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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병역법위반등의범죄처벌에관한특별조치법위반방조피고사건

[광주고법 1985. 9. 27. 선고 83노301 제1형사부판결 : 상고]

【판시사항】

입영기피를 결심하고 도피하려는 자에게 "잘되겠지,, 몸조심하라"하고 악수를 하는등 행위가 입영기피의 방조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스스로 입영기피를 결심하고 지정된 입영일시를 도과한 후 도피하려는 자가 당분간 피해 있겠다고 말하자 이별을 안타까와하는 뜻으로 "잘되겠지, 몸조심하라"하고 악수를 하는등의 피고인의 행위를 범죄의사를 강화시킨 것과 같은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형법 제32조

【참조판례】

1983.4.12. 선고 82도43 판결(요형 형법 제32조(30) 80면 집 31②형42 공 705호843)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및 피고인

【원심판결】

제1심 광주지방법원(79고합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유】

피고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첫째 공소외 1은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그 형의 집행을 마쳐 현역병 입역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할 자이므로 동인에 대한 입영명령은 무효이고, 따라서 동인의 1979.3.5.자 현역병 입영기피 행위는 병역법위반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그에 대한 방조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이고, 둘째 피고인은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수형자라는 입장에서 이해관계를 공통으로 하여 단지 부당한 병무행정의 시정을 촉구하기 위하여 진정등을 함에 있어 행동을 공동으로 한 것 뿐이고, 한편 공소외 1이 당분간 피해 있겠다고 할 때 악수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으나 이는 공소외 1의 현역병 기피행위를 방조한 것이라고는 볼수 없다는 취지이고, 셋째 원심판결에는 누범가중을 함으로써 법률적용을 잘못한 위법이있고, 넷째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것이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것이다.
먼저 피고인의 항소이유 제2점부터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이 병역문제 중앙대책위원회의 위원으로 가입하고,위원장인 공소외 2등과 함께 전남 병무청에 항의하는 광주거주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수형자로서 이 사건 본범인 공소외 1 등을 도와주자고 논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결의문을 작성 배포하는등 일련의 행동을 하고, 공소외 1이 입영일시로 지정된 1979.3.5.08:00를 지나 동일 10:00경 집을 나서면서 당분간 피해 있을터이니 잘들 해보라고 하자 공소외 1에게 잘되겠지 몸조심하라고 악수를 하면서 격려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는 공소외 1의 현역병 입영기피를 방조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살피건대, 일건기록에 의하면 병무청은 1974.9.1.자로 개정 실시하고 있는 병무행정 세부시행 규정에 의하여 6월 이상의 수형자와 누범자는 현역병 입영대상에서 제외하되 다만 병무사범으로 인한 수형자는 입영조치토록 하였다가 그후 1975.7.11.자로 그 일부를 개정하여 학원소요사태와 관련되어 형사처벌을 받은 자로서 6월 이상 3년 미만의 수형자는 병무사범에 준하여 입영조치토록 함으로써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6월 이상 3년 미만의 수형자도 현역병 입영대상에 포함하게된 사실, 이에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수형자들인 공소외 2, 3 등이 주동이 되어 이러한 병무행정의 부당성을 시정하기위하여는 어떤 단체를 조직할 필요가 있다고 논의되어 판시와 같은 병역문제 중앙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동 위원회의활동으로서 신성한 병역의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수형자에 대한 당국의 입영조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판시와 같은 성명서 등을 작성 배포한 사실, 피고인 또한 동 위원회의 위원으로 가입하여 동 위원회의 활동으로써 판시와 같은 결의문을 작성 배포하는등 일련의 행동을 한 사실, 공소외 1이 입영일시로 지정된 1979.3.06.08:00를 지나 동일 10:00경 집을 나서면서 당분간 피해있을 터이니 잘들 해 보라고 하자 동인에 대하여 잘되겠지 몸조심하라고 악수를 하면서 격려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병역문제 중앙대책위원회가 병역의무의 거부를 목적으로 조직된 단체가 아니고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의 수형자라는 입장에서 이해관계를 공통으로하여 부당한 병무행정의 시정을 촉구하기 위하여 조직된 단체라고 보여지는 이상(동 위원회 위원장이던 공소외 2가 범죄단체조직죄로 기소되어 당원으로부터 같은 취지에서 무죄판결을 선고 받음, 대법원 1982.2.9.선고 81도3050 판결) 동 위원회의 위원인 피고인이 동 위원회의 활동으로써 판시와 같은 성명서에 동조하고 결의문을 작성배포한 행위 그 자체를 놓고 범죄행위를 구성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기록에 의하면 현역병 입영명령을 받은후 위 행동에 같이 참여하였던 공소외 4 같은 공소외 5은 지정된 입영일시에 입영한 사실이 엿보임에도 불구하고, 공소외 1만이 지정된 입영일시를 도과한 후 집을 나서면서 피고인에게 당분간 피해있겠다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보면 공소외 1은 스스로의 결의에 의하여 현역병 입영기피를 한 것으로 볼 것인바, 그렇다면 이미 스스로 입영기피를 결심하고 지정된 입영일시를 도과한 채 집을 나서는 공소외 1에게 이별을 안타까와 하는 뜻에서 잘되겠지 몸조심하라고 악수를 하는 등의 피고인의 행위를 입영기피의 범죄의사를 강화시긴 것과 같은 방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으니 필경 원심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방조범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을 범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할 것이니 나머지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거칠 필요없이 이 점에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겨쳐 다시 판결하기로 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도 1979.2.13.서울 엔씨씨 인권위원회 사무실에서 공소외 2의 연락으로 동인 및 공소외 3, 6을 만나 병역문제 중앙대책위원회의 "대통령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되었다가 석방된 학생들을 현역병으로 입영시키는 당국의 처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에 동조하고 그 위원으로 가담할 것을 승낙한 후, 같은해 3.3.10:00경 서울특별시 광화문 근처에 있는 크라운제과점에서 위 4사람이 다시 만나 광주에 사는 긴급조치위반죄로 복역한 후 석방된 공소외 1이 같은해 3.5.자 현역입영 명령을 받았으므로 전남지방 병무청에 항의하는 호남사람을 도와주자고 합의하고, 다음날 광주에 함께 내려가 공소외 1 등을 만나 이 반항운동을 다짐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기로 합의한 후 공소외 1이 안내한 광주시 지산동 성명미상자 집에서 결의문을 초안, 밤새워 400부를 등사하여 서울측 200부, 전주측 80부, 광주측120부로 분배, 이 반항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시키기로 하고, 같은해 3.5.10:00경 공소외 1이 그 집을 나서면서 당분간 피해 있을 터이니 잘들 해 보라고 하자 모두들 몸조심하라고 하고, 피고인 동인과 악수를 하면서 격려하여 보내는 등 하여, 1979.3.5.08:00가 입영일시인 공소외 1이 정당한 이유없이 위 입영기일을 5일 경과하여도 입영치 아니하므로서 동인의 현역병 입영기피를 각 방조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바, 위 파기사유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방조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음에 귀착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는 것이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상학(재판장) 강병호 최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