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화면내검색 공유하기 관심법령추가 저장 인쇄

용역비·부당이득금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다282177, 282184 판결]

【판시사항】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 의사표시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

【참조조문】

민법 제390조, 제543조, 제673조

【참조판례】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46757 판결(공2022하, 2248)


【전문】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건축사사무소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예강 담당변호사 신장수)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개발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일 담당변호사 김성훈 외 2인)

【원심판결】

수원고법 2024. 8. 22. 선고 2023나20330, 20347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의 본소청구 중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광명시 △△시장에 대하여「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시장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던 중, 2019. 8. 14.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건축설계 및 도시관리계획(변경) 업무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나.  피고는 2021. 7. 16. 원고에게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취지의 계약해지통지서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서’라 하고, 거기에 담긴 피고의 의사표시를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도급인인 피고는 수급인인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원고가 일을 완성하기 전에 이 사건 통보로써 민법 제673조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였으므로,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은 도급계약의 성질뿐만 아니라 위임계약의 성질도 겸유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통보로써 민법 제689조 제1항에 따라 자유롭게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 것이고, 설령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통보로써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 것이므로,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통보에는 만약 피고의 주장과 같은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해제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민법 제673조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의사표시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통보로써 민법 제673조에 따라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도급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분쟁이 있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의사표시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도급인이 수급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함으로써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나 도리어 자신이 손해배상을 하여야 하는 결과가 된다면 이는 도급인의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의사표시의 일반적인 해석 원칙에도 반하고, 수급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채무불이행 사실이 없어 도급인의 도급계약 해제의 의사표시가 효력이 없다고 믿고 일을 계속하였는데 민법 제673조에 따른 해제가 인정되면 불측의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다246757 판결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이 사건 통보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1) 이 사건 통보서에는 ‘원고가 제공한 설계도면에 연면적, 층고, 오피스텔 전용 출입구 등과 관련된 하자가 있고, 원고는 이 사건 사업추진계획 승인 시에 필요한 대관업무를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만 담겨 있을 뿐, 원고가 일을 완성하기 전에 피고가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하고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고자 한다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2) 원심은, 피고가 이 사건 제1심에서 ‘원고의 잘못이 채무불이행에 이르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통보를 한 이상 이 사건 계약은 해지·해제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을 뿐 아니라 명시적으로 민법 제673조에 따른 해제권 행사를 부정하지 아니한 점,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통보를 받은 후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아니하였고, 피고도 이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계약의 효력을 유지하지 아니하겠다는 것 자체에 대하여는 쌍방의 의사가 일치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피고가 이 사건 통보를 한 후에 비로소 발생한 앞서 본 사실관계나 소송경과만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통보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은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와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뜻이 포함되어 있었다고까지 확장해석할 수는 없다.
 
다.  그럼에도 원심은 도급인인 피고가 수급인인 원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으나 실제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한 뒤,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통보에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이 사건 통보로써 이 사건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민법 제673조에 따른 임의해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의 본소청구 중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신숙희(주심) 마용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