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신용장확약금
【판시사항】
가. 증언의 진위를 객관적 상황과 대비하여 그 신빙성을 검토하지 아니하고서 만연히 증거로 채택하는 등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원고의 주위적청구를 일부 배척한 원심판단의 잘못을 이유로 파기하는 경우 예비적청구에 대한 피고패소부분의 위법이 파기사유가 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증언의 진위를 객관적 상황과 대비하여 그 신빙성을 검토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증거로 채택하는 등 채증법칙을 위배한 위법이 있다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나. 원고의 주위적청구를 일부 배척한 원심판단부분이 잘못이어서 파기하여야 할 것이라면 설령 예비적청구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의 원심판단에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이는 파기사유가 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전문】
【원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호남석유화학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회창
【피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주식회사 서울신탁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경철, 신문식, 유현석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1986.7.4 선고 85나98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위 부분의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1.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신용장 4장의 기재금액에 관하여 소외 1주식회사 대표이사 소외 2에 의하여, 그 금액란과 물품명세란이 변조되었다고 인정하고, 위 신용장이 정당하게 발급 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된 청구를 배척하면서 그 이유를 대강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를 종합하여 보면, 소외 1주식회사는 1981년경부터 수출용 원자재로서 폴리에치렌 및 폴리프로필렌을 피고은행이 개설한 신용장에 의한 대금결제방법에 의하여 원고로부터 구입하여 왔는데 위 회사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2가 1983.11. 경 원고로부터 위 원자재에 대하여 수량이 적고 금액도 소액인 매도확약서(offer sheet)와 그보다 수량과 금액이 훨씬 큰 매도확약서를 발급받고 그 가운데 물품수량과 금액이 적은 매도확약서에 부속서류를 갖추어 피고에게 신용장개설의뢰신청을 하는 한편 자기 자금으로 그 각 신용장 기재금원상당을 적립하여 피고가 원고를 수익자로 한 4장의 취소불능 내국신용장(원심판결 제2목록, 이하 제1내지 제4신용장이라 한다.)을 개설한 사실, 내국신용장취급규정 제9조에 의하면 "내국신용장을 개설한 외국환은행은 내국신용장의 개설사실을 수혜자에게 통지하여야 하며 수혜자가 달리 요청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해 내국신용장을 수혜자에게 직접 교부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신용장이 개설되면 개설의뢰인이 개설은행으로부터 신용장원본을 교부받아 이를 수혜자에게 교부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고 피고도 무역거래의 이러한 관행에 따라 위 규정에 저촉되지만 이 사건 신용장 4장을 각 그 개설일시에 원고에게 직접 교부하지 않고 위 회사에 교부한 사실, 위 회사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2는 평소 피고은행 제1지점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어서 동 지점의 내국신용장 담당대리 소외 3이 동 지점의 지점장대리 직인을 소홀히 간수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위 신용장을 교부받을 때마다 소외 3의 직인 간수가 소홀한 틈을 타서 교부받은 신용장의 기재요건을 변조한 뒤 이에 위 직인을 도용하여 날인하는 방법으로 위 각 신용장을 변조하여 왔는데 그 내용을 보면 ① 제1신용장을 교부받은 1983.11.17에 동 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에 기재되어 있던 금 1,428,120원(외화금액 미화 1,800달라)이란 내용을 펜으로 말소한 후 그 위에 금 256,299,936원(외화금액 미화 323,040달라)이라고 임의로 기재하고 물품명세란의 물품명세도 원심판결 제3목록 가 부분기재의 물품명세로 교체한 다음 이미 절취하여 가지고 있던 피고은행 제1지점장 대리직인을 임의로 각 날인함으로써 제1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과 물품명세란을 변조하고, ②동년 11.24에는 제2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에 기재되어있던 금 1,379,252원(외화금액 미화 1,736달라)이란 내용을 특수약물처리의 방법으로 깨끗이 지운 다음 새로이 금 252,968,800원(외화금액 미화 318,400달라)이라고 임의로 기재하고 물품명세란의 물품명세도 위 제3목록 나 부분기재의 물품명세로 교체한 후 이미 절취한 위 대리직인을 임의로 각 날인함으로써 제2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과 물품명세란을 변조하고 ③ 동년 12.8에는 제3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에 기재되어있던 금 1,381,508원(외화금액 미화1,736달라)이란 내용을 특수약물처리의 방법으로 깨끗이 지운다음 새로이 금 252,109,440원(외화금액 미화316,800달라)이라고 임의로 기재하고 물품명세란의 물품명세도 위 제3목록 다 부분기재의 물품명세로 교체한 후 미리 절취한 위 대리직인을 임의로 각 날인함으로써 제3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과 물품명세란 을변조하고, ④ 동년 11.19에는 제4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에 금 1,380,293원(외화금액 미화 1,736달라)이란 내용을 펜으로 말소한 후 그 위에 금 238,052,940원(외화금액 미화 299,400달라)이라고 임의로 기재하고 물품명세란의 물품명세도 위 제3목록 라 부분기재의 물품명세로 교체한 다음 이미 절취한 위 대리직인을 임의로 각 날인함으로써 제4 신용장의 신용장금액란과 물품명세란을 변조한 다음 위 각 신용장개설일자에 변조된 각 신용장을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2) 원심이 채용한 을 제1내지 4호증의 각 1내지 3의 기재와 제1심증인 소외 3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은행 제1지점에서 발급하는 자금적립에 의한 내국신용장은 지점장대리의 전결로 발급하도록 되어있고, 이 사건 신용장도 지점장대리인 소외 3이 전결하여 발급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위 신용장이 수급자인 원고에게 교부되기 전에 소외 3이 그 기재내용의 일부를 직접 정정하거나 또는 제3자로 하여금 정정케 하였다면 이는 신용장 작성권한 있는자의 정정행위이므로 그 정정이 비록 부당한 것이라 할 지라도 정정한 내용대로 신용장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원심은 이 사건 신용장의 금액 및 물품명세에 관한 기재내용에 관하여 소외 1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이던 소외 2가 단독으로 지점장대리직인을 도용하여 변조한 것이고, 소외 3의 의사에 기한것이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나 이는 경험칙에 반하는 증거판단의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소외 3의 제1심증언에 의하면, 이 사건 신용장에 날인된 지점장대리 직인은 근무시간중에는 송윤철이 자기의 책상위에 놓아 두고 다른 사람이 도용하지 못하도록 직인관리를 철저히 하며 퇴근할 때에는 담당차장에게 반납한다고 진술하고 있는 바, 소외 3이 근무하는 은행점포에서 책상위에 두고 간수하는 지점장대리 직인을 외부에서 온 고객이 소외 3이나 다른 직원들의 눈을 속이고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네번씩이나 훔쳐서 사용한다는 것은 일반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 할 것이다. 둘째, 갑 제1내지 4호증의 각 1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각 신용장중 물품명세란은 원본자체에 그 내역을 기재하지 않고 별지를 붙여 별지에 그 내역을 기재한 후 별지와 원본사이에 지점장직인으로 간인을 하고 있는 바, 위 물품명세란의 별지에 기재된 대금액은 변조되었다는 신용장금액과 동일한 금액이므로 소외 2가 신용장금액을 단독으로 변조하였다면 그 별지도 그전 것을 떼어내고 변조한 별지로 갈아 붙였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별지와 원본사이에 간인한 인영이 기존간인 위에 중복하여 간인한 것이 아니라 단일한 간인이고 별도의 간인흔적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가 교부받은 이 사건 각 신용장의 물품명세란은 처음부터 현재와 같은 내용의 별지가 붙어 있었던가 아니면 소외 2가소외 3과 미리 합의하거나 그의 승낙하에 현재의 별지로 갈아 붙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셋째, 소외 3은 제1심 증언에서 내국신용장을 발행할 때 이 사건과 같은 원자재의 경우에는 원본 1통과 부본 2통이 작성되며 이때 동시에 타이프된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제1신용장의 원본(갑 제1호증의 1)에는 물품명세를 별지에 타자하여 첨부하고 간인을 하였으나, 부분(을 제1호증의 3)에는 물품명세가 신용장에 직접 타자되어 있고 제2신용장의 원본(갑 제2호증의 1)에는 물품인도기일 및 유효기일이 타자되어 있으나, 부본(을 제2호증의 3)에는 수기되어 있는 점으로 보아 제1, 2 신용장의 원본과 부본을 작성할 때 기재사항중 일부를 백지로 두었다가 후에 따로 기입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넷째, 원심인정사실에 의하면 제2, 3신용장은 그 신용장 기재금액을 특수약물처리의 방법으로 깨끗이 지운 다음 새로 금액을 기입해 넣어서 변조하였다는 것인바, 갑 제2호증의 1과 제3호증의 1의 각 기재내용을 보면 각 신용장 기재금액 부분에 '송철'이란 소외 3의 사인이 날인되어 있고, 특히 제2신용장에서는 금액의 숫자와 겹쳐서 날인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수약물처리로 그전의 기재금액을 깨끗이 지웠다면 인영도 함께 지워질 것인데 금액이 변조되기 전에 날인된 사인의 인영이 남아있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제2신용장에 날인된 위의 사인인영은 변조된 후의 금액위에 날인된 것이 아니고 변조되기 전에 날인된 것이라고 한 제1심의 소외 3의 증언은 신빙성이 없다 할 것이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신용장 4장은 소외 2가 단독으로 변조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외 3의 제1심 증언에 의하면, 소외 2가 대표이사로 있는 소외 1주식회사는 소외 3이 피고은행 한남동지점에 근무할 동안에는 같은 지점에서 내국신용장을 발급받아 오다가 소외 3이 피고은행 제1지점으로 옮기자 이 지점에 와서 내국신용장을 발급받아 왔으며, 이 사건 신용장의 금액이 원래의 기재내용과 달리 정정된 것이 탄로난 후 위 회사가 제일은행 반포지점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려고 할때 소외 3이 자기은행에 병가를 내고 소외 1주식회사 사무실에 가서 융자신청에 필요한 각종 서류를 작성하는 일을 도와 주었으며 제1신용장의 물품인도 기일과 유효기일을 연장하고 정정날인을 할때 신용장 기재금액이 변조된 것을 발견하고서도 조용히 수습하기 위하여 기일을 연장해 준 일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어 소외 2와소외 3의 이러한 친분관계를 고려하면 소외 3의 증언가운데 소외 2가 단독으로 소외 3의 직인을 도용하여 이 사건 신용장 4장을 변조하였다고 한 부분은 믿기 어렵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 김종균이 해외로 도피하여 진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송윤철의 위 증언부분의 진위를 앞에서 본 바와 같은 객관적 상황과 대비하여 그 신빙성을 검토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이를 증거로 채택하여 김종균이 단독으로 이 사건 신용장을 변조하였다고 인정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잘못이 있는 것으로 지적받아 마땅하고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에 해당되므로 논지는 이유있다.
그리하여 원고대리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하여는 더 판단할 필요없이 원심판결중 원고 패소부분은 파기를 면치 못한다.
2.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은 그 채택증거에 의하여 소외 1주식회사 대표이사이던 소외 2가 원심판시와 같은 경위로 변조한 이 사건 신용장 4장을 각 신용장개설일자에 원고에게 교부하고 이를 받은 원고는 그날 및 그 다음날 위 회사에 신용장기재의 각 물품을 인도한 다음 신용장의 부속서류을 첨부하여 제1 내지 제3신용장에 대하여는 1984.2.10 한일은행 소공동지점에, 제4신용장에 대하여는 동년 2.11 조흥은행 남산지점에 각 신용장에 첨부된 어음을 매입의뢰한 사실을 인정하였는 바, 원심의 위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없으며 내국신용장의 지급거절사유에 관하여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은 원심이 원고가 위 중간은행에 이 사건 신용장 4장을 매입의뢰한 것으로 인정한 것은 추심의뢰 하였다고 인정한 것으로 오해한데서 나온 견해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2) 원심이 원고가 신용장을 교부받은 날과 그 다음날까지 소외 1주식회사에 신용장 기재의 물품을 인도한 것으로 인정한 것은 제1신용장기재물품중 신용장 교부전에 선출고한 일부물품에 관하여는 신용장을 교부받은 후 이를 신용장에 의한 거래로 대체처리하여 이 부분도 신용장에 의한 물품거래로 인정한 취지라 할 것이므로 선출고된 물품에 관하여 따로 판단할 필요가 없으며, 원고는 신용장개설을 전제로 그 개설전에 물품일부를 선출고한 후 신용장개설 후 그 개설된 신용장에 의한 출고로 대체처리한 것이며, 신용장과 관계없이 출고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어 (원심 1986.3.14 준비서면 참조) 위 선출고한 물품이 신용장에 의한 거래가 아니라고 자백한 것이 아니다.
소론은 원심이 원고의 자백에 반하는 사실을 인정하였다는 것과 판단유탈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는 원고의 주장과 원심판결 취지를 오해한데서 나온 주장에 지나지 아니한다. 논지는 이유없다.
(3) 원심이 원고의 예비적청구인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피고의 과실을 인정한데 대하여 소론은 원심이 피고은행 지점장대리 소외 3이 제1신용장의 유효기일을 변경하여 줄때 그 신용장이 변조된 사실을 알고서도 원고에게 통지하여 주지 아니한 과실을 인정하면서 제3신용장과 같은 비율로 과실상계를 하였으나 피고가 즉시 통지하였어도 물품인도가 끝난 제1, 2신용장의 손해는 방지할 수 없었음이 명백하므로 과실과 손해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원심이 인정한 소외 3의 과실은 위에서 들고 있는 과실만이 아니라 다른 과실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서 말한 바와 같이 원고의 주위적청구에 대하여 일부 배척한 원심판단부분이 잘못이기 때문에 파기하여야 할 것이므로 가령 예비적청구에 대한 피고 패소부분의 원심판단에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파기사유가 되지 아니한다.
논지는 이유없다.
3. 이에 원심판결중 원고 패소부분을 파기하여 이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의 상고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