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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결정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반국가행위자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 제2조 제1항 제2호 등 위헌제청

[전원재판부 95헌가5, 1996. 1. 25.]

【판시사항】

1. 궐석재판(闕席裁判)을 규정한반국가행위자(反國家行爲者)의 처벌(處罰)에관한 특별조치법(特別措置法)(이하 “특조법”이라 한다) 제7조 제5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2. 특조법 제7조 제6항, 제7항 본문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3. 특조법 제8조의 전재산 몰수형이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배한 것인지 여부
4.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45조 단서에 따라 법률 전부에 대해 위헌선언한 사례

【결정요지】

1. 특조법 제7조 제5항은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처음부터 의무적으로 궐석재판을 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재판의 연기도 전혀 허용하지 않고 있어, 중형에 해당하는 사건에 대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이 일절 행사될 수 없는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도록 규정한 것이므로 그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다.
또한 중형에 해당되는 사건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출석 기회조차 주지 아니하여 답변과 입증 및 반증 등 공격ㆍ방어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불출석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전혀 물을 수 없는 경우까지 궐석재판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은 절차의 내용이 심히 적정하지 못하여 적법절차의 원칙에도
반한다.
2. 중형에 해당되는 사건에서 피고인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변호인도 출석시킬 수 없고, 증거조사도 없이 실형을 선고받는 것은 공격ㆍ방어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하는 것이므로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하고, 특조법의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이상으로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3. 위 법 제8조는 피고인의 소환불응에 대하여 전재산 몰수를 규정한바, 설사 반국가행위자의 고의적인 소환불응을 범죄행위라고 규정하는 취지라 해도 이러한 행위에 대해 전재산의 몰수라는 형벌은 행위의 가벌성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적정하지 못하고 일반형사법체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는 행위책임의 법리를 넘어서 자의적이고 심정적인 처벌에의 길을 열어 둠으로써 형벌체계상 정당성과 균형을 벗어나 적법절차 및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
뿐만 아니라 특조법 제8조는 동법 제10조의 규정과 관련하여 친족이 재산까지도 검사가 적시하기만 하면 증거조사 없이 몰수형이 선고되게 되어 있으므로, 헌법 제13조 제3항에서 금지한 연좌형이 될 소지도 크다.
4. 위 법 제7조 제5항ㆍ제6항ㆍ제7항 본문, 제8조가 위헌으로 실효될 경우 위 법 전체가 존재의미를 상실하여 시행될 수 없게 되므로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단서규정에 의해 위법 전체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한다.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황도연의 보충의견(補充意見
)
위 법 제2조 제1항 제2호 및 제5조 제1항도 위헌이다. 위 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죄상이 현저히 중한’이란 표현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예측하기 어려우며 달리 해석의 기준점을 찾아 보기도 어려우므로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반된다.
또한 위 법 제5조 제1항은 제2조 제1항 제2호와 같이 적용되며,
피의자가 검사의 출석요구가 있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책임에 돌릴 수 없는 사유로써 출석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 궐석재판이 청구되고 검사의 진술만으로 형을 선고받게 되어 있어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
제 청 법 원 서울지방법원(95초748 위헌제청신청)
제청 신청인 김 형 욱
대리인 변호사 김 중 권 외 2인
관 련 사 건 서울지방법원 93노8195 반국가행위자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

【참조조문】

1. 헌법(憲法) 제12조 제1항, 제27조 제1항
형사소송법(刑事訴訟法) 제276조
(피고인의 출석권)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개정하지 못한다. 단, 피고인이 법인인 경우에는 대리인을 출석하게 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77조
( 경미사건등과 피고인의 불출석) 다액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에 해당하거나 공소기각 또는 면소의 재판을 할 것이 명백한 사건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출석을 요하지 아니한다. 단, 피고인은 대리인을 출석하게 할 수 있다.
소송촉진(訴訟促進)등에관한특례법(特例法) 제23조
(제1심 공판의 특례)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로부터 6월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때에는 대법원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으 lruddn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헌법(憲法) 제12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제101조 제1항
3. 헌법(憲法) 제12조 제1항, 제13조 제3항, 제37조 제2항
4. 헌법재판소법(憲法裁判所法) 제45조
(위헌결정) 헌법재판소는 제청된 법률 또는 법률 조항의 위헌여부만을 결정한다. 다만, 법률조항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당해 법률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전부에 대하여 위헌의 결정을 할 수 있다.

【참조판례】

가. 1994.4.28. 선고, 93헌바26 결정
다. 1992.4.28. 선고, 90헌바24 결정
1995.4.20. 선고, 91헌바11 결정

【전문】

【주 문】


반국가행위자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최종개정 1994.12.31. 법률 제4856호)은 헌법에 위반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제청신청인은 반국가행위자의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1977.12.31. 법률 제3045호, 최종개정 1994.12.31. 법률 제4856호. 이하“특조법”이라 한다) 위반으로 서울형사지방법원 82고단1049 사건으로 공소제기 되어 궐석재판으로 징역 7년, 자격정지 7년 및 특조법 제8조에 의한 재산의 몰수형을 선고 받았다. 이에 제청신청인의 배우자 신○순은 1990.5.16. 항소 및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고, 1993.7.29. 헌법재판소의 특조법 제11조 제1항과 제13조 제1항 일부에 대한 위헌결정에 따라 1993.11.18. 위 법원에서 상소권회복결정이 내려져 현재 제청신청인은 항소심재판 계속중에 있다.

제청신청인은 위 법원에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 등에 대한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1995.5.20. 위 신청 중 일부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 의하여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5조 제1항, 제7조 제5항ㆍ제6항ㆍ제7항 본문, 제8조에 대하여 위헌여부의 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심판의 대상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은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 제5조 제1항, 제7조 제5항ㆍ제6항ㆍ제7항 본문 및 제8조이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조(용어의 정의) ① 이 법에서 “반국가행위자”라 함은 형법 제2편 제1장(내란의 죄)ㆍ제2장(외환의 죄)ㆍ제127조(공무상 비밀의 누설)ㆍ군형법 제2편 제1장(반란의 죄)ㆍ제2장(이적의 죄)ㆍ국가보안법(제10조를 제외한다) 또는 군사기밀보호법(제10조, 제14조, 제16조를 제외한다)에 규정한 죄를 범한 자로서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이하“행위자”라 한다)를 말한다.

1. 외국정부에 대하여 도피처 또는 보호를 요청한 자

2. 외국에서 귀국하지 아니하는 자로서 죄상(罪狀)이 현저히 중한 자

② 이 법에서 “반국가행위자의 재산”이라 함은 행위자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동산ㆍ부동산ㆍ유가증권 기타 일체의 재산적 가치있는 물건 또는 권리를 말한다.

제5조(궐석재판의 청구) ① 검사는 수사결과 피의자가 반국가행위자인 것이 인정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검사의 출석요구에 2회 이상 불응한 때에는 공소의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궐석재판의 청구를 할 수 있다.

② 검사는 제1항의 청구를 하기 전이라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행위자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고 압류된 재산에 대하여

는 양도 기타의 처분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이에 위반한 처분행위는 무효로 한다.

③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검사의 압류처분에 대하여는 제8조의 규정에 의한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이의를 할 수 없다.

제7조(궐석재판의 절차) ① 법원은 제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궐석재판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지체없이 공판기일을 지정해야 하고 적어도 공판기일 3주일 전에 공고로써 피고인을 소환하여야 한다.

② 소환장에는 다음사항을 기재하여야 한다.

가. 피고인의 성명ㆍ연령, 국내최후의 주소 또는 거소ㆍ출생지 기타 피고인을 특정할 수 있는 사항

나. 공소사실의 요지

다. 적용법조

라. 공판기일과 그 장소

마. 피고인이 위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면 피고인의 출석없이 개정하며 판결이 선고되는 사실

③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고는 1종 이상의 신문에 하여야 한다.

④ 공고 후 2주일이 경과하면 소환장과 공소장부본은 피고인에게 송달된 것으로 본다.

⑤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없이 위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면 피고인의 출석없이 개정하여야 한다.

⑥ 변호인 또는 보조인은 궐석한 피고인을 변호하기 위하여 출석할 수 없다.

⑦ 법원은 최초의 공판기일에 검사로부터 공소장에 의하여 피고

인의 인적사항 및 공소사실의 요지와 의견을 들은 후 증거조사 없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한다. 다만, 판결선고 전에 피고인이 출정한 때에는 통상의 공판절차에 의하여 심판할 것을 결정하여야 한다.

⑧ 제7항의 규정에 의한 궐석재판은 제5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궐석재판의 청구를 한 날로부터 6주일 내에 선고하여야 한다.

제8조(행위자에 대한 처벌) 행위자가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검사의 소환에 2회 이상 불응한 때에는 제2조 제1항에 규정된 각 죄에 정한 형과 행위자의 재산의 몰수형을 병과한다. 다만, 판결선고 전에 출정한 때에는 행위자의 재산의 몰수형은 이를 면제한다.

관련조항:

제10조(몰수형의 판결) 피고인에 대한 몰수판결의 효력은 몰수대상물의 명의자 또는 점유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있다.

2. 제청이유와 관계인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위헌심판제청 이유

(1) 제2조 제1항 제2호 부분

여기서 “죄상이 현저히 중한 자”라는 규정은 범죄의 상황 또는 죄질이 어떠한 정도에 이른 것을 요구하는 것인지, 그 내용이 극히 애매하고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사항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어 죄형법정주의에 합치하지 않는 의심이 있다.

(2) 제5조 제1항 및 제7조 제5항 부분

당사자주의와 구두변론조의에 입각한 재판구조를 가지고 있는 형사소송절차에서 당사자의 재판출석권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하여 당사자의 재판출석권은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하여 아주 중요한 권한이며, 따라서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공판

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개정하지 못하도록 피고인의 출석권을 원칙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형사소송법 제276조), 예외적으로 경미한 범죄나 공소기각 또는 면소의 재판을 할 것이 명백한 사건에 관하여 피고인의 출석없이 개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같은 법

제277조),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의 경우도 매우 제한적으로만 궐석재판을 인정한다.

그런데 특조법상의 반국가행위자에게 적용되는 처벌조항의 형의 종류가 대부분 사형, 무기징역 등을 포함하고 있는 중범죄인데도 불구하고 특조법 제5조 제1항 및 제7조 제5항은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피고인의 출석없이 개정할 수 있도록 피고인의 출석권을 제한하고 있는바, 이는 적법절차주의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그 목적의 정당성, 방법의 적정성,

법익균형성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 재판청구권에 대한 본질적인 제한이며,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반한다.

(3) 제7조 제6항, 제7항 본문 부분

이 조항들은 피고인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및 방어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특히 궐석재판인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 적법한 증거조사를 거치지 아니하고 증거능력이 있는 증거인지 여부에 대한 심리없이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 유죄를 인정하라는 조항들로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증거재판주의 및 적법절차의 원칙, 재판청구권 등을 선언한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ㆍ제4항, 제27조 제1항의 각 규정에 합치하지 아니하는 의심이 있다.

(4) 제8조 부분

이 조항은 범죄행위자의 전재산을 확정된 범죄행위와의 관련성

유ㆍ무를 불문하고 단지 검사의 소환에 2회 이상 불응하고 판결선고시까지 출정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필요적으로 몰수하게 함으로써, 그 행위자의 행위(즉 소환에의 불응)와 부과되는 형벌(전재산의 몰수)과는 균형이 맞지 않아 과잉입법금지 또는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며, 또한 소급입법에 의하여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13조 제2항 및 제23조 제1항에도 합치하지 아니하는 의심이 있다.

나.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의견

(1) 제청절차의 적법성 부분

특조법 제7조 제6항은 변호인의 출석을 금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출석을 금하는 규정이 아니라 일반 형사소송상의 모든 대리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규정이므로, 이 사건 제청과정에서 변호인의 대리를 허용한 것은 특조법에 위반하는 것이며, 따라서 제청절차에 위법이 있는 것이다.

(2) 본안 부분

(가) 제2조 제1항 제2호 부분

문제가 되는 “죄상이 현저히 중한 자”라는 규정은 형법 제53조의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작량으로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규정과 형법 제51조가 양형의 조건을 규정하면서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을 참작하도록 하고 있는 것을 참작하면 그 의미가 충분히 보충되고 명백히 될 수 있다. 그리고 ‘현저히 중한’이라는 용어 또한 중대한 과실이라는 용어와 같이 법관의 해석에 의하여 그 기준을 분명히 할 수 있다. 따라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나) 제5조 제1항 및 제7조 제5항 부분

범인이 외국정부에 도피 또는 보호를 요청하거나 죄상이 중한 채 외국에서 귀국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에서의 수사나 재판을 받을 것을 거부하거나 받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할 것이며, 이렇게 대한민국의 재판권이 미치지 않는

것을 악용하여 반국가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자에 대한 처벌은 우리 형사소송법의 절차가 이를 예상하고 있지 못한 것이고, 또 국민의 법감정에도 맞는 것이므로 이 조항들은 형사소송법 규정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한편 검사가 출석의 기회를 주도록 되어 있고 만약 피고인이 스스로 출석하여 방어권을 행사하면 일반 형사소송원칙이 지켜지도록 하고 있으므로 적법절차에 위반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반국가행위자인 피고인의 방어권행사에 장애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것은 해외도피를 한 피고인의 귀책사유로 그 장애가 되는 것일 뿐이고, 동 장애사유는 피고인의 출석으로 즉시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특조법 제5조 제1항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규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는 실제로 검사가 수사결과 특조법 제2조 제1항의 적용 대상자임을 확인하고, 또 그가 출석하지 아니할 때에 공소제기와 함께 궐석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뿐이다.

(다) 제7조 제6항, 제7항 본문 부분

이 규정들은 일반 형사소송절차의 중대한 예외를 규정한 것이지만 제한적인 것이다. 피고인이 출석한다면 일반 형사소송절차로 돌아가므로 이 규정들도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하려 한다면 이를 행사하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이 규정들은 반국가행위자에 대한 필벌이라고 하는 사안의 대성과 우리나라의 재판제도

를 거부하고 있다는 사안의 특수성으로 인해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으로서 헌법 예상하고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법 제297조의2 소정 간이공판절차에서도 증거조사의 특칙을 허용하고 있음도 참작되어야 할 것이다.

(라) 제8조 부분

이러한 몰수규정은 외국에 도피한 반국가행위자의 경우, 궐석재판을 하여 실형이 선고된다고 하여도 실질적으로는 집행할 수가 없으므로 형벌의 고통을 줄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재산을 가지고 이를 국내에서 증식, 행사, 향유하고 있는 현상은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에 반한다는 국민적 공감대에 따라 형법과는 다른 요건의 몰수형을 선고하여 형벌의 실질적 고통을 가하려 한 것이다. 또한 피고인이 출정을 한다면 몰수를 면제토록 한 것도 재판결과에 따라 자유형 등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양형상의 균형을 기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특조법 제정목적과 죄질의 중함에 비추어 볼 때 결코 재산권을 불합리하게 침해한다거나 비례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최근에 마약이나 공무원 수뢰범죄 등에서 범죄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재산에 대해서까지 몰수나 추징을 하자는 입법론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바, 범죄와의 관련성이라고 하는 몰수의 전통적 요건만이 헌법에 합치되는 것은 아니며 범죄의 성격과 죄질, 특수성, 재산형의 범위에 대한 법감정 등에 따라 그 변형은 헌법상 허용되는 것이라고 볼 것이다.

한편 이 규정은 그 시행일 이전의 범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므로 소급입법이라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제청신청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1) 법원의 위헌제청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의 전제성문제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제청법원의 견해를 존중하여야 할 것인바[헌법재판소 1993.5.13. 선고, 92헌가10 등(병합) 결정 참조], 이 사건에서는 재판의 전제성이 문제될 특단의 사정이 없다. 다만 제청신청인이 이미 사망하였을 개연성이 높으나 피고인이 사망하였다는 입증도 없고, 이 사건 위헌여부심판제청의 경우 재판절차가 중지되어 아직 법원의

종국재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위헌법률심판절차는 그대로 진행될 수 있다.

(2) 특조법 제7조 제6항은 특조법에 의한 형사재판절차에 관한 규정일 뿐 헌법재판소법에 의한 헌법재판에까지 적용될 규정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특조법의 위 조항 자체가 이 사건 위헌심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므로 헌법재판소법에 의한 이 사건 제청절차에서 변호인이 피고인의 대리인으로서 위헌제청을 신청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제청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법률의 위헌 여부에 관한 판단

(1) 특조법 제7조 제5항의 위헌성

특조법 제7조 제5항은 피고인이 출석하지 아니할 때 법원은 궐석재판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였다.

헌법은 제12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과 적법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ㆍ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적법절차에 의한 형사처벌의 원칙을 선언하였다. 이 적법절차는 절차가 법률로 정하여지고 또 그 법률에 합치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적용되는 법률의 내용에 있어서도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춘 적정한 것이어야 하며, 특히 형사소송절차와 관련시켜 적용함에 있어서는 형벌권의 실행절차인 형사소송의 전반을 규율하는 기본원리로서 형사피고인인 국민의 기본권이 공권력에 의하여 침해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하도록 절차를 형성ㆍ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은 또 제27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재판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 재판청구권은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포함한다. 여기서 공정한 재판이란 헌법과 법률이 정한 자격이 있고, 헌법 제104조 내지 제106조에 정한 절차에 의하여 임명되고 신분이 보장되어 독립하여 심판하는 법관으로부터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위에서 본 적법절차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재판을 의미한다. 그 권리는 또한 재판절차를 규율하는 법률과 재판에서 적용될 실체적 법률이 모두 합헌적이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뿐만 아니라 재판의 공정을 보장하기 위하여 비밀재판을 배제하고 일반국민의 감시하에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받을 권리도 내용으로 하는 바, 이로부터 공개된 법정의 법관의 면전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ㆍ진술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공격ㆍ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받을 권리가, 즉 원칙적으로 당사자주의와 구두변론주의가 보장되어 당사자에게 공소사실에 대한 답변과 입증 및 반증의 기회가 부여되는 등 공격ㆍ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재판을 받을 권리가 파생되어 나온다(헌법재판소 1994.4.28. 선고, 93헌바26 결정 등 참조).

한편 피고인이 없는 상태하에서 재판인 궐석재판에 있어서는 피고인의 이러한 공격ㆍ방어권이 현저히 제한된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276조에는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개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다만 동법 제277조에 의하여 다액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료, 공소기각 또는 면소의 재판을 할 것이 명백한 사건에나 처음부터 피고인의 출석없이 공판을 개정할 수 있고,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3조에 의하여 제1심 공판절차에서 피고인에 대한 송달보고서가 접수된 후 6월이 경과하도록 피고인의 소재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건에 한하여 피고인의 진술없이 재판할 수 있을 뿐이어서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중죄에 있어서는 어떤 경우에도 처음부터 피고인의 출정없이 재판할 수 없는 것이 형사소송의 절차에 관한 일반원칙인 것이다.

그런데 특조법 제7조 제5항은 특례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죄중 많은 죄(형법 제87조 제1호ㆍ제2호, 제88조, 제90조, 제92조 내지 제99조, 군형법 제5조 제1호ㆍ제2호, 제6조 내지 제8조, 제11조 내지 제16조,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1호ㆍ제2호, 제2항, 제3항, 제4조 제1항 제1호 내지 제5호, 제5조 제1항, 제6조 제2항ㆍ제3항, 제9조 제1항, 제12조, 제13조, 군사기밀보호법 제13조 등)의 법정형이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형인데도 특조법 제7조 제4항에 의한 송달 간주의 효력이 인정되는 이상 처음부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피고인의 출정없이 재판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특조법이 상정하고 있는 반국가사범에 대한 궐석재판에 의한 처벌의 필요성을 일응 긍정한다고

하여도, 이 조항은 검사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처음부터 의무적으로 궐석재판을 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재판의 연기도 전혀 허용하지 않고 있어, 중형에 해당하는 사건들에 대하여도 피고인의 방어권이 일절 행사될 수 없는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도록 규정한 것이므로 위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의 일반원칙에 저촉될 뿐만 아니라 그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서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한 것이다.

비록 특조법 제7조 제5항에 “정당한 이유없이”라는 문언이 있으나 이는 동조 제4항의 송달간주규정과 첫 기일에 증거조사 없는 궐석재판으로 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한 제7항의 규정과 종합할 때 제3항의 공고를 거치지 않은 경우만을 뜻한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에 대하여도 제5항이나 제7항에 대한 예외규정이 없으므로 위 문언은 무의미한 것이다. 또 피고인이 판결선고 전에 출석하면 통상의 공판절차가 진행되며(특조법 제7조 제7항 단서), 판결선고 후에 체포되거나 검사에게 출석하면 상소 또는 재심이 가능하다(특조법 제11조 제1항, 제12조 제1항)는 것은 특조법 제7조 제5항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가 이미 발생한 후 사후적으로 그 결과를 다소 시정하는 제도에 불과하며, 일반적으로 피고인에게 3심에 걸쳐 재판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에서 궐석재판으로 형이 선고될 수 있는 한, 이러한 사유만으로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제한이 필요한 최소한도에 국한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더구나 법원의 소환절차도 소환공고를 1종 이상의 국내 신문에 게재한 뒤(특조법 제7조 제3항), 공고후 2주일이 경과되면 소환장이 피고인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므

로(특조법 제7조 제4항), 결국 외국에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소환공고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즉 법정에 출석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궐석재판이 행해질 수 있게 된다.특조법 제2조 제1항에 정한 많은 죄들이 중한 형벌을 법정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피고인에게 출석할 기회조차 주지 아니하여 답변과 입증 및 반증의 기회 등 공격ㆍ방어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불출석에 대한 개인적 책임을 전혀 물을 수 없는 경우까지 궐석재판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은, 절차의 내용이 심히 적정하지 못하여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의 원칙에도 심히 반한다.

따라서 이 조항은 피고인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며 적법절차의 원칙에도 반하여, 헌법 제27조 제1항 및 제12조 제1항에 위반된다.

(2) 특조법 제7조 제6항, 제7항 본문의 위헌성

특조법 제7조 제6항, 제7항 본문은 궐석한 피고인은 변호인 또는 보조인도 공판절차에 출석시킬 수 없고, 법원은 최초의 공판기일에 공소사실의 요지와 검사의 의견만을 듣고 증거조사도 없이 결심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헌법은 제12조 제1항 후문 후단에 규정된 적법절차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는 외에 제27조 제1항에서는 당사자가 공판절차에서 충분한 공격ㆍ방어권을 행사하는 것, 이러한 대심(對審)절차를 통하여 그리고 원칙적으로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된 증거를 토대로 한 객관적인 재판을 받을 권리, 재판절차를 규율하는 법률 및 재판에 적용될 실체적 법률이 모두 합헌성을 띠어야 한다는 의미에서의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내용으로

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피고인의 공격ㆍ방어방법 중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피고인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가장 효율적이고 중요한 방법의 하나이므로, 형사소송법은 그 제30조에서 피고인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규정하였고, 그 제282조에서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에 한하여는 변호인 없이 개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였다.

그런데 특조법 제2조 제1항에 규정한 죄 중 많은 죄의 법정형이 사형ㆍ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형인 점은 위에서 본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변호인도 출석시킬 수 없고, 또한 증거조사도 없이 실형을 선고받는다는 것은 공격ㆍ방어의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하는 것을 뜻하게 되므로, 특조법 제7조 제6항 및 제7항은 헌법 제12조 제1항에 정한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하고, 헌법 제27조 제1항에 정한 재판청구권을 특조법이 정한 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이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특조법 제7조 제7항 본문은 나아가 헌법 제101조 제1항에 의해 부여된 법원의 사법권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

사법(司法)의 본질은 법 또는 권리에 관한 다툼이 있거나 법이 침해된 경우에 독립적인 법원이 원칙적으로 직접 조사한 증거를 통한 객관적 사실인정을 바탕으로 법을 해석ㆍ적용하여 유권적인 판단을 내리는 작용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특조법 제7조 제7항이 특정 사안에 있어 법관으로 하여금 증거조사에 의한 사실판단도 하지말고, 최초의 공판기일에 공소사실과 검사의 의견만을 듣고 결심하여 형을 선고하

라는 것은 입법에 의해서 사법의 본질적인 중요부분을 대체시켜 버리는 것에 다름 아니어서 우리 헌법상의 권력분립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우리 헌법은 권력 상호간의 견제와 균형을 위하여 명시적으로 규정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입법부에게 사법작용을 수행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입법자가 법원으로 하여금 증거조사도 하지 말고 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법률을 제정한 것은 헌법이 정한 입법권의 한계를 유월하여 사법작용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특조법 제7조 제7항 본문은 사법권의 법원에의 귀속을 명시한 헌법 제101조 제1항에도 위반된다.

(3) 특조법 제8조의 위헌성

(가) 특조법 제8조에는 동법 소정의 반국가행위자가 검사의 소환에 2회 이상 불응한 때는 그 전재산을 필요적으로 몰수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 입법목적은 반국가행위자의 출석을 담보하고 반국가행위의 자금줄을 끊는다는 데 있다고 한다.

(나)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죄질의 경중과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에 비추어 볼 때 적정하지 못하고, 전체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게 되면 헌법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적법절차의 원칙 및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에도 반한다(헌법재판소 1992.4.28. 선고, 90헌바24 결정; 1995.4.20. 선고, 91헌바11 결정 참조).

우리 형법 제48조는 몰수에 대한 일반규정으로서, 범죄행위에 제공하였거나 제공하려고 한 물건, 범죄행위로 생긴 물건, 범죄행위로 인하여 취득한 물건 및 이들의 대가로 취득한 물건을 몰수대상으로 하였다. 한편 형법 외에 형사법상 필요적

몰수규정이 있다(상

법 제633조, 공직선거법 제236조, 변호사법 제94조 등). 그러나 형법과 이러한 형사법상의 몰수대상금품은 모두 범죄구성요건과 직ㆍ간접으로 관련이 있다. 공무원범죄에관한몰수특례법에서 규정한 몰수대상인 재산도 범죄행위로 얻은 재산, 이 재산의 과실로 얻은 재산, 그 대가로서 얻은 재산, 이들 재산의 대가로서 얻은 재산, 이런 재산의 변형 또는 증식으로 형성된 재산에 국한되므로 몰수대상재산이 그 범죄행위와 직ㆍ간접으로 관련되어 있다. 그런데 특조법 제8조에 규정된 몰수대상재산은 특조법상의 범죄구성요건과 직접적 또는 간접적 연관성이 없다. 그리고 몰수요건도 검사의 2회 이상의 소환에 불응했을 때 필요적으로 병과할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특조법 제8조는 특조법상의 구성요건에 관련되었다기보다는 피고인의 소환불응에 대한 제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이는 특히 동조 단서에서 “판결선고 전 출정한 때에는 재산의 몰수형은 이를 면제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러한 입법례는 오늘날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특조법 제8조와 같은 전재산몰수규정은 절대왕조시대나 가능했던 입법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과거 왕조통치시대에 범죄와 무관한 전재산 몰수형이 있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의 의용율(依用律)인 대명률(大明律)에 의하면 모반죄(모반(謀反)=사직을 위태롭게 하는 모의를 한 죄), 대역죄(대역(大逆)=종묘ㆍ산릉ㆍ궁궐을 훼손한 죄), 모반죄(모반(謀叛)=외국과 연결하여 나라를 배반한 죄), 간당죄(姦黨罪:관원이 붕당을 만들어 조정과 정사를 문란케 한 죄), 조축고독죄(조축고독(造蓄蠱毒):살인할 수 있는 독약을 제조, 축적한 죄) 등의 경우 전재산의 몰수(재산입관(財産入官))형이 병과되었다.

그리고 피고인이 출석하지 못하는 사유는 본인이 공판기일이 공고된 것을 모른 경우나, 사망ㆍ질병 등 부득이한 사유 등 본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특조법 제8조는 결국 피고인의 소환불응에 대하여 전재산의 몰수라는 법정형을 정하고 있는바, 설사 반국가행위자의 고의적인 소환불응을 범죄행위라고 규정하는 취지라 하여도 이러한 행위에 대해 전재산의 몰수라는 형벌은 그러한 행위의 가벌성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워 적정하지 못하고 일반형사법체계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는 행위책임의 법리를 넘어서 자의적이고 심정적인 처벌에의 길을 열어 둠으로써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을 명백히 벗어나고 는 것이다. 그러므로 특조법 제7조는 헌법 제12조 제1항에 규정된 적법절차의 원칙 및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

(다) 뿐만 아니라 특조법 제8조는 제2조 제2항에서 “이법에서 반국가행위자의 재산이라 함은 행위자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동산ㆍ부동산ㆍ유가증권 기타 일체의 재산적 가치있는 물건 또는 권리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10조에서 몰수판결의 효력은 몰수대상물의 명의자 또는 점유자에 대하여도 효력이 있다고 규정한 점과 종합하여 보면, 친족의 재산까지도 반국가행위자의 재산이라고 검사가적시하기만 하면 특조법 제7조 제7항에 의하여 증거조사 없이 수형이 선고되게 되어 있으므로, 헌법 제13조 제3항에서 금지한 연좌형이 될 소지도 크다. 따라서 특조법 제8조는 헌법 제13조 제3항에도 위반된다.

(4)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단서의 적용

헌법재판소법은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청법원으로부터 제청된 법률조항에 대하여서만 결정하도록 하되, 예외적으로 제청된 법률조항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당해 법률 전부를 시행할 수 없다고 인정될 때에는 그 법률 전부에 대하여도 위헌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동법 제45조 단서에 규정하고 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특조법 특유의 재판절차를 규정한 위 특조법 제7조 제5항, 제6항, 제7항 본문은 모두 헌법에 위반되므로 위헌선언으로 모두 효력을 상실함으로써 특조법 특유의 재판절차에 관한 규정들의 시행이 불가능하게 된다. 또 특조법상 상소에 관한 특례규정인 제11조 제1항과 제13조 제1항 중 “제345조 내지 제348조에 관한 부분”이 이미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위헌선언 되었다(1993.7.29. 선고, 90헌바35 결정 참조). 특조법 제8조가 위헌으로 선언되면 특조법 특유의 처벌규정이 없어지게 되고, 이 경우 반국가행위범죄를 특별히 규정한 취지, 즉 제2조 제1항에 규정된 범죄행위에 부과하여 새로운 구성요건을 부과한 취지도 형해화되는 것이 되므로, 특조법 특유의 과형은 그 시행이 불가능해진다.

그렇다면 특조법 특유의 소송절차나 처벌규정인 위 제7조 제5항ㆍ제6항ㆍ제7항 본문, 제8조가 모두 위헌으로 실효된다 할 것이고, 이들 법률조항들이 이미 실효된 제11조와 함께 특조법의 핵심적 규정들이라고 할 것인데, 그 핵심적인 규정들의 시행이 불가능하므로 특조법 전체가 그 존재의미를 상실하게 되고 그 전체가 시행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점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도 헌법재판소법 제45조 단서규정에 의하여 특조법 전체에 대하여 위헌의 결정을 함이 타당하다.

4. 결론

이에 특조법 전체에 대하여 위헌선언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며 재판관 김진우, 황도연의 아래 5.와 같은 보충의견이 있다.

5.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황도연의 보충의견

우리는, 특조법 제7조 제5항, 제6항, 제7항 본문 및 제8항만이 아니라 제2조 제1항 제2호 및 제5조 제1항도 위헌이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추가하여, 특조법 전체가 위헌이라는 이유를 보충한다.

가. 헌법은 제13조 제1항에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범죄를 구성하지 아니하는 행위로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 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죄형법정주의를 명문화하고 있다. 죄형법정주의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헌법재판소 1995.5.25. 선고, 93헌바23 결정 참조).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반국가행위자라는 신분범의 개념을 규정한 것일 뿐만 아니라, 동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면 동항 본문에 규정된 각 죄의 형 이외에 전재산몰수형이 추가된다는 구성요건에 관한 규정이므로 불명확하게 규정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일반인으로서는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만 특이하게 규정되고 있는 ‘죄상이 현저히 중한’이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하여 실제로 어떠한 경우를 말하는지 예측하기 어려우며, 이에 참고가 될 특조법의 제정목적도 법문상 명확하지 않고 특조법 전체

를 살펴보아도 그 해석의 기준점을 찾아 보기 어려워서 이러한 규정형식은 법적용 당국의 자의적인 법적용을 허용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 점은 구성요건의 해석상 죄상이 “현저히 중한 자”의 위 범죄의 주체가 됨에 반하여 단지 그 죄상이 “중한 자”는 위 범죄의 주체가 되지 아니하게끔 규정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분명하다. 특히 반국가행위에 단순한 반정부행위까지 포함시켜 특조법을 적용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형법 제53조(작량감경)는 “범죄의 정상”이라는 용어를, 제51조(양형의 조건)는 “범죄 후의 정황”이란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죄상이 현저히 중한”이라는 표현도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원칙에 반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을지 모르나, 위 형법규정상의 표현들은 법관의 재량사항인 형의 양정(量定)에 관한 것이고 범죄의 구성요건 자체에 관한 것이 아닌데 반하여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표현은 바로 범죄의 구성요건 그 자체, 특히 신분범(넓은 의미)의 주체(신분)에 관한 규정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형법은 물론 특별형법규정들을 살펴보아도 범죄의 주체를 이와 같이 애매모호하게 규정한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죄상이 현저히 중한’이란 표현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나. 특조법 제5조 제1항은 “검사는 수사결과 피의자가 반국가행위자인 것이 인정되고 정당한 이유없이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검사의 출석요구에 2회 이상 불응한 때에는 공소의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궐석재판의 청구를 할 수 있다”고규정하였다.

(1) 이 규정은 특조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개념이 명확성을 결한 “외국에서 귀국하지 아니한 자로서 죄상이 현저히 중한자”라는 규정을 받아, 그러한 반국가행위자라는 인정을 검사가 한 경우에 관한 규정이어서, 그 제2조 제1항 제2호와 같이 적용되는 한 역시 위헌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검사의 출석요구”는 대통령령, 즉 반국가행위자의 처벌에관한법률에관한특별법시행령 제2조에 규정한 방법으로 한 출석요구이고, 이 방법은 출석요구서를 피의자의 국내에 있는 배우자ㆍ직계친족ㆍ형제자매 또는 법정대리인 중 1인에게 송달하거나 그런 사람이 국내에 없거나 소재불명일 때는 검찰청 게시판에 공시하는 것이고, 공시 후 2주일이 지나면 피의자에게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피의자는 검사의 출석요구가 있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피의자의 책임에 돌릴 수 없는 사유로써 출석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 궐석재판이 청구되고 특조법 제7조 제5항에 의하여 검사의 의견진술만으로 형을 선고받은 궐석재판을 받게 되어 있어, 이 조항과 종합할 때 특조법 제5조 제1항은 헌법 제12조 제1항 후문의 적법절차의 원칙에 반하고 헌법 제27조 제1항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할 것이다.

1996. 1. 25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주 심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재판관 이재화

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