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농지개량조합법 제40조 등 위헌소원 (제54조)
【전문】
사 건 2003헌바74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40조 등 위헌소원
청 구 인 한○기 외 6인
대리인 변호사 김 선 수, 김 진
당해사건 수원지방법원 2002가단105694 퇴직금
[주 문]
구 농지개량조합법(1996. 8. 8. 법률 제5153호로 개정되어 1999. 2. 5. 법률 제5759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40조, 제54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당해사건의 피고인 농업기반공사는 종래의 농어촌진흥공사와 농지개량조합(이하 “농조”라고 한다) 및 농조 연합회가 통합되어 1999. 12. 27. 설립되었으며, 위 3개 기관의 재산과 채권ㆍ채무 기타 권리ㆍ의무를 포괄승계하였다(농업기반공사및농지관리기금법 부칙 제9조 제1항). 청구인들은 모두 1975년부터 1979년 사이에 구 전북농조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군복무를 마쳤고 그 기간 동안 휴직처리가 되었으며, 위와 같은 통합 후 농업기반공사의 익산지사에 근무하고 있다.
(2) 한편, 농업기반공사는 위와 같이 3개 기관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전국의 모든 농조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 1999. 12. 31.자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후, 다음해 3월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그런데 농업기반공사는 청구인들의 중간정산 퇴직금을 산정, 지급함에 있어 그 근속연수 중 군복무로 인한 휴직기간을 제외하였다.
(3) 이에 청구인들은, 위와 같이 군복무로 인한 휴직기간을 근속연수에서 제외하여 퇴직금을 산정하는 것은 ‘재직기간 중 병역복무를 위하여 징집 또는 소집되었을 때를 근속연수에 포함한다’는 구 전북농조 단체협약 제43조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농업기반공사를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2002가단105694호로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고, 그 소송계속 중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40조 및 제54조가 단체교섭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자, 2003. 9. 17.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심판대상 및 관련규정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구 농지개량조합법(1996. 8. 8. 법률 제5153호로 개정되어 1999. 2. 5. 법률 제5759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40조, 제54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며, 그 규정 및 관련규정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심판대상
법 제40조(임ㆍ직원의 복무규율 등) 조합의 조직, 임원 및 직원의 복무와 보수, 직원의 임용에 관하여는 농림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조합장이 정한다.
제54조(예산) ①조합은 회계연도마다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작성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쳐 회계연도 개시 1월 전까지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②조합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도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관련규정
법 제43조(경비의 부과) ①조합은 그 사업에 필요한 경비에 충당하기 위하여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원에게 금전을 부과하거나 그 기반시설의 유지ㆍ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조합원에게 노역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다.
제45조(조합운영경비에 대한 지원) ①제44조의 규정에 의하여 부과한 조합비로 조합이 필요한 경비를 전부 충당할 수 없을 때에는 그 부족한 금액은 국고에서 이를 보조한다.
②제1항의 국고보조에 대한 세부절차는 농림부령으로 정한다.
제57조(차입금) ①조합은 조합운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장기차입 또는 일시차입을 할 수 있다. 다만, 국가ㆍ지방자치단체로부터의 차입금 또는 제83조의 규정에 의한 농지개량조합자립육성금고로부터의 융자금은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지 아니하고 이를 차입하거나 융자받을 수 있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일시차입금은 당해연도에 상환하여야 한다. 다만, 조합이 현금의 부족으로 인하여 당해연도에 그 일시차입금을 상환할 수 없는 경우로서 조합의 결산서에 이를 반영하여 농림부장관에게 보고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58조(결산) ①조합은 회계연도마다 결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여 총회의 승인을 얻어 다음해 4월 30일까지 농림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
②조합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결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농림부장관에게 보고한 때에는 그 개요를 공고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기준의 효력) ①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
②근로계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무효로 된 부분은 단체협약에 정한 기준에 의한다.
2. 청구인들의 주장,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이유 및 이해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들의 주장요지
(1) 평등권ㆍ인간의 존엄성ㆍ행복추구권ㆍ직업선택의 자유ㆍ근로의 권리의 침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농조의 근로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여도 그 효력이 농림부장관의 의사에 따라 좌우되므로 다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 비하여 불리하게 취급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단체협약의 주체도 아닌 제3자인 농림부장관의 의사에 의하여 단체협약의 효력이 좌우됨으로써 청구인들의 독립적 인격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고, 근로자들의 사회ㆍ경제적 지위향상을 인위적으로 단절시킴으로써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며, 농조의 근로자들을 다른 기업의 근로자들과 차별하여 불리하게 취급함으로써 청구인들의 직업선택 및 종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노동법의 원칙에 위배되는 규정을 두어 결과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일자리를 잃게 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였다.
(2) 단체교섭권의 침해
헌법 제33조가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이를 규정하는 명확한 법률에 의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감독관청의 기능과 예산작성의 절차를 규율하고 있을 뿐, 단체협약의 효력을 제한하는 취지의 명확한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가사 위 규정들을 단체협약의 효력을 제한하는 규정들로 본다고 하더라도 단체교섭권 제한의 목적과 수단 사이의 적정성을 갖추지 못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며, 나아가 단체협약의 효력을 농림부장관의 승인에 의존하게 되면 단체교섭의 양 당사자들이 근로조건을 공동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원리를 위반하여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
나. 법원의 위헌제청신청 기각결정의 이유요지
농조와 그 직원과의 관계는 공법상 특별권력관계이고 주요 사업이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공익성을 띠고 있는 점 등 조합의 조직, 재산의 형성ㆍ유지 및 그 목적과 활동 전반에 나타나는 매우 짙은 공적인 성격을 고려하면, 농조는 공법인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조합예산의 변경을 가져오는 단체협약은 총회의 결의 및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거쳐야만 효력이 발생한다고 해석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취지, 지금까지의 농조의 운영실태 및 농조의 공법인으로서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의 평등권,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 근로의 권리 등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감독관청이 통상 공공부문의 임금관련 예산을 승인함에 있어서는 공공복리 차원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하며, 이러한 예산승인 행위는 정부투자기관관리기본법 등에 그 근거를 두고 있고 이러한 법률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기본권의 일반적 유보조항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법리가 공법인의 경우에도 적용되어 감독관청이 공공복리 차원에서 공법인의 설립법에 의하여 단체교섭권에 제한을 가할 수 있고, 단체협약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감독관청의 승인이 필요하며 그 효력은 승인시점에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고 할지라도, 그러한 해석이 조합 노사간의 단체협약체결권 자체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다. 농림부장관 및 농업기반공사의 의견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나 기준은 명확할 뿐만 아니라, 단체교섭권의 제한과 관련하여 농조의 공법인으로서의 특수성, 운영의 현황 등에 비추어 농조의 건전한 운영을 위하여 감독관청의 예산승인권은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며, 행정부의 국가예산 집행에 대한 감독이라는 헌법적 요청에 비추어 볼 때, 임금의 상승으로 인한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변경하는 경우 총회의 의결과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는 외에 다른 적절한 수단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농조의 근로자와 일반 사기업의 근로자가 단체교섭 등과 관련하여 간접적으로 차별을 받게 된다고 하여도, 이는 합리적인 이유에 따른 것이지 자의적인 차별이라고 볼 수 없어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근로의 권리, 직업선택의 자유의 보호영역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으므로 청구인들의 위 권리를 침해할 수가 없으며, 가사 이와 관련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준수하고 있다.
3.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이 사건 법률조항은, 농조 임직원의 보수는 농림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조합장이 정하고 농조는 회계연도마다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작성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국가가 농조 조합장의 권한행사 및 농조의 운영을 통제하기 위하여 마련한 것으로서 단순한 내부절차규정이 아닌 효력규정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농조가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지 않은 채 보수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농조가 총회의 의결 및 농림부장관의 승인 없이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보수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참조). 그런데, 이와 같이 농조와 노동조합간의 단체협약에 근거하여 보수에 관한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농림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해석하는 경우, 농조와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의 이행 여부가 노사관계에 있어서는 제3자적 지위에 있는 농림부장관의 승인에 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되어 단체협약의 효력이 제한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농조가 농림부장관의 승인 없이 농조 근로자의 보수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의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농조 근로자들의 근로3권, 그 중에서도 단체교섭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이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유사한 규정형식과 효력을 갖는 구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 제31조와 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에 대한 각 위헌소원 사건에서,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동조합과 공단 사이에 맺은 단체협약이 관련부처 장관의 승인을 얻을 경우에만 효력을 가질 수 있게 규정한 위 조항들이 공공부문 근로자 중 비공무원인 위 공단 근로자의 단체교섭권과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하므로 동 조항들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는바(헌재 2004. 8. 26. 2003헌바28, 판례집 16-2상, 240; 헌재 2004. 8. 26. 2003헌바58등, 판례집 16-2상, 260), 위 선례의 결정취지는 이 사건에 있어서도 타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결정이유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합헌인 이유를 아래와 같이 밝힌다.
(1) 농조의 특성
(가) 농조의 설립 목적과 조합원의 구성
농조는 기반정비사업을 수행하고 그 조합구역 안의 기반시설을 효과적으로 유지ㆍ관리함으로써 그 조합원의 농업생산력 향상과 경제적 자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법인이다(법 제8조. 헌재 2000. 11. 30. 99헌마190, 판례집 12-2, 325, 340 참조). 조합원 자격을 가진 자 20인 이상이 발기인이 되어 농조를 설립하게 되므로 농조의 결성이 법적으로 강제되지 아니하나, 조합구역 내에 조합원 자격이 있는 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동의하지 않은 조합원 자격 있는 자까지도 모두 조합원으로 자동 가입되고(법 제9조 제1항, 제18조 제1항), 조합구역에 새로 편입된 구역 내의 조합원 자격 있는 자는 그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합원이 되며(법 제18조 제3항), 조합원은 그 자격을 상실하지 아니하고는 조합에서 임의로 탈퇴할 수 없다(법 제18조 제4항ㆍ제5항, 제47조 제1항).
(나) 농조의 업무
농조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기반정비사업, 기반시설의 유지ㆍ관리 및 이용에 관한 사업, 농사개량사업, 농지 또는 농지의 보전ㆍ이용에 필요한 시설의 재해복구, 수익사업, 기타 조합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을 행한다(법 제41조 제1항). 그 중에서도 농조의 가장 주요한 사업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정비ㆍ유지ㆍ관리로서, 이는 농업생산성의 향상 등 그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한 것만이 아니고 수해의 방지 및 수자원의 적정한 관리 등 일반 국민들에게도 영향을 직접 미치는 고도의 공익성을 띠고 있다.
(다) 자금의 조달
조합원은 조합의 경비에 충당될 조합비를 부담하나 조합비는 그가 받은 이익에 상응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시설이용료의 성격을 띠고 있고(법 제43조, 제44조, 제46조), 조합원들이 그들에 대한 조합비 등 부과금을 체납한 경우 지방세체납처분의 예에 의하여 징수한다(법 제51조). 조합비로 경비를 전부 충당할 수 없을 때에는 그 부족한 금액을 국고에서 보조받는데, 국고보조에 관한 세부절차는 농림부령으로 정한다(법 제45조).
한편, 농조는 조합운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 장기차입 또는 일시차입을 할 수 있는데 위 일시차입금은 당해연도에 상환하여야 한다. 다만, 조합이 현금의 부족으로 인하여 당해연도에 그 일시차입금을 상환할 수 없는 경우로서 조합의 결산서에 이를 반영하여 농림부장관에게 보고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법 제57조).
(라) 농조 운영에 있어 국가의 관여와 감독
농조는 사업계획 및 예산ㆍ결산 등 농조의 관리 및 운영 전반에 관하여 국가의 엄격한 관리ㆍ감독을 받는다.
먼저, 농림부장관은 농조와 농조 연합회를 지도ㆍ감독하며, 농조와 농조 연합회의 기반정비사업과 기반시설의 유지ㆍ관리ㆍ이용에 필요한 명령과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또한, 농림부장관은 조합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에 대하여 경영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법 제89조). 나아가, 조합원 중 10분의 1 이상이 농조의 업무집행에 대하여 농림부장관에게 검사를 청구할 수 있는데, 위 청구를 받을 경우 농림부장관은 조합의 사업 또는 회계상황을 검사하고 그 결과 위반사실이 있을 때에는 그 시정을 명할 수 있으며 관계 임원의 개선을 명할 수도 있다(법 제95, 제96조).
한편, 농조는 회계연도마다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작성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쳐 당해 회계연도 개시 1월전까지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법 제54조), 회계연도마다 결산보고서 및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여 총회의 승인을 얻어 다음 해 4월 30일까지 농림부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한다(법 제58조). 또한, 조합장은 조합의 회계, 조합의 임원 및 직원의 재정보증과 조합의 조직, 임원 및 직원의 복무와 보수, 직원의 임용 등에 관하여 농림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따라 조합장이 정한다(법 제59조, 제40조).
(마) 소결
앞에서 본 여러 가지 농조의 특성을 종합하면, 농조의 직원들은 정부조직에 종사하면서 공무원 관련법규의 적용을 받는 공무원은 아니나, 농조가 공법인으로서 고도의 공익적 비영리 사업을 수행하며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보조기관으로서 업무나 예산에 대한 정부의 감독과 통제가 비교적 엄격한 점에서, 공공성과 기업성을 겸유하는 공기업 근로자와 공무원의 중간영역에 위치한다고 볼 것이다.
(2) 단체교섭권의 침해 여부
(가)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ㆍ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근로자가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단결하고, 사용자와 집단적으로 교섭하며 나아가 그 교섭이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아니할 경우에 단체행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헌법상 부여하고 있다.
헌법 제33조 제1항의 근로3권은 자유권적 성격과 사회권적 성격을 함께 지닌 기본권으로서, 그 보장취지는 근로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단체교섭을 통하여 자율적으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근로자 및 그 단체의 본질적인 활동의 자유인 단체교섭권에는 ‘단체협약체결권’이 포함되어 있다.
(나) 그런데,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은 어떠한 제약도 허용되지 아니하는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라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이 가능하며, 그 제한은 노동기본권의 보장과 공익상의 필요를 구체적인 경우마다 비교형량하여 양자가 서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된다(헌재 1998. 2. 27. 94헌바13등, 판례집 10-1, 32, 46 참조). 그러므로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입법을 함에 있어서도 기본권제한입법의 헌법적 한계인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1)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
농조는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 아니라 고도의 공익적 사업을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공법인으로서 매년 국가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보조받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농조 조합장의 권한행사 및 농조운영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통하여 기반정비사업을 수행하고 그 조합구역 안의 기반시설을 효과적으로 유지ㆍ관리하려는 농조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도모하고, 국고와 연결되는 인사ㆍ보수 등과 관련하여 방만한 운영이 발생하지 않도록 농조에 대한 농림부장관의 지도ㆍ감독 권한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농조가 인사 및 보수에 관한 사항을 정하거나 변경함에 있어 농조의 공익성에 반한다거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집행이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농림부장관이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경우에 당해 규정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정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2) 최소침해성 및 법익균형성
농조의 단체협약 중 보수ㆍ인사에 관한 사항은 당사자 사이의 단순한 단체협약이라는 의미를 넘어 국고부담의 증가를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농조의 사업계획과 예산의 변경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데, 만약 농조 조합장이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고 임금이나 퇴직금을 인상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고 이것이 그대로 이행된다면 사업계획 및 예산의 통제를 위한 제반 법규정의 의미가 반감되고 농조에 대한 국가의 감독ㆍ규제도 전반적으로 불가능해진다. 또한, 이미 편성된 예산의 범위를 벗어나는 단체협약으로 인하여 운영비가 증가하여 사업비를 삭감하게 되면 이는 극단적으로 공익사업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또 다른 공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보수ㆍ인사에 관한 사항을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이를 변경하는 경우에도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것은 불가피한 제한이라고 할 것이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인사 및 보수에 관한 단체교섭권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지만, 인사 및 보수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주무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당해 단체협약은 온전히 효력을 발생하게 되며, 인사 및 보수에 관한 규정을 농림부장관이 승인하지 않는 경우에도 장관의 불승인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으로 다툴 수 있으므로 농림부장관의 자의적인 불승인에 대하여 이를 시정할 방법이 있다. 또한, 조직ㆍ복무와 보수 및 직원의 임용에 관한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사항에 대하여는 농림부장관의 승인 없이도 단체협약의 효력이 직접적으로 발생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평등권의 침해 여부
평등권 내지는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요구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농조는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목적을 가진 공법인으로서의 특수성을 가지며, 농조의 예산ㆍ결산 등 농조의 관리 및 운영 전반에 관하여 국가의 엄격한 관리ㆍ감독을 받고 있다. 또한 농조는 매년 국가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보조받고 있으며 농조의 재정적자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농조는 사기업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서, 이를 다르게 취급하였다고 하여 농조의 노동조합이 다른 사기업의 노동조합에 비하여 차별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농조가 사기업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하더라도, 헌법 제11조의 평등의 원칙은 일체의 차별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과 법의 적용에 있어서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상대적 평등을 뜻하는바(헌재 1994. 2. 24. 92헌바43, 판례집 6-1, 72, 75), 농조의 경우 다른 사기업과는 달리 직원들의 보수에 관한 단체협약 사항에 대하여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앞에서 본 농조의 특수한 성격에 비추어 이와 같은 차별을 합리화할 정당한 목적과 합리적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청구인들을 비롯한 농조 직원들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4) 소결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말미암아 농조가 농림부장관의 승인 없이 농조 근로자의 보수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맺은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농조의 성격 및 설립목적의 공공성, 업무 및 예산에 대한 정부의 관여와 감독의 필요성에 비추어 그 제한의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 역시 적정하며, 단체교섭권에 대한 제한의 정도가 농조의 공익성에 비추어 합리적인 범위 내라고 할 수 있으므로,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간접적으로 단체협약의 효력이 제약됨으로써 청구인들의 단체교섭권이 일부 제한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나게 청구인들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나아가 평등권 및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 직업선택의 자유, 근로의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
4.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전효숙의 아래 5.와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재판관 전원의 의견일치에 의한 것이다.
5. 재판관 송인준, 재판관 전효숙의 반대의견
우리는 이 사건 법률 조항이 합헌이라는 법정의견과 견해를 달리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다만, 우리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유사한 규정 형식과 효력을 갖는 국민건강보험법 제27조와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법 제24조에 대한 각각의 위헌소원 사건에서 이미 위 법률조항들의 위헌성에 대하여 그 이유를 상세히 밝힌 바 있으므로(헌재 2004. 8. 26. 2003헌바28 결정 및 헌재 2004. 8. 26. 2003헌바58등 결정의 반대의견 참조), 아래에서는 간략하게 그 이유를 기재하기로 한다.
가. 우리 헌법이 제33조 제2항, 제3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 및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로3권과 관련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들을 제외한 근로자의 근로3권의 제한이 헌법적으로 정당화되려면 보다 엄격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하고(헌재 1996. 12. 26. 90헌바19등, 판례집 8-2, 729, 773-774 참조),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른바 공공부문 중 비공무원 부분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근로3권을 제한할 때에는 무엇보다 이들의 근로3권을 제한하겠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법문상 명백히 드러나야 할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농조의 조직, 직원의 복무와 보수 및 직원의 임용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농조와 정부의 관계를 규정한 것이지, 근로자와의 관계에까지 확장시켜 적용될 수 있는 성질의 조항이 아니며 농조 직원의 근로3권을 제한하겠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명확히 나타나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사 양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이루어진 단체협약 사항에 대하여 제3자인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요하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을 해석하여 농조 직원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입법자의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나. 단체교섭권의 본질은 사용자와 근로자의 공동결정인 단체협약의 체결 및 그 이행을 통한 ‘근로조건’의 향상이라 할 것이고, 근로자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단체협약체결은 단체교섭권의 중핵적인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것인데, 헌법상 근로3권의 실질적 실현을 위하여 마련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규정에 대하여 규범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사간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된 인사 및 보수 등에 관한 단체협약 조항의 효력 유무를 노사관계에 있어서 제3자인 농림부장관의 승인 여부에 맡기는 것은 단체교섭권 내지 단체협약체결권을 형해화시킨 것으로 헌법상 단체교섭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에 가까운 매우 중대한 침해라고 할 것이다.
다. 무엇보다 농조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국가의 입장에서 농조의 인사, 보수 등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이를 감독, 규제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사실상 농조 임원에 대한 인사권 및 농조에 대한 관리ㆍ감독권 등을 통하여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농조에 대하여 막강한 규제권한을 갖는 정부에게 노사간에 자율적으로 체결된 단체협약상 주요 근로조건에 관한 조항의 효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하는 것은 그 보호하려는 공익에 비해 근로자들의 단체교섭권을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제한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라. 우리 헌법이 공무원 이외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단체교섭권을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농조의 노사간에 발생하는 분쟁 역시 고도의 공익성을 띤 농조 업무의 성격, 그리고 인사 및 예산상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기본적으로는 현행 노사관계법이 마련하고 있는 제도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록 노동조합의 부당한 요구에 대하여 사용자가 담합하는 경우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이러한 상황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국가의 농조에 대한 인사권 내지 관리ㆍ감독권의 행사를 통하여 통제되어야 할 문제라 할 것이다. 국가가 이와 같은 문제까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단체교섭권의 제한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해결하고자 한다면 이는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에 비해 지나치게 공익을 중시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마. 헌법상 근로3권 보장의 취지에 비추어 간과될 수 없는 또 다른 문제점은, 노사간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된 단체협약 조항의 효력 유무를 제3자의 승인 여부에 맡기는 것은 노사간의 자율적인 교섭ㆍ타협의 조정과정을 거쳐 노사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궁극적으로 산업평화를 이룩한다는 근로3권 보장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즉, 농조의 경우 근로조건의 핵심인 인사 및 보수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이를 이행할 수 있게 되므로, 협상의 당사자인 농조 조합장은 사실상 정부의 대리인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권한이 없게 된다. 그리하여 노동조합이 사실상 결정권한이 없는 농조 조합장을 상대로 하여 성실하고도 진지하게 교섭에 임하리라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근로3권의 헌법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절차로서의 단체협약제도의 기능은 크게 저해되어 오히려 산업평화가 위협받을 수 있는 것이다(헌재 1998. 2. 27. 94헌바13등, 판례집 10-1, 32, 46-47 참조).
바. 이상의 이유로, 노사간의 자율적인 단체교섭을 통하여 체결된 보수에 관한 단체협약 조항의 효력 유무를 전적으로 농림부장관의 승인 여부에 맡기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단체교섭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단체협약상의 보수에 관한 규정도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범위 내에서 헌법에 위반된다.
2005. 6.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