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증재)·변호사법위반·횡령
【판시사항】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피해자의 진술만을 믿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채증법칙 위배, 심리 미진을 이유로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이해관계가 대립되어 그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피해자의 진술만을 가볍게 믿을 것이 아니라 동인과 피고인 간의 거래관계 및 진술경위, 공소사실에 관한 객관적인 정황, 제3자인 참고인들의 진술 등에 관하여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본 다음 그 각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였어야 할 터인데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을 증거가치에 대한 판단을 그르쳤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하여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조창호
【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4. 4. 6. 선고 93노11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채택한 증거를 인용하여, "피고인은 공소외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인 피해자공소외 2에게 어음할인 등의 방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금원을 대여해 주는 등의 금전거래를 하여 오던 중, ㈎ 1992.11.12. 16:30경 서울 이하 불상지에서 부산 해운대구 (주소 1 생략) 소재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경영하는 공소외 1 주식회사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동인에게 '수원과 인천의 군부대에서 민간인에게 하청줄 공사가 있는데 내가 지금 둘도 없는 동기인 공사 담당 육군 대령과 만나고 있으니 온라인으로 로비자금 5,000,000원을 송금해 주면 그 공사를 따주겠다'고 요구하여 동인으로부터 그 교제비 명목으로 같은 달 13. 한국주택은행 해운대지점을 통하여 공소외 3 명의의 동화은행 수안동지점 거래 (계좌번호 생략) 예금통장으로 금 5,000,000원을 송금받아 공무원의 사무에 관하여 청탁을 하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 1992.12.2. 부산 영도구 (주소 2 생략) 소재 공소외 4 회사 영도지점에서 평소 친분이 깊은 위 금고 지점장인 공소외 5에게 청탁하여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위 공소외 1 주식회사 소유의 부산 해운대구 (주소 3 생략) 등 5세대분 아파트를 담보로 위 지점에서 금 200,000,000원을 대출받도록 소개한 후, 같은 달 3. 위 지점으로부터 그 대출금으로 피고인 명의의 예금구좌로 금 117,000,000원, 같은 달 5. 금 40,000,000원 등 합계 금 157,000,000원을 각 입금받아 위 피해자 공소외 2를 위하여 보관하다가 그 무렵 임의로 위 금원을 인출하여 횡령한 것이다"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처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항의 공소사실은 그 적시된 시일, 장소와 방법 등의 요소를 종합하여 그 구성요건 해당 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하기에 충분하도록 특정된 것이라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보여지므로, 원심판결에 소론과 같이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할 것이니,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3. 상고이유 제2, 3점에 대하여
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위 ㈎, ㈏항 각 공소사실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서 피고인과 증인 피해자 공소외 2, 공소외 5, 공소외 6의 검찰 및 공판정에서의 각 진술, 공소외 7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들고 있는바, 피고인은 검찰 이래 원심 공판정에 이르기까지 위 피해자 공소외 2는 건설업체를 경영하면서 자금사정이 어렵던 차에 공소외 8로부터 피고인을 소개받은 뒤 1992. 6.경부터 위 대출 당시까지 피고인으로부터 합계 금 6억여 원 이상의 금원을 차용하는 등의 금전거래가 있던 중 위 ㈎항 공소사실의 피고인이 위 피해자 공소외 2로부터 송금받은 금 5,000,000원은 동인에게 대여하였던 채권의 일부를 변제받은 것이고, 위 ㈏항 공소사실의 위 공소외 4 회사로부터 대출받아 피고인의 예금구좌에 입금된 금원 역시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동의하에 동인의 피고인에 대한 채무변제조로 입금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위 각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는 피해자인 위 공소외 2와 공소외 6, 공소외 5 등의 진술 밖에 없는 셈이니, 아래에서 그 각 진술의 신빙성 등에 관하여 살펴본다.
(1) 먼저 피해자인 위 공소외 2의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위 각 공소사실 중 특히 변호사법위반의 점에 관한 증거로서는 피고인이 군부대 공사를 하청받기 위한 교제비 명목으로 위 금원을 송금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는 취지의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진술이 그 유일한 증거이고, 횡령의 점에 관한 증거 역시 피고인이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동의 없이 임의로 자신의 예금구좌에 대출금을 입금시켰다가 인출하여 사용한 것이라는 취지의 동인의 진술이 그 주된 증거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는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진술의 신빙성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원심 공판정에서의 일부 진술과 공판기록에 편철된 변호인이 제출한 증빙서류 등에 의하면, 위 피해자 공소외 2는 1992. 6.경 위 공소외 8의 소개로 피고인을 알게 된 이래 피고인으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이나 처인 공소외 9 명의로 금원을 차용하여 피고인의 연대보증하에 위 공소외 4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을 무렵에는 피고인에게 위 대출금으로 일부 변제를 하더라도 적어도 금 100,000,000원 이상의 채무가 더 남게 되는 상태이었고, 따라서 그 대출 이후에도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담보조로 같은 액면 상당의 당좌수표를 발행, 교부하는 등 위 피해자 공소외 2와의 사이에 피고인이 변소하는 바와 같은 금전거래관계가 있었음을 충분히 엿볼 수 있으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위 각 공소사실 등은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검찰에 출두하여 진술함으로써 수사가 개시된 것인데, 위 피해자 공소외 2는 검찰에서 피고인과의 위와 같은 금전거래관계를 제대로 진술하지 아니하였을 뿐 아니라, 피고인이 1992. 11. 중순경에도 자신에게 해군관계자에게 부탁하여 해군관사부지를 불하해 주겠다면서 그 교제비 명목으로 금 15,000,000원을 송금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여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하여도 변호사법위반죄로 기소되었으나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진술의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그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이미 제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된 사실 등을 알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피고인과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금전거래관계와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진술 경위 및 동인의 일부 진술이 허위인 것으로 밝혀지기까지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검찰 및 공판정에서의 각 진술은 피고인과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자의 진술로서 그 객관적 신빙성이 담보되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그 진술만을 섣불리 믿을 것이 못 된다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나머지 참고인들의 각 진술에 관하여 보건대, 위 공소외 4 회사의 담당직원인 위 공소외 6과 지점장인 위 공소외 5는 당초 검찰에서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피고인의 예금구좌에 대출금을 입금시키는 것에 대하여 사전에 동의하였는지 여부는 몰랐으며, 피고인의 말만 믿고서 위 대출금을 피고인의 구좌에 입금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그와 같은 진술 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동의없이 위 대출금을 불법영득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데다가, 동인들은 그 후 제1심 공판정에 이르러서는 피고인과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함께 와서 대출관련서류를 작성하였고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있는 자리에서 피고인의 구좌에 위 대출금을 입금시켰으므로 위 피해자 공소외 2의 동의하에 그와 같은 입금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였으므로, 위 공소외 6, 공소외 5의 각 검찰 진술만으로 위 ㈏항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그 밖에 참고인 공소외 7의 검찰진술은 위 각 공소사실과는 무관한 내용이다.
(3) 더구나 기록을 살펴보아도 위 ㈎항의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위 피해자 공소외 2에게 하청공사를 따주겠다고 하였다는 군부대의 실재 여부나 그 구체적인 공사의 내용,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그와 같은 공사를 수주할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 등 위 공소사실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정황에 관한 심리가 이루어진 흔적이 없으며, 오히려 원심 증인 공소외 3은 피고인이 위 피해자 공소외 2로 하여금 자신의 구좌에 송금하도록 한 위 금원에 대하여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증언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위 ㈏항의 공소사실과 관련하여서는, 위 피해자 공소외 2가 위 공소외 4 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것은 피고인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한 것으로서 위 피해자 공소외 2와 피고인 간에 그 채무변제에 충당하기로 사전에 양해가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의 위 공소외 8 작성의 경위서(공판기록 제48면)가 제출되어 있기도 하다.
나.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이 이해관계가 대립되어 그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피해자 공소외 2의 진술만을 가볍게 믿을 것이 아니라, 동인과 피고인간의 거래관계 및 진술경위, 위 각 공소사실에 관한 객관적인 정황, 제3자인 참고인들의 진술 등에 관하여 좀 더 세심하게 살펴본 다음 그 각 진술의 신빙성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하였어야 할 터인데도, 원심이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결국 증거가치에 대한 판단을 그르쳤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것이고, 그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명백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판시 변호사법위반죄 및 횡령죄에 관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는바, 위 각 죄와 피고인에 대한 판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단일한 형으로 처단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