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전문】
【주문】
1. 피고가 2020. 3. 18. 원고에게 내린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망 ○○○(생년월일 생략생 남자, 이하 ‘망인’이라고 한다)는 2019. 4. 1. ○○건설(주)와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 현장(이하‘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에서 형틀 목공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망인은 2019. 6. 30.(일) 15:50경 이 사건 사업장의 사무실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되어 영도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고, 같은 날 ○○병원에서 ‘상세불명부위의 급성 전층심근경색증’ 등 진단을 받았으며, 그 뒤로 ○○○○병원, ○○요양병원 등지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2019. 11. 10. 08:25경 심정지에 의한 무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하였다.
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상세불명의 심장정지, 연축(경련수축)의 기재가 있는 협심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고 한다)에 기인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1. 2.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여야 할 것이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에 따르면 이 사건 상병은 망인의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2020. 3. 18.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0. 4. 10.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20. 8. 4. 위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지만, ①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②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경우에도 입증이 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③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된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④ 업무와 질병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두4912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과로의 내용이 통상인이 감내하기 곤란한 정도이고 본인에게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는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진 경우에는 과로이외에 달리 사망의 유인이 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드러나지 아니하는 한 업무상과로와 신체적 요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함이 경험칙과 논리칙에 부합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8두16873 판결, 2008. 2. 28. 선고 2006두17956 판결, 2009. 3. 26. 선고 2009두164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근무에 관한 기본 사항
가) 주요 업무: 먹매김 작업(먹통, 먹물, 먹줄 등의 도구를 이용해서 도면의 기재사항을 축척 1:1의 실제 비율로 확대하여 공사 현장에 표시하는 작업. 위 작업을 통하여 기둥, 옹벽 등이 세워질 곳이 표시되면, 여기에 기초하여 형틀작업과 철근 배근 작업 등 후속 공정이 이루어짐)
나) 통상 근무시간: 07:00 ~ 17:00(점심시간: 12:00 ~ 13:00)
다) 통상 근무일: 주 6일(일요일 휴무)
2) 망인의 기간별 근무시간
가) 발병 전 1주간: 62시간 19분
나) 발병 전 4주간의 1주 평균 근무시간: 56시간 42분
다) 발병 전 12주간(발병 전 1주간 제외)의 1주 평균 근무시간: 55시간 23분
3) 업무 경과 및 특이사항
가) 업무 개시
이 사건 사업장에서 발생한 토목사고로 인하여 공정이 미루어진 탓에 망인은 본래 일정보다 3개월 늦어진 2019. 4. 1.부터 업무를 개시하였다. 이로 인하여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앞서 투입된 선임자 ○○○의 기존 업무 방식에 맞추어 작업을 하여야 했다.
나) 재해 발생 1주일 전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의 107?108동 기준층 작업을 담당하였다가, 109?110동 지하층 및 주변 주차장 작업까지 맡게 되었다. 지하층 작업은 도면 등의 수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기준층 작업에 비하여 업무량이 더욱많다.
다) 재해 발생 전날(2019. 6. 29.)
망인은 109동 지하 1층의 먹매김 작업에 오차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였고, 1시간가량 그 원인을 추적한 결과 망인이 측량기구(트랜싯)를 잘못 놓았기 때문임이 밝혀졌다. 그러자 ○○○은 망인에게 “할배, 일 좀 잘 하소”, “할배 때문에 여러 사람 민폐 끼치네”라며 비난하는 발언을 하였다. 망인은 곧바로 수정 작업을 하려고 하였으나 당일 오후에 비가 내려서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였다.
라) 재해 발생 당일(2019. 6. 30.)
망인은 위 수정 작업을 마치기 위하여 휴일인 일요일에 출근하였으나, 08:00경 현장소장 ○○○로부터 시말서 제출 지시를 받게 되자, 위 지시에 항의하면서 ○○○과 언쟁을 벌였다.
4) 망인에 대한 주요 진료 경과
가) 2017. 2. 8.
흉통, 뒷목 당김, 가슴이 답답하다. 1차 관상동맥 조영술(이하 ‘조영술’이라고만 한다) 시행
나) 2019. 3.경
흉통 호소
다) 2019. 6. 18.
○ 흉부 불편감으로 내과 진료, 위산억제제 복용 후 증상 호전
○ 2차 조영술 시행한 후, 상세불명의 협심증 진단을 받음
※ 2차 조영술의 상세 결과: ① 좌회선지 원위부 미만성 60 ~ 70% 협착, ② 좌전방 하행 관상동맥 중간부위 50% 협착, ③ 우관상동맥 중간부위 50%협착, ④ 전반적인 혈관 연축이 확인됨, ⑤ 2017년의 상태와는 변화 없음
○ 혈관이 좋지 않으나 스텐트를 넣을 상황은 아니므로 약물 치료를 시행함
라) 2019. 6. 26.
위 내시경 검진을 시행한 결과, 식도염을 동반한 위?식도역류병, 기타 위염,상세불명의 위 저부의 악성 신생물 진단을 받음
마) 2019. 6. 30.
상세불명의 심장정지, 상세불명 부위의 급성 전층심근경색증, 상세불명의 급성신부전 진단을 받음
5) 망인의 평소 건강관리 상태
가) 건강보험 급여내역
○ 2017. 2. 8. ~ 2017. 7. 4. 상세불통의 흉통, 호흡곤란 5회
○ 2017. 11. 14. ~ 2019. 3. 26. 기타 및 상세불명의 원발성 고혈압 5회
나) 기타 생활 습관
○ 흡연 이력: 45년간 흡연을 하다가 이 사건 상병 발생 3 ~ 4개월 전부터 금연
○ 음주 이력: 주 1회, 맥주 1캔
6) 의학적 소견
가) 사망진단서
○ 사망 일시: 2019. 11. 10. 08:25
○ 직접 사인: 무산소성 뇌손상
○ 선행 사인: 심정지
나) 피고 자문의 소견
○ 자문의1
진료기록을 검토한 결과, 이 사건 상병 기록이 확인된다.
○ 자문의2
이 사건 상병의 경과기록을 참고할 때, 망인의 사망은 이 사건 상병으로 인한 것이다. 이 사건 상병과 사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
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 다수의견(6인): 이 사건 상병 중 ‘상세불명의 심장정지’는 확인이 되나, ‘연축의 기재가 있는 협심증’은 명확하게 인지되지 않는다.
그리고 ① 발병 전 1주간의 평균 업무시간과 4주간 및 12주간의 1주당 평균 업무시간이 각 55시간, 54시간, 53시간으로 만성적인 장시간 근로 사실은 인정되나, 발병 전의 돌발적인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는 점, ② 원고는, 먹매김 작업 자체가 오차 없이 수행하여야 하는 업무에 해당하고, 망인은 이러한 업무를 자택에서도 계속하여야 했으므로, 이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발병의 원인이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실제로 망인이 자택에서 초과근무를 하였다거나 그 밖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 요인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③ 또한 야간근무, 정신적 긴장, 유해한 작업환경, 높은 육체적 강도의 업무, 휴일 부족 등의 업무부담 가중요인도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사건 상병은 과로나 스트레스 등의 업무상 요인보다 평소에 망인이 앓고 있던 고혈압, 흉통, 협심증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이 자연경과에 따라 악화되었을 개연성이 높다.
따라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 소수의견(1인): 망인은 기존에 협심증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이기는 하였으나, 업무 중에 발생한 오류를 수정하는 데 따른 급성 스트레스가 심근경색 발생의 위험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라)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심의 결과
망인의 영상자료, 의무기록지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한 결과, 망인이 행한 실수로 공사가 지연되는 등 돌발상황으로 볼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그로 인하여 다음날 망인이 휴일근무를 하던 중에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한 것이라 볼 여지도 있으나, 한편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동은 확인되지 않고, 노트북 포렌식 자료를 바탕으로 인정된 시간 외 업무시간까지 고려하여도 망인의 평균 업무시간이 과로 기준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마) 진료기록 감정결과 1(○○○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이 사건 상병 중 ‘연축의 기재가 있는 협심증’은 관상동맥 혈관의 막힘이 현저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혈관의 연축 작용에 의하여 관상동맥의 협착이 발생하는 협심증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심근경색의 위험요인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과로, 스트레스 등이 협심증을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협심증과 같은 허혈성 심장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심리적 충격이나 외부자극이 더해지면 심근경색과 심정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는다고 하더라도 심근경색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을뿐이고, 그 발병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편 이 사건에서 망인이 2차 조영술을 받은 무렵에 스텐트 시술까지 받았다면 발병 위험을 더욱 낮출 수 있었다고 판단되나, 협착의 정도가 경미한 협심증에 대하여는 약물 치료를 우선 시도하고, 약물 치료로는 충분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 스텐트 시술로 나아가는 것이 통상적인 실무이므로, 당시 망인에게 약물 치료만을 시행한 것이 부적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지속적으로 주당 52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하였고, 발병 전 1주간은 6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으며, 정황상 자택에서 도면 검토등의 추가 업무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망인은「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고용노동부고시 제2017-117호)」(이하‘이 사건고시’라고 한다)에 정한 업무관련성 평가 기준에 준하는 만성적인 과로를 한 상태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하여 심근경색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다고 판단된다.
○ 또한 심근경색의 발생 전날에 망인의 업무상 실수로 인하여 다른 근로자들이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로 인하여 상사로부터 시말서를 쓰라는 요구를 받았으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일요일에 이 사건 사업장에 나와 업무를 추진하는 등 일련의 경과를 살펴보면, 위 사건은 망인에게 급격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고, 이러한 요인이 망인의 심장질환 악화에 기여하였다고 판단된다.
○ 망인은 협심증, 고혈압, 흡연 이력 등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할 수 있는 개인적인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와 더불어 장시간 노동, 정신적 긴장이 있는 업무, 발병 전날의 극심한 스트레스 유발 사건 등 심근경색을 촉발할 만한 업무상의 요인도 보인다. 위와 같은 개인적인 위험요인과 업무적인 위험요인이 상호작용하여 심근경색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위 각 위험요인별 기여도를 수치화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업무적인 위험요인이 심근경색의 발생에 결정적이거나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바) 진료기록 감정결과 2(○○병원 순환기내과)
○ 연축의 기재가 있는 협심증(변이형 협심증)은 관상동맥의 국소적인 연축에 의하여 일시적으로 심한 심근 허혈, 드물게는 심근경색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변이형 협심증은 불안정형 협심증 등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관상동맥의 위험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흡연을 한 경우는 예외). 망인은 변이형 협심증으로 인하여 심근경색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고, 심근경색이 심장정지 및 장기부전(급성 신부전)으로 이어진 것이라 보인다.
○ 조영술은 흉통이 있는 환자 또는 진단이 어려운 고질적인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서 허혈성 심장질환의 발생 여부를 확인하려는 경우 등에 시행하는 검사이다.
○ 1차 조영술과 2차 조영술의 각 결과를 보면, 망인의 심혈관 협착 상태에 유의미한 변화는 발견되지 않는다. 한편 망인의 흉통이 위산억제제로 호전된 것을 볼때 위 흉통은 위산과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 망인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LDL 콜레스테롤 152) 등 기저질환을 보유한 점, 관상동맥에 50% 이상의 협착이 진행된 점 등을 고려하면, 일반인보다는 망인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다만 망인과 같이 조영술을 받고 2주일도 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상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망인은 2차 조영술 당시 관상동맥에 협착은 있었으나 스텐트를 넣을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
○ Lancet의 연구 결과에서 주당 35 ~ 44시간 일하는 근로자보다 주당 5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서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이 1.13배 높게 나타나는 등, 의학적인 관점에서도 과로 및 스트레스와 급성심근경색(심장사) 사이의 인과관계는 비교적 인정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망인의 업무가 유발한 과로 및 스트레스의 정도 또는 그 과로 등이 이사건 상병에 미친 영향에 관하여는 주관적인 요소들을 고려하여 법률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합당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6, 10 내지 13, 15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병원장 및 ○○병원장에 대한 각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 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업장에서 망인이 수행한 업무와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
1) 망인은 개인적으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심장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기저질환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1차 조영술을 실시한 2017. 2. 8. 무렵부터 협심증으로 의심되는 증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망인의 협심증 유형은 관상동맥의 부분적인 경련수축에 따라 발생하는 변이형 협심증에 해당하는바, 변이형 협심증은 불안정성 협심증에 비하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일시적으로 심한 허혈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심근경색까지 유발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
2) 망인이 45년에 걸쳐 흡연을 한 것은 협심증의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간의 흡연 이력에도 불구하고 1차 조영술과 2차 조영술의 각결과를 비교하여 보면 관상동맥의 협착 정도에 특별한 변화가 없었고, 2차 조영술을 받았을 때에도 그 협착 정도는 50 ~ 60% 수준으로서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여야 할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
3) 그런데 망인은 2차 조영술을 시행한 지 불과 12일 만에 심근경색을 일으켰다. 이에 대하여 이 법원의 순환기내과 감정의는 망인의 관상동맥 협착 정도와 기저질환을 고려하면 망인이 일반인에 비하여는 심근경색의 발병 확률이 높다고 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망인의 경우와 같이 스텐트 시술이 필요한 정도에 이르지 않은 협심증 환자가 2주일도 지나지 않아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사례는 흔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망인의 업무와 심근경색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유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 감정결과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주장처럼 망인의 심근경색이 자연적인 경과에 따라 발생한 것이라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4) 한편 망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서 1주당 55시간 이상을 근무하여 왔는바, 이 사건 고시에서 과로 여부를 판단하는 업무시간 기준(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을 적용하면, 망인의 업무시간만 살펴보더라도 망인의 업무와 심근경색과의 관련성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5) 더욱이 ① 망인의 휴무일은 주 1일(일요일)에 그친 점, ② 망인이 담당한 먹매김 작업은 후속 공정의 기초가 되는 작업으로서 오류의 발생 여하에 따라 전체 공사일정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점, ③ 실제로 망인은 본인의 작업 실수로 인하여 상사와 동료로부터 비난과 질책을 받았고, 위 실수를 서둘러 만회하고자 재해 발생 당일에 휴일근무를 무릅쓰고 출근한 점 등을 고려하면, 망인은 휴일이 적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정신적 긴장이 상당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처럼 업무부담을 증가시키는 다른 요인들까지 보태어 보면 망인의 업무와 심근경색의 관련성은 한층 높다고 판단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인의 업무가 이 사건 고시에서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정한 ‘휴일이 부족한 업무’ 또는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설령 망인의 업무부담 자체가 독자적으로 심근경색을 유발할 만큼 과중하였다고 볼 수는 없더라도, 당시 망인이 보유하고 있던 협심증 등 기저질환을 자연적인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였다고 보인다.
6) 망인이 2차 조영술에서 협심증 진단을 받은 때부터 심근경색을 일으킬 때까지 12일 동안에, ① 작업 구역의 확대(109?110동 지하층 및 주변 주차장 작업 담당), ② 근무시간의 증가(55시간 → 62시간), ③ 확대된 작업 구역에서 업무상 실수 발견, ④ 위 실수를 시정하기 위한 휴일근무, ⑤ 위 실수에 대한 동료의 모욕적인 언사와 상사의 책임 추궁 등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하였다.
반면 망인은 심근경색을 일으키기 3 ~ 4개월 전부터 금연을 하였고, 그 밖에 망인의 협심증을 단 12일 사이에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수준으로 악화시킬 만한 개인적인 위험요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에서 망인의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가 기저 심장질환을 급격하게 악화시켜서 심근경색을 촉발한 원인이 되었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다.
라. 소결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린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재판장 판사
판사 판사1
판사 판사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