유로 청구인을 해고하였다.
나. 한편 청구인은 종교적 사유로 병역을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병역법위반죄로 기소되었으나, 종교적 양심을 근거로 현역 입영을 거부하는 것은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무죄판결을 선고받고(인천지방법원 2019. 6. 20. 선고 2018노4119 판결), 그 판결이 상고기각되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9도9910 판결). 이에 인천병무지청은 청구인에게 현역병 추가 입영통지를 하면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체역 편입신청 절차를 3차례에 걸쳐 안내하였으나 청구인은 대체역 편입신청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현역병으로도 입영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청구인은 2021. 4. 30. ‘현역입영 대상자인 사람으로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로부터 3일이 경과한 날까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아니하였다’는 병역법위반의 혐의로 기소되어 2021. 10. 14. 징역 1년 6월의 형을 선고받았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1고단1332). 청구인은 항소하였으나 2023. 11. 17. 기각되었고(인천지방법원 2021노3872),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이다(대법원 2023도17508).
다. 청구인은 병역법 제76조가 고용주로 하여금 ‘징집ㆍ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이하 ‘병역기피자’라 한다)을 해직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23. 10. 1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병역법 제76조 전체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으나, 그 중 청구인과 관련된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된 것) 제76조 제1항 중 ‘고용주는 제2호에 해당하는 사람이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하여야 한다’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은 다음과 같고 관련조항은 [별지]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병역법(2009. 6. 9. 법률 제9754호로 개정된 것)
제76조(병역의무 불이행자에 대한 제재) ①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고용주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임용하거나 채용할 수 없으며,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하여야 한다.
2. 징집ㆍ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
3. 청구인의 주장
심판대상조항은 병역기피자를 병역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개인사업자 등이 운영하는 사업체에 취업하지 못하게 하거나 해직하도록 하여 직업선택의 자유,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양심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한다.
청구인은 병역법위반의 혐의로 기소되어 아직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지 아니하였는데 취업제한이라는 불이익을 받게 되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무죄추정원칙에 반한다.
청구인과 같은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징집ㆍ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에 해당하지 않는 점, 병역법은 병역기피자에 대하여 형사처벌 조항을 두고 있는 점, 심판대상조항은 병역기피자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취업을 제한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광범위하고 과도하게 제한함으로써 청구인의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고 있으므로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금지 원칙에 반한다.
4. 병역기피자에 대한 취업제한(해직), 형사처벌 및 대체복무제
가. 병역기피자 취업제한(해직) 제도의 연혁
(1) 한국전쟁 이후 병력 규모가 증가하면서 개인의 병역의무가 가중되는 한편, 의무부과의 형평성은 담보되지 않자 군필자들의 불만은 누적되었다. 1960년 군필자들이 공직에서 병역미필 공무원을 축출할 것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일어났고, 1961. 6. 11. 당시 내각사무처장은 9천여 명의 병역미필 공무원에 대한 해면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병역미필 공무원에 대한 해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1961. 6. 20. 법률 제627호로 ‘병역의무 미필자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되었다. 이 법은 ‘대한민국의 남자로서 병역법이 정하는 현역복무를 필하지 아니한 자를 공직으로부터 해면’함을 목적으로 한 법으로서(제1조), 국가공무원, 지방공무원 및 국영 또는 정부관리기업체의 임직원에 대하여 적용되었다(제2조). 이 법은 1961. 12. 3. 법률 제789호로 개정되면서 적용대상을 각급사립학교의 교직원까지 포함시키는 한편, 징병검사에서 병역면제 판정을 받거나 정당하게 입영을 연기한 자 등 해면의 예외를 확대하였다.
이후 1962. 10. 1. 법률 제1163호로 병역법이 전부개정되면서 ‘병역의무 미필자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폐지되고, 병역법 제94조에서 병역의무 미필자에 대한 취업제한을 규율하게 되었다.
(2) 구 병역법(1962. 10. 1. 법률 제1163호로 전부개정되고, 1965. 7. 1. 법률 제170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는 징병검사, 입영 또는 응소의 의무를 정당한 사유 없이 이행하지 아니한 자는 그 이행하지 아니하는 기간 공무원이나 기업체 또는 공공단체의 임직원으로 취임하거나 관허업에 종사할 수 없도록 규정하였다. 폐지된 ‘병역의무 미필자에 관한 특별조치법’은 이미 임용된 자에 대한 해면을 내용으로 하는 반면, 구 병역법 제94조는 취업제한을 명문화하면서도 이미 임용 또는 취업한 자에 대한 처리 문제는 규정하지 않았으며, 취업제한을 기업체까지 확대하였다.
1970. 12. 31. 법률 제2259호로 병역법이 전부개정되면서 제94조는 제70조 제1항으로 조문의 위치가 변경되었으며 그 내용은 "고용주는 이 법의 규정에 의한 징병검사ㆍ입영 또는 소집의 명령을 받고 정당한 이유없이 기피한 자와 재영중 군무를 이탈한 자에 대하여는 그 기피 또는 군무이탈한 기간중은 공무원이나 임ㆍ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라고 개정되었다.
병역법 제70조 제1항은 1973. 1. 30. 법률 제2454호로 개정되면서 ‘임용 또는 채용되어 재직 중인 자에게 기피 또는 군무이탈의 사실이 있을 때에는 다른 법령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해직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어 취업제한뿐만 아니라 해직에 관한 내용이 규정되었다.
1983. 12. 31. 법률 제3696호로 병역법이 전부개정되면서 조문의 위치가 제66조 제1항으로 변경되었으며, 징병검사 기피자, 징집ㆍ소집 기피자, 군복무 이탈자를 각 호로 나누어 규정하였다. 1993. 12. 31. 법률 제4685호로 병역법이 전부개정되면서 조문의 위치가 제76조 제1항으로 변경되고 취업제한 대상자에 ‘공익근무요원복무를 이탈하고 있는 사람’이 추가되었으며(제3호, 2013. 6. 4. 법률 제11849호로 개정되면서 ‘공익근무요원’이 ‘사회복무요원’으로 변경됨),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2019. 12. 31. 법률 제16852호로 병역법이 개정되면서 ‘대체복무요원 복무를 이탈하고 있는 사람’도 추가되어(제3호) 현재에 이르고 있다.
(3) 한편 병역기피자에 대한 채용금지 및 해직 의무를 위반한 고용주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병역법 제93조 제1항). 고용주에 대한 형사처벌은 병역법에 취업제한 규정이 처음 들어온 1962. 10. 1. 법률 제1163호 전부개정 당시부터 규정되어 있었다. 당시 구 병역법 제102조는 병역기피자를 그 정을 알면서 사용한 자는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만 원 이상 1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였으며(제102조), 이후 여러 차례의 개정을 통해 조문의 위치가 변경되고 벌금 액수가 상향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나. 병역기피자 취업제한(해직) 제도의 내용
(1)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고용주는 ① 병역판정검사, 재병역판정검사 또는 확인신체검사를 기피하고 있는 사람, ② 징집ㆍ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 ③ 군복무 및 사회복무요원 또는 대체복무요원 복무를 이탈하고 있는 사람을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임용하거나 채용할 수 없으며, 재직 중인 경우에는 해직하여야 한다(병역법 제76조 제1항).
‘징집’이란 국가가 병역의무자에게 현역에 복무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하고, ‘소집’이란 국가가 병역의무자 또는 지원에 의한 병역복무자 중 예비역, 보충역, 전시근로역 또는 대체역에 대하여 현역 복무 외의 군복무의무 또는 공익분야에서의 복무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병역법 제2조 제1항 제1호, 제2호). ‘병역기피자’란 병역법 제87조 제3항, 제88조, 제90조에 규정된 병역의무부과 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검사를 받지 아니하거나 입영(소집)하지 아니한 사람을 말한다(병무사범 예방 및 조사에 관한 규정 제3조 제2호).
(2)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고용주가 병역의무자를 공무원이나 임직원으로 채용하려는 경우에는 전자정부법에 따른 행정정보의 공동이용을 통하여 병적증명서를 확인하거나, 지방병무청장에게 병적조회를 하거나 또는 병역의무자로부터 병역증ㆍ전역증 또는 병적증명서를 제출받아 병역기피 또는 군복무 및 사회복무요원ㆍ대체복무요원 등의 복무이탈 사실이 없는지를 확인하여야 한다(병역법 시행령 제154조 제1항).
병무청장은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 대하여 병역의무자의 병역이행사항 확인ㆍ점검에 필요한 자료의 제공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병역법 제81조 제2항). 또한 병무청장은 병역의무자를 고용하고 있는 고용주에 대하여 병역법령 위반사실 확인에 필요한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거나 사실에 관하여 질문할 수 있다(병역법 제81조 제3항). 병역법 시행령은 이때 요청 또는 요구할 수 있는 자료로 ‘병역법 제76조에 규정된 사항의 이행 여부 확인에 필요한 자료’를 규정하고 있다(제159조 제2항 제1호).
병무청장은 병무사범의 취업(재직)사항 확인을 위하여 분기 1회 이상 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조회대상자 명단을 받아 국민연금공단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근로복지공단 등 유관 기관에 조회하고 제공받은 취업 이력 등의 조회결과 정보를 지방병무청장에게 송부할 수 있고, 지방병무청장은 병무사범의 조사(정리)를 위하여 분기 1회 이상 국민연금공단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근로복지공단 등 유관 기관과 협조하여 취업(재직)사항 등을 확인하여야 한다(병무사범 예방 및 조사에 관한 규정 제8조 제1항, 제2항). 지방병무청장은 병역법 제76조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공무원, 공공기관의 임직원,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근로자 중 어느 하나로 임용되거나 채용중인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장 또는 고용주에게 해직하도록 통보하여야 하고, 고용주가 통보에도 불구하고 해직하지 아니할 경우 지방병무청장은 관할 수사기관의 장에게 해당 고용주를 고발하여야 한다(같은 조 제7항, 제8항). 고용주가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람을 임직원으로 채용하거나 재직 중인 사람을 해직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상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병역법 제93조 제1항).
다.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처벌
병역법은 병역을 기피하는 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의무부과 통지서 수령을 거부한 경우에는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제85조),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도망가거나 신체를 손상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제86조), 병역판정검사 통지서 등을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판정검사 등을 받지 아니하는 경우 등에는 6개월 이하의 징역에(제87조 제3항), 현역입영 또는 소집통지서를 받고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일정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제88조 제1항 본문) 처해진다.
병역기피 등 범죄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하여 병역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병역판정검사나 입영 또는 소집 의무는 36세부터 면제되며, 면제된 사람(대체복무요원 소집 의무가 면제된 사람은 제외한다)은 전시근로역에 편입한다(제71조 제1항 본문). 다만 제71조 제1항 단서 각 호의 경우에는 38세부터 면제되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판정검사, 현역병입영 또는 사회복무요원ㆍ대체복무요원 소집 등을 기피한 사실이 있거나 기피하고 있는 사람’은 여기에 해당한다(제71조 제1항 단서 제1호).
한편, 1년 6개월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형의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전시근로역에 편입될 수 있고(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2호,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 제1항 제2호 가목) 이 경우 입영 또는 소집의 의무에서 면제되지만, 2024. 7. 2. 병역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법 제88조 제1항 각 호의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 등은 전시근로역에 편입될 수 없게 되었다(병역법 시행령 제136조 제8항, 제9항 신설).
라. 대체복무제 마련
헌법재판소는 2018. 6. 28. 병역의 종류에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아니한 병역법 제5조 제1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고(헌재 2018. 6. 28. 2011헌바379등 참조), 이에 따라 2019. 12. 31. 대체복무제도를 규정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이하 ‘대체역법’이라 한다)이 제정되었다.
이후 대체복무기관을 ‘교정시설’로 한정한 대체역법 시행령 제18조, 대체복무요원의 복무기간을 ‘36개월’로 정한 대체역법 제18조 제1항, 대체복무요원으로 하여금 ‘합숙’하여 복무하도록 한 대체역법 제21조 제2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현역병 복무의 실질적 강도와 현역 등의 복무를 대신하여 병역을 이행한다는 대체복무제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위 조항들로 인한 고역의 정도가 지나치게 과도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도저히 대체복무를 선택하기 어렵게 만든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대체복무요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그 청구를 기각하였다(헌재 2024. 5. 30. 2021헌마117등 참조).
5.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는 직업‘선택’의 자유만이 아니라 직업과 관련된 종합적이고 포괄적인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또한 직업의 자유는 독립적 형태의 직업활동뿐만 아니라 고용된 형태의 종속적인 직업활동도 보장한다. 따라서 직업선택의 자유는 직장선택의 자유를 포함하며, 이는 개인이 그 선택한 직업분야에서 구체적인 취업의 기회를 가지거나, 이미 형성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거나 포기하는 데에 있어 국가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선택ㆍ결정을 보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헌재 2002. 11. 28. 2001헌바50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국가가 고용주로 하여금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자인 청구인이 이미 형성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데에 있어 국가의 방해를 받지 않을 자유가 침해되는지가 문제된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기로 한다.
청구인은 그밖에 심판대상조항이 행복추구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나, 심판대상조항과 관련하여 보다 밀접한 기본권인 직업선택의 자유의 침해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는 이상 다른 기본권의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2)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이 무죄추정원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 제27조 제4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무죄추정원칙은, 피고인이나 피의자를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죄 있는 사람에 준하여 취급함으로써 법률적ㆍ사실적 측면에서 유ㆍ무형의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헌재 2015. 9. 24. 2012헌바302; 헌재 2023. 3. 23. 2018헌바433등 참조), 여기서 불이익이란 유죄를 근거로 그에 대하여 사회적 비난 내지 기타 응보적 의미의 차별 취급을 가하는 유죄 인정의 효과로서의 불이익을 뜻한다(헌재 2005. 5. 26. 2002헌마699등; 헌재 2015. 2. 26. 2012헌바435 참조).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전혀 다른 별개의 절차로, 병역기피자의 병역의무 이행 확보를 위해 병역기피자를 고용한 고용주로 하여금 그 직에서 해직하도록 하는 것에 불과하고, 청구인이 병역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공소제기되어 형사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해직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유죄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죄 있는 자에 준하여 취급한 것이라 볼 수는 없으므로 무죄추정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하였는지 여부를 다투는 병역의무자가 형사재판에서 유ㆍ무죄 여부가 확정되기 전에도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됨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하여는 그것이 입법목적에 비추어 과도한 것인지 즉,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의 문제로 함께 살펴본다.
나.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여부
(1)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오영준의 헌법불합치 의견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헌법 제5조 제2항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국군의 신성한 의무라고 규정하면서, 제39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여 국가안전보장을 실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국방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을 위하여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을 밝히면서 제76조 제1항에서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대통령에게 국가긴급권을 부여하는 등 ‘국가의 안전보장’을 중대한 헌법적 법익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의 안전보장’은 국가의 존립과 영토의 보존, 국민의 생명ㆍ안전의 수호는 물론, 모든 국민이 자유를 행사하기 위한 기본적 전제조건이므로 헌법이 이를 명문으로 규정하는가와 관계없이 헌법상 인정되는 중대한 법익이며, 국방의 의무는 국가의 안전보장을 실현하기 위하여 헌법이 채택한 중요한 수단이다(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심판대상조항은 고용주로 하여금 취업 중인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도록 규정하여, 병역기피자로서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만 취업할 수 있게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병역의무의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함으로써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병역제도 하에서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성을 기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위와 같은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나) 침해의 최소성
1)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 자체의 불가피성
가) 국민개병 제도와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병역제도 하에서는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공평하고 공정한 징집이라는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병역의무자가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헌법이 제15조에서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누리는 것과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관계에 있다. 병역의무자가 병역법에 따른 병역의무의 이행을 위하여 징집 등에 응할 경우 필연적으로 재직 중인 직장에 계속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므로, 병역의무자가 징집 등에 응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는 의미 속에는 병역의무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가 일시적으로 제한된다는 것이 당연히 내포되어 있다. 실제로 병역의무자들은 대부분 20대 초반의 나이에 상당한 의무복무기간(18개월에서 21개월) 동안 학업을 중단하거나 안정적 직업 및 직업훈련의 기회를 포기한 채 병역에 복무하여야 하며, 훈련에 수반되는 각종의 총기사고나 폭발물사고와 같은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당사자들은 병역의무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 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기도 한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공평하고 공정한 의무부과라는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의무이행 확보수단이 필요하다(헌재 2011. 8. 30. 2008헌가22등 참조).
나)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병역의무가 이를 부담하는 자들에게 상당한 희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에는 병역의무를 기피한 자에 대하여 형사적인 제재를 하는 것과 함께 병역의무 이행 담보를 위한 다양한 수단이 강구될 필요성이 크다. 이에 병역법은 병역을 기피하는 자를 형사처벌로 제재하는 것과는 별개로 병역기피자에 대한 국외여행허가 제한(제70조 제2항), 병역기피자에 대한 취업제한이나 해직, 관허업의 특허등 금지(제76조) 등을 규정하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은 병역기피자가 취업을 하고 있는 경우 고용주로 하여금 그를 해직하도록 하고 있다. 병역기피자가 취업하고 있는 경우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병역법령상 취업에 따른 정당한 연기 사유가 없는 경우에도 사실상 이를 연기 받는 혜택을 누리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병역판정검사 등 각종 검사와 입영 및 소집이 면제되는 연령에 도달하여 사실상 병역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병역법 제71조 제1항). 이는 병역의무자들 사이에 현저한 불공평을 낳아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정의를 무너뜨리게 되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취업한 자에 대한 해직이 부득이하게 필요하다.
다) 다만 병역법위반죄에 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고용주로 하여금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런데 형사처벌과 해직은 모두 병역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별개의 수단이고, 병역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들은 순차적으로 또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재판 중이라 하더라도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고용주로 하여금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도록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라) 또한 병역의무가 국민의 보편적 의무인 이상, 그 병역기피자가 취업을 어디에 하고 있는지에 따라 병역의무 이행 여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고, 해직을 통해 병역의무의 이행을 확보할 필요성은 공적 영역에서나 사적 영역에서나 모두 동일하다. 또한 공적 영역보다 사적 영역에 취업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므로, 사적 영역에 고용되었다는 이유로 병역의무 이행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그대로 용인한다면 병역의무 이행에 있어 현저한 불공정이 초래되고 병역의무 이행이 담보될 수 없을 것이다.
마) 따라서 병역기피자에 대하여 병역법위반죄의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그를 해직하도록 하는 것 자체는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공평하고 공정한 징집이라는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 할 것이다.
2) 절차적 보장의 부재
가) 심판대상조항은 고용주로 하여금 병역기피자를 반드시 해직하도록 하고 있고, 해직된 병역기피자는 병역법 제76조 제1항에 따라 다시 취업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병역기피자가 입은 불이익은 매우 중대하다. 더구나 해직은 병역기피자에 대한 병역법위반죄의 유죄판결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이루어진다.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는 입법목적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의 해직, 즉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자에 대하여만 해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입법적 조치가 제대로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하였는지 여부를 다투는 병역의무자에게 의견 및 자료 제출 등을 통해 소명하고 다툴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부여되어야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이러한 절차적 보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나) 심판대상조항은 위와 같은 해직에 이르는 과정이 오로지 고용주와 병역의무자 사이에서 사법상의 행위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규율하고 있다. 그러나 병역의무자가 해직을 당하게 되는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병역의무자가 병역기피자에 해당한다는 병무청의 판단과 병무청 훈령에 따른 고용주에 대한 해직 통보 조치이다(병무사범 예방 및 조사에 관한 규정 제8조 제7항). 병무청의 고용주에 대한 해직 통보 조치에는 병역의무자가 병역기피자에 해당한다는 판단과 그와 같은 취지를 고용주에게 통보하여 병역의무자가 해직을 당하게 함으로써 불이익을 가하려는 행정목적이 내포되어 있다.
병무청이 고용주에게 해직 통보 조치를 하는 경우, 병역의무자의 병역기피 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한 위치에 있는 고용주로서는 부득이 병역의무자를 해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고용주로서는 임직원의 병역기피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근거나 자료를 갖고 있지 않고, 병무청의 해직 통보 조치에도 불구하고 고용주가 해직을 하지 않을 경우 병무청 훈령은 고용주를 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병무사범 예방 및 조사에 관한 규정 제8조 제8항), 고용주가 병역기피자를 해직하지 않을 경우 앞서본 바와 같이 형사처벌에 처해지므로(병역법 제93조 제1항), 고용주로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병무청의 해직 통보 조치에 따를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위와 같이 병무청의 고용주에 대한 해직 통보 조치가 병역의무자에 대한 해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 및 체계에 비추어, 병무청의 병역기피 여부에 대한 판단과 그 후속 조치는 정확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고, 만일 사후적으로 병무청의 판단이 잘못된 것으로 판명된 경우 그로 인하여 병역의무자가 입는 피해는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다) 한편, 병역기피는 단순히 입영통지서 등을 송달받고 법정기간 내에 입영 등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정까지 인정되어야 한다(병역법 제88조 제1항). 여기서 정당한 사유는 일의적으로 명확하게 확정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병역의무자에게 생긴 구체적ㆍ개별적 사정 등을 기초로 하여 그에 대한 규범적 가치 판단을 거쳐야 하는 불확정 개념이므로, 정당한 사유의 유무는 병무청의 일방적 판단만으로 용이하게 확정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대법원도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는 병역기피죄의 구성요건해당성을 조각하는 사유라고 보면서, "정당한 사유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관이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불확정개념으로서, 실정법의 엄격한 적용으로 생길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를 막고 구체적 타당성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위 조항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병역법의 목적과 기능, 병역의무의 이행이 헌법을 비롯한 전체 법질서에서 가지는 위치, 사회적 현실과 시대적 상황의 변화 등은 물론 피고인이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중략) 병역의무의 부과와 구체적 병역처분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은 사정이라 하더라도, 입영하지 않은 병역의무자가 처한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정이 그로 하여금 병역의 이행을 감당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병역법 제88조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그 사정이 단순히 일시적이지 않다거나 다른 이들에게는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판시한다(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라) 위와 같이 병역의무자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입을 수 있는 불이익은 중대하고, 병역기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불확정 개념인 정당한 사유의 유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를 가리기 위하여는 병역의무자의 개별적ㆍ구체적 사정 등에 관한 사실조사와 규범적 평가를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병무청은 그 해당 여부를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병무청이 병역의무자의 병역기피 여부를 판단하고 고용주에게 해직 통보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병역의무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의견 및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을 비롯한 병역법, 병역법 시행령, 병역법 시행규칙 등을 살펴보아도 병무청이 병역기피자의 취업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유관 기관에 조회하거나 고용주에게 해직 통보하고 불응 시 고용주를 고발하도록 하는 등의 절차만이 자세히 규정되어 있을 뿐, 정작 해직 대상자인 병역의무자가 병역의무를 불이행한 사유나 경위를 소명하거나 이의할 수 있는 절차 등은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병무청장의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더라도 병무청이 병역을 기피하였다고 판단하는 병역의무자에 대한 의견청취절차나 이의절차 등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병무청의 병역기피 여부에 대한 판단과 그에 따른 후속 조치가 형사재판과 구별되는 독립된 절차여서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병무청이 형사재판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이러한 판단과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병역의무자에게 아무런 절차적 보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절차적 보장은 병역의무자에 대한 권익보호를 위하여 필요할 뿐만 아니라, 병무청 스스로도 이를 통하여 병역의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의무를 기피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과 후속 조치의 시정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고 그러한 판단과 후속 조치를 취하는데 신중과 적정을 기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판대상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하였는지 여부를 다투는 병역의무자에게 의견 및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병무청의 일방적 판단과 조치에 의하여 고용주로부터 해직을 당하는 불이익을 받게 하므로 병역의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
마)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고용주에게 해직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은 1973. 1. 30. 병역법 제70조 제1항에 도입되었으나, 그 실질적인 내용에 관하여는 큰 변화 없이 심판대상조항에 이르고 있다. 심판대상조항에서 문제되는 병역의무자에 대한 절차적 보장의 결여는 2014. 12. 30. 신설된 병역법 제81조의2의 규정이 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 등의 공개에 관하여 상세히 규정하면서 병역의무자에게 여러 절차적 보장을 하고 있는 것과 명확히 대비된다.
병역법 제81조의2는 공개되는 인적사항과 병역의무 기피 등에 대한 공개 여부를 심의하기 위하여 병역의무기피공개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두도록 하고(제2항), 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잠정 공개 대상자에게 인적사항 등의 공개 대상자임을 통지하여 소명기회를 주도록 하며, 통지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후 위원회로 하여금 잠정 공개대상자의 병역의무 이행 상황을 고려하여 공개 여부를 재심의하게 한 후 공개 대상자를 결정하도록 정한다(제3항). 나아가 위 조항에 따른 병무청장의 병역기피자에 대한 인적사항 등의 공개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8두49130 판결 참조), 공개 대상자는 위 공개결정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동일한 병역법 내에서 동일한 병역기피 여부 등에 관한 병무청의 판단과 조치를 둘러싸고, 병역법 제81조의2가 병역의무자에게 여러 절차적 보장을 하는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아무런 절차적 보장을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심판대상조항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하였는지 여부를 다투는 병역의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음을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병역법 제81조의2에 의한 병역기피자 공개 제도는 병역기피자 해당 여부 등에 관한 판단에 신중성과 정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하고 병역의무자에게 여러 절차적 보장을 함과 아울러 그 판단을 공개결정의 형식으로 함으로써 병역의무자가 그 공개결정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통하여 불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적 보장의 설계는 동일한 병역기피자를 대상으로 한 심판대상조항의 해직 제도를 입법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될 필요가 있다.
3) 소결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이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공평하고 공정한 징집이라는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심판대상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징집 등을 기피하였는지 여부를 다투는 병역의무자에게 의견 및 자료를 제출하고 소명할 기회를 전혀 부여하지 않는 등 병역의무자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서 병역의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므로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다) 법익의 균형성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는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성이라는 공익은 결코 가볍지 아니하나, 해직에 이르는 과정이 오로지 고용주와 병역의무자 사이에서 사법상의 행위로만 이루어지는 것으로 규율하고 있는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병역의무자가 해직에 이르는 과정에서 아무런 절차적 보장을 받지 못한 채 해직을 당하게 되고 재취업도 할 수 없게 됨으로써 입는 불이익은 매우 중대하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 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기피를 하였는지 여부를 다투는 병역의무자의 권익보호에 필요한 절차적 보장을 하지 아니한 채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성이라는 공익만을 일방적인 우위에 놓은 것으로 공익과 사익 간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라) 소결론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병역의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
(마) 헌법불합치결정의 필요성
앞서 본 바와 같이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공평하고 공정한 징집 등 병역상의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이상,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할 경우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 제도의 근거규정이 사라져 법적 공백 상태가 발생하게 될 것이고, 이는 해직 제도에 있어서 절차적 측면에서의 위헌성을 지적한 이 결정의 취지와는 달리 정당한 사유 없이 병역을 기피하고 있는 모든 병역기피자에 대하여 해직할 수 없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해직 과정에서 병역의무자에게 아무런 절차적 보장을 하지 아니한 점에 있는데, 이러한 위헌성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지는 1차적으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자의 몫이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기로 한다. 입법자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이 결정의 취지에 따라 개선입법을 해야 할 의무가 있고, 늦어도 2028. 2. 29.까지 심판대상조항의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하며,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2028. 3. 1.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2)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마은혁의 단순위헌 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제도를 형성함에 있어 절차적 보장을 마련하지 아니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헌법불합치 의견과 견해를 같이한다. 다만 우리는 더 나아가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 제도 자체가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헌법불합치 의견과 견해를 달리하므로,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힌다.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에 대한 판단은 위 헌법불합치의견과 같다.
(나)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1)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존재
병역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병역기피자들을 형사처벌하도록 함으로써(제85조, 제86조, 제87조 제3항, 제88조 제1항 본문)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 나아가 병역법은 병역기피자에 대하여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인적사항 등 공개(제81조의2 제1항 제2호, 제3호), 국외여행허가 제한(제70조 제2항), 관허업의 특허등 금지(제76조 제2항) 등 병역의무 이행 확보를 위한 다양한 수단들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이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처벌에 더하여 일체의 취업까지 금지하는 것은 병역기피자에게 병역의무 이행을 촉구 내지 간접강제하고 병역법위반을 억지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 지나치게 가혹하다.
2) 광범위한 해직 대상
가) 앞서 본 병역기피자 취업제한(해직) 제도의 연혁에서 알 수 있다시피 본래 위 제도는 병역의무를 불이행한 자를 공직으로부터 해면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지위에 있고(헌법 제7조) 그 병역의무 이행에 관하여 일반 사인에 비하여 보다 더 큰 책임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헌재 2007. 5. 31. 2005헌마1139 참조), 병역기피자를 공직에서 추방하는 것은 일응 수긍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공직이 아닌 사적 영역에서까지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도록 규정하여, 병역기피자로서는 병역법위반죄의 형사재판이 언제 종결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막론하고 일체의 취업이 금지된다. 또한 심판대상조항에서 해직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고용주’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공ㆍ사기업체나 공ㆍ사 단체의 장으로서 병역의무자를 고용하고 있는 자를 말하므로(병역법 제2조 제1항 제5호), 기업체의 종류나 규모를 막론하고 사실상 모든 사기업에 대한 취업기회가 박탈된다.
나)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받는 임금을 통해 생활의 기본적인 수요를 충족하고 나아가 개인의 자아와 인격을 실현할 수 있는데, 근로자가 해고되면 소득 상실로 인하여 생계의 위협을 받고, 인격발현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심판대상조항은 병역기피자의 개인적인 상황과 형편 등을 고려할 수 있는 여지를 전혀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해직하도록 규정하였으며, 취업금지 기간의 상한도 규정하지 아니하였다. 이와 같은 광범위하고 예외 없는 해직은 병역기피자의 생계유지를 어렵게 하고, 인간의 존엄에 상응하는 최소한의 물질적인 생활마저 불가능하게 할 우려가 있다. 뿐만 아니라 근로로부터의 배제는 근로자의 자존감, 정체성의 상실, 소외 등 심리적 문제와 함께 사회에서의 고립, 사회보장제도에 대한 재정적 부담의 증가 등 사회적 문제까지 야기할 수 있다.
3) 유죄 판결 확정 전의 해직
병역법 제88조 제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도 입영하지 아니하거나 소집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병역의무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지 여부는 형사재판에서 가려질 것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해직의 대상을 ‘징집ㆍ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사람’이라고만 규정하여, 병역기피자가 병역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병무청의 실무 역시 병역의무자가 입영이나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병역법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국민연금공단ㆍ국민건강보험공단ㆍ근로복지공단 등 유관 기관에 대한 조회를 통해 해당 병역의무자의 취업(재직) 사항을 확인한 후 고용주에게 해직하도록 통보하고 있다. 청구인이 해직될 당시에도 병역법위반죄에 대한 재판이 항소심에서 계속 중인 상태였다.
병역기피자에 대해 형사처벌 외에 별도의 병역의무 이행확보조치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청구인처럼 병역법위반죄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 중에 있다면, 재판이 확정된 후에 해직을 하게 하더라도 병역의무 이행확보나 병역의무부담의 형평성 차원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심판대상조항은 병역법위반죄에 대한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병역기피자를 직장에서 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해직된 이후 병역법위반죄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이미 직장을 잃은 병역기피자로서는 구제받을 방법도 없다.
4) 국가의 근로관계 존속보호 의무
헌법 제15조가 보장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는 직장선택의 자유를 포함하고, 직장선택의 자유는 개인이 그 선택한 직업분야에서 구체적인 취업의 기회를 가지거나, 이미 형성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거나 포기하는 데에 있어 국가의 방해를 받지 않는 자유로운 선택·결정을 보호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헌재 2002. 11. 28. 2001헌바50 참조). 헌법 제3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ㆍ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라고 규정하여 근로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헌법 제15조의 직업의 자유 또는 헌법 제32조의 근로의 권리, 사회국가원리 등에 근거하여 실업방지 및 부당한 해고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여야 할 국가의 의무가 도출되는데(헌재 2002. 11. 28. 2001헌바50 참조), 근로로부터의 배제가 초래할 수 있는 위험, 즉 근로자의 생계에 대한 위협, 인격발현의 기회 박탈, 그밖의 사회적 문제 등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고 해고가 공동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며 국가공동체의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해고를 제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은 근로자와 사용자 간의 의사의 합치에 의하여 성립된 근로관계의 존속을 국가가 일방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이는 실질적으로 입법에 의한 해고와 같다. 국가가 고용증진 내지 근로관계 존속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ㆍ경제적 정책을 강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일정한 근로자 집단을 병역기피자라는 이유로 고용의 영역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근로관계 존속보호 의무에 역행하는 것이다.
5) 소결
병역법은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이미 규정하고 있는 점, 심판대상조항은 공적 영역뿐만 아니라 일체의 사기업에서도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도록 하고 병역기피자의 개인적 사정을 고려할 여지를 전혀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병역기피자에 대한 형사재판의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해직하도록 한 점, 국가에게는 근로관계의 존속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해직은 이에 역행하는 점, 나아가 병역기피자의 소명이나 이의 절차 등 절차적 보장이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려는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성,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의 중대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병역기피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다) 소결론
이상과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 제도 자체는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재판소로서는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을 선고하여야 한다.
6. 결론
심판대상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은 재판관 김상환, 재판관 김형두, 재판관 정형식, 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오영준의 헌법불합치 의견과 재판관 김복형, 재판관 마은혁의 단순위헌 의견으로 나뉘어 있어 어느 의견도 독자적으로는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단서 제1호에 규정된 심판정족수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러나 단순위헌 의견도 헌법불합치 의견의 범위 내에서는 헌법불합치 의견과 견해를 같이하는 것이므로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주문과 같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선언하고, 입법자가 2028. 2. 29. 이전에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심판대상조항을 계속 적용하되, 만일 위 일자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심판대상조항은 2028. 3. 1.부터 그 효력을 상실한다. 이 결정에는 아래 7.과 같은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조한창의 기각 의견이 있다.
7.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조한창의 기각 의견
우리는 심판대상조항이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바, 아래와 같이 그 이유를 밝힌다.
가. 입법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민주국가에서 병역의무는 납세의무와 더불어 국가라는 정치적 공동체의 존립ㆍ유지를 위하여 국가 구성원인 국민에게 그 부담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으로서, 병역의무의 부과를 통하여 국가방위를 도모하는 것은 국가공동체에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헌법적 가치라 할 수 있다. 우리 헌법 제5조 제2항, 제39조는 국방과 병역의무가 지닌 이러한 헌법적 가치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헌재 2004. 8. 26. 2002헌바13 등 참조). 한편 이른바 국민개병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39조, 평등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11조에서 나오는 병역부담평등의 원칙은 헌법적 요청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그것은 다른 어느 사회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고도 절대적인 사회적 요구이다(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참조).
또한 ‘국가의 안전보장’은 국가의 존립과 영토의 보존, 국민의 생명ㆍ안전의 수호는 물론, 모든 국민이 자유를 행사하기 위한 기본적 전제조건이므로(헌재 2004. 8. 26. 2002헌가1 참조)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심판대상조항은 병역의무의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함으로써 징병제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 병역제도 하에서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성을 기하고, 궁극적으로는 ‘국가의 안전보장’이라는 헌법적 법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그 입법목적은 정당하고, 심판대상조항은 그러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임은 위 헌법불합치 의견과 같다.
나.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병역법위반죄의 유죄판결 확정 전이라도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이 불가피한 점은 위 헌법불합치의견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헌법불합치 의견과 단순위헌 의견은 심판대상조항이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에 있어 아무런 절차적 보장을 마련하지 아니한 점을 들어 위헌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는 타당하지 아니하다.
(1) 먼저 지방병무청장은 현역병입영 대상자 및 사회복무요원 소집 대상자의 입영ㆍ소집 통지서를 입영일ㆍ소집일 30일 전까지 본인에게 송달하여야 하고, 그 통지서는 병역법 시행규칙 별지 서식에 따른다(병역법 시행령 제21조 제1항, 제53조 제1항, 병역법 시행규칙 제19조, 제38조). 입영 통지서 및 소집 통지서(병역법 시행규칙 별지 제18호 및 제18호의2 서식) 등에 기재된 ‘입영(소집)대상자가 알아야 할 사항’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병역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 인적사항이 공개된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있다.
또한 2023. 5. 31. 병무청훈령 제1966호로 개정된 ‘병무사범 예방 및 조사에 관한 규정’은 제15조 제5항을 신설하여 지방병무청장은 병역기피자 또는 행방불명자를 색출하였을 경우에는 ‘병역이행 관련 유의사항 등 안내문’을 교부하도록 규정하였고, 위 훈령의 별지 제4호의4 서식인 ‘병역이행 관련 유의사항 등 안내문’에는 병역의무 불이행시 제재 및 제한 사항으로 병역법 제76조에 따라 취업ㆍ관허업이 제한됨이 명시되어 있다.
한편 지방병무청장은 병역기피자가 취업한 사실이 있는 기관 또는 업체에 ‘병무의무이행에 대한 안내 및 협조, 병역의무 불이행시의 처벌 내용, 병역법 제76조와 제81조의 규정과 관련한 안내 및 협조’ 등의 내용을 작성하여 안내하여야 한다(위 훈령 제18조 제2항).
병무청의 실무는 병역의무자에게 입영 통지서 등을 송달할 때에 입영시기 등의 회신을 받고, 회신이 없는 경우 담당자가 연락하여 사유 등을 확인하고 병역의무 불이행시 제재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병역의무자에 대한 입영 통지서 등 송달과 함께, 이후 병역의무자가 입영 등을 기피하여 병역기피자로 색출된 경우에는 ‘병역이행 관련 유의사항 등 안내문’을 통해, 덧붙여 병역기피자가 취업한 경우에는 그를 고용한 업체 등을 통해 병역법 제76조에 의한 취업 제한 내지 해직이라는 불이익에 대하여 충분히 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헌법불합치 의견 및 단순위헌 의견이 병역기피자에 대한 절차적 보장의 미비를 문제삼는 근본적인 이유는 병역의무 불이행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직장에서 해직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병역법은 최초 병역처분의 단계부터 병역의무자의 다양한 사정들을 고려하여 처분하도록 하고 있고, 이후에도 병역의무 이행에 장애가 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병역의무자의 신청에 의하여 병역처분의 변경, 의무이행일의 연기 등을 할 수 있는 절차를 보장하고 있다.
(가) 병역법은 병역판정검사에 따라 병역의무자가 신체 및 심리상태가 건강하여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판정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병역처분을 하도록 규정하여(제12조 제1항 제1호), 병역처분을 함에 있어 병역의무자의 신체 및 심리상태를 고려한다. 또한 병역법은 병역의무자의 학력과 연령 등 자질도 고려하여 병역처분을 하도록 하는 등(제14조 제1항 제1호) 병역의무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 그에 합당한 병역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나) 또한 병역법은 병역의무자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현역병입영 대상자는 전시근로역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보충역대상자는 전시근로역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제62조 제1항 제1호, 제2항). 대체역의 경우에는 대체복무요원 소집 전이면 그 소집을 면제할 수 있으며, 복무 중이면 소집 해제가 가능하다(제63조의2 제1항). 이러한 전시근로역 편입 내지 소집해제를 원하는 병역의무자는 지방병무청장에게 ‘생계유지곤란사유 병역감면원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병역법 시행령 제132조 제1항). 이와 같이 병역법은 병역의무 이행으로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이 최소화되도록 하고 있다.
(다) 또한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현역, 예비역 또는 보충역의 복무를 대신하여 병역을 이행하기 위한 대체역으로의 편입을 원하는 사람은 입영일 또는 소집일의 5일 전까지 대체역 편입신청을 할 수 있다(대체역법 제3조 제1항). 편입신청은 대체역 심사위원회의 심사ㆍ의결을 거치며, 신청인은 대체역 심사위원회가 인용 결정을 하는 날에 대체역으로 편입된다(대체역법 제4조, 제15조 제1항).
(라) 현역병ㆍ보충역 또는 대체역 등의 병역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병역처분의 변경이 가능하다. 공상ㆍ질병 또는 심신장애로 병역처분을 변경받으려는 현역병입영 대상자, 보충역, 대체역 또는 전시근로역은 병역처분변경원서를 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한다(병역법 시행령 제135조 제1항). 현역병 또는 보충역의 경우는 신체검사를 거쳐 보충역 또는 전시근로역으로 편입하거나 병역면제 처분을 받을 수 있고(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1호), 대체역의 경우에는 신체검사를 거쳐 소집 면제ㆍ해제 또는 병역면제 처분을 받을 수 있다(병역법 제65조의2 제1항).
(마) 병역판정검사 결과 현역 또는 보충역 등의 복무를 할 수 있는 신체 및 심리상태로 판정되었다 하더라도 의무이행일에 질병, 심신장애, 재난 또는 취업 등의 사유로 의무를 이행하기 어려운 사람은 그 날짜를 연기할 수 있다(병역법 제61조 제1항). 의무이행일의 연기를 받으려는 사람은 그 날짜 5일 전까지 연기원서를 지방병무청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그 사유가 갑자기 발생하여 연기원서를 제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경우에는 지방병무청장에게 전신ㆍ전화 등의 방법으로 신고한 후 3일 이내에 연기원서를 제출하여야 한다(병역법 시행령 제129조 제4항).
이때 연기할 수 있는 사유로는 질병이나 심신장애, 본인의 직계존ㆍ비속 및 배우자, 형제자매 등이 위독하거나 사망하여 본인이 아니면 간호 또는 장례 등 가사정리가 어려운 경우, 천재지변이나 그 밖의 재난, 각급 학교 입학시험에 응시하려는 경우,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 등이 있고, 통틀어 2년의 범위에서 연기할 수 있다(병역법 시행령 제129조 제1항, 제2항). 또한 국가기관ㆍ지방자치단체ㆍ공공기관 및 산업체 등에 취업하고 복무하고 있는 사람은 24세까지 의무이행일을 연기할 수 있으며 그 기간은 2년의 연기기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병역법 시행령 제129조의2 제1항).
(바) 이와 같이 우리 병역법은 병역의무자의 신체 및 심리 상태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한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특히 가족의 생계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전시근로역으로 처분하는 등 징집ㆍ소집의 의무를 면할 수 있도록 하고, 양심의 사유로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체역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병역처분 이후에도 일정한 사유가 있는 경우 병역처분 변경제도를 두고 있으며, 의무이행일에 이에 응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연기제도를 두고 있다. 그렇다면 병역의무자가 병역판정검사를 거쳐 병역처분을 받고 의무이행일에 이르기까지 이에 응할 수 없는 사정을 이유로 병역처분의 변경 또는 연기를 신청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보장되었다고 볼 수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역의무자가 만연히 징집ㆍ소집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병역의무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설사 병역기피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경우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일 것이다.
(사) 청구인의 경우도 종교적 양심을 이유로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자인바, 대체역법에 따른 대체역 편입신청을 세 차례 안내받고도 신청하지 아니하여 결국 현역병 입영대상자로 처분받았다. 청구인과 같이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현역 등의 복무가 어렵다면 대체역법에 따라 대체역으로 편입을 신청하고 대체복무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는바, 대체역 편입 신청을 하지 아니하고 현역병으로도 입영하지 아니한다면 병역의무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헌법불합치 의견 및 단순위헌 의견에서 요구하는 절차적 보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청구인의 해직 여부에 대한 결론은 달라지지 아니하였을 것이다. 청구인 역시 해직 자체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을 할 뿐, 해직 절차에 있어서 의견 제출이나 이의 등의 기회가 없었던 점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다.
이처럼 헌법불합치 의견 및 단순위헌 의견이 우려하는 병역의무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에도 직장에서 해직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통상적으로 상정하기 어려운 매우 예외적인 경우까지 고려하여 병역기피자를 위한 절차적 보호 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헌이라고 보는 것은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수단이라는 제도의 본질을 외면한 채 부수적인 사유를 들어 제도 자체가 위헌이라는 그릇된 신호를 사회에 보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3) 한편 헌법불합치 의견 및 단순위헌 의견은 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 등 공개제도와 비교하여 병역기피자 해직에 대한 절차적 보장이 미비하다고도 지적한다.
그러나 병무청장이 하는 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 등 공개는 특정인이 병역의무 기피자라는 사실을 일반 대중에게 공표하는 것인바, 공개 그 자체가 행정결정의 집행행위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8두49130 판결 참조). 반면 해직(해고)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하는바(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그 개념본질상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고용주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고용주가 병역기피자를 해직한다 하더라도 이는 행정처분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고용주의 사적 법률행위이므로, 행정처분에 있어서 요구되는 절차적 보장의 정도를 해직에 있어서 동일하게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 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 등 공개는 병역의무 기피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에게 수치심을 느끼게 하여 병역의무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려는 조치로서, 병역의무 이행과는 관련 없는 인격권 등의 기본권을 추가적으로 제한하는 처분으로 볼 수 있으나, 해직의 경우는 병역의무자가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징집 등에 응하였다 하더라도 복무하는 동안 필연적으로 제한받았을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그러하다.
(4)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병역의무의 공평한 부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그 무엇보다 높고, 그 형평성이 훼손되는 데 대한 반감도 크다(헌재 2020. 9. 24. 2016헌마889, 재판관 이선애, 재판관 이미선의 반대의견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규정하고 있는 병역기피자에 대한 해직제도는 병역자원의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성 제고를 위한 수단이므로 그 위헌성을 살펴봄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은 병역부담의 형평성을 기하고자 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으므로, 사회적 합의에 따른 면밀한 기준의 설정 없이 개개인의 개별적 사정을 들어 섣불리 그 적용의 예외를 허용한다면 병역의무 이행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병무청의 해직대상 통보 절차에 있어 병역기피자가 병역의무를 불이행한 사유나 경위, 병역기피자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 등을 소명하거나 이의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기하여 병무청이 해당 병역기피자가 해직대상에 해당하는지에 대하여 재량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한다면 해직 내지 취업제한 제도 자체의 형평성에도 큰 의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징집ㆍ소집을 기피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 소명이나 이의 기회 등을 주지 아니하고 일률적으로 해직하도록 규정한 것은 공정하고 효율적인 병역의무 이행확보와 병역의무부담의 형평성 제고를 위해 부득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5) 따라서 병역법위반죄에 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병역의무 이행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병역기피자를 해직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는 점, 병역법은 병역의무자의 신체 및 심리 상태 등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그에 합당한 병역처분을 하도록 하고 있는 점, 특히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 유지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하고 양심의 자유를 이유로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점, 사적 영역에 취업하는 경우까지 제한하지 않는다면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을 것인 점에 더하여, 병역을 기피할 경우 취업 제한 및 해직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이 충분히 고지되고 있고 일의적인 해직이 공정하고 효율적인 병역의무 이행확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볼 것이다.
다. 소결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여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