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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4항 등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25헌바93, 2026. 9. 17.]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5헌바93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4항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김○○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클라스한결

담당변호사 강정완, 권영균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23누56424 이전명령 처분 취소

선 고 일 2026. 9. 17.

【주 문】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19. 4. 23. 법률 제16376호로 개정된 것) 제14조 제4항 중‘가족묘지’에 관한 부분 및 제31조 중 같은 조 제1호 가운데 같은 법 제14조 제4항을 위반하는 경우 묘지의 이전을 명할 수 있도록 한 부분 중‘가족묘지’에 관한 부분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의 부모가 합장된 분묘 1기와 청구인의 동생인 망 김□□이 매장된 분묘 1기(이하 합하여 ‘이 사건 가족묘지’라 한다)가 남양주시 (주소 생략)에 설치되어 있다.

나. 남양주시장은 2021. 9. 28. 청구인에게 "설치허가를 받지 않고 가족묘지를 설치하여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4항을 위반하였다."라는 이유로 위 법 제31조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가족묘지에 대한 이전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청구인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2. 3. 2.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은 2022. 6. 9. 남양주시장을 상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2023. 8. 8. 이 사건 처분 중 망 김□□의 분묘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청구인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의정부지방법원 2022구합12482). 이에 청구인과 남양주시장이 모두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5. 2. 7. 남양주시장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청구인 승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청구인의 항소를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3누56424, 이하 ‘당해 사건’이라 한다).

라. 청구인은 위 항소심 계속 중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4항 및 제31조 제1호 중 제14조 제4항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은 2025. 2. 7.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24아1298). 이에 청구인은 위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2025. 3. 18.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4항 및 제31조 제1호 중 제14조 제4항 전체를 심판대상으로 삼고 있으나, 그 중 당해 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19. 4. 23. 법률 제16376호로 개정된 것, 이하 연혁에 관계없이 ‘장사법’이라 한다) 제14조 제4항 중 ‘가족묘지’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허가조항’이라 한다) 및 제31조 중 같은 조 제1호 가운데 같은 법 제14조 제4항을 위반하는 경우 묘지의 이전을 명할 수 있도록 한 부분 중 ‘가족묘지’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처분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이하 ‘이 사건 허가조항’과 ‘이 사건 처분조항’을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19. 4. 23. 법률 제16376호로 개정된 것)

제14조(사설묘지의 설치 등) ④ 가족묘지, 종중ㆍ문중묘지 또는 법인묘지를 설치ㆍ관리하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묘지를 관할하는 시장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제31조(사설묘지 설치자 등에 대한 처분) 시장등은 사설묘지ㆍ사설화장시설ㆍ사설봉안시설 및 사설자연장지의 연고자 또는 설치ㆍ조성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연고자 또는 설치ㆍ조성자에게 묘지ㆍ화장시설ㆍ봉안시설 또는 자연장지의 이전ㆍ개수, 허가취소, 시설의 폐쇄, 시설의 전부ㆍ일부의 사용 금지 또는 6개월의 범위 내에서 업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

1. 제14조 제4항 또는 제9항, 제17조 또는 제18조를 위반하여 사설묘지를 설치한 경우

[관련조항]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15. 1. 28. 법률 제13108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6. "연고자"란 사망한 자와 다음 각 목의 관계에 있는 자를 말하며, 연고자의 권리·의무는 다음 각 목의 순서로 행사한다. 다만, 순위가 같은 자녀 또는 직계비속이 2명 이상이면 최근친(最近親)의 연장자가 우선 순위를 갖는다.

가. 배우자

나. 자녀

다. 부모

라. 자녀 외의 직계비속

마. 부모 외의 직계존속

바. 형제·자매

사. 사망하기 전에 치료·보호 또는 관리하고 있었던 행정기관 또는 치료·보호기관의 장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아. 가목부터 사목까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자로서 시신이나 유골을 사실상 관리하는 자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15. 12. 29. 법률 제13660호로 개정된 것)

제4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묘지 증가에 따른 국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장·봉안 및 자연장의 장려와 위법한 분묘설치의 방지를 위한 시책을 강구·행하여야 한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4조(사설묘지의 설치 등) ① 국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아닌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묘지(이하 "사설묘지"라 한다)를 설치·관리할 수 있다.

1. 개인묘지 : 1기의 분묘 또는 해당 분묘에 매장된 자와 배우자 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2. 가족묘지 : "민법"에 따라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3. 종중·문중묘지 : 종중이나 문중 구성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4. 법인묘지 : 법인이 불특정 다수인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2019. 12. 27. 보건복지부령 제692호로 개정된 것)

제21조(행정처분 등) ① 법 제31조에 따른 행정처분의 기준은 별표 5와 같다.

■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5]

행정처분기준 (제21조 제1항 및 제22조 제2항 관련)

2. 개별기준

가. 사설묘지 설치자 등

위반행위

근거법령

행정처분 기준

1차위반

2차위반

3차위반

4차위반

1) 법 제14조 제4항 전단에 따른 가족묘지등의 설치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설치한 때

법 제31조 제1호

이전명령

시설전부의 사용금지

시설폐쇄

-

3. 청구인의 주장

가. 심판대상조항 중 ‘가족묘지’의 의미가 모호하여 명확성원칙에 반한다.

나. 가족묘지는 종중·문중묘지, 법인묘지에 비하여 설치되는 분묘의 숫자가 현저히 적을 것이 분명함에도, 심판대상조항은 가족묘지를 종중·문중묘지, 법인묘지와 같이 일률적으로 허가대상으로 하여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은 보다 낮은 단계의 제재를 강구하지 않고 가족묘지 전부에 대하여 이전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

다.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연고자’를 이전명령의 상대방으로 하는 부분은 묘지의 설치자가 아닌 연고자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점에서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의 ‘가족묘지’ 부분의 의미가 지나치게 모호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 사건 허가조항은 가족묘지를 설치·관리하려는 자에게 사전에 행정관청의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 사건 처분조항은 허가받지 않고 설치한 가족묘지에 대하여 이전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가족묘지를 자유롭게 설치 및 관리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친족의 시신을 모시며 봉제사를 하고자 하는 권리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제한되므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호되는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에서 묘지의 설치·조성자가 아닌 ‘연고자’를 대상으로 묘지의 이전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 자기책임의 원리에 위배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심판대상조항이 묘지의 설치·조성자가 아닌 연고자에게까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 부당하다거나, 이 사건 처분 상대방의 범위가 넓어 제재가 지나치다는 것으로 심판대상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아니하다. 따라서 자기책임의 원칙 위배 여부에 대해서는 과잉금지원칙 판단과정에서 함께 살펴본다.

나. 명확성원칙 위배 여부

(1) 법치국가 원리의 한 표현인 명확성의 원칙은 기본적으로 모든 기본권 제한 입법에 요구되지만, 모든 법률에 있어서 동일한 정도로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 개개의 법률이나 법조항의 성격에 따라 요구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각각의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률이 제정되게 된 배경이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명확성의 원칙을 산술적으로 엄격히 관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므로, 어느 정도의 보편적 내지 일반적 개념의 용어사용은 부득이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타 규범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명확성의 구비 여부가 가려져야 하고, 설혹 법 문언에 어느 정도의 모호함이 내포되어 있다 하더라도 법 문언이 법관의 보충적인 가치판단을 통해서 그 의미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그러한 보충적 해석이 해석자의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없다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헌재 2011. 3. 31. 2008헌바141등; 헌재 2019. 12. 27. 2018헌바161 참조).

(2)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 중 ‘가족묘지’의 의미가 불명확하여 설치시기를 달리하는 2기의 분묘까지 가족묘지에 포함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장사법 제14조 제1항 제2호에서는 가족묘지를 "민법에 따라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라고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67조는 친족을 "배우자, 혈족 및 인척"으로 정의하고, 같은 법 제777조는 친족의 범위를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및 배우자"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분묘가 ‘가족묘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민법상 친족관계 해당 여부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정할 수 있고, 설치시기에 관계없이 민법상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는 허가를 받아야 하는 가족묘지에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자연스럽다.

(3) 만일 설치시기가 같은 분묘에 한하여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경우, ‘민법에 따라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동시에 설치하는 묘지’의 경우에만 ‘가족묘지’에 해당하게 되는데, 이 경우 친족의 사망시기가 달라 순차적으로 같은 구역 안에 친족의 분묘를 설치하는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실질적인 가족묘지의 형태를 가지고 있음에도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분묘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한다는 장사법의 목적(제1조)에도 부합하지 않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가족묘지의 무분별한 설치를 적정하게 규제하기 위하여 허가를 받도록 한 심판대상조항의 취지상, 민법상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는 그 설치시기를 달리하더라도 같은 구역 내에 설치·관리하는 경우 심판대상조항에서 말하는 가족묘지에 해당한다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4) 이와 같이 심판대상조항의 문언적 의미와 관련 조항의 내용, 입법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심판대상조항 중 ‘가족묘지’의 의미는 명확히 규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설치시기와 관계없이 민법에 따라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가 같은 구역 안에 설치된 경우는 모두 ‘가족묘지’에 해당한다는 점을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할 것이다.

(5) 따라서 심판대상조항 중 ‘가족묘지’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다. 과잉금지원칙 위배 여부

(1) 입법목적의 정당성

장사법은 장사의 방법과 장사시설의 설치·조성 및 관리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장사법 제1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묘지 증가에 따른 국토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장·봉안 및 자연장의 장려와 위법한 분묘설치의 방지를 위한 시책을 강구·시행하여야 하고(장사법 제4조 제1항), 장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는 사설묘지의 설치면적, 분묘의 형태, 설치장소, 그 밖의 설치기준 등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장사법 제14조 제9항, 장사법 시행령 제15조).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보면, 심판대상조항은 가족묘지를 설치·관리하려는 자에게 장사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한 설치기준 등의 요건을 갖추어 시장등의 허가를 받을 의무를 규정하면서 허가받지 않고 설치한 가족묘지에 대하여 이전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여, 무분별한 가족묘지의 설치로 인한 국토의 훼손을 방지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 및 공공복리의 증진을 도모하며 지역주민의 보건위생상 위해 등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2) 수단의 적합성

가족묘지를 설치·관리하려는 자는 이 사건 허가조항에 따라 사전에 시장등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 시장등은 해당 가족묘지가 관계법령에 규정된 설치기준을 충족하였는지 확인하는 한편, 장사법의 입법목적을 고려하여 설치 허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가족묘지의 설치를 적정하게 관리할 수 있고, 허가받지 않고 설치한 가족묘지에 대하여는 이 사건 처분조항을 근거로 이전명령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을 통해 가족묘지를 설치·관리하려는 자에게 사전에 해당 묘지를 관할하는 시장등의 허가를 받을 의무를 규정하면서 허가받지 않고 설치한 가족묘지에 대하여 이전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은 무분별한 가족묘지 설치·관리를 통제하고 위법상태를 시정하여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3) 침해의 최소성

(가) 장사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매장지 부족 및 국토의 효율적 이용의 필요성 등에 따라 장사방법은 점차 매장중심에서 화장중심으로 변화하였다(헌재 2021. 8. 31. 2019헌바453 참조). 이에 장사법은 사설묘지를 그 성격에 따라 분류하여, 개인묘지의 경우 설치 후 신고를 요하고(장사법 제14조 제1항 제1호, 같은 조 제2항), 가족묘지·종중묘지·문중묘지는 설치에 허가를 요하고 있으며(장사법 제14조 제1항 제2호 및 제3호, 같은 조 제4항), 불특정 다수를 위한 법인묘지의 경우 묘지의 설치·관리를 목적으로 민법에 따라 설립된 재단법인에 한하여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여(장사법 제14조 제1항 제4호, 같은 조 제5항), 종류별 특성에 따라 그 위해가능성과 규모에 비례하는 설치규제를 받도록 규율하고 있다.

(나) 이 중 가족묘지는 민법에 따른 친족관계였던 자의 분묘를 같은 구역 안에 설치하는 묘지로서, 그 면적이 최대 100㎡까지 인정된다(장사법 시행령 제15조 별표2 참조). 가족묘지의 경우 30㎡를 초과할 수 없는 개인묘지(장사법 제18조 제2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더 넓은 부지의 토지가 분묘로 전용된다는 점에서, 국토의 이용에 결코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또한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화초·잔디 등의 밑이나 주변에 묻는 방식인 자연장(장사법 제2조 제3호)은 토양에 미치는 환경적 영향이 작은 반면, 매장 형태의 가족묘지는 비교적 토양환경과 보건위생에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 청구인은 최근 화장률의 증가로 이전과 같이 가족묘지를 허가제로 운영할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주장한다.

전국의 화장률은 1993년 19.1%에서 2001년 38.3%, 2005년 52.6%, 2011년 71.1%, 2016년 82.7%, 2021년 90.8%, 2024년 94%로 가파르게 상승하였다. 이처럼 화장률이 상승한 이유는 그동안 전국에서 진행된 수많은 개발 사업에 의해 실질적으로 묘지 설치가 가능한 지역이 축소된 점, 토지에 대한 재산권 행사가 강화되면서 묘지에 대한 국민의 의식이 자연스럽게 변화한 점, 장사법에 의한 분묘 설치 규제의 영향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장사방법이나 장묘문화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에 일부 변화가 생겼더라도 부모에 대한 효사상이나 조상숭배사상을 중시하는 유교 중심의 문화, 명당에 조상을 모시고자 하는 풍습과 풍수지리사상, 시신이나 유골을 땅에 묻어 장사하는 매장문화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고(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다17292 판결 참조), 2024년 한 해만 해도 매장건수는 2만 건 이상으로 그 규모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 현행 장사법도 이러한 점들을 반영하여 매장을 장사의 한 방법으로 보고 묘지 설치에 관한 규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묘지는 일단 설치하면 적어도 수십 년 동안 유지되기 때문에 분묘기수는 누적적으로 증가하기 마련이다. 즉 화장률이 계속 상승하여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지라도 일정수준의 매장수요가 꾸준히 발생한다면 분묘의 수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수 있으므로, 묘지 설치를 가급적 제한하고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화장률의 증가추이를 고려하였을 때 가족묘지를 허가제로 운영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무분별한 가족묘지 설치·관리로 인한 국토의 잠식을 방지하고 한정적인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위하여 가족묘지를 허가제로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처럼 가족묘지의 무분별한 설치·관리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관할관청이 사전에 가족묘지 설치를 파악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가족묘지 설치를 허가제로 규율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장된 후에는 사후시정조치가 용이하지 않은 묘지의 특성상 사전에 허가를 받도록 규정한 것보다 입법목적을 동등하게 달성할 수 있는 덜 침익적인 대안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족묘지를 설치·관리하고자 하는 경우 허가절차에 규정된 법률요건을 준수하여 허가권자의 검토하에 가족묘지를 설치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이 사건 허가조항이 가족묘지를 설치·관리하는 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아니다.

(라) 나아가 청구인은 허가를 받지 않고 설치한 가족묘지에 대하여 보다 낮은 단계의 제재를 강구하지 않고 가족묘지 전부에 대하여 이전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장사법 제31조 제1호는 법령을 위반하여 설치한 사설묘지와 관련하여 행정청이 발동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을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제재수단에는 묘지의 이전·개수 또는 시설 전부의 사용금지 또는 시설의 폐쇄명령 등이 있다(장사법 제31조 제1호, 같은 법 시행규칙 제21조 제1항 별표5).

이 사건 처분인 묘지이전명령은 위와 같은 여러 명령 또는 조치들 중 하나로 규정되어 있는 것으로서, 행정청은 그 다양한 수단들 중에서 개별 사안의 구체적 상황과 필요에 따라 가장 적합한 명령 또는 조치를 취할 수 있고, 그 발동에 있어서는 사설묘지의 설치경위, 종류와 규모, 위반행위의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또한 이 사건 처분조항은 단순히 ‘이전명령’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반드시 가족묘지 전부에 대한 이전명령만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다. 이는 이 사건 처분조항이 보건위생상 위해방지의 목적과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 개별 구체적 사안에 따라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이전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라 할 것이다.

결국 심판대상조항은 관할 관청이 적합한 명령과 조치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는 재량을 부여하고 있으며, 그 명령과 조치는 행정청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발동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 법령이 규정한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사유와 조건 하에 발동될 수 있는 것이다.

(마)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이전명령은 가족묘지 자체를 폐기하라는 명령이 아니라, 단지 적법한 장소로 이전하라는 명령에 불과하므로,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해 가족묘지를 자유롭게 설치 및 관리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친족의 시신을 모시며 봉제사를 하고자 하는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의 적용을 받는 자는 기본적으로 가족묘지 설치허가를 받지 않고 위법하게 가족묘지를 설치·조성한 자이고,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한 이전명령은 스스로 초래한 위법상태의 결과로 발생하는 시정조치인 것인데, 이 사건 처분보다 가벼우면서도 위법상태를 해소하고 심판대상조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대안을 생각하기 어렵다.

(바) 심판대상조항은 가족묘지의 설치·조성자 외에 연고자에 대하여도 가족묘지의 이전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사법에서 사용되고 있는 ‘연고자’ 개념이란 사망한 자의 배우자, 자녀, 부모, 자녀 외의 직계비속, 부모 외의 직계존속, 형제·자매와 사망하기 전에 치료·보호 또는 관리하고 있었던 행정기관 또는 치료·보호기관의 장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그리고 기타 시신이나 유골을 사실상 관리하는 자를 말하고, 연고자의 권리·의무는 장사법 제2조 제16호 각 목에 열거된 순서에 따라 행사된다(장사법 제2조 제16호). 즉 위 각 목에 열거된 자 모두가 연고자로서의 권리·의무를 행사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선순위 연고자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후순위 연고자가 그 권리·의무를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므로, 사망한 자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연고자만이 연고자로서의 권리·의무를 행사하게 된다.

연고자의 주된 권리로서, 분묘의 연고자는 분묘의 설치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분묘의 설치기간이 종료된 분묘 및 관련시설물을 처리할 수 있다(장사법 제19조 제2항, 같은 법 제20조 제1항 내지 제3항). 그리고 분묘에 매장된 시신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도 있다(장사법 제27조 제1항). 이처럼 연고자는 분묘를 관리·처리할 권한을 가지는 등 분묘에 대하여 실질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그리고 심판대상조항을 위반하여 설치된 가족묘지는 일회적 위반행위로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가족묘지가 존속하는 한 위법상태가 계속해서 지속되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설치·조성자가 현존하지 않을 수도 있는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위법상태의 해소를 위하여 가족묘지의 설치·조성자 뿐만 아니라 연고자를 상대로 위법한 묘지의 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심판대상조항은 위법상태 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분묘에 대한 권리·의무를 행사하는 연고자에게 이전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가족묘지의 연고자도 해당 가족묘지에 관하여 법적·사실적 처분권을 가질 수 있고, 연고자를 상대로 위법하게 설치된 가족묘지의 이전을 명할 필요성도 인정되므로, 심판대상조항에서 연고자도 이전명령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자기책임의 원칙에 위배된다거나 침해의 최소성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사)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보건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가족묘지의 설치·관리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하고 있는 것이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4) 법익의 균형성

(가) 심판대상조항에 근거하여 이전명령을 받은 상대방은 허가받지 않고 위법하게 설치한 가족묘지를 적법한 장소로 이전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므로, 가족묘지를 자유롭게 설치 및 관리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친족의 시신을 모시며 봉제사를 하고자 하는 권리의 본질적인 부분이 훼손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반면, 허가받지 않은 가족묘지가 무분별하게 설치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보건위생상 위해,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하게 되므로 허가받지 않은 가족묘지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과 이를 사전에 예방할 공익상의 필요가 있다.

(다)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보건위생상 위해방지 또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공익에 비해 심판대상조항에 따른 이 사건 처분에 의해 가족묘지의 이전을 해야 하는 사람이 받는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으므로, 법익의 균형성 역시 충족한다.

(5) 소결

심판대상조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