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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결정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범죄인인도법 제3조 위헌소원

[전원재판부 2001헌바95, 2003. 1. 30.]

【판시사항】


범죄인인도법 제3조(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가 법원의 범죄인인도심사를 서울고등법원의 전속관할로 하고 그 심사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하거나, 재판청구권 등을 침해한 여부(소극)

【결정요지】


법원의 범죄인인도결정은 신체의 자유에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이므로 범죄인인도심사에 있어서 적법절차가 준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이므로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 한편 법원에 의한 범죄인인도심사는 국가형벌권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절차와 같은 전형적인 사법절차의 대상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법률(범죄인인도법)에 의하여 인정된 특별한 절차라 볼 것이다.
그렇다면 심급제도에 대한 입법재량의 범위와 범죄인인도심사의 법적 성격, 그리고 범죄인인도법에서의 심사절차에 관한 규정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범죄인인도심사를 서울고등법원의 단심제로 하고 있다고 해서 적법절차원칙에서 요구되는 합리성과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 볼 수 없다.
헌법 제27조의 재판을 받을 권리는 모든 사건에 대해 상소심 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며, 상소할 수 있는지, 상소이유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정책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판례이다.
이 사건에서 설사 범죄인인도를 형사처벌과 유사한 것이라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어도 법관과 법률에 의한 한 번의 재판을 보장하고 있고, 그에 대한 상소를 불허한 것이 적법절차원칙이 요구하는 합리성과 정당성을 벗어난 것이 아닌 이상, 그러한 상소 불허 입법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재판청구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판관 권 성의 반대의견
헌법의 국민보호원칙은 국제형사사법공조의 한 내용인 범죄인 인도절차에서도 준수되어야 한다. 범죄인인도절차는 그 내용의 측면에서 볼 때 외국국가가 가진 국가로서의 대내적인 형벌권을 확보시켜주는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형사처벌절차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의 인도심사 결정에서는 범죄인(범죄인인도법 제2조 제4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인도대상범죄(동법 제2조 제3호, 제6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증거조사와 판단이 필요한데 이러한 판단은 본질적으로 형사소송절차적 성질을 갖는 것이다.
나아가, 재판절차로서의 형사소송절차는 당연히 상급심에의 불복절차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범죄인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도 당연히 상급심인 대법원에 대한 불복이 허용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이 불복을 불허하는 뜻으로 그 의미가 고착된 상태에 있는 결과로 범죄인(동법 제2조 제4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인도대상범죄(동법 제2조 제3호, 제6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범죄의 혐의를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없는지 여부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 필요한 증거조사와 인도될 국가에서의 인권보장수준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법관의 주관적 자의가 작용한 경우 상급심의 불복심사에 의하여 이를 시정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국제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형사정의의 국제적인 실현에 협력할 의무와 범죄인 개인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와의 사이에 유지되어야 할 균형을 상실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심판대상조문】


범죄인인도법(1988. 8. 5. 법률 제4015호) 제3조(범죄인인도사건의 전속관할)이 법에 규정된 범죄인의 인도심사 및 그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과 서울고등검찰청의 전속관할로 한다.

【참조조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10호) 제82조(구제신청)①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그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구제의 신청은 부당노동행위가 있은 날(계속하는 행위는 그 종료일)부터 3월이내에 이를 행하여야 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1997. 3. 13. 법률 제5310호) 제90조(벌칙)제44조 제2항, 제69조 제4항, 제77조 또는 제81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는 2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참조판례】


1. 헌재 1992. 12. 24. 판례집 4, 853
헌재 1995. 1. 20. 90헌바1, 판례집 7-1, 1
2. 헌재 1998. 5. 28. 96헌바4, 판례집 10-1, 610
헌재 1993. 11. 25. 91헌바8, 판례집 5-2, 396
헌재 1996. 10. 31. 94헌바3, 판례집 8-2, 466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강○구(Kang ○-Gu)

대리인 법무법인 화백

담당변호사 양삼승 외 2인

당해사건 대법원 2001모272 범죄인인도허가결정에 대한 재항고

【주  문】


범죄인인도법(1988. 8. 5. 법률 제4015호) 제3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청구인은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국 내에서의 강간 등 혐의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기소된 후 1999. 2. 배심원평결에서 유죄로 인정되었는데, 판결이 선고되기 전인 1999. 3. 1. 국내로 도피하였고 1999. 6. 21. 미국에서 궐석재판으로 징역 271년형을 선고받았다. 2001. 6. 4. 미국 법무부는 청구인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청구하였다.

그 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가 범죄인인도법 제11조 내지 제13조에 의하여 청구인의 인도허가 여부에 관한 심사를 서울고등법원에 청구하였고(2001토1), 동 법원은 2001. 9. 25. 범죄인인도허가결정을 하였다.

청구인은 이 결정에 대하여 대법원에 재항고를 하고(당해사건), 그 사건 계속 중 범죄인인도법 제3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2001초532) 기각되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2항에 따른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2001. 10. 31. 범죄인인도허가결정에 대해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재항고를 기각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범죄인인도법(1988. 8. 5. 법률 제4015호) 제3조(이하 이를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의 위헌 여부이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조(범죄인인도사건의 전속관할) 이 법에 규정된 범죄인의 인도심사 및 그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과 서울고등검찰청의 전속관할로 한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관계기관의 의견

가.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조항은 단심제도를 규정함으로써 범죄인에 대한 수사권 및 재판권의 조속한 확보와 범죄인인도를 통한 국가간의 협력증진이라는 공익을 추구하나, 반면 단심제도로 인해 청구인은 일반 형사재판과는 달리 단 한차례의 재판으로 모든 것이 결정된다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감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고등법원의 결정에 오류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다툴 수 있는 방법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다.

이는 헌법 제10조 소정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헌법 제12조 제1항 소정의 신체의 자유 및 적법절차의 원칙, 헌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재판을 받을 권리, 헌법 제37조 제2항 소정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 법원의 제청신청기각이유

심급제도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이고, 또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모든 사건에 대하여 대법원을 구성하는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한편 범죄인인도법상의 범죄인인도허가결정은 국가형벌권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소송법상의 결정이 아니라 범죄인인도법에 의하여 특별히 인정된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심급제도의 본질, 재판을 받을 권리의 의미 및 범죄인인도허가결정의 성질 등을 종합하여 보면, 범죄인인도법이 범죄인의 인도심사청구에 관한 심판을 서울고등법원의 전속관할로 하고 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 불복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법무부장관의 의견

(1) 청구인은 헌법소원심판청구일 이전인 2001. 10. 29. 이미 미국 정부에 인도되어 현재 국내에 없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이 사건 조항은 범죄인의 인도심사 및 그 청구와 관련된 사건은 서울고등법원을 전속관할로 한다는 규정이지, 서울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할 수 없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당해사건에 적용될 여지가 없다.

(2) 범죄인인도의 성격은 그 본질이 형사소송법에 따른 수사나 형사소송이 아니고 외국에서 재판권을 가지고 있는 범죄인에 대하여 그 국가에서 소추, 재판, 형의 집행을 할 수 있도록 범죄인의 신병을 확보하여 넘겨주는 ‘법무행정절차’이다.

다만, 범죄인 인도과정에서 범죄인의 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사법부에서 범죄인의 인도가 국내법과 조약의 규정에 의하여 적법한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범죄인인도의 성격, 외국의 입법례 등을 감안하여 볼 때 범죄인인도법에서 법원의 인도허가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불복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입법의 재량에 속하는 문제이며 그 내용에 있어서도 합리성이 인정된다.

라. 외교통상부장관의 의견

범죄인인도는 본래 행정부가 그 인도여부를 결정하여야 할 성질의 것이지만 될 수 있는 한 인도절차를 신중히 하여 인도청구대상자의 인권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인도를 위한 절차과정에서 사법부의 판단을 거치도록 하고 있는 것인바, 이러한 인권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충분하며 그 외 별도로 법원의 결정에 대한 불복을 허용하는 규정까지 두어야 할 당위성은 없다.

3. 판 단

가. 적법요건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조항의 내용은 범죄인인도사건을 서울고등법원의 전속관할로 정하고 있는 것인데,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항이 동 법원의 범죄인인도 여부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 상소를 불허하는 취지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보면서 이 점을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이 당해사건 재판의 전제가 되는지가 문제된다.

이 사건 조항은 “범죄인인도사건의 전속관할”이라는 제목으로 전속관할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고, 범죄인인도법상 서울고등법원의 범죄인인도심사에 대한 결정에 대해서 달리 불복을 허용하는 규정이 없으며, 대법원은 범죄인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415조에 의한 재항고 등의 불복신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당해사건에 대한 대법원 2001모272 결정 참조).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은 범죄인인도사건의 전속관할을 정할 뿐만 아니라, 달리 볼 다른 법규정이 없는 현 상태에서는, 동 전속관할 법원의 범죄인인도심사결정에 대해서 불복을 불허하는 취지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이해함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청구인이 이 사건에서 법원의 범죄인인도심사결정에 대한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위헌이라고 다투는 것은 이 사건 조항 자체의 위헌성 여부를 다투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재판의 전제성이 인정된다.

한편 청구인은 이미 미국에 인도되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의 위헌성을 다툴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은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경우로서 본안판단의 필요성이 있다고 볼 것이다.

나. 본안에 관한 판단

(1)범죄인인도(extradition)는 통상 외국에서 범죄혐의로 수사 또는 재판을 받고 있거나 유죄의 재판을 받은 자가 자국에 도망하여 온 경우 그 외국의 청구에 응하여 이를 인도하는 것을 말한다. 오늘날 범죄진압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이 긴요한 문제가 되었으나, 한편 범죄인의 인도는 개인의 신체의 자유에 대한 부당한 제한이 될 수 있으므로 많은 나라들은 그 인도절차에 법원이 관여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범죄인인도법은 외국으로부터 범죄인의 인도청구가 있을 때에는 외무부장관이 법무부장관에게 청구서와 관련 자료를 송부하고, 법무부장관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에게 인도심사청구를 명하고, 동 검사는 서울고등법원에 인도심사를 청구하며, 동 법원은 이를 심사한 뒤 각하결정이나 인도거절결정 혹은 인도허가결정을 하도록 하였다(제11조-제15조). 한편 법원의 인도허가결정이 있을 경우 법무부장관은 서울고등검찰청검사장에게 인도 명령을 내리게 되지만, “대한민국의 이익보호를 위하여 범죄인의 인도가 특히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인도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였다(동법 제34조 제1항).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이 사건 조항이 서울고등법원에서 한 차례의 인도심사만을 받게 하며 동 법원의 범죄인인도결정에 대하여 아무런 불복방법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적법절차 등에 위반된 것이라고 다툰다.

(2)헌법상의 적법절차의 원리는 형사소송절차를 포함한 국가작용에 대하여 형식적인 절차뿐만 아니라 문제된 법률의 실체적 내용이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헌재 1992. 12. 24. 92헌가8, 판례집 4, 853, 876-878 참조).

이 사건에서 법원에 의한 범죄인인도결정은 신체의 자유에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이므로 인도심사에 있어서 적법절차가 준수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청구인이 이 사건에서 다투는 것은 단심제를 규정하고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므로, 이 사건 조항이 범죄인인도심사를 단심제로 하는 것이 적법절차에 어긋나는지가 쟁점이라고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심급제도는 사법에 의한 권리보호에 관하여 한정된 법발견, 자원의 합리적인 분배의 문제인 동시에 재판의 적정과 신속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의 요청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의 문제이므로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형성의 자유에 속하는 사항이다(헌재 1995. 1. 20. 90헌바1, 판례집 7-1, 1, 10-12).

한편 법원에 의한 범죄인인도심사는 전형적인 사법절차의 대상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그 심사절차는 성질상 국가형벌권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절차와는 구별되며 민사절차도 아니고, 다만 법률(범죄인인도법)에 의하여 인정된 특별한 절차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범죄인인도법은 법원의 인도심사결정시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도에서 관련 형사소송법 규정을 준용하고 있으며, 인도대상이 된 자에게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의견진술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며(제14조), 해당자가 대한민국 국민일 경우 인도하지 않을 수 있고(제9조 제1호), 정치범이나 기타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처벌되거나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받을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인도를 거절하는 등 특별한 보호를 하고 있으며(제7, 8조), 해당 범죄는 인도청구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법률에도 해당되어야 한다(장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 동법 제6조).

그렇다면 심급제도에 대한 입법재량의 범위와 범죄인인도심사의 법적 성격, 범죄인인도법상의 범죄인인도심사절차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조항이 범죄인인도심사를 서울고등법원의 단심제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법절차원칙에서 요구되는 합리성과 정당성을 결여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3)헌법 제27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하여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재판청구권은 재판이라는 국가적 행위를 청구할 수 있는 적극적 측면과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이 아닌 자에 의한 재판이나 법률에 의하지 아니한 재판을 받지 아니하는 소극적 측면을 아울러 가지고 있다. 따라서 헌법 제27조 제1항은 법관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민사ㆍ행정ㆍ선거ㆍ가사사건에 관한 재판은 물론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한 것이라 해석된다(헌재 1998. 5. 28. 96헌바4, 판례집 10-1, 610, 618).

한편 헌법 제27조에서 규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모든 사건에 대해 상소심 절차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까지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며, 상소할 수 있는지, 상소이유를 어떻게 규정하는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정책의 문제로 봄이 상당하다(헌재 1993. 11. 25. 91헌바8, 판례집 5-2, 396, 404-405; 1996. 10. 31. 94헌바3, 판례집 8-2, 466, 474-475 참조).

그런데 범죄인인도법에 의한 범죄인인도심사가 헌법상의 재판청구권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할 대상에 해당되는지는 명백하지 않다. 입법례에 따라서는 법원의 관여 없이도 범죄인인도절차를 진행하는 국가도 있는바, 이는 범죄인인도가 바로 형사처벌을 확정하는 것이 아니며, 과거에는 일종의 국가적 행위 혹은 행정적 행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온 연혁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범죄인인도 여부에 관한 법원의 결정은 법원이 범죄인을 해당 국가에 인도하여야 할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일 뿐 그 자체가 형사처벌이라거나 그에 준하는 처벌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애초에 재판청구권의 보호대상이 되지 않는 사항에 대하여 법원의 심사를 인정한 경우, 이에 대하여 상소할 수 없다고 해서 재판청구권이 새로이 제한될 수 있다고는 통상 보기 어려울 것이다.

설사 범죄인인도를 형사처벌과 유사한 것이라 본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항이 적어도 법관과 법률에 의한 한 번의 재판을 보장하고 있고, 그에 대한 상소를 불허한 것이 적법절차원칙이 요구하는 합리성과 정당성을 벗어난 것이 아닌 이상, 그러한 상소 불허 입법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재판청구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조항은 재판청구권을 제한하지 않거나, 달리 보더라도 재판청구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4)한편 법원의 범죄인인도허가결정시 달리 불복절차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소제도에 관한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할 수 없고, 그 인도심사절차에 있어서 적법절차상의 합리성과 정당성 요건을 갖추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법원의 인도허가결정에 대한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한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다.

청구인은 이 점과 관련하여 법원의 결정에 오류가 있어도 이를 수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나, 이는 범죄인인도심사에만 고유하게 나타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며, 설사 불복절차를 인정하더라도 그러한 오류 및 수정 가능성을 완전히 불식할 수는 없는 것이고, 이 점에서 상소의 인정여부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입법자가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재량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범죄인인도심사의 성격이 형벌권을 확정하는 것과 같은 정도로 청구인의 자유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국제적 사법공조의 일환으로 우리와 범죄인인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외국 혹은 상호주의가 적용될 수 있는 외국(범죄인인도법 제4조 참조)의 청구에 대하여 그 외국으로의 인도여부를 결정하는 것일 뿐이며, 한편 범죄인인도법은 부당한 인도나 인권침해적인 처벌을 가져올 수 있는 인도를 방지하기 위해 위에서 본 여러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조항이 법원의 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 더 이상의 불복절차를 규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이 점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나 신체의 자유 등과 같은 기본권을 과잉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달리 이 사건 조항이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 다른 헌법 규정에 위반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아래 5.와 같은 재판관 권성의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 나머지 재판관들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5. 재판관 권 성의 반대의견

나는 심판대상 법조항이 위헌이라고 생각하므로 그 의견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가. 헌법의 국민보호원칙

국민은 국가이전에 실존하는 자연인으로서 국가를 형성하는 사실상의 구성요소이고 헌법제정권력의 주체로서 국가질서를 창설하며 국민주권에 입각한 국가권력의 이념적 행사자로서 현실적인 국가의 활동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국민은 국가창설, 국가의 정당성부여 및 국가활동의 근원적인 단위가 되는 것이다. 우리 헌법도 제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모든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천명하고 있다. 국가의 인적 활동단위인 공무원에게는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이 부여된다(헌법 제7조 제1항). 국민은 국가의 창설과 존속의 당연한 전제이기 때문에 그 생존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보호가 논리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되며 국민은 헌법상 기본권주체로서 다양한 생활영역에서 그 기본권을 국가에 의하여 보장받는다. 나아가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헌법 제37조 제1항). 헌법상 국민의 보호에 대한 대명제로서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그 밖에도 우리 헌법은 국민의 보호를 위하여 직ㆍ간접적으로 국가에게 많은 의무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대외적인 관계에서도 국가는 그 국적을 가진 국민에 대하여 외교적 보호권을 가진다. 다른 국가의 국제법 위반행위로 피해를 받은 국민이 일반적인 경로로 구제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국가가 자기 국민을 보호할 권한이 있다는 것은 국제법의 기초원칙이고 국민이 국가의 이러한 외교적 보호권의 행사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것도 국제법상 확립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헌법의 국민보호원칙은 국제형사사법공조의 한 내용인 범죄인 인도절차에서도 예외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심판대상 법조항의 위헌여부에 대하여는 헌법의 국민보호원칙에 비추어 신중한 접근을 하여야 할 것이다. 범죄인인도법 제5조가 내국인과 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모든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음을 원칙으로 선언하면서도 제9조 제1호가 “범죄인이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를 임의적 인도거절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헌법상의 국민보호원칙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이 그 기본법에서 “독일인은 외국으로 인도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자국민에 대한 절대적인 인도거절을 오히려 원칙으로 삼으면서(독일기본법 제16조 제2항 제1문), 단지 법치국가적인 원칙이 보장되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독일인을 유럽연합의 회원국 또는 국제재판소에 인도하는 문제는 법률에 의하여 달리 정할 수 있다(독일기본법 제16조 제2항 제2문)고 규정하는 것은 이 국민보호의 원칙을 우리보다 더욱 강하게 관철하고 있는 한 예이다.

나. 범죄인 인도절차의 개관

범죄인인도는 인도를 요구하는 국가와 요구받은 국가간의 외교경로를 통하여 진행된다. 범죄인인도절차는 국가의 대외관계에 속하는 문제이지만 그 인도결정은 국내관할사항이다. 범죄인인도결정에 관한 권한은 행정부와 사법부간의 권한분배 또는 협조관계의 형태로 존재한다. 비교법적인 시각에서 보았을 때, 범죄인 인도절차를 행정부의 전속관할로 두는 경우, 인도결정절차에 사법부를 개입시키되 사법부의 결정에 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행정부의 결정권에 맡기는 경우, 사법부의 인도거부결정에 대하여서는 최종적인 구속력을 인정하되 인도허용결정에 대하여서는 행정부에 대한 권고적 효과만을 갖도록 하는 경우, 그리고 사법부의 결정에 구속력을 인정하는 경우 등이 있다. 우리의 법은 위 세 번째의 입법례에 속한다.

범죄인인도법상의 인도절차를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인도심사절차는 청구국의 인도청구에 의하여 개시된다.

외무부장관은 청구국으로부터 범죄인의 인도청구를 받은 때에는 인도청구서를 법무부장관에게 송부하여야 한다(법 제11조).

법무부장관은 외무부장관으로부터 받은 인도청구서를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에게 송부하고 소속검사로 하여금 서울고등법원에 범죄인의 인도허가여부에 관한 심사를 청구하도록 명령한다(법 제12조 제1항). 이 명령에 따라 서울고등검찰청 검사가 법원에 인도심사청구를 하게 된다(법 제13조 제1항). 그런데 법무부장관은 인도조약 또는 법의 규정에 의하여 범죄인을 인도할 수 없거나 인도하지 아니하는 것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사법부의 심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직접 인도거절결정을 할 수 있는 광범위한 재량권을 부여받고 있다(법 제12조 제1항 단서).

법원은 청구가 적법하지 아니하거나 취소된 때에는 청구각하결정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인도거절결정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인도허가결정을 하게 된다(법 제15조). 범죄인인도거절결정에 법무부장관은 기속된다. 그러나 법원의 인도허가결정은 법원이 인도를 허가한다는 것이지 인도를 명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무부장관은 반드시 인도를 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법 제34조 제1항 단서).

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는 명문의 규정은 없으나 대법원판례에 의하면 상소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1. 10. 31. 선고 2001초532결정).

법원의 인도허가결정에 따르는 경우 법무부장관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에게 인도명령을 하고(법 제34조) 그에 따라 범죄인은 그가 구속되어 있는 교도소 등의 장소에서 인도된다(법 제35조).

다. 비교법적 고찰

(1) 미국의 경우

외국으로부터 인도청구를 받은 경우 연방법원의 판사 또는 연방법원에 의하여 권한이 부여된 치안판사 또는 주법원의 판사가 그 허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우리 법이 범죄인인도심사를 고등법원의 전속관할로 한 것과 대조된다. 법원의 인도허부결정에 대한 상소를 허용하는 법규정이 없으며 연방대법원도 인도허용심사가 연방헌법 제3조상의 전형적인 사법권의 행사에 해당하지 않고, 최종적이고 종국적인 판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판사의 인도심사결정에 대하여는 상소에 의한 교정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구금된 자는 수사중이든 또는 공판진행중이든 언제든지 구금이 위법 내지 위헌이라며 구금을 해제하여 줄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인신보호영장제도가 확립되어 있다. 범죄인 인도허부심사에 있어서도 인신구속을 동반하므로 당사자는 인신보호영장청구의 형식으로 불복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

우리 법의 경우, 인도구속영장 및 긴급인도구속영장에 의하여 구속된 범죄인 또는 변호인등도 법원에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지만(법 제22조 제1항), 형사소송법 제214조의2 제7항을 준용하는 결과 그 결정에 대하여는 항고할 수 없고(법 제22조 제2항, 제26조), 나아가 인도집행장에 의한 구속(법 제37조 제2항)의 경우에는 구속적부심사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것과 크게 다르다. 따라서 인도심사결정절차를 서울고등법원의 전속관할로 하고 이에 대한 불복을 인정하지 않는(것으로 해석되는) 심판대상 법조항의 합헌성에 관하여 미국의 경우를 단순히 차용하여 논증한다면 이는 평면적인 비교에 치우치게 될 것이다.

(2) 독일의 경우

독일은 주(州)의 고등법원이 범죄인인도여부의 결정을 하고 이에 대한 항고는 안된다는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다(국제형사사법공조법 제13조 제1항). 참고로 오스트리아에서는 범죄인이 거주하거나 체재하고 있는 관할지역의 제1심법원이 인도심사에 대한 관할권을 갖고, 관할권을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비엔나 형사지방법원이 관할권을 가지며, 범죄인이 청소년인 경우에는 비엔나 소년재판소가 관할권을 가진다(범죄인인도 및 형사사법공조법 제26조 제1항). 제1심법원에서는 수명법관이 인도청구된 자에 대한 심문을 담당한다(동법 제31조 제1항). 수명법관의 심리가 끝난 후에 합의부는 범죄인인도의 허부에 대해 이유가 제시된 견해를 표명하여 기록을 제2심 법원에 제출하여(동법 제31조 제2항) 제2심 법원이 인도허부에 대한 결정을 한다. 다만 인도청구된 자가 제1심법원의 심문에서 그 인도에 동의하고 공식적인 인도절차를 계속하지 않고 인도되는 것을 승인한 때에는 제1심법원은 검사의 의견을 구한 후 직접 연방법무성에 기록을 송부한다(동법 제32조 제1항). 이유가 제시된 제2심법원의 결정에 대하여서는 상소가 허용되지 아니한다(동법 제33조 제5항). 그러나 결정의 정당성에 대한 현저한 문제를 야기하는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가 발견된 때에는 재심이 허용된다(동법 제39조).

그러나 심판대상 법조항의 합헌성에 관하여 독일의 경우를 차용하여 논증한다면 이는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제도상의 차이로 보아 적절치 않을 것이다.

첫째로 주 고등법원이 결정을 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중요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연방대법원(민ㆍ형사관할)의 결정을 구문(求問)하는 제도가 있다. 즉 주 고등법원은 원칙적으로 중요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연방대법원의 결정이 필요하다고 보거나, 범죄인인도여부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결정 또는 다른 주 고등법원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자 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견해에 그 이유를 명시하여 그 법적 문제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결정을 구할 수 있다(동법 제42조 제1항). 둘째로 범죄인이 간이인도절차에 대한 승낙거부를 통하여 인도허부결정을 상급법원으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고(동법 제41조, 제29조) 재심이 허용(동법 제33조)된다. 셋째로 인도허부결정으로 기본권이 침해된 때에는 우리나라에서와 달리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다. 넷째로 인도확인 결정에 대하여 상소를 제기하면 이것은 판례에 의하여 동법 제33조 제1항에 의한 재심신청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섯째로 범죄인의 인도를 위한 구속결정에 대하여는 이의제도, 인도구속영장의 취소제도, 인도구속영장의 집행정지 및 영장심사의 제도(동법 제23조 내지 제26조)에 의하여 충분한 재심사의 기회를 갖는다. 여섯째로 명백한 결정선고의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주의 고등법원이 직권으로 정정할 수 있다.

라. 범죄인인도절차의 법적 성질

(1) 대법원의 해석

대법원은 범죄인인도허가결정이 국가형벌권의 확정을 목적으로 하는 형사소송법상의 결정이 아니라 범죄인인도법에 의하여 특별히 인정된 것이기 때문에 심급제도의 본질, 재판을 받을 권리의 의미 및 범죄인인도허가결정의 성질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심판대상 법규정이 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 불복을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하고 있다(대법원 2001. 10. 31. 선고 2001초532 결정). 이러한 해석은 범죄인인도절차를 형사소송절차가 아니라고 보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는 잘못된 것이다.

(2) 범죄인인도절차의 법적 성질

(가) 다수의견은 대법원판례의 견해와 같이 범죄인인도절차를 형사소송절차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범죄인인도절차는 그 내용의 측면에서 볼 때 외국국가가 가진 국가로서의 대내적인 형벌권을 확보시켜주는 것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형사처벌절차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다. 범죄인인도절차는 그 과정에서 인도구속영장(법 제19조)이나 긴급인도구속영장(법 제26조) 또는 인도집행장(법 제37조 제2항)에 의한 인신구속에 의하여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외국이 재판권을 가지고 있는 범죄인에 대하여 그 국가에서 소추ㆍ재판ㆍ형의 집행을 할 수 있도록 범죄인을 체포ㆍ구금하여 넘겨주는 것이므로 이 절차는 국가 형벌권의 확보와 인권옹호라는 일반적인 형사소송법의 목적과 근본적으로 연계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국가관할권에 대한 국제법의 시각에서 볼 때에도 범죄인인도제도는 국가관할권 중 형사집행관할권의 영토적 한계를 메우기 위한 제도라 할 것이다.

(나) 또한 법원의 인도심사 결정에서는 범죄인(법 제2조 제4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인도대상범죄(법 제2조 제3호, 제6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범죄의 혐의를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없는지 여부와 같은 절대적 인도거절사유(법 제7조)의 유무, 인도거절사유로서의 정치범죄(제8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인도범죄의 성격과 범죄인의 환경에 비추어 인도가 비인도적인지 여부와 같은 임의적 인도거절사유(제9조) 등에 대한 증거조사(법 제14조 제6항)와 판단이 필요한데 이러한 판단은 본질적으로 형사소송절차적 성질을 갖는 것이다.

(다) 일련의 형사소송절차를 두 단계로 나누어〔체포ㆍ구금〕+〔수사ㆍ기소ㆍ공판ㆍ형집행〕의 절차로 분석하여 본다면 범죄인인도절차는 내국에서 이루어지는 앞단계와 외국에서 이루어지는 뒷단계를 연결하여주는 절차이고 앞과 뒤의 두 단계 모두가 범죄인에 대한 국가의, 그것이 내국에서 이루어지든 외국에서 이루어지든 간에, 형벌권 확보 및 인권옹호와 관련되는 형사소송절차로서의 본질을 가진 것인 이상 앞뒤의 연결〔+〕절차에 해당하는 범죄인인도절차 역시 이를 형사소송절차의 한 고리로 파악하는 것은, 달리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인간의 이동이 일상적인 수준으로 빈번하여지고 그에 따라 범죄인 역시 국경을 넘는 일이 허다하여지는 상황을 고려할 때, 그리고 범죄인의 처벌과 인권옹호라는 것이 어느 일국(一國)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세계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임을 상기할 때 더욱 그러하다.

마. 상급심에의 불복청구권

재판에 대한 상급심에의 불복청구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하나인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의 일부를 구성한다. 재판청구권에서 말하는 재판은 정당한 재판을 말하는 것인데 권영성,「헌법학원론」(법문사, 2002), 보정판, 561면; 허영,「한국헌법론」(박영사, 2001), 신판, 356 및 358면 참조.

상급심의 불복심사는 정당한 재판을 보장하는 가장 필수적인 장치의 하나이기 때문이다(헌재 1997. 10. 30. 97헌바37등, 판례집9-2, 519 참조). 헌법 제110조 제2항이 “군사법원의 상고심은 대법원에서 관할한다.”라고 규정하는 것, 동조 제4항이 단심은 예외라는 취지를 특히 표시하면서 그 경우를 한정하여 규정하고 있는 것, 헌법 제101조 제2항이 “법원은 최고법원인 대법원과 각급법원으로 조직된다.”라고 규정하는 것 등은 모두 심급에 따른 불복청구가 헌법상 당연히 보장됨을 전제로 하여 규정된 조문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재판절차로서의 형사소송절차는 당연히 상급심에의 불복절차를 포함하는 것이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인인도절차도 형사소송적 절차라고 한다면 그 절차에 의한 법원의 재판 즉 범죄인인도허가결정에 대하여도 당연히 상급심인 대법원에 대한 불복이 허용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한편 이러한 불복청구권의 내용은 헌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제정되는 법률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정하여지는 것이지만, 이를 정함에 있어서도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의 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제한할 수 있는 것(헌재 1996. 10. 31. 94헌바3, 판례집 8-2, 466, 475 참조) 권영성, 앞의 책, 563면 참조. 이상으로 불복을 제한하는 내용의 축소적인 입법을 한다거나 불복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의 제한을 두는 축소적인 입법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법률이 이러한 원칙에 어긋나게 불복청구권을 축소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면 그 법률은 그 범위내에서 위헌임을 면할 수 없다(경매절차에서의 항고권 제한에 관한 헌재 1989. 5. 24. 89헌가37등, 판례집 1, 48, 58 참조).

이 사건에서 보면 심판대상 법조항은 불복청구권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하고 있지 아니하고 대법원판례는 이것이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 취지라고 해석하고 있으므로 이 규정의 의미는 적어도 현재로서는 대법원판례의 해석하는 바에 따라 불복을 불허하는 뜻으로 그 의미가 고착된 상태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 결과로 범죄인(법 제2조 제4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인도대상범죄(법 제2조 제3호, 제6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범죄의 혐의를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없는지 여부와 같은 절대적 인도거절사유(법 제7조)의 유무, 인도거절사유로서의 정치범죄(제8조)에 해당하는지 여부, 인도범죄의 성격과 범죄인의 환경에 비추어 인도가 비인도적인지 여부와 같은 임의적 인도거절사유(제9조)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 필요한 증거조사와 인도될 국가에서의 인권보장수준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법관의 주관적 자의가 작용한 경우 상급심의 불복심사에 의하여 이를 시정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국제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형사정의의 국제적인 실현에 협력할 의무와 범죄인 개인의 인권을 보호할 의무와의 사이에 유지되어야 할 균형을 상실한 것이다. 비송사건절차법에서조차 재판에 대한 불복을 보장하고 있는 것(항고에 관한 비송사건절차법 제20조, 재항고에 관한 동법 제23조 및 민사소송법 제412조)과 비교하여 보아도 이것은 심히 균형을 잃은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법원의 범죄인인도허가결정이 인도절차에서 종국적인 것이 아니고 법 제34조 제 1항 단서에 의한 법무부장관의 최종결정절차가 남아 있어 이것이 법원의 오판에 대한 시정장치로 기능할 수 있으므로 상급심에의 불복은 필요하지 않다고 만일 생각한 것이라면 이는 법원의 재판에 불복하여 심급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행정적 재량판단과 법인식적인 사법판단은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에 속하므로 사법체계 밖에서 작동하는 법무부장관의 최종결정이 인도대상범죄인의 심급이익을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바. 재판청구권의 침해

그렇다면 이 규정이 상급심에의 불복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국가의 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한 필요에서 일부의 불복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불복 자체를 일체 금지하여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정도의 것(반국가행위자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상의 상소금지를 위헌으로 선언한 헌재 1993. 7. 29. 90헌바35, 판례집5-2, 14, 33 판시 참조)임이 더 따질 것 없이 분명하고 이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헌법의 국민보호원칙을 무시하고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여 심판대상 법률조항의 위헌을 결과하는 것이다.



재판관 윤영철(재판장) 한대현 하경철 김영일 권 성

김효종(주심) 김경일 송인준 주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