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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업무상과실치사

[대법원 1998. 2. 27., 선고, 97도2812, 판결]

【판시사항】

[1] 간호사가 다른 환자에게 수혈할 혈액을 당해 환자에게 잘못 수혈하여 환자가 사망한 경우, 간호사에게 환자에 대한 수혈을 맡긴 의사의 과실 유무(적극)
[2] 두 번째 혈액봉지로부터는 의사 대신 간호사가 교체해 주기로 하는 병원의 관행이 있었다는 이유로 간호사에게 수혈을 맡긴 의사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수혈은 종종 그 과정에서 부작용을 수반하는 의료행위이므로, 수혈을 담당하는 의사는 혈액형의 일치 여부는 물론 수혈의 완성 여부를 확인하고, 수혈 도중에도 세심하게 환자의 반응을 주시하여 부작용이 있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추는 등의 주의의무가 있다. 그리고 의사는 전문적 지식과 기능을 가지고 환자의 전적인 신뢰하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로서, 그 의료행위를 시술하는 기회에 환자에게 위해가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선의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지고 있고, 간호사로 하여금 의료행위에 관여하게 하는 경우에도 그 의료행위는 의사의 책임하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간호사는 그 보조자에 불과하므로, 의사는 당해 의료행위가 환자에게 위해가 미칠 위험이 있는 이상 간호사가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충분히 지도·감독을 하여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를 소홀히 한 채 만연히 간호사를 신뢰하여 간호사에게 당해 의료행위를 일임함으로써 간호사의 과오로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하였다면 의사는 그에 대한 과실책임을 면할 수 없다.
[2] 피고인이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인턴의 수가 부족하여 수혈의 경우 두 번째 이후의 혈액봉지는 인턴 대신 간호사가 교체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혈액봉지가 바뀔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그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함이 없이 간호사에게 혈액봉지의 교체를 일임한 것이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형법 제268조

[2]

형법 제268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64. 6. 2. 선고 63다804 판결(집12-1, 민135)
,


대법원 1981. 6. 23. 선고 81다413 판결(공1981, 14100)


【전문】

【피고인】

【상고인】

검찰관

【변호인】

변호사 강홍주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1997. 9. 2. 선고 97노31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진주시 칠암동 소재 경상대학교 병원 내과 인턴으로서 간경화, 식도정맥류 출혈 등으로 치료받던 피해자 안길만(남, 57세)의 주치의인 1심 공동피고인 1을 보좌하여 피해자의 치료를 맡은 자인바, 수혈을 할 때에는 직접 혈액봉지를 확인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수혈 도중에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야 하고, 간호사에 대하여는 의사의 참여 없이는 수혈을 하지 아니하도록 지도·교육하여야 하며, 자신의 참여하에 간호사로 하여금 수혈을 하게 하더라도 그 환자에게 수혈할 혈액봉지가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업무상의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1996. 5. 25. 13:00경부터 같은 병원 62병동 11호실에서 피해자에게 신선 냉동혈장 3봉지(320㎖) 및 농축적혈구 1봉지(200㎖)를 수혈하면서, 간호사인 1심 공동피고인 2로 하여금 단독으로 수혈을 하도록 내버려 둠으로써, 1심 공동피고인 2가 같은 날 14:40경 혈액봉지의 라벨을 확인하지 아니하여 간호처치대 위에 놓여있던 공소외 최윤세에게 수혈할 혈액봉지를 피해자에 대한 혈액봉지로 오인하고서, 혈액형이 B형인 피해자에 대하여 A형 농축적혈구 약 60㎖를 수혈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달 26일 11:42경 급성 용혈성 수혈부작용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인턴인 공소외 성종화가 주치의인 1심 공동피고인 1의 처방에 따라 신선 냉동혈장 3봉지와 농축적혈구 1봉지를 수령하여 같은 날 12:40경 첫번째 신선 냉동혈장 1봉지를 피해자에게 수혈한 후 같은 날 13:00경 같은 병원 지하 구내식당에서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나머지 혈액 3봉지의 수혈을 인계하였고, 피고인은 같은 날 13:40경 피해자에게 두 번째 혈액봉지를 교체해 준 다음 같은 날 14:00경 최윤세에게 수혈할 농축적혈구 1봉지를 수령하여 최윤세에게 수혈하려고 하였으나, 최윤세가 화장실에서 관장 등의 시술을 받고 있어 이를 뒤로 미루고 13:30경부터 시작되는 회진에 대비하여 환자들의 X선 필름을 찾으러 X선실에 다녀온 후 환자들을 소독하였으며, 한편 1심 공동피고인 2은 피해자에게 세 번째 혈액봉지를 교체한 후 그 혈액이 거의 전부 수혈되었을 때 쯤 피해자가 혈변을 보고 혈압이 떨어지는 증세를 보이자, 이를 그 앞방에 있던 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알려 1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수혈을 계속하라는 지시를 받고, 다른 혈액형의 환자인 최윤세에게 수혈할 혈액봉지를 피해자에게 수혈할 농축적혈구 봉지로 오인하여 이를 피해자에게 수혈한 사실을 인정하고서, 환자에 대한 수혈은 원칙적으로 의사가 직접 시술하여야 하고, 피해자에 대한 수혈 지시는 주치의인 1심 공동피고인 1이 성종화에게 하였고, 성종화는 이를 피고인에게 인계하였으므로 피고인은 피해자의 수혈에 관한 시술의 책임이 있는 자라 할 것이나, 그 병원은 인턴 부족으로 업무부담이 과중하여 1995. 3.경 병원 부서장 회의에서 간호사들이 인턴을 도와주기로 하는 결의를 하여, 첫번째 혈액봉지의 수혈은 의사가 직접 실시하되 수혈중인 환자에 대하여 혈액봉지를 교체하는 등의 일은 간호사들이 대신해 주는 관행이 생겼고, 비록 그 관행이 의료시술의 원칙에 어긋나는 점이 있다 하더라도 수련과정에 있는 인턴에 불과한 피고인으로서는 인턴의 수를 늘려 그 관행의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사실상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지시ㆍ감독이 없는 상태에서 1심 공동피고인 2가 임의로 혈액봉지를 교체한 행위에 대하여 피고인이 교육ㆍ감독의무를 해태하였다고 피고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피고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권한을 행사하지 아니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 할 것이고, 한편 피고인은 1심 공동피고인 2가 농축적혈구를 피해자에게 수혈할 당시에는 다른 업무를 보고 있던 관계로 1심 공동피고인 2로부터 이를 수혈한다는 보고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1심 공동피고인 2가 피해자에 대한 수혈을 실시할 때 현장에 참여하여 지도ㆍ감독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1심 공동피고인 2는 1심 공동피고인 1에게 이를 직접 알리고 그의 지시에 의하여 관행에 따라 농축적혈구를 수혈하였으므로, 그 응급상황의 보고와 농축적혈구의 수혈 과정에 피고인의 과실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고 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수혈은 종종 그 과정에서 부작용을 수반하는 의료행위이므로, 수혈을 담당하는 의사는 혈액형의 일치 여부는 물론 수혈의 완성 여부를 확인하고, 수혈 도중에도 세심하게 환자의 반응을 주시하여 부작용이 있을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추는 등의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1964. 6. 2. 선고 63다804 판결 참조).
그리고 의사는 전문적 지식과 기능을 가지고 환자의 전적인 신뢰하에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자로서, 그 의료행위를 시술하는 기회에 환자에게 위해가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최선의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지고 있고, 간호사로 하여금 의료행위에 관여하게 하는 경우에도 그 의료행위는 의사의 책임하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간호사는 그 보조자에 불과하므로, 의사는 당해 의료행위가 환자에게 위해가 미칠 위험이 있는 이상 간호사가 과오를 범하지 않도록 충분히 지도ㆍ감독을 하여 사고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이를 소홀히 한 채 만연히 간호사를 신뢰하여 간호사에게 당해 의료행위를 일임함으로써 간호사의 과오로 환자에게 위해가 발생하였다면 의사는 그에 대한 과실책임을 면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같은 인턴인 성종화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수혈임무를 인계받고서 같은 날 13:30경 피해자에게 수혈할 두 번째 혈액봉지를 직접 교체한 후 간호사인 1심 공동피고인 2에게 다음 혈액봉지를 교체하는 것을 맡기고, 같은 날 14:05경 최윤세에게 수혈할 혈액봉지를 수령하여 수혈을 하려고 하였으나 최윤세가 관장시술을 받고 있어 그 혈액봉지를 피해자의 나머지 혈액봉지 2개와 구분하지 않고 간호처치대 위에 함께 놓아 두면서, 혈액봉지에 환자의 성명, 혈액형 등이 기재되어 있는 관계로 간호사가 오인하지 아니할 것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별다른 주의를 환기시키지 아니한 채 회진에 대비하여 그 현장을 떠났고, 피해자 이외에 다른 수혈 환자가 있는 것을 모르고 있던 1심 공동피고인 2는 같은 날 14:30경 자신이 교체해 준 세 번째 혈액봉지의 수혈이 다 끝나갈 무렵 피해자가 다량의 혈변을 보는 등의 증세를 보이자 이를 1심 공동피고인 1에게 보고하여 수혈을 계속하라는 지시를 받고서 다급하게 수혈을 하느라고 피해자의 혈액봉지와 함께 놓여 있던 최윤세의 혈액봉지를 피해자의 것으로 오인하고서 이를 가져가 피해자에게 수혈하였고, 피고인은 같은 날 15:00경 최윤세에게 수혈을 하기 위하여 현장에 돌아와서 간호처치대 위에 있던 최윤세의 혈액봉지가 없어진 것을 보고 비로소 최윤세의 혈액봉지가 피해자에게 잘못 수혈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피해자에 대한 수혈을 담당하는 의사로서, 수혈을 하기에 앞서 그 혈액봉지가 피해자의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여 다른 환자의 혈액봉지를 잘못 수혈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위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는바, 이 사건에서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와 최윤세 두 명의 환자에 대한 수혈을 동시에 담당한 관계로 그들에게 수혈할 혈액봉지를 같은 장소에 구분 없이 준비해 둔 경우라면, 피고인으로서는 혈액봉지가 바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직접 피해자의 혈액봉지를 교체하거나, 간호사인 1심 공동피고인 2에게 혈액봉지의 교체를 맡기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사정을 주지시켜 1심 공동피고인 2로 하여금 교체하는 혈액봉지를 반드시 확인하게 하고, 스스로 사후 점검을 하여 혈액봉지가 바뀜으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와 최윤세의 혈액봉지를 구분 없이 함께 놓아 두고서도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1심 공동피고인 2에게 혈액봉지의 교체를 맡긴 후 현장을 떠나 1심 공동피고인 2가 추가로 2개의 혈액봉지를 교체하여 마지막 혈액봉지의 혈액이 피해자에게 상당량 수혈될 때까지 돌아오지 아니함으로써, 1심 공동피고인 2가 혈액봉지가 피해자의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고 피고인도 피해자의 혈액봉지가 잘못 교체된 것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면, 피고인에게 그에 대한 과실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피고인이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인턴의 수가 부족하여 수혈의 경우 두 번째 이후의 혈액봉지는 인턴 대신 간호사가 교체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혈액봉지가 바뀔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그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함이 없이 간호사인 최재선에게 혈액봉지의 교체를 일임한 것이 관행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당화될 수는 없고 , 1심 공동피고인 2가 혈액봉지를 교체한 것이 1심 공동피고인 1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1심 공동피고인 1로부터 피해자에 대한 수혈 임무를 부여받은 이상 위와 같은 조치를 소홀히 함으로써 혈액봉지가 바뀐 데 대한 과실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1심 공동피고인 2가 피해자에게 다른 환자의 혈액봉지를 잘못 교체하여 수혈한 데 대하여 피고인에게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의사의 업무상 주의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고등군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천경송 신성택 송진훈(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