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사기·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자격모용사문서작성·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
【판시사항】
피고인이 사기죄를 범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한 증거들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사기죄를 범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한 증거들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차형근
【원심판결】
서울지방법원 1995. 6. 22. 선고 95노154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피고인은 부동산소개업자로서, ⑴ 공직자 재산공개문제로 일부공직자들의 부동산이 매물로 많이 나오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자 이를 미끼로 타인으로부터 금품을 편취할 것을 마음먹고 성명불상자 2인과 공모하여, 1993.7.15. 14:00경 서울 관악구 (주소 1 생략) 소재 피고인 경영의 ○○부동산에서 (주소 2 생략) 소재 대지 98평에 관하여 사실은 그 소유자인 공소외 1로부터 동 대지의 매도를 위임받은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피해자 공소외 2, 같은 공소외 3에게 위 대지는 자신이 현 소유자에게 1972년도에 사 준 판사 소유의 땅인데 재산공개 때문에 싸게 판다고 하니 사라고 거짓말하면서 성명불상의 여자를 위 대지소유자 공소외 1이라고 소개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 하여금 위 대지를 금 294,000,000원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토록 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그 즉시 금 2천만 원, 그 다음날 같은 곳에서 금 1천만 원을 피해자들로부터 교부받고, 같은 해 8.5. 11:00경 같은 곳에서 피해자들로부터 중도금조로 금 1억 2천만 원을 교부받은 등 합계 1억 5천만 원을 피해자들로부터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고, ⑵ 피해자들이 실제 공소외 1을 찾아가 위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계약 당시의 공소외 1 행세를 하던 사람이 실제 공소외 1과 다른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져 위와 같은 범행이 탄로나게 되자 그 책임을 실제의 공소외 1에게 덮어 씌울 마음을 먹고, ㈎ 피해자들로부터 실제 공소외 1을 상대로 사기죄로 고소할 권한을 위임받은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행사할 목적으로 ① 같은 해 9.17. 10:00경 서울 관악구 신림 8동 소재 남부경찰서 옆 행정대서소에서 백지에 타자기를 이용하여 피해자들이 공소외 1을 상대로 사기죄로 고소함에 있어 일체의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을 작성한 다음 피위임자란에 자신의 이름을, 위임자란에 피해자들의 이름을 쓰고 피해자들 이름 옆에 자신이 조각하여 소지하고 있던 동인들의 인장을 함부로 찍어 동인들 명의의 위임장 1매를 위조하고, ② 전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위 공소외 1을 상대로 고소함에 있어 백지에 타자기를 이용하여 고소인 공소외 3, 공소외 2, 위 대리인 공소외 4, 피고소인 공소외 1, 고소취지, 피고소인은 1993.7.15. 자신 소유의 서울시 관악구 (주소 3 생략) 소재 대지 98평을 대금 294,000,000원에 매도하기로 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날 및 그 다음날 고소인들로부터 금 3천만 원을 계약금조로 교부받고, 같은 해 8.5. 중도금조로 115,000,000원을 교부받고도 위 금원을 교부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면서도 피해다니고 있으니 처벌해 달라고 기재한 다음 위 고소인들의 성명을 적고 그 밑에 위 대리인 공소외 4라고 쓴 후 자신의 인장을 찍어 위 공소외 3, 공소외 2의 대리인 자격을 모용하여 고소장을 1매 작성하고, ㈏ 같은 날 시간불상경 서울 영등포구 소재 영등포경찰서 민원실에서 위와 같이 위조한 위임장 및 고소장이 마치 진정하게 작성된 것처럼 민원담당직원에게 제출함으로써 이를 행사하고, ㈐ 위 공소외 1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전항과 같은 일시, 장소에서 위 공소외 1이 위 ⑵의 ㈎ ②항과 같은 내용의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위 ⑵의 ㈎ ②항과 같은 내용의 허위의 사실을 기재한 고소장을 작성하여 전항과 같이 민원담당직원에게 제출하여 접수케 함으로써 위 공소외 1을 무고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의 법정 및 검찰에서의 일부진술과, 공소외 2, 공소외 3의 각 법정 및 경찰에서의 각 진술, 기록에 편철된 무통장입금확인서사본, 매매계약서사본, 고소장사본, 위임장사본, 영수증사본을 그 증거로 들고 있다.
2. 먼저 사기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가. 피고인은 경찰수사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서울 관악구 (주소 3 생략) 소재 대지 98평(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의 소유자인 공소외 1이라고 자칭하면서 부동산등기부등본, 등기권리증, 토지대장, 주민등록등본을 소지하고 있던 자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매도를 의뢰받아 위 매도인과 위 피해자들과 사이의 매매계약체결을 중개하였을 뿐이고, 결코 공소외 1이라고 사칭하는 자와 공모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이 사건 매매계약체결을 중개한 것이 아니라고 그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니, 그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나.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성명불상자 2명과 공모하여 사기범행을 하였음에 부합하는 듯한 증거로는 위 피해자들의 진술밖에 없는데, 위 피해자들의 각 진술은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의 매매계약체결을 중개하면서 이 사건 토지는 자신이 1972년도에 사 준 판사의 토지인데 재산공개 때문에 싸게 판다고 하니 사라고 거짓말하였고, 계약을 할 때에도 피고인이 전화로 누가 계약하는 것을 볼지 몰라 복덕방의 앞문을 닫아 놓았으니 뒷문으로 들어오라고 하여 뒷문으로 들어가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자신들이 실제의 공소외 1을 만나 보고 이 사건 토지의 매도인은 위 공소외 1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다음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사실을 이야기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위 공소외 1이 매매계약을 체결한 사람이 틀림없다고 밀어 붙이라는 말을 하면서 자기를 증인으로 내세우면 증언을 하여 주겠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성명불상자 2명과 공모하여 자신들로 하여금 이 사건 토지의 매매계약을 체결토록 하여 그 계약금 및 중도금을 편취한 것으로 추측한다는 내용에 불과한 것이므로 위 각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위 성명불상자 2명과 공모하여 판시 사기범행을 범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 외에 기록에 편철된 무통장입금확인서사본, 매매계약서사본, 영수증사본은 피고인의 판시 사기범행의 유 무죄를 가릴 수 있는 증거가 되지 못하며, 달리 피고인이 위 성명불상자 2명과 공모하여 사기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다. 오히려 기록상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외 1이라고 사칭하는 사람을 내세워 위 피해자들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을 편취하려고 하였다기 보다는 피고인조차도 위 공소외 1을 사칭한 제3자등으로부터 기망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⑴ 피해자의 한 사람인 위 공소외 2는 피고인과 같은 아파트의 아래, 윗층에 살고 있는 자이다. 피고인이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을 편취하려고 하였다면 전혀 모르는 사람을 그 범행대상으로 할 것이지, 구태여 같은 아파트에 사는 위 공소외 2에게 전화를 걸어 매매계약체결을 권유하지는 아니할 것이다.
⑵ 피고인은 위 피해자들이 중도금지급기일에 중도금을 지급하려고 하자 매도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기다리라고 하였고, 위 피해자들이 잔금지급기일 전에 미리 잔금을 지급하려고 할 때에도 매도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위 피해자들에게 고지하여 결국 잔금은 지급되지 아니하였다.만약 피고인이 이 사건 매매대금을 편취할 의사를 가졌다면 중도금을 교부받지 아니하고 기다리라고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고, 또한 중도금을 지급받은 다음 잔금까지도 편취하려고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기록상 피고인이 매매계약체결을 중개한 다음 도주하려고 하였다거나 피고인이 위 계약금 및 중도금의 일부에 대하여라도 이득을 취하였다고 볼 수 있는 자료가 없다.
⑶ 피고인은 1993.9.13.경 위 공소외 1의 아파트를 찾아가 공소외 1을 만나지 못하자 피해자들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기재한 이전용 인감증명서 등을 발급받아 복덕방으로 와서 잔금을 받아가라는 내용과 전화번호를 적은 메모(수사기록 제24면)를 두고 온 일이 있다.
라.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 증거들로서는 피고인이 판시 사기죄를 범하였다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위 증거들로 판시 사기죄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는 심리미진 내지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있다.
3. 사기죄를 제외한 나머지 범죄에 관하여 보건대,기록에 의하여 원심이 유지한 1심판결 채용증거들을 살펴보면 1심판시와 같은 피고인의 위 무고죄 및 사문서위조죄, 자격모용에의한사문서의작성죄, 위조사문서 및 자격모용작성사문서행사죄 등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기에 넉넉하므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이 가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위 각 범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위 사기죄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음이 분명한바, 원심판결은 위 사기죄와 나머지 무고죄 등의 범죄사실을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이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