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등 위헌소원
【전문】
【당 사 자】
사 건 2023헌바47, 48, 49, 50, 51, 52, 392, 393, 394, 395, 396, 397, 398, 399, 400, 401, 402, 403, 404, 405, 406, 407(병합)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별지1 청구인 명단과 같음
당 해 사 건 별지2 당해 사건 목록과 같음
선 고 일 2026. 10. 22.
【주 문】
1. 폐기물관리법(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된 것) 제49조 제2항 제3호 중제48조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유한회사 □□(이하 ‘□□’이라 한다)은 점토점결 폐주물사, 광재(제강슬래그), 무기성오니(적토, 석분) 등을 영업대상 폐기물로 하여 폐기물 종합재활용업 허가를 받은 회사이다.
나. [별지 1] 청구인 명단 기재 청구인들(이하 ‘청구인들’이라 한다)은, 화학점결 폐주물사가 □□의 영업대상 폐기물이 아니었음에도, 2011. 2.경부터 2015. 9.경까지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화학점결 폐주물사의 처리를 □□에 위탁하였다.
다. □□은 청구인들로부터 위탁받은 화학점결 폐주물사를 사용하여 성토재를 만들어 ○○시 (주소 생략) 임야 등에 위치한 폐석산(이하 ‘이 사건 폐석산’이라 한다)에 매립하였는데, 그곳에서 침출수가 발생하여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등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였다.
라. ○○시장은 2021. 5.경부터 2021. 7.경까지, 침출수 누출 등으로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어 긴급하게 조치를 실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폐기물 처리에 대한 조치명령 등을 내리지 아니하고 대집행을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한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에 근거하여, 이 사건 폐석산에 부적정처리된 폐기물의 이적처리 및 복개공사 등 대집행(이하 ‘이 사건 대집행’이라 한다)을 실시하였다.
마. 이후 ○○시장은 2021. 7. 26. 청구인들에게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행정대집행법 제5조에 따라 이 사건 대집행에 소요된 비용을 2021. 8. 26.까지 납부하라는 내용의 비용납부명령(이하 ‘이 사건 납부명령’이라 한다)을 각 하였다.
바. 청구인들은 이 사건 납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각 제기하고, [별지 2] 당해 사건 목록 기재 사건(이하 ‘각 당해 사건’이라 한다) 소송 계속 중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각하되자 위 법률조항들에 대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각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은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제3항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다. 그러나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은 같은 항 제3호에 해당하는 경우에 같은 법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2항·제3항 또는 제48조에 따른 명령을 내리지 아니하고 대집행을 할 수 있고 위 각 조항에 따른 명령대상자로부터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는 규정인데, 청구인들은 그 중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따른 명령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납부명령을 받았으므로, 이 부분 심판대상을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 중 제48조에 관한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폐기물관리법(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된 것) 제49조 제2항 제3호 중 제48조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긴급조항’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제49조 제3항(이하 ‘이 사건 징수권보전조항’이라 하고, 이 사건 긴급조항과 합하여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폐기물관리법(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된 것)
제49조(대집행)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대집행기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2항·제3항 또는 제48조에 따른 명령을 내리지 아니하고 대집행을 할 수 있다. 이 경우 대집행기관은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2항·제3항 또는 제48조에 따른 명령대상자(제1호의 경우에는 대집행절차 도중 또는 완료 이후에 확인된 명령대상자를 말한다)로부터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
3. 대집행기관이 침출수 누출, 화재 발생 등으로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등 명령의 내용이 되는 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긴급하게 실시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③ 대집행기관은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2항·제3항 또는 제48조에 따른 명령을 내린 경우 또는 제1항 및 제2항의 대집행절차가 개시된 경우 징수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법원에 재산조회, 가압류 신청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관련조항]
구 폐기물관리법(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되고, 2025. 10. 1. 법률 제210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8조(폐기물 처리에 대한 조치명령 등) ① 환경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부적정처리폐기물(제13조에 따른 폐기물의 처리 기준과 방법 또는 제13조의2에 따른 폐기물의 재활용 원칙 및 준수사항에 맞지 아니하게 처리되거나 제8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버려지거나 매립되는 폐기물을 말한다. 이하 같다)이 발생하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이하 "조치명령대상자"라 한다)에게 기간을 정하여 폐기물의 처리방법 변경, 폐기물의 처리 또는 반입 정지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1. 부적정처리폐기물을 발생시킨 자
2. 부적정처리폐기물이 처리된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 또는 운영을 제5조 제2항에 따른 수탁자에게 위탁한 자
3. 부적정처리폐기물의 처리를 제15조의2 제3항 또는 제18조 제1항에 따라 위탁한 음식물류 폐기물 배출자 또는 사업장폐기물배출자. 다만,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한 자가 제15조의2 제3항·제5항, 제17조 제1항 제3호 또는 제18조의2 제3항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거나 그 밖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한정한다.
4. 부적정처리폐기물의 발생부터 최종처분에 이르기까지 배출, 수집·운반, 보관, 재활용 및 처분과정에 관여한 자
5. 부적정처리폐기물과 관련하여 제18조 제3항을 위반하여 폐기물 인계·인수에 관한 사항과 폐기물처리현장정보를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에 입력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입력한 자
6. 제1호부터 제5호까지의 규정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 부적정처리폐기물의 발생 원인이 된 행위를 할 것을 요구·의뢰·교사한 자 또는 그 행위에 협력한 자
7.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사업장폐기물배출자에 대하여 제17조 제8항 또는 제9항에 따라 권리·의무를 승계한 자
8. 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폐기물처리업자,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자 또는 폐기물처리 신고자에 대하여 제33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따라 권리·의무를 승계한 자
9. 부적정처리폐기물을 직접 처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자기 소유의 토지 사용을 허용한 경우 부적정처리폐기물이 버려지거나 매립된 토지의 소유자
구 폐기물관리법(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고, 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대집행) 환경부장관, 시ㆍ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2항ㆍ제3항 또는 제48조에 따른 명령을 받은 자가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대집행(代執行)을 하고 그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
구 폐기물관리법(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되고, 2025. 10. 1. 법률 제210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9조(대집행) ① 환경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하 "대집행기관"이라 한다)은 제39조의2, 제39조의3, 제40조 제2항·제3항 또는 제48조에 따른 명령을 받은 자가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대집행(代執行)을 하고 그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
폐기물관리법 부칙(2019. 11. 26. 법률 제16614호)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5조 제3항 및 제4항, 제30조, 제30조의2, 제39조 제1항 제10호, 제61조 제5호의2, 제65조 제19호의2·제19호의3, 제66조 제12호의2부터 제12호의5까지 및 제68조 제1항 제1호의2·제3호의4의 개정규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3조(행정처분기준에 관한 경과조치) 이 법 시행 전의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처분(과징금 부과처분을 포함한다)에 관하여는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
3. 청구인들의 주장
가. 청구인들이 □□에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한 시기는 2015. 9. 이전인데, ○○시장은 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신설된 이 사건 긴급조항에 따라 대집행을 실시하고 그 비용의 납부를 명하였다. 이 사건 긴급조항은 법 시행 전에 종료된 위반행위에 대하여 대집행기관이 조치명령을 내리지 아니하고 대집행 및 비용징수를 가능하도록 하므로 소급입법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
나. 이 사건 징수권보전조항은 위와 같은 소급적인 비용징수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법원에 재산조회, 가압류 신청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되고, 행정대집행법에 따라 국세징수법의 예에 의하여 대집행비용을 징수할 수 있는데도 민사집행법상의 수단을 부가하고 있으므로 체계정합성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재산권을 침해한다.
4. 이 사건 징수권보전조항에 대한 판단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의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 어떠한 법률이 재판의 전제가 된다는 것은 그 법률이 당해 사건에 적용될 법률이어야 하고 그 위헌 여부에 따라 재판의 주문이 달라지거나 재판의 내용과 효력에 관한 법률적 의미가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헌재 1995. 7. 21. 93헌바46 참조).
이 사건 징수권보전조항은 대집행비용 징수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법원에 재산조회, 가압류 신청을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각 당해 사건은 대집행비용 납부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사건으로, 이 사건 징수권보전조항은 각 당해 사건에 적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수권보전조항은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그에 대한 이 부분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이 사건 긴급조항에 대한 판단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긴급조항은, 폐기물관리법 제49조 제2항 제3호에 해당하는 경우에, 같은 법 제17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의무 등을 위반하여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한 사업장폐기물배출자 등에 대하여 대집행기관이 같은 법 제48조에 따른 조치명령을 내리지 아니하고 대집행을 하고 그 비용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다. 폐기물관리법을 위반하여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한 사업장폐기물배출자는 이 사건 긴급조항으로 인하여 대집행기관에 대집행비용을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므로, 이 사건 긴급조항은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재산권을 제한한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긴급조항이 소급입법에 해당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나. 재산권 침해 여부
(1) 소급입법금지원칙 위반 여부
헌법 제13조 제2항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소급입법’은 신법이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 아니면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나 법률관계에 적용되는지에 따라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헌법상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특단의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반면,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 요청 사이의 교량 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입법형성권에 일정한 제한을 가하게 된다는 데 차이가 있다(헌재 2012. 8. 23. 2010헌바28; 헌재 2022. 10. 27. 2019헌바44 참조).
이 사건 긴급조항은 과거의 폐기물관리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사후적으로 제재처분을 부과하는 규정이 아니다. 이 사건 긴급조항은 폐기물관리법 제48조의 조치명령 대상이 되는 폐기물관리법 위반행위로 인한 침출수 누출, 화재 발생 등으로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행정청이 이러한 위해를 방지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하여 조치명령을 생략한 채 조치명령으로 할 수 있는 조치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긴급하게 실시하고 그 비용을 징수할 수 있도록 마련된 조항이다.
폐기물이 이 사건 긴급조항 시행 전에 처리되었더라도 그 시행 이후에도 계속하여 방치되거나 매립되어 있는 상태에 있다면, 이는 종료되지 않고 현재 진행 중인 사실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긴급조항이 헌법 제13조 제2항이 규정하는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반될 여지는 없고, 다만 청구인들이 이 사건 긴급조항 시행 전에 기존의 법적 상태에 대하여 가졌던 신뢰를 법치국가의 관점에서 헌법적으로 보호해 주어야 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신뢰보호의 원칙은 헌법상 법치국가의 원칙으로부터 파생되는 것으로서,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 시 구법질서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도 정당하며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입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당사자의 신뢰의 파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 그러한 새 입법은 신뢰보호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헌재 2010. 10. 28. 2009헌바67). 신뢰보호원칙의 위배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침해받은 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중한 정도, 신뢰가 손상된 정도, 신뢰침해의 방법 등과 다른 한편으로는 새 입법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종합적으로 비교·형량하여야 한다(헌재 2008. 9. 25. 2007헌바74).
(가) 신뢰에 대한 보호가치
1) 이 사건 긴급조항이 신설되기 전 구 폐기물관리법(2010. 7. 23. 법률 제10389호로 개정되고, 2019. 11. 26. 법률 제166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9조는 대집행과 관련하여, 관할 행정청은 같은 법 제48조 등에 따른 명령을 받은 자가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대집행을 하고 그 비용을 징수할 수 있다는 규정만을 두고 있었다. 즉, 관할 행정청은 폐기물이 불법으로 매립된 경우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한 사업장폐기물배출자 등에게 폐기물관리법 제48조에 따라 기간을 정하여 폐기물의 처리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하고, 그 명령이 이행되지 아니한 경우에 대집행을 할 수 있었다. 이에 사업장폐기물배출자는 대집행에 앞선 조치명령을 통해 자신이 해야 할 폐기물 처리의 내용을 사전에 확인하여 직접 그 의무를 이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나아가 부과된 의무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경우 불복절차를 거칠 수 있었다.
2) 법률은 현실상황의 변화나 입법정책의 변경 등으로 개정될 수 있고 이는 일반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국민은 현재의 법적 상태가 항상 지속되리라고 신뢰할 수는 없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이 바뀌는 경우 구법의 존속에 대한 신뢰가치가 그리 크다고는 할 수 없다(헌재 2004. 8. 26. 2003헌마337; 헌재 2013. 6. 27. 2011헌마315등 참조). 특히, 폐기물관리법과 같이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이라는 공익에 기초하여 공법상 의무를 부담지우는 법률의 경우에는 환경오염의 심각성 및 신속한 환경 개선의 필요성 등 사회적 상황에 따라 새로운 법적 규율을 가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구법에 대한 신뢰가치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로 폐기물관리법의 개정 과정을 보면, 환경보전의 정책적 필요에 따라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책임이 점차 강화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폐기물은 장기간 방치될수록 토양, 수질, 대기 등 생활환경 전반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하고 복구비용 또한 막대해지므로 신속한 제거가 매우 중요하다는 특징도 있다. 이에 더하여, 이 사건 폐석산의 사례와 같이, 방치된 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폐기물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실효적 수단이 강구되어 온 점 등을 감안하면, 대집행에 앞서 조치명령이 내려질 것이라는 청구인들의 신뢰 내지 기대가 언제나 절대적인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폐기물관리법의 개정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방치된 폐기물로 인해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그 위해를 신속히 제거하기 위하여 조치명령 없이 긴급하게 대집행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율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볼 것이다.
(나) 침해의 방법과 정도
이 사건 긴급조항은 구 폐기물관리법 제49조의 대집행과 비교할 때,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조치명령을 생략할 수 있도록 절차적 요건을 완화한 것에 그칠 뿐, 대집행의 범위나 비용을 가중하지 않는다. 나아가 이 사건 긴급조항은 조치명령을 생략할 수 있는 경우를 침출수 누출, 화재 발생 등으로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때로 한정하고, 조치의 일부에 대해서만 대집행을 할 수도 있게 하는 등 그 요건과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긴급조항은 부적정폐기물의 처리에 관하여 조치책임을 부담하는 사업장폐기물배출자에게 적용되는데, 이들은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기 전에 스스로 폐기물을 제거함으로써 대집행 및 비용징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긴급조항 시행 전에 폐기물의 처리를 위탁한 사업장폐기물배출자에게 이 사건 긴급조항을 적용하는 것이 가혹한 부담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
(다) 공익의 중대성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국민의 환경권보장과 국가와 국민의 환경보전의무를 선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보전에 관한 국민의 권리·의무와 국가의 책무를 명확히 하고 환경정책의 기본 사항을 정하여 환경오염과 환경훼손을 예방하고 환경을 적정하고 지속가능하게 관리·보전함으로써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함을 목적으로 환경정책기본법이 제정·시행되고 있고(제1조), 특히 폐기물과 관련해서는 폐기물의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고 발생한 폐기물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함으로써 환경보전과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폐기물관리법이 제정·시행되고 있다(제1조).
주민의 건강 또는 주변 환경에 심각한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경우 폐기물을 신속히 제거하여 주민의 건강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호하고, 폐기물 처리의 지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방지하려는 공익은 매우 중대하다. 특히 침출수가 누출되거나 화재가 발생한 때와 같은 경우 등에는, 조치명령을 내리고 이행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해를 발생시키고 폐기물의 처리를 어렵게 할 수 있다. 반면, 부적정처리폐기물의 발생에 책임이 있는 사업장폐기물배출자로서는 대집행의 실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므로, 기존 대집행제도에 대한 그의 신뢰가 크게 보호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와 같은 공익이 사업장폐기물배출자의 신뢰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라) 소결
이 사건 긴급조항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긴급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고, 청구인들의 나머지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