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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업무상과실치사

[대법원 1996. 11. 8., 선고, 95도2710, 판결]

【판시사항】

[1]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기하여 피고인의 과실점을 인정한 경우, 범죄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위법이 있는지 여부(소극)
[2] 의료사고에 있어서 의료종사원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3] 대학병원 과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래담당의사 및 담당 수련의들의 처치와 치료결과를 주시하고 적절한 수술방법을 지시·감독하거나 또는 직접 수술할 주의의무가 있는지 여부(소극)
[4] 농배양을 하지 아니한 과실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의 판단 방법
[5] 피해자의 증상이 패혈증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는 경우, 피고인에게 과실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6] 19세 여자 환자의 임신 여부를 검사하지 아니한 것을 과실이라고 인정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1]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기하여 피고인의 과실점을 설시한 경우 그 전체를 범죄사실로 보아야 할 것이고, 형식적으로 범죄사실이란 제목 아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에 반하여 범죄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의료사고에 있어서 의료종사원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의료종사원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 검토되어야 하고, 그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이에는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3]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의 진료체계상 과장은 병원행정상의 직급으로서 다른 교수나 전문의가 진료하고 있는 환자의 진료까지 책임지는 것은 아니고, 소속 교수 등이 진료시간을 요일별 또는 오전, 오후 등 시간별로 구분하여 각자 외래 및 입원 환자를 관리하고 진료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된다. 그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담당한 의사가 아니어서 그 치료에 관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강악안면외과 과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래담당의사 및 담당 수련의들의 처치와 치료결과를 주시하고 적절한 수술방법을 지시하거나 담당의사 대신 직접 수술을 하고, 농배양을 지시·감독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4] 피고인이 농배양을 하지 않은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에 기여한 인과관계 있는 과실이 된다고 하려면, 농배양을 하였더라면 피고인이 투약해 온 항생제와 다른 어떤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었을 것이라거나 어떤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5] 피고인이 패혈증에 관한 최신 정의를 알지 못하여 이미 진행 중인 패혈증을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하고 적절한 치료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판단이 현재 우리 나라의 일반적 기준으로서의 의학수준과 함께 피고인의 경력·전문분야 등 개인적인 조건이나 진료지·진료환경 등을 고려할 때, 통상의 의사의 정상적인 지식에 기한 것이 아니고 따라서 그것이 과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단순한 대진의뢰 등 소극적 협진마저도 그 시기가 적절치 않았는지 여부와 이에 그치지 않고 내과로 전과하는 등 적극적 협진을 하였다면 그 치료방법이 어떻게 달라져서 피해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심리되어야 한다.
[6] 피해자의 과거 병력에 대한 문진에서 나아가 피해자의 임신 여부 등에 대하여도 검진하지 않은 것이 피고인의 과실이라고 하려면, 봉와직염에 감염된 여자환자라면 19세로서 미혼이라고 하여도 그 임신 여부 검사를 하는 것이 보편적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 검사를 하지 않았다거나 그와 같은 여자환자가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 임신에 의한 면역기능 저하를 당연히 의심하여 대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러한 통상적인 예견과 판단도 하지 못한 것이라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

[2]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3]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4]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5]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6]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참조판례】


[2][5]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469 판결(공1987, 364) /[2]
대법원 1984. 6. 12. 선고 82도3199 판결(공1984, 1320) /[4][5]
대법원 1990. 12. 11. 선고 90도694 판결(공1991, 513)


【전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박도영

【원심판결】

광주지법 1995. 10. 12. 선고 95노38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은 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피해자 이희정은 1992. 6. 27. 목포시 소재 서울치과에서 하악좌측치아(일명 사랑니) 1개를 뺀 후 환부에 부종이 있고 열이 심하여 서울치과와 같은 시 소재 성콜롬반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이빨을 뺀 곳 주위는 물론 좌측 턱부위까지 부종 및 발열이 악화되어 같은 해 7. 1. 14:00경 위 부속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 입원하였는데, 사망 당시 만 18세 9개월로서 2.5㎝가량의 태아를 임신한 상태였다.
입원 당시 피해자는 체온이 섭씨 39.2도의 고열과 오한이 있었고, 부종으로 입이 약 15㎜밖에 열리지 않았으며 음식물을 씹기 곤란하였고 화농으로 구취가 심한 상태였는데, 전문의(수련의의 오기로 보인다) 3년차 김수관, 전문의(수련의의 오기로 보인다) 1년차 이효빈이 외래담당의사인 김영균 교수와 상의하여 피해자의 치료를 담당하게 되어 피해자에게 포도당과 항생제를 투여하였다. 같은 해 7. 2. 위 의료진은 피해자의 병명을 봉와직염의 일종인 루드비히 안기나(Ludwig's Angina)로 진단하고 환부의 긴장을 풀어주고 배농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김수관의 집도로 피해자의 턱밑을 절개하고 배농을 시도하였으나 농이 나오지 아니하였고, 같은 해 7. 3. 두 번째 구강 외 절개수술을 시행한 결과 피 섞인 약간의 고름을 배출하였으나 피해자는 음식물 섭취를 하지 못하고 전신적 상태가 더욱 악화되었다.
같은 해 7. 4. 피해자의 구강의 절개 부분에서 농이 나오지 아니하여 피고인의 집도로 구강 내 절개수술을 시행함으로써 다량의 농을 배출하였으나 그 때에도 농배양은 하지 아니한 채 항생제를 세파졸린에서 클레오신으로 바꾸었다. 같은 해 7. 5. 피해자는 오한과 고열이 지속되고 구강 내 절개 부분에서 농이 계속 배출되었으나 전신적 상태가 계속 악화되고 같은 해 7. 6.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혈소판이 위험수위로 떨어짐에 따라 내과의사 정규성에게 구두로 증상을 설명하여 진료의뢰한 결과 항생제를 바꾸도록 조언받았다. 같은 해 7. 7. 피해자는 기침을 하고 호흡에 곤란을 느끼며 체온이 섭씨 39.6도에 이르고 구강 내 절개 부위에서는 계속 농이 배출되었으며 전신적 상태가 좋지 않아 의료진은 항생제를 클레오신에서 세파만돌로 바꾸고 큐란과 아미카신을 투약하였으며, 비로소 농배양을 하기 시작하였다. 같은 해 7. 8. 피해자의 혈소판 수치는 정상으로 회복되었으나 피해자는 가슴이 답답하고 코가 막히지 않았음에도 호흡에 곤란을 느끼고 호흡수가 분당 40회 정도였으며 감기증상을 호소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구강 내 좌측 잇몸과 볼 사이를 절개한 후 피 섞인 농을 배출하였으나 피해자가 체온 섭씨 40도의 고열과 호흡곤란 증상을 보이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항균력 및 항생제 효능에 의심을 가지고 피해자에게 과거 병력에 관하여 물었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국민학교 때 맹장수술 받은 외에는 특별히 병을 앓은 사실이 없다고 답하였다. 같은 해 7. 9. 피해자에게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한 증상이 지속되었으며 체온은 섭씨 38.5도 정도였고 보호자들은 피해자의 감기증상을 계속 호소하였으며 흉부외과에 의뢰하여 흉부 X선 촬영을 한 결과 폐삼출의 가능성이 있음이 진단되었고 내과에 진료를 상담한 결과에 따라 진료하면서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피해자에게 과거 병력을 다시 물었으나 위와 같은 답변만 들었다. 같은 해 7. 10. 피해자는 기침이 여전하고 가래배출이 안 되었으며 호흡곤란이 지속되었고 진신적 상태가 여전히 쇠약하며 수면곤란 증상을 보여 의료진은 피해자에게 안정제(바리움 10mg)를 투여하였다. 같은 해 7. 11. 여전히 호흡곤란이 지속되고 체온이 섭씨 39도 정도로 지속되었으며 농배양검사 결과가 알파용혈성연쇄상구균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7. 12. 오전 피해자는 호흡장애 증상을 보이면서 호흡수가 분당 70회 정도로 빨라지고 체온이 섭씨 41도까지 올라갔으며 내과에 진료를 의뢰한 결과 내과수련의 1년차 정규성이 와서 피해자 흉부의 X선 촬영을 하였고 이 때 피해자는 폐부종과 성인성호흡장애증후군을 나타내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정규성의 권유에 따라 피해자를 내과병동으로 전과조치하였다. 그 후 피해자는 호흡곤란의 증상이 더욱 심해지다가 맥박이 약해지고 저산소혈증으로 인한 청색증 등이 나타나며 혼수상태에 이르고 심장마사지와 산소호흡기를 통한 응급조치를 시행하였음에도 같은 해 7. 14. 01:20경 화농성폐렴, 신장 및 기관의 염증세포침윤, 경부조직의 농양 및 염증 등으로 인한 성인성호흡장애증후군과 패혈증 등으로 사망하였다.
위 인정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원심은 피고인에게 다음과 같은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첫째, 피해자가 1992. 7. 1. 위 부속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 입원할 당시 피해자는 루드비히 안기나로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을 나타내고 있었고 루드비히 안기나는 대개 이를 뽑은 후의 세균감염에 의하여 유발되어 급성으로 진행하며 패혈증으로 진행하는 경우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은 질병(치사율 5%)이므로 피고인이 과장으로서 비록 진료체계상 담당의사가 아니더라도 외래담당의사 및 담당전문의(수련의의 오기로 보인다)들의 처치 및 치료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같은 해 7. 2. 위 김수관, 이효빈이 배농에 성공하지 못하였으므로 같은 해 7. 3. 재수술시는 외래담당의사나 담당 수련의에게 적절한 수술방법을 지시하거나 피고인이 직접 수술을 하여 배농을 한 후 농배양을 실시하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김수관, 이효빈에게 재차의 수술을 하도록 방임한 과실이 있다.
둘째, 농배양을 통하여 원인균을 밝혀내고 그 원인균에 대한 항생제감수성검사를 통하여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기까지 4일 내지 7일이 소요되는데 루드비히 안기나는 급성 염증으로서 조기에 그 원인균을 규명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치사율이 매우 높은 패혈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므로 위 김수관, 이효빈이 같은 해 7. 3. 재차 구강 외 절개수술을 시행하여 소량이나마 농을 배출시켰다면 즉시 농배양을 실시할 것을 지시, 감독하였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한 채 즉시 농배양을 하도록 조치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
셋째, 피고인이 같은 해 7. 4. 직접 집도하여 다량의 농을 배출하였으면 즉시 농배양을 시켜 가급적 빨리 원인균을 규명하고 항생제 감수성검사를 통하여 적절한 항생제를 선택하여 치료함으로써 패혈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만연히 봉와직염의 원인균에 일반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세파졸린과 클레오신 항생제만을 교체 투약하다가 피해자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더욱 악화되는 것을 보고 같은 해 7. 7. 농배양을 하기에 이른 과실이 있다(투약한 항생제가 밝혀진 원인균에 적절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하여도 진료상의 적절성이 인정될 수는 없으므로 위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넷째, 피해자는 입원 당시부터 섭씨 39도를 오르내리는 고열의 체온이 지속되었고, 같은 해 7. 3.부터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전신적 상태가 좋지 아니하였으며, 특히 같은 해 7. 6.에는 혈소판의 수가 위험수위까지 떨어지고, 같은 해 7. 7.부터는 기침을 하고 호흡곤란을 호소하였으며 혈소판 감소 외의 증상은 갈수록 심해졌고 특히 패혈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루드비히 안기나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아니한 상태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증상이 패혈증으로 발전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각별한 주의를 가지고 관찰, 진료함은 물론 피해자가 기침을 하고 호흡곤란을 호소한 같은 해 7. 7.부터는 권위 있는 내과의사나 흉부외과 의사에게 루드비히 안기나의 특수성 및 패혈증으로의 진화 위험성을 설명한 후 곧바로 피해자를 직접 검진하게 하고, 흉부 X선 촬영 및 타액검사 등을 시행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패혈증으로 진화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기민하게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7. 6.부터 내과의사들에게 전화로 증상을 설명하여 상담하는 방식으로 소극적으로 협진하여 오다가 같은 해 7. 9.에 이르러 피해자의 증상이 더욱 악화된 후에야 비로소 내과와 흉부외과에 의뢰하여 흉부 X선 촬영 및 혈액검사 등 적극적 협진을 하기 시작한 과실이 있다.
다섯째, 피해자에 대하여는 서울치과에서부터 항생제를 투여하였고 위 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 입원할 당시 이미 루드비히 안기나 증상을 보였으며 지속적인 항생제 투여에도 불구하고 그 증상이 호전되지 아니한 채 오히려 패혈증으로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이 추가적으로 나타나고 있었고, 임신 여부는 환자의 면역 및 항균능력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피해자와 같이 미혼이면서 임신 초기인 임부로서는 자신의 임신 여부를 알지 못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피해자의 과거 병력에 대한 문진에 그칠 것이 아니라 임신반응검사와 같은 방법을 통하여 피해자의 임신 여부 등에 대하여도 검진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피고인은 이에 대한 검진을 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그 점이 공소장에 기재되지 않아 범죄사실의 내용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부기하고 있다.).
위와 같이 피해자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복합적인 과실들이 경합하여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고 있다.
 
2.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보면, 원심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사실을 인정하고, 그에 기하여 피고인의 과실점을 설시하고 있으므로 그 전체를 범죄사실로 보아야 할 것이고, 형식적으로 범죄사실이란 제목 아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여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에 반하여 범죄사실을 명시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의료사고에 있어서 의료종사원의 과실을 인정하기 위하여서는 의료종사원이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발생을 예견하지 못하였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발생을 회피하지 못한 과실이 검토되어야 하고( 대법원 1984. 6. 12. 선고 82도3199 판결, 1987. 1. 20. 선고 86다카1469 판결 참조), 그 과실의 유무를 판단함에는 같은 업무와 직무에 종사하는 일반적 보통인의 주의정도를 표준으로 하여야 하며, 이에는 사고 당시의 일반적인 의학의 수준과 의료환경 및 조건, 의료행위의 특수성 등이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469 판결 참조).
그러므로 나아가서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의 점에 관하여 차례로 살피기로 한다.
우선 원심이 피고인이 피해자의 치료에 관여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과실로 인정한 첫째, 둘째 과실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위 부속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과장이지만 진료체계상 피해자를 담당한 의사가 아니었다는 것인데, 기록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대학병원의 진료체계상 과장은 병원행정상의 직급으로서 다른 교수나 전문의가 진료하고 있는 환자의 진료까지 책임지는 것은 아니고, 소속 교수 등이 진료시간을 요일별 또는 오전, 오후 등 시간별로 구분하여 각자 외래 및 입원 환자를 관리하고 진료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된다는 것이다(공판기록 644, 645면). 그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담당한 의사가 아니어서 그 치료에 관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구강악안면외과 과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래담당의사 및 담당 수련의들의 처치와 치료 결과를 주시하고 적절한 수술방법을 지시하거나 담당의사 대신 직접 수술을 하고, 농배양을 지시·감독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다음 원심이 인정하고 있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치료에 관여한 이후의 셋째 과실의 점에 관하여 보면, 피해자의 병명인 루드비히 안기나와 같이 이미 원인균이 알려진 경우라 할지라도 배농이 되었을 경우 원칙적으로 농에 대한 배양검사를 실시하여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이므로(공판기록 646면), 피고인이 농배양을 하지 않은 것이 과실이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피해자의 사망에 기여한 인과관계 있는 과실이 된다고 하려면 원심으로서는 농배양을 하였더라면 피고인이 투약해 온 항생제와 다른 어떤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었을 것이라거나 어떤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대법원 1990. 12. 11. 선고 90도694 판결 참조).
그러나 기록상 그러한 점을 밝힐 수 있는 자료는 없고, 오히려 후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피고인이 투약해 온 항생제는 원인균에 적절한 것으로 판명되었다는 것이므로(공판기록 366면, 645면 등) 피고인의 과실이 피해자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이와 같이 인과관계가 없는 이상 진료상의 적절성 여부를 불문하고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다른 과실과 합하여 피해자 사망의 한 원인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피고인의 넷째 과실의 점에 관하여 보면, 원심은 같은 해 7. 7.부터 피고인에게 환자의 패혈증에 대비하여 내과의사와 흉부외과의사에게 흉부 X선 촬영 및 타액검사 등을 시행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협진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소극적 협진만 하다가 7. 9.부터 비로소 적극적 협진을 시작한 것이 과실이라고 판단하고 있는바, 피고인 스스로 피해자가 패혈증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었다는 것이므로(공판조서 510면), 피고인이 예견한 패혈증으로의 발전을 회피할 수 있었는데도 회피하지 못한 것인지 여부가 문제가 된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은 같은 해 7. 6.부터 2, 3일 간격으로 혈액검사를 하도록 하고 3회에 걸쳐 혈액배양 실험을 하였으나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어서 패혈증으로 이미 발전한 것으로는 생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공판조서 510면), 이에 따라 내과의사들에게 증상을 설명하여 상담하는 방식으로 협진하였다는 것이다.
감정인 최강원의 보충감정서의 기재에 의하면, 혈액배양에서 균이 검출되지 않았어도 패혈증의 증상과 임상경과를 나타내고 있으면 패혈증이라고 보아야 하고 피해자가 7. 9.에는 이미 패혈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서, 1992년 미국 흉곽내과-중환자치료학회의 패혈증 정의를 인용하고 있으나(공판기록 671, 672면), 기록에 편철된 의학사전의 사본 등의 기재(공판기록 683면 이하)에 의하면, 일반적인 패혈증의 정의는 "혈액 중에 병원성 미생물 또는 그 독소가 존재하며 지속되는 전신성 질환"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그러한 정의에 따르면, 혈액검사 결과 이상이 없었다는 점을 토대로 피해자의 증상이 패혈증으로 발전하지 않았다고 본 피고인의 판단을 나무랄 수 있는 것인지 의심이 가고, 피고인이 패혈증에 관한 최신 정의를 알지 못하여 이미 진행 중인 패혈증을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하고 적절한 치료방침을 정하지 못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판단이 현재 우리 나라의 일반적 기준으로서의 의학수준과 함께 기록에 나타난 피고인의 경력·전문분야 등 개인적인 조건이나 진료지·진료환경 등을 고려할 때, 통상의 의사의 정상적인 지식에 기한 것이 아니고, 따라서 그것이 과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고( 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469 판결 참조), 더욱이 감정인 김종열의 감정서 기재에 의하면(공판기록 367면), 루드비히 안기나에 대한 치료는 구강악안면외과를 제외한 타과에서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가 전신적으로 악화되기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구강악안면외과에서 단독으로 치료하는 것이 대학병원의 일반적인 관례라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은 단순한 대진의뢰 등 소극적 협진마저도 그 시기가 적절치 않았는지 여부와 이에 그치지 않고 내과로 전과하는 등 적극적 협진을 하였다면 그 치료방법이 어떻게 달라져서 피해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심리되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 1990. 12. 11. 선고 90도694 판결 참조).
나아가 피고인의 다섯째 과실의 점에 관하여 보면, 원심이 피해자의 과거 병력에 대한 문진에서 나아가 피해자의 임신 여부 등에 대하여도 검진하지 않은 것이 피고인의 과실이라고 하려면 봉와직염에 감염된 여자환자라면 19세로서 미혼이라고 하여도 그 임신 여부 검사를 하는 것이 보편적임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 검사를 하지 않았다거나 위와 같은 여자환자가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 임신에 의한 면역기능 저하를 당연히 의심하여 대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그러한 통상적인 예견과 판단도 하지 못한 것이라는 점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피고인에게 업무상 과실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그 사실인정에 있어서 채증법칙을 위배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는 이 점을 지적하는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박만호 김형선 이용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