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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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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기)

[대법원 1990. 4. 24. 선고 86다카2778 판결]

【판시사항】

가. 조선소 선거장이 수리를 위하여 항만에 입·출항하려는 선박에 승선하여 도선함에 있어 선장이 선거장의 판단에 따라 조선하였으나 선거장의 판단착오로 선박이 암초에 좌초된 경우 조선회사의 사용자로서의 불법행위책임 유무(적극)
나. 피고소송대리인이 외국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된 손해배상채권이어서 대한민국에서 소생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음에도 원심이 위 채권이 우리나라 민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되었다고 판단한 것이 변론주의에 위배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가. 피고 조선회사의 조선소에서 수리하기 위하여 수로가 좁고 수심이 얕은 항만을 출입하는 선박들의 편의를 위하여 내항의 수로를 잘 아는 피고소속 선거장(Dock Master)이 수리를 위하여 입·출항하려는 선박에 승선하여 그 선박들을 도선하여 위 항만을 입·출항하도록 한 경우 선거장은 선박운항에 관한 선장의 지휘에 따라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도선하는 항만의 수로 등의 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도선 중인 선박의 조선에 관하여 선장에게 조언하고 의견을 교환하여 안전운항을 도모하여야 하는 선장의 협력자로서의 지위를 아울러 갖는다고 할 것인데 선거장이 선박의 운항을 사실상 지휘하고 선장은 선박의 조선에 관하여 위 선거장의 판단을 믿고 그에 따랐으나 선거장의 판단착오로 인하여 선박이 암초에 좌초되었다면 선거장은 선장의 항해지휘에 협력함에 있어서 과실이 있다 할 것이며 그에 따라 선거장의 사용자인 피고는 선주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나. 피고 소송대리인은 비록 명시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우리나라 민법상으로는 시효로 소멸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외국법 즉 리베리아법 또는 뉴욕주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대한민국에서 소생할 수 없다는 등의 취지로 주장하였는데도 원심이 피고에게 우리나라 민법에 의한 소멸시효의 주장을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석명을 하여 이를 밝혀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우리나라 민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되었다 라고 판단한 것은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판단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다.

【참조조문】

가.민법 제756조
나. 민사소송법 제124조, 제188조


【전문】

【원고, 상고인】

아메리칸 홈 어슈어런스 캄파니 외 9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주명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현대미포조선소 소송대리인 변호사 문인구

【원심판결】

대구고등법원 1986.10.31. 선고 84나134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사고발생의 경위 등에 관하여, 갑제5호증(기상증명서)등 거시증거에 의하여 리베리아공화국의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조합(Partnership)인 소외 콘티-오에스지 어쏘씨에이티즈 원(Conti-OSG Associates 1) 소유선박인 콘티넨탈 프랜드쉽호(Continental Friendship, 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고 한다)는 길이 215미터, 폭 32.2미터, 총톤수 33,200톤, 적하톤수 60,603톤의 화물선으로서 1979.2.15. 그 추진기 (Screw)수리를 위하여 경남 울산항내 전하만에 있는 피고의 조선소 제5선거(Dock)에 입거하여 그 수리를 마친 다음 같은 달 22. 출항하기 위하여 위 선거를 떠나게 된 사실, 그런데 피고의 조선소가 위치한 위 전하만은 동쪽으로 방파제 사이의 수로(폭 약 140미터)를 통하여 동해와 연접해 있고 위 방파제내 해역(이하 전하만 내항이라고 한다)은 가항수역이 동서 약 440미터, 남북 약 830미터로 비교적 협소하고 수심도 그리 깊지 아니하며 피고의 조선소만이 사용하는 항구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잘 모르는 선장들로서는 위 전하만 안에서 대형선박을 조선하기가 어려우므로 피고는 피고의 조선소에서 수리하기 위하여 위 전하만을 출입하는 선박들의 편의를 위하는 한편 위 선박들에 대한 예우로서 위 전하만 내항의 수로를 잘 아는 피고소속 선거장(Dock Master)으로 하여금 어떤 선박이 피고의 조선소에 입항하기 위하여 위 방파제 밖 해상(이하 전하만 외항이라고 한다)에 정박 대기하게 되거나 피고의 조선소에서 수리를 마치고 출항하려 하는 때에는 그 선박에 승선하게 하여 그 선박들을 도선하여 위 전하만을 입·출항하도록 하여온 사실, 이 사건 선박이 출항하려고 한 1979.2.22.에는 같은 날 00:00와 같은 날 10:00를 기하여 위 전하만을 포함한 동해 남부와 남해 동부해상에 북동 또는 북서풍이 초속 15 내지 20미터로 불고 파고가 4 내지 6미터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폭풍주의보가 발표되어 있었고, 이 사건 선박의 팩시밀리에도 폭풍주의보가 내려져있다는 표시가 되어 있었으며 같은 날 09:00경 현재 이 사건 선박의 계기에 북동풍이 초속 8 내지 10미터로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었으나 이 사건 선박의 선장인 소외 1은 이 사건 선박의 선주측 대리인 및 피고측과의 협의를 거친 후 이 사건 선박으로서는 충분히 항해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당초 예정과 같이 출항하기로 결정하였고 피고소속 선거장인 소외 2는 위 소외 1의 요청에 따라 같은 날 10:00경 선거부원 10여명과 함께 이 사건 선박에 승선하여 이 사건 선박을 도선하게 된 사실, 위 소외 2는 위 소외 1의 지휘감독 아래 피고소속의 예인선 현대 제○○○호, 제△△△호(각 2,600마력), 제□□□호(3,200마력)로 하여금 이 사건 선박을 예인하는 등 보조하도록 하고 이 사건 선박의 선교(Bri-dge)에서 도선을 시작하여 같은 날 11:55경 이 사건 선박을 위 선거에서 끌어낸 다음 위 소외 2는 위 전하만 내항에서 위 예인선들의 보조를 받아 이 사건 선박의 선체를 돌려 그 선수가 위 전하만 외항쪽인 동쪽으로 향하게 하고 당시 불고 있는 북동풍의 영향을 감안하여 이 사건 선박 우현선수부와 예인색으로 연결한 위 현대 제○○○호는 위 우현선수부에서 좌현방향으로 이 사건 선박을 밀어 주고, 이 사건 선박 선미와 예인색으로 연결한 위 현대 제△△△호는 이 사건 선박 선미에서 위 선박의 방향을 조절하고 위 현대 제□□□호는 이동하면서 이 사건 선박 우현중앙부에서 좌현방향으로 이 사건 선박을 밀도록 각 지시한 뒤 이 사건 선박의 항진을 명하여 이 사건 선박은 자체 추진력과 위 예인선들의 보조를 받아 시속 1 내지 2노트의 미속으로 항진하여 같은 날 12:15경에는 이 사건 선박 선수부가 위 방파제 사이를 통과하였으며 그때부터 속도를 시속 5노트로 올려 같은 날 12:15경 그 선미부도 위 방파제 사이를 완전히 통과하였는데 그 순간 위 해상에 돌풍이 불어 닥쳐 이 사건 선박이 위 돌풍의 힘에 남서쪽으로 밀리므로 위 소외 2는 이 사건 선박의 선수를 위 돌풍이 불어오는 북동쪽으로 향하게 하고 속력을 더 높이도록 지시하는 등 이 사건 선박의 표류를 방지하려 하였으나 이 사건 선박은 그 풍압에 의해 계속 진로방향 우측으로 밀리다가 같은 날 12:17경 위 방파제 밖 동남방 약 170미터 지점에 있는 암초에 좌초되어 원판시와 같은 손상을 입게 된 사실, 선거장은 조선소의 한 분과로서 선거의 관리, 수리, 선박의 이안 또는 접안, 선박이 선거를 출입할 때 선장의 조선보조업무 등을 담당하는 선거부에 속하는 조선소의 피용자인데 일반적으로 조선소의 선거가 있는 항구는 조선소측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조선소에 출입하는 선박에는 선거장으로 하여금 승선하여 도선하도록 해오고 있고 조선소가 위치한 항만이 도선법 소정의 강제도선구역인 경우에도 조선소만이 그 항만을 전용하고 있을 때에는 도선사의 승선여부에 관계없이 선거장이 승선하여 선거부근의 내항에서는 도선사 대신 도선하는 것이 관행이며 위 울산항은 강제도선구역이기는 하나 피고의 조선소를 출입하는 선박들은 보통 번잡한 절차와 비용을 들여 도선사에게 도선을 시키지 아니하고 피고소속 선거장의 도선에 의하여 조선소에 입·출항하고 있고 선장이 도선사를 승선시킬 때에도 보통 선거장이 선거에서 선박을 출거하여 방파제 밖 일정지점 해상까지 도선을 하고 그곳에서부터 도선구경계까지만 도선사가 도선을 하여 왔으나 위와 같이 선거장이 도선하는경우에도 선거장은 어디까지나 선박운항책임자인 선장의 지휘감독 아래 선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등 선장의 조선을 보조하는 자일 따름인 사실을 각 인정하고 위 인정에 일부 반하는 갑제1내지 제4호증의 각 일부 기재와 증인 소외 3, 소외 1, 소외 2, 소외 4의 각 일부 증언을 배척한 다음 원고들의 주장을, 선거장인 소외 2는 이 사건 사고당시에 폭풍주의보가 발령되어 평균 최대풍속이 초속 14-20미터인 상태가 3시간 계속되고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0미터 이상 될 것이 예상되고 있었으며 위 방파제부근은 내항보다 바람이 강할 것임을 알 수 있었고 위와 같은 폭풍주의보 아래에서 이 사건 선박과 같은 대형공선을 좁은 가항수역에서 조선하여 방파제 밖으로 출항조선한다는 것이 조선기술상 위험성이 많은 데다가 위 현대 제○○○호, 제△△△호 및 제□□□호의 총마력은 8,400마력, 그 예인력이 모두 84톤으로서 이 사건 선박에 가하여질 28톤의 풍압력 및 296톤-미터의 회두운동을 저지한다는 것이 위험성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므로 폭풍주의보가 해제될 때까지 그 출항을 중지 또는 연기하거나 예인선을 더 배치하였어야 하는데도 만연히 폭풍주의보 아래에서 이 사건 선박을 조선지휘하여 출항키로 하고 또 위 예인선 3척만을 사용함으로써 강풍(북동풍)으로 인하여 이 사건 선박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밀리면서 방파제 중앙부를 통과하지 못하고 계속 남쪽으로 밀려 위와 같이 좌초하게 되었으며 위 현대 제□□□호 선장 소외 4는 이 사건 선박이 사고당일 12:00경 그 선수부가 위 방파제의 남쪽부분에 접근하여 통과하게 되었을 때 위 선박의 우현중앙부에서 위 선박을 북쪽으로 밀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기고 그 밀던 작업을 중단한 채 방파제 안에 머물러 있음으로 인하여 그 때 이 사건 선박의 우현선수부에서 좌현으로 밀고 있던 위 현대 제○○○호(2,600마력)의 미는 힘만으로는 부족하여 이 사건 선박이 남쪽으로 밀려 좌초하게 되었던 것으로 이 사건 사고는 위 소외 2 및 소외 4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고 위 소외 4가 예인을 중단한 것이 위 소외 2의 판단 잘못으로 인한 예인중지지시에 의한 것이라면 이 부분도 위 소외 2의 과실이라는 취지로 적시하고(원고들은 그 밖에도 이 사건 소장에서 이 사건 선박이 전속력 또는 풍력을 감당할 수 있는 속력으로 항진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속으로 운항한 것을 과실의 하나로 들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피용자인 위 소외 2와 소외 4의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갑제7호증, 갑제8호증, 갑제20호증의 각 기재, 갑제1 내지 제4호증의 각 일부기재, 1심 및 원심증인 소외 5의 증언 및 1심 및 원심증인 소외 3, 1심증인 소외 1, 같은 소외 2, 원심증인 소외 4의 각 일부 증언을 배척하고 달리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선박의 운항은 선장의 책임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사고발생의 경위 및 선장과 선거장의 관계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상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선박의 선장인 위 소외 1의 과실로 인한 것이라고 함은 모르되 위 소외 2와 소외 4의 원고들 주장과 같은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사고경위에 관한 판시 가운데 이 사건 선박이 위 방파제를 통과할 때의 상황에 관하여 그 자체 추진력과 위 예인선들의 보조를 받아 시속 1내지 2놋트의 미속으로 항진하여 같은 날 12:10경에는 그 선수부가 위 방파제 사이를 통과하였으며 그 때부터 속도를 시속 5놋트를 올려 같은 날 12:15경 그 선미부도 위 방파제 사이를 완전히 통과하였는데 그 순간 해상에 돌풍이 불어닥쳤다고 인정 설시하고 있으나, 만약 원심판시와 같이 이 사건 선박이 같은날 12:10경부터 12:15경까지 5분간 시속 5놋트로 항진하였다면 그 진행거리는 약 770미터(1852x5÷60)가 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선박의 길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15미터이므로 위 5분간의 실제진행거리는 215미터 이상이 될 수 없으니 원심의 위와 같은 설시는 수리에 맞지 않아 모순임이 분명하다(원심이 설시한 위 이동거리 215미터는 12:10부터 12:15까지 5분간의 평균시속으로 계산하면 약 시속 1.4놋트〈215 x (60/5)÷1852〉인데 이는 오히려 원심이 일부 배척하고 있는 갑제2호증 및 갑제4호증 가운데 방파제통과당시 시속 1-2놋트 또는 2놋트였다는 기재부분 및 갑제4호증 가운데 주엔진시동 후 30분간의 시간과 30분동안 항해할 수 있는 거리가 있을 때 정상속도를 유지할 수 있으나 사고당시 이러한 상태가 되지 못하였다는 기재부분〈기록 제199면〉 등과도 부합된다).
다음에 원심의 판단가운데 사고발생의 원인과 경위에 관한 부분은 판시취지가 반드시 명백치 아니하나 원심이 배척한 증거들 가운데 갑제1호증의 "이 사건 선박이 당초 설정한 항로보다 남쪽으로 치우쳐 방파제를 통과하는 모습의 도면부분(기록 제156면)", 증인 소외 3의 제1심 및 원심에서의 "이 사건 선박이 방파제 가까이 갔을 때 돌연 거센 돌풍이 불어와 이 사건 선박이 남쪽으로 밀렸다(기록 제317면). 예인선 □□□호가 본건 선박을 밀던 것을 중지하고 방파제 밖으로 나가지 아니한 것은 □□□호가 계속 미는 경우에는 이 사건 선박과 남쪽 방파제 사이에 끼이게 될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기록 제2704면). 이 사건과 같은 심한 풍랑이 예측된 때에는 하거 및 출항을 중지했어야 할 것이다(기록 제2704면). 선박은 방파제 안에서도 풍압으로 밀렸는데 그렇지 않고서는 일부러 본선을 방파제 가까이 조선했을 리는 없다(기록 제2705면)."는 취지의 증언부분, 증인 소외 1의 "동 선박은 제5번 도크에서 빼어내면서 바람에 밀려 지나치게 현대미포조선소의 남단쪽으로 밀렸다(기록 제1387면)"는 증언부분, 증인 소외 4의 "예인선 현대 □□□호는 이 사건 선박이 방파제에 너무 가까이 있어 이 사건 선박과 병행해 나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 뒤를 따라 나가고 있었다(기록 2375면). 이 사건 선박은 방파제입구 간격을 140미터로 볼 때에 중앙지점인 70미터 지점보다 남쪽으로 통과하였다. 증인이 보기에는 선수쪽보다 선미쪽이 더 방파제 남쪽 안벽에 가까이 통과하였다(기록 2376면). 현대 □□□호가 이 사건 선박을 밀던 작업을 중지한 것은 방파제와 본선 사이에 끼일 염려 등 위험방지를 위해서다(기록 2383면). 증인은 현대 □□□호 선장으로서 미는 데까지 밀긴 했으나 □□□호에 대한 위험을 느끼고 예인을 중단하였다(기록 2384면)"는 증언부분 등이 포함되어 있는바, 이와 같은 증거들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선박이 앞에서 본 원심이 설시한 형태로 예인선들의 도움을 받아 특히 남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가운데 방파제를 통과하였는데 돌연 돌풍을 만나 남쪽으로 밀려서 좌초되었다는 취지로 밖에 볼 수 없다.
그러나 위 증거들의 내용은 이 사건 선박이 양 방파제의 중앙지점을 통과하지 못하고 그 남쪽부분으로 통과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일치되고 있는 바, 이 사건 선박의 선미부위가 남방 방파제 안벽에 거의 닿다시피 통과한 사실은 피고도 이를 인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기록 2682면 참조), 위 증언내용의 상호연관관계(증인 소외 3은 이 사건 선박이 남방 방파제 가까이 통과하였다는 것이고, 증인 소외 4는 그렇기 때문에 위 현대 □□□호가 본선과 방파제 사이에 끼이게 될 위험이 있어 본선 옆으로 가지 않았다는 증언취지 등) 및 증인 소외 1의 증언 중 방파제 가까이 갔을 때 바람에 의하여 남쪽으로 밀렸다는 부분과 증인 소외 6의 증언 중 사고당일 관측된 12:00 전후의 순간최대풍속은 12:05(이 사건 선박이 방파제에 가까이 갔을 것으로 추측되는 시각)의 12m였다는 부분과 일치되는 점들에 비추어 이 사건 선박이 남쪽 방파제 가까이 통과한 사실은 이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원심이 배척한 위 증거들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된다고 보여지므로 원심이 이를 배척한 것은 경험칙·논리칙에 위반한 것이라 할 것이다. 또한 위 소외 2는 이 사건 선박을 선거에서 후진으로 빠져나오게 한 후 그 선수부를 시계방향으로 돌려 방파제 중앙부분을 통과하도록 침로를 정하려 하였음에도 불구하고(기록 164면, 1430면등)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중앙부분을 통과하지 못하고 남방 방파제에 가까이 통과할 수밖에 없었던바, 위에서 본 증언들 가운데 배가 선거를 나온 직후에 남쪽으로 밀렸고 방파제 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심한 바람으로 남쪽으로 밀렸다는 각 진술부분과 앞에서 본 원심 인정사실 및 기록(피고의 준비서면, 기록제2686면)에 비추어 위 예인선 3척 중 위 현대○○○호와 제△△△호는 방향조절을 하거나 선수가 바람에 의하여 회두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할 수 밖에 없어 실제로 횡방향으로 밀리는 것을 막는 것은 주로 위 현대 □□□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당시 발효 중인 폭풍주의보에 의하여 예상할 수 있는 기상상태(증인 소외 6의 증언 중 울산만에서는 북동풍이 강하게 꾸준히 불 수 있는 일기도형이다라는 부분, 기록 2759면)하에서 위 예인선 3척만으로 예인하는 경우에는 외항에서는 물론 전하만 내항에서는 이 사건 선박이 바람에 의해 남쪽으로 밀리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도 당시의 기상상태하에서 위 예인선 3척만을 사용하여 출거 출항키로 하였으며 특히 이 사건 선박이 방파제에 접근하였을 때 앞서 본 바와 같이 심한 바람에 남쪽으로 밀려 배가 남방 방파제에 가까이 이르게 되어 방파제 중앙부를 통과하기 어려웠고 따라서 당시 폭풍주의보에 의하여 예상할 수 있는 기상상태 및 앞서 본 바와 같은 그 순간의 기상상태(12:05경의 순간최대풍속 12m이고 해상에서는 그 이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로 보아 위 현대 제□□□호가 우현에서 밀어주지 않은 가운데 방파제를 벗어났을 경우 심한 북동풍으로 인하여 방파제 밖 남쪽의 수심이 낮은 지점으로 밀려 좌초될 위험을 예상하였어야 할 것인데도(방파제에 이르기 전까지는 이 사건 선박의 회항 또는 입거도 가능하였다는 것임. 기록 1448면) 그 진로가 방파제사이 수로의 남쪽부분으로 치우침으로써 위 현대 제□□□호가 우현에서 밀어 줄 수 없는 상태로 무리하게 방파제를 통과한 후 뒤늦게 이 사건 선박의 속도를 높이게 하였으나 배의 진로가 당초의 예정보다 남쪽으로 치우쳐 있었던 데다가 위 현대 제□□□호가 우현에서 좌측으로 밀어 주지 못함으로써 북동풍에 의해 남쪽으로 밀려 그 곳 남쪽의 암초를 피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볼 가능성이 엿보인다 하겠으므로 그렇다면 원심이 앞서 본 증거들을 모두 배척하면서 방파제 통과시 전속으로 항진하였고 급작스러운 돌풍에 의한 것만이 좌초의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한 것은 이유에 모순이 있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선거장이 승선하여 도선을 함에 있어서도 선박운항에 관한 선장의 지휘에 따라야 한다 하겠으나 한편으로는 선거장은 그가 도선하는 항만의 수로 등 내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도선 중인 선박의 조선에 관하여 선장에게 조언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여 안전운항을 도모하여야 하는 지위 즉 선장의 협력자로서의 지위를 아울러 갖는다고 할 것이며 여기에다 피고 조선소의 선거장의 역할 및 도선관행과 위 소외 2가 이 사건 선박을 도선한 상황 등에 관하여 원심이 앞에서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위 소외 2가 동 선박 선교에서 무선전화기로 위 예인선 선장 등에게 필요한 지시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 사건 선박의 운항을 사실상 지휘하고 선장인 위 소외 1은 이 사건 선박의 조선에 관하여 위 소외 2의 판단을 믿고 그에 따랐던 사실이 인정되고 있는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보태어 보면 선거장인 위 소외 2가 조선을 함에 있어서 잘못이 있는 경우 즉 선장의 항해지휘에 협력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피도선선의 선주가 입은 손해에 대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소외 2의 앞서 본 바와 같은 판단착오로 인하여 이 사건 좌초사고가 생긴 것이라면 위 소외 2는 선장인 위 소외 1의 항해지휘에 협력함에 있어서 과실이 있다 할 것이며 그에 따라 소외 2의 사용자인 피고는 이 사건 선박의 선장 기타 승무원의 경합적 과실을 주장, 입증하여 자신의 책임을 경감시킬 수 있음을 별론으로 하고 위 선주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도 원심이 이 사건 사고가 선장인 위 소외 1의 과실이라고 함은 모르되 위 소외 2와 소외 4의 과실로 인하여 발행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증거판단을 잘못하였거나 선장과 선거장의 지위와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결국 원심판결에는 이유의 모순, 심리미진, 채증법칙위반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어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였다 하겠으므로 이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며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1) 피고 소송대리인은 1985.12.12.자 준비서면에서 리베리아 해상법 제360조에 의하면 이 사건과 같은 종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는 2년이고,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하여는 우리나라 민법과 리베리아 해상법 또는 뉴욕주법이 누적 적용되고 우리 민법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가 3년이라 하더라도 이미 외국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된 청구권이 우리나라에서 소생할 수는 없으므로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 준비서면은 원심 제8차 변론기일에 진술되었다.
(2) 피고 소송대리인은 다시 1986.1.30.자 준비서면에서, 뉴욕주 민사실무법 제241조에 의하면 재산의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의 소는 3년 이내에 제기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또 뉴욕주법에는 우리 민법 제176조와 같은 "최고와 시효중단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는 불법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 준비서면은 원심 제9차 변론기일에 진술되고 리베리아법에 의한 시효주장은 철회하였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들 소송대리인은 1986.3.13.자 준비서면에서,
먼저 원고들이 우리 민법상의 불법행위의 소멸시효기간인 3년 이내에 피고에게 최고를 하고 최종최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그 소멸시효가 중단되었음을 밝히고 피고의 종전주장을 "우리 민법상의 소멸시효의 대상은 되지 아니하더라도 미국 뉴욕주법상의 소멸시효의 대상이 된다"는 취지로 이해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대한민국 영토 내에서 발생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이므로 민법상으로나 섭외사법상으로나 민법이 적용되고 뉴욕주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을 하였고 이 준비서면은 원심 제10차 변론기일에 진술되었다.
(4) 한편 역시 원심 제10차 변론기일에 진술된 피고 소송대리인의 1986.3.14.자 준비서면에서는 피고 소송대리인의 1985.12.12.자 준비서면에서 대한민국민법과 외국법(리베리아 해상법 또는 뉴욕주법)이 누적적용된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음을 부연설명하고 누적적용이란 어느 하나라도 시효가 완성되면 이 청구권은 소멸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을 뿐 원고 소송대리인이 위 준비서면에서 밝힌 부분 즉 "원고들이 대한민국 민법상의 불법행위의 소멸시효 기간인 3년 이내에 피고에게 최고를 하고 최종최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그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아니한 채(그 후에도 이 점에 관하여는 답변한 바가 없다) 뉴욕주법에 의하여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소송대리인은 비록 명시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우리나라 민법상으로는 시효로 소멸하지 아니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1985.12.12.자 준비서면에서는 외국법 즉 리베리아법 또는 뉴욕주법에 의하면 시효로 소멸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대한민국에서 소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가 1986.1.30.자 준비서면에서는 뉴욕주법에 의하면 이 사건과 같은 재산의 침해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우리나라 민법과 같이 3년이지만 우리나라 민법과는 달리 최고로 인한 시효중단제도가 없으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은 뉴욕주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다시 1986.3.14.자 준비서면에서는 이를 정리하여 뉴욕주법에 의하여 소멸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대한민국에서 소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보여지므로 원심이 피고에게 우리나라 민법에 의한 소멸시효의 주장을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석명을 하여 이를 밝혀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권이 우리나라 민법에 의하여 시효로 소멸되었다라고 판단한 것은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사실을 판단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여 이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배석(재판장) 이회창 김상원 김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