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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결정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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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유예처분취소

[전원재판부 2012헌마598, 2013. 7. 25.]

【판시사항】

청구인이 사업장에서 위험성 있는 작업이 이루어지리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데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혐의를 인정한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본 사례

【결정요지】

피재자가 수행한 작업이 그 작업범위를 벗어나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고, 과거에 그와 같은 작업이 작업내용에 포함되거나 담당공무원으로부터 지시된 적이 없었던 점, 큰 나무를 베어 토막 내는 일은 지시된 작업내용과 무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재자가 작업범위를 벗어나 나무를 베어 이를 토막 내는 작업을 하리라는 사정을 청구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방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데도, 피청구인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범죄혐의의 인정에 필요한 중요사실에 관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률적 판단을 잘못한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

【참조조문】

헌법 제10조, 제11조
산업안전보건법(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된 것) 제71조, 제67조 제1호
산업안전보건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된 것) 제23조 제2항, 제4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1. 7. 6. 고용노동부령 제30호로 개정된 것) 제386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도379 판결
대법원 2008. 8. 11. 선고 2007도7987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1906 판결

【전문】

[당사자]


청 구 인김○기대리인 변호사 이주해

피청구인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검사


[주문]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2012형제426호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의사건에서 피청구인이 2012. 4. 10.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피청구인은 청구인에 대하여 피의사실은 인정되지만, ‘청구인이 초범이고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 정상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2012. 4. 10.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2012형제426호, 다음부터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면장으로서 사업주인 삼척시를 위하여 ○○면에 배정된 주거환경 및 환경개선사업(다음부터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다. 청구인은 2011. 11. 21. 14:00경 삼척시 ○○면 ○○리 산18-11에서 이○호가 오전에 벌목한 나무를 토막 내는 작업을 함에 있어 나무가 아래로 구를 위험이 있었으므로 구름멈춤대나 쐐기 등을 이용하여 중량물의 동요나 이동을 조절하는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위험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2) 이에 청구인은 2012. 7. 6. 이 사건 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이며, 피의사실에 적용되는 처벌조항과 관련법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산업안전보건법(2009. 2. 6. 법률 제9434호로 개정된 것)

제71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66조의2, 제67조, 제67조의2 또는 제68조부터 제70조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7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제23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 제24조 제1항, 제26조 제1항, 제28조 제1항, 제33조 제1항, 제37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제38조의4 제1항 또는 제52조 제2항을 위반한 자


산업안전보건법(2010. 6. 4. 법률 제10339호로 개정된 것)

제23조(안전조치) ②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④제1항부터제3항까지의규정에따라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11. 7. 6. 고용노동부령 제30호로 개정된 것)

제386조(경사면에서의 중량물 취급) 사업주는 경사면에서 드럼통 등의 중량물을 취급하는 경우에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1.구름멈춤대ㆍ쐐기 등을 이용하여 중량물의 동요나 이동을 조절할 것


2. 청구인의 주장요지

청구인은 이○호에게 나무를 벌목하거나 경사진 곳에서 이를 토막 내는 작업을 지시한 바 없고, 이러한 작업은 이 사건 사업의 작업범위를 벗어나는 것이어서 청구인으로서는 이○호가 위와 같은 위험성 있는 작업을 하리라는 사정을 전혀 알 수 없었으므로 청구인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3. 쟁점의 정리

가.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23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요건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에 따라 행위자에게 위 법 제67조, 제23조 제2항 위반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행위자가 그 사업장에서 제23조 제2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행위자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어야 하고, 단지 그 사업장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8. 11. 선고 2007도7987 판결; 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6도37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ㆍ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위 죄는 성립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09도1190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에서 이○호의 사망 당시 벌목 또는 중량물 취급에 따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사실은 명백하다. 다만 청구인은 이○호가 위험성 있는 작업을 하리라는 사정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23조 제2항 위반죄는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 있는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할 것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이○호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수목을 베어 토막 내는 작업을 하리라는 점을 청구인이 당시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에 있다.


4. 판 단

가. 기본적인 사실관계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이○호는 2011. 9. 1. 사업주인 삼척시와 이 사건 사업에 관하여 근로일을 주 3일, 임금을 1일 35,00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사업은 구 행정안전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삼척시가 시행하는 ‘2011년 하반기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 중 ○○면에 배정된 공공근로 사업으로서, 마을 갓길, 골목길, 공원 등의 환경정비를 위한 ‘쓰레기 줍기, 풀 뽑기, 잡목(잔가지)치기’ 등을 주된 작업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한 근로자는, 이○호가 사고 당시 80세이었던 것을 비롯하여 대부분 60세 이상의 고령인 사람들이다.


(2) 이○호는 이 사건 사업 전에도 2010년 상반기 및 하반기 그리고 2011년 상반기 지역공동체일자리사업에 참여하여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다.


(3)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작업지시와 현장 교육 등의 업무는 ○○면 소속 공무원인 신○모가 담당하였다. 신○모는 구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근로자들 중에서 지정된 관리요원인 정○노를 통하여 구체적인 작업지시와 안전지도를 하였다. 면장인 청구인은 신○모로부터 작업내용 등을 보고받고 그가 작성한 현장 작업ㆍ교육일지를 결재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지휘ㆍ관리하였다.


(4)그런데 이○호는 2011. 11. 21. 삼척시 ○○면 ○○리 산18-11 마을물탱크 주변에서 도로변 경사로에 있던 버드나무를 잡목 제거 용도로 신○모로부터 받은 톱으로 쓰러뜨린 다음 경사로 아래쪽에서 쓰러진 나무를 절단하던 중, 지름 약 33㎝, 길이 약 3.4m, 무게 약 30㎏의 크기로 잘려진 나무가 그가 있는 쪽으로 구르면서 약 5m 아래의 배수구로 굴러 떨어져 사망하였다.


나. 위험성 있는 작업수행에 관한 인식이 인정되는지 여부

우선 이○호가 구체적인 지시 없이 작업범위를 벗어나 수목을 베어 토막 내는 작업을 하였다는 점에 들어맞는 자료로는, ‘나무를 베라는 지시가 없었는데도 이○호가 보기 싫다면서 나무를 베어 잘라내었다’는 취지의 동료 근로자 황○섭의 진술을 비롯하여 작업장 관리요원으로서 구체적인 작업을 지시하였던 정○노와 담당공무원인 신○모의 진술이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사업은 취업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근로 사업으로서 그 작업내용이 풀 뽑기, 잡목(잔가지) 제거, 쓰레기 줍기 등 단순노무에 국한되었으며, 참여자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고령으로서 이들에게 큰 나무 벌목과 같은 강도 높은 작업이 지시되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황○섭 등의 진술은 믿을 수 있다. 한편, 이○호는 이 사건 사업 전인 2010년 상반기 및 하반기 그리고 2011년 상반기 사업에도 참여하여 사업에 따른 작업의 내용과 범위를 숙지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이○호가 수행한 작업이 그 작업범위에 벗어나 임의로 이루어진 것이고, 과거에 그와 같은 작업이 작업내용에 포함되거나 담당공무원으로부터 지시된 적이 없었던 점, 큰 나무를 베어 토막 내는 일은 지시된 작업내용과 무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호가 작업범위를 벗어나 나무를 베어 이를 토막 내는 작업을 하리라는 사정을 청구인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방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청구인이 이 사건 사업을 시행하는 사업주인 삼척시의 하부행정기관장으로서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 피청구인이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범죄혐의의 인정에 필요한 중요사실에 관한 수사를 다하지 아니하였거나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23조 제2항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률적 판단을 잘못한 자의적인 처분이라고 인정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5.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