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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대법원 1981. 7. 7. 선고 80도1581 판결]

【판시사항】

선원이 국제운수노동자연맹을 통하여 선박회사로 부터 지급받은 추가임금(기준임금과 실질임금과의 차액)을 약정대로 선박 회사에 반환하지 않고 소비한 경우 횡령죄의 성부(소극)

【판결요지】

선원이 선박회사로부터 지급받는 실질임금이 국제운수노동자연맹이 책정한 기준임금에 미달하고, 이 미달사실을 탐지한 위 연맹이 선박회사에게 그 차액에 해당하는 추가임금의 지급을 권고하여 이에 따라 선박회사가 위 연맹을 통하여 선원에게 지급한 추가임금은 선원에게 귀속되는 것이고, 선원이 위 금원을 지급받으면 선박회사측에 이를 반환한다는 약정이 있었다고 하여도 동 회사측에 대하여 그 금원을 반환해야 할 채무를 부담함은 별론으로 하고 동 회사측을 위하여 그 금원의 보관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소비하였다고 하여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형법 제355조 제1항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박한상

【원 판 결】

서울형사지방법원 1980.5.9. 선고 80노379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이 그 거시의 증거에 의하여 적법히 확정한 사실은 (1) 피고인은 1978.2.15 일본국 도오교 마린선박회사(이하 선박회사라고만 쓴다)의 선원송출 한국대리점인 공소외 남웅해운주식회사와 월임금으로 미화 313불씩을 지급받고 1년 간 위 선박회사 소유의 유조선인 후지야스호에 선원으로 승선하기로 하는 내용의 고용계약을 맺음에 있어서 피고인이 지급받게 되어 있는 위 실질임금이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운수노동자연맹(이하 운수연맹이라고 줄여 쓴다)이 책정한 기준임금(월 883불)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만일 위 후지야스호가 영국항구에 기항할 때 운수연맹의 조치에 의하여 위 운수연맹 책정의 기준임금과 피고인이 지급받는 실질임금과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원이 위 선박회사로부터 운수연맹을 경유하여 피고인에게 지급되게 되는 경우에는 피고인은 귀국 후 위 추가임금을 위 남웅해운주식회사에 반환하기로 약정하였다. (2)그런데 피고인은 1978.10.22 위 △△△△호가 영국 리버풀항에 기항했을 때 자신이 낮은 임금을 수령하는 사실을 위 운수연맹에 밀고하였고, 이 밀고에 접한 운수연맹은 피고인의 추가임금에 상당한 미화 3841불 15센트(한화로 환산한 금 1,855,376원)를 위 선박회사로부터 지급받아 이를 서울 중구 소재 한국외환은행 본점에 피고인을 수령권자로 하여 송금하였는바, 피고인은 1979.2.7경 외환은행으로부터 위 금1,855,376원을 인출하여 이를 공소외 주식회사에 반환하지 아니하고 소비하였다. (3) 위 운수연맹은 낮은 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후진국 선원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운수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선원노동조합 소속의 선원들이 지급받고 있는 실질임금이 운수연맹 책정의 기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선박소유자에 대하여 추가임금의 지급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동 선박에 대한 하역작업 거부, 출항금지 등 제재를 가하고, 선박회사가 추가임금을 운수연맹에 납부하면 이를 당해 선원에게 직접 송금하여 주고 있고, 위 운수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선원 소속 국가의 노동조합(이 사건에 있어서는 한국선원노동조합 또는 그 대리기관)과 선박소유자 사이에는 선원의 임금에 관하여 운수연맹 책정의 기준임금에 따르기로 단체협약을 맺어 놓고 있기 때문에 위 운수연맹이 선원이 낮은 임금을 지급받고 있는 사실을 탐지하여 당해 선박회사에게 추가임금의 지급을 권고하면 선박회사는 아무런 조건이나 제한을 붙이지 아니하고 추가임금을 운수연맹에 납부하게 되고, 운수연맹은 역시 아무런 조건이나 제한 없이 이를 당해 선원에게 송금하여 당해 선원으로부터 그 영수증까지 교부받고 있는바, 피고인도 위와 같은 경위로 운수연맹이 송금한 이 건 금 1,855,376원을 수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위 (1), (2) 사실은 이 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사실이다)
위와 같은 원심 확정사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운수연맹에 가입되어 있는 국가의 선원노동조합과 선박소유자 사이에는 선원들의 임금에 관하여 운수연맹 책정의 기준임금에 따르기로 단체협약을 맺어 놓고 있기는 하나(위 단체협약은 운수연맹의 인가를 받고 있다) 선진국 선원들의 임금수준을 기초로 하여 책정된 운수연맹의 기준임금에 일률적으로 따른다는 것은 각국의 해운업계의 실정이나 경제상황 등에 비추어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개발도상국 등 일부 국가의 해운업계에서는 형식상으로는 위 운수연맹이 인가한 단체협약에 따르는 것처럼 하되, 선박소유자와 당해 선원과 개별적인 고용계약에 있어서는 그 나라의 실정에 맞추어 임금조건을 따로히 약정하고, 그렇게 하는 경우에는 위 운수연맹의 권유와 제재 때문에 선박소유자가 부득이 추가임금을 당해 선원에게 지급하게 되는 경우가 예상되므로 본건에 있어서와 같이 당해 선원이 위와 같은 경위로 고용계약상의 약정을 초과하는 추가임금을 지급받게 되는 경우에는 이를 당해 선박회사에 반환하기로 따로히 약정을 하게 되는 것이 관례인 것으로 보여진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경위로 피고인이 지급받게 된 위 추가임금은 비록 피고인과 선박소유자 사이의 직접적인 고용계약에 의한 것이 아니고 피고인 소속의 선박노동조합과 선박소유자 사이에 맺어진 단체협약과 그 단체협약의 내용을 실현시키려는 위 운수연맹의 권유 또는 제재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위 추가임금은 역시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 할 것이고, 피고인이 위 남웅해운주식회사에게 위 금원을 지급받으면 이를 반환한다는 약정이 있었다 하여 그것만으로 동 회사에 대하여 그 금원의 보관책임이 생긴다고는 볼 수 없고 선박회사측과의 약정에 따라 위 추가임금을 반환해야 할 계약상의 채무만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심은 위 추가임금의 소유권이 일단 운수연맹에 귀속되었다가 피고인이 이를 수령함으로써 다시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라고 하고 있어 그 소유권의 귀속과정에 관한 판시에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나 결국 위 추가임금이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이상 결론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고, 위 추가임금의 소유권 귀속에 관하여 민법 제104조, 제107조, 제108조의 각 규정들을 내세워 위와 다른 견해를 취하는 논지는 채용할 수 없으며, 원심판결이 정책적 감각을 무시한 부당한 판결이라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논지 이유 없으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우영(재판장) 서일교 이정우 신정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