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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대법원 1992. 10. 27. 선고 92누9418 판결]

【판시사항】

가. 근로자에 대한 승진조치가 부당노동행위가 되기 위한 요건 및 판단기준
나. 근로자가 승진거부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승진시킨 조치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한 사례

【판결요지】

가.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거나 노동조합활동을 방해하려는 의사로 노동조합의 간부이거나 노동조합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근로자를 승진시켜 조합원 자격을 잃게 한 경우에는 노동조합활동을 하는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인바, 이 경우에 근로자의 승진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의 여부는 승진의 시기와 조합활동과의 관련성, 업무상 필요성, 능력의 적격성과 인선의 합리성 등의 유무와 당해 근로자의 승진이 조합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근로자가 승진거부의사를 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승진시킨 조치가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노동조합법 제39조


【전문】

【원고, 상고인】

【피고, 피상고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코리아스파이서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혜건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92.5.15. 선고 91구2535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사실오인, 심리미진 및 채증법칙 위반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본다.
원심판결이 취사한 증거관계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그 과정에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이나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심이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회사라고 한다)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승진대상자 대부분을 승진시키고 있다고 인정한 것은 그 전후의 인정사실로 미루어 볼 때 원고의 경우와 같이 3급을 사원으로 입사하여 2급을 사원으로 승진하게 될 승진대상자 대부분을 승진시키고 있다는 취지라고 보여지고 이는 원심이 설시한 증거자료에 비추어 보더라도 명백하다.
결국 논지는 모두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적법한 사실확정을 근거 없이 비난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원심판결을 비난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이유 없다.
 
2.  법리오해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본다.
근로자의 승진은 근로자 개인에게는 경제적, 신분적 이익이 되는 것으로서 승진 여부의 결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과 재량에 속하는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거나 노동조합활동을 방해하려는 의사로 노동조합의 간부이거나 노동조합활동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근로자를 승진시켜 조합원 자격을 잃게 한 경우에는 노동조합활동을 하는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인바, 이 경우에 근로자의 승진이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의 여부는 승진의 시기와 조합활동과의 관련성, 업무상 필요성, 능력의 적격성과 인선의 합리성 등의 유무와 당해 근로자의 승진이 조합활동에 미치는 영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원심은 원고가 노동조합 대의원과 부위원장을 지내는 등 적극적인 노동조합활동을 하여온 사실과 원고가 1991년도 정기인사를 앞두고 참가인회사의 간부들에게 노동조합활동을 계속하기 위하여 승진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그 사실만으로 원고의 승진이 조합활동을 봉쇄할 목적으로 반조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참가인회사가 특정직책을 제외한 일정한 직급 이하의 사원에 대하여 무조건 조합원의 자격을 부여하는 규정을 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노조간부에 대하여도 그 동안 차별 없이 승진시켜 온 사실, 참가인회사는 승진대상자에 대하여 인사고과점수 등을 기초로 한 승진심사를 거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매년 정기인사에 승진시켜 왔고 원고의 경우도 1990년도 정기승진인사 때 승진되어야 할 처지였으나 당시 노동조합 부위원장으로서의 조합활동 계속을 위하여 승진인사에서 제외시킨 사실, 원고의 입사동기생 12명 중 10명은 이미 1990년 정기인사에서 승진하였고 1991년 정기인사로서 원고의 입사동기생 전원이 과장대리로 승진하게 된 사실, 참가인회사의 영업전무가 원고로부터 승진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그의 집에까지 찾아가서 원고의 부인에게 남편의 설득을 요청한 사실 및 참가인회사 인사위원회가 당시 노동조합의 직책을 맡고 있지 아니한 원고가 장래에 직책을 맡을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까지 회사의 인사질서를 문란하게 할 수 없다는 점과 인사고과점수가 승진대상자 12명 중 3위인 점을 감안하여 원고를 승진시키기로 결정한 사실 등에 미루어 볼 때, 원고에 대한 승진조치는 참가인회사가 정기승진인사의 일환으로 승진대상자에 대한 합리적 사정을 거쳐 회사의 인사질서와 입사동기생 간의 형평을 고려하여 행한 것일 뿐 원고의 종전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여 이에 대한 예방적 차원의 조치로서 행한 것은 아니라고 보여지고, 또 승진인사에 앞서 원고가 참가인회사의 간부에게 승진거부의 의사를 표명하였다고 하여도 사용자에게 인사질서의 문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노동조합활동을 계속하고자 하는 평조합원의 희망을 무조건 존중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고를 승진시켰다고 하여 그것이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개인적 불이익 취급이 행하여 질 때 그것이 노동조합활동과 어떤 연관이 있다면 반조합적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논지는 독자적인 견해에 지나지 아니한 것으로서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논지는 모두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이회창 배만운 최종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