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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부존재확인등

[대법원 1987. 10. 28. 선고 87다카1115 판결]

【판시사항】

일정기간동안 일정물량을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제조, 분할공급하기로 한 계약에 있어서 대금채무의 확정시기

【판결요지】

일정한 계약기간동안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물품을 제조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에 있어서 주문자가 한꺼번에 일정량을 주문하고 주문한 물품의 인도는 계약기간 중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나누어 하기로 한 경우, 그 주문한 물품의 대금채무는 주문자가 한꺼번에 일정량을 주문할 때에 그 주문한 수량 전체에 관하여 이미 확정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고 주문자의 인도요구에 따라 물품이 인도된 때에 그 인도된 수량에 관하여서만 비로소 발생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참조조문】

민법 제563조,
민법 제568조


【전문】

【원고, 상 고 인】 주식회사 대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강안희, 주재황【피고, 피상고인】 삼광유리공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원심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이 유】 1. 상고이유제 1,2점에 대한 판단일정한 계약기간동안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물품을 제조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에 있어서 주문자가 한꺼번에 일정량을 주문하고 주문한 물품의 인도는 계약기간 중 주문자의 요구에 따라 나누어 하기로 한 경우, 그 주문한 물품의 대금채무는 주문자가 한꺼번에 일정량을 주문할 때에 그 주문한 수량전체에 관하여 이미 확정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것이고 주문자의 인도요구에 따라 물품이 인도된 때에 그 인도된 수량에 관하여서만 비로소 발생하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와 피고는 1983.6.1 원고가 주문하는 에그밀병을 피고가 제조공급하기로 하는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납품기간은 1983.6.1부터 1984.5.30, 병당 단가는 60원(부가가치세는 원고의 별도 부담)으로 하되, 피고의 1회 생산량이 적어도 50만개는 되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여 원고는 한꺼번에 50만개 이상을 주문하고 그 주문량의 범위내에서 원고가 매월초에 당월과 그 다음달에 필요한 물량을 피고에게 1개월전에 통보하면 피고는 원고의 에그밀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이를 나누어 공급하여 주기로 약정한 사실과 위 약정에 따라 원고는 계약당일 피고에게 에그밀병 50만개를 주문하고 위 납품계약에 따른 물품대금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소외 조 동근, 동 정화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금 1억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피고에게 경료해 준 사실을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로 확정한 다음, 원고는 위 주문한 에그밀병 50만개 중 111,475개를 인도받았으나 인도받은 에그밀병에는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하자가 있어 피고에게 하자없는 물건을 새로 제조하여 공급할 것을 요구 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거절하하므로 위 납품계약을 해제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가 제조한 에그밀병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하자가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함으로써 원고는 피고에게 위 주문한 에그밀병 50만개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는 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에서 설시한 견해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논지는 위 사건 납품계약상 물품대금은 원고가 인도요구를 한 때에 당월 인도요구분에 대하여는 75일선일자, 다음달 인도요구분에 대하여는 105일 선일자의 각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이를 결제함으로써 지급키로 약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아직 인도되지 않고 있는 물품에 대하여는 그 대금채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나 논지가 지적하는 위와 같은 약정은 이미 확정적으로 발생한 대금채무의 이행기를 물품의 인도와 관련하여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뿐 물품의 인도요구시 내지는 인도시에 비로소 대금채무가 발생하게 됨을 전제로 한 약정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논지는 또 원심이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주장한 사실 중 원고 주문의 에그밀병 50만개 중 388,525개는 인도받은 바 없고 그 이행제공을 받은 사실조차 없어 아직 그 대금채무가 발생하지 않았고 이미 인도받은 111,475개의 대금채무는 변제로 인하여 소멸하였으므로 아무런 채무가 없다는 점에 대하여는 전혀 판단함이 없이 피고가 제조한 물품에 하자가 있음을 이유로 한 계약해제의 점에 대하여서만 판단하고만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이나, 채무부존재확인의 소에 있어서 채무발생요건사실에 관한 주장입증책임이 피고에게 있는 이상 채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주장은 피고에게 주장입증책임이 있는 사실에 대한 단순부인에 해당할 뿐이므로 채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는 이상 원고의 채무불발생에 관한 주장에 대하여는 이를 따로 판단할 필요가 없다 할 것인바, 원심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에그밀병 50만개를 주문함으로써 그때에 그 주문한 전체수량에 관하여 대금채무가 발생한 것으로 적법하게 판단하고 있으므로 위 논지 또한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논지는 피고가 제조한 이 사건 에그밀병에 계약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정도의 하자가 있었다는 원고주장에 부합하는 증인들의 증언은 모두 믿을만한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의 설시없이 이를 배척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나 자유심증주의의 원칙상 증거의 취사는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지 아니하는 한 사실심법원에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인 바, 기록을 검토하여 보아도 원심이 위 원고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들의 증언을 배척한 것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음을 찾아볼 수 없고 또 증거를 배척함에 있어서는 이를 배척하는 취지만 표시함으로써 족하고 배척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시할 필요는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한 판단 논지는 이 사건 에그밀병에 원고주장과 같은 하자가 있는지 여부에 관한 원심의 감정인추천의뢰를 공업진흥청장으로부터 이첩받은 국립공업시험원장이 감정적격자가 없다고 회시한 것은 공업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과학수준과 국립공업시험원의 기구성격에 비추어 허위임이 명백하므로 원심으로서는 감정인추천의뢰를 다시 하거나 민사소송법 제314조에 의한 감정의 촉탁을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회시내용을 그대로 믿고 이 사건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쟁점에 관한 증거자료의 수집을 포기한 것은 심리미진에 해당한다는 것이나, 기록에 의하면, 국립공업시험원장의 위와 같은 내용의 회시가 원심법원에 도착하자 원고는 위 감정신청을 철회하였음을 알 수 있는 바 증거자료의 제출을 원칙적으로 당사자의 책임하에 두는 변론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보면, 감정신청이 철회된 이상 법원이 감정인추천의뢰나 감정촉탁 등을 하지 않았다 하여 이를 심리미진이라 탓할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4. 따라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준승(재판장) 김형기 박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