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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금

[서울지법 1996. 6. 13. 선고 92가합47828 판결 : 확정]

【판시사항】

[1] 구 상법 제811조의 적용 범위
[2] 일정 기간 동안의 해상운송과 그 대가인 운임에 대한 법률관계를 정한 포괄적 운송계약상의 위약금 채권에 대하여 구 상법 제811조 소정의 단기소멸시효를 적용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상법(1991. 12. 31. 법률 제44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1조의 규정이 선박소유자(해상운송인)의 채권에 대하여 단기소멸시효를 적용하도록 한 것은 해상운송계약에 관련한 법률관계에서는 대개 증거의 보존이 곤란하고, 또 각 항해마다 신속하게 계산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해상운송인의 채권은 유치권이나 경매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같은 법 제800조 제1항에 열거된 운임 등의 채권뿐만 아니라 이들과 동시할 수 있는 한 그 밖에 해상운송인이 운송계약과 관련하여 취득한 다른 채권들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반드시 해상운송인의 책임(같은 법 제812조, 제121조)에 대응하는 것으로 한정할 필요도 없다.
[2] 일정 기간 동안의 해상운송과 그 대가인 운임에 대한 법률관계를 정한 포괄적 운송계약상의 위약금 채권에 대하여 구 상법 제811조 소정의 1년의 단기소멸시효를 적용한 사례.

【참조조문】

[1][2] 구 상법(1991. 12. 31. 법률 제44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1조, 민법 제398조


【전문】

【원 고】

에버그린 마린 코포레이션 리미티드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외 1인)

【피 고】

주식회사 삼영익스프레스 (소송대리인 변호사 유록상 외 1인)

【주 문】

 
1.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141,625$ 및 이에 대하여 1991. 7. 11.부터 1996. 6. 13.까지는 연 6푼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이를 3분하여 그 1은 피고의, 나머지는 원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491,750$ 및 이에 대하여 1991. 7. 11.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푼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인정 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5 내지 8, 10, 17, 18호증의 각 1, 2, 갑 제4호증, 갑 제9, 11, 13, 14, 16호증의 각 1 내지 3, 갑 제12, 15호증의 각 1 내지 5,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용어의 정의
(1) 운송용역 제공계약(Service Contract, 이하 서비스계약이라 한다)
미연방 1984년 해운법(Shipping Act of 1984, 이하 미연방 해운법이라 한다)에서 규정하고 있는 계약의 한 유형으로서, 화주(송하인)가 운송인(선사 또는 선사동맹)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일정량 이상의 화물의 운송을 의뢰하는 대신 운송인은 고정된 할인운임률을 적용하여 운송해 주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말하는데, 이로 인하여 운송인으로서는 지속적인 운송물량의 확보라는, 화주로서는 안정적인 선편의 확보 및 운임의 할인이라는 이익을 각 얻게 된다.
(2) 계약운임률, 비계약운임률, 독자운임률
계약운임률(Service Contract Tariff)이란 운송인이 화주와 서비스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적용하는 할인된 운임을, 비계약운임률(Non-Contract Tariff)또는 일반운임률(General Tariff)이란 그들이 서비스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하는 운임을, 독자행동 운임률(Independant Action Rate)이란 해운선사(운송인)들이 선사동맹을 구성하여 동일한 운임률(Common Rate, 비계약운임률의 일종임)을 적용하고 있는 경우 각 선사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각 선사는 선사동맹에 10일 전에 통지를 함으로써 독자적인 운임(따라서 선사동맹에 가입하고 있지 않은 해운선사의 경우에는 이러한 운임의 개념이 있을 수 없다)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절차에 따라 각 선사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운임을 각 의미하고, 이러한 각 운임은 모두 미국연방해사위원회(FMC)에 신고하여야 한다.
(3) CBM, FEU, TEU
1CBM은 길이 1m×폭 1m×높이 1m인 용적 단위를 말하는데, 1FEU는 40'(standard feet) 컨테이너 1개로 67.28CBM이고, 1TEU는 20'(feet) 컨테이너 1개로 33.14CBM이나, 원·피고 사이에 아래와 같이 체결한 각 서비스계약(이하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이라 한다)에서는 55CBM을 1FEU로, 27.5 CBM을 1TEU로 각 계산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에서는 1FEU는 2TEU이다.
 
나.  원·피고의 지위
원고는 세계 굴지의 미국 국적 해상운송업체인 에버그린 인터내셔널 코포레이션 리미티드(Evergreen International Corporation Limited)의 대만 국적 자회사이고, 피고는 화물의 운송 주선 및 알선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법인이다.
 
다.  제1차 서비스계약의 체결
원고를 대리한 소외 신영해운 주식회사(소외 한양해운 주식회사의 전신임, 이하 신영해운이라 한다)는 1989. 2. 4.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서비스계약(이하 제2422호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1) 계약번호:제2422호
(2) 계약기간:1989. 2. 10.부터 1990. 2. 9.까지
(3) 계약적용대상 화물:고무제품, 주철, 완구류, PVC제품, 스포츠용품, 가방류, 자동차부품, 주방용품, 컴퓨터, 통조림제품, 모니터, 놋쇠제품, 문구용품, 전자제품, TV세트, 가구 등
(4) 계약적용대상 목적항:로스앤젤레스, 롱비취,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시애틀, 포틀랜드, 샌디에고, 뉴욕, 찰스턴,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노포크, 보스턴, 사바나, 윌밍턴, 프라비던스, 잭슨빌, 마이애미, 휴스턴, 뉴올리언즈 등
(5) 운송의뢰 약정량 및 위약금: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기간 동안 최소한 3,000TEU의 계약적용대상 화물의 운송을 의뢰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원고는 피고에게 위 약정 물량과 실제 운송을 의뢰한 물량과의 차이에 대하여 1FEU당 미화 500$를 청구하거나, 선적 당시에 적용되는 비계약운임률(FMC-150)에 의하여 재조정된 화물의 운임 중 피고에게 유리한 금액으로 한다.
 
라.  제2차 서비스계약의 체결
원고를 대리한 위 한양해운 주식회사(이하 한양해운이라 한다)는 1990. 5.경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서비스계약(이하 제3283호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1) 계약번호:제3283호
(2) 계약기간:1990. 5. 17.부터 1991. 5. 16.까지
(3) 계약적용대상 화물:기계류, 고무제품, 주철, 완구류, 플라스틱제품, 스포츠용품, 가방류, 자동차부품, 주방용품, 놋쇠제품, 문구용품, 장갑, 전자제품, 자동차에어컨, 라디에이터, 의자, 방수외투, 공구류, 등나무 및 대나무제품, 가구류, 통조림제품 등
(4) 계약적용대상 목적항:로스앤젤레스, 롱비취, 샌프랜시스코, 오클랜드, 시애틀, 타코마, 포틀랜드, 샌디에고, 뉴욕, 찰스턴, 볼티모어, 필라델피아, 노포크, 보스턴, 사바나, 윌밍턴, 프라비던스, 잭슨빌, 마이애미, 휴스턴, 뉴올리언즈 등
(5) 운송계약 약정량 및 위약금:피고는 원고에게 계약기간 동안 최소한 2,000TEU의 계약적용대상 화물의 운송을 의뢰하여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약정한 물량과 실제로 운송을 의뢰한 물량과의 차이에 대하여 1FEU당 미화 500$씩을 지급한다.
(6) 운임에 대한 특약: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해 제3283호 계약이 적용되는 물량에 대해서도 비계약운임률을 적용할 수 있다.
 
마.  미연방 해운법의 규정
미연방 해운법은 서비스계약에서 계약의 불이행에 대비한 손해배상액을 약정한 경우, 그에 따라 발생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하거나 감액하여 주면 각 위반행위마다 최고 미화 5,000$(고의적인 위반시에는 최고 미화 25,000$)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바.  원고의 위약금 청구
(1) 한양해운은 피고에게, 1990. 2. 25. 제2422호 계약에서 약정한 물량 중 2,365TEU만을 이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나머지 635TEU에 대하여, 1991. 6. 10. 제3283호 계약에서 약정한 물량 중 851TEU만을 이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나머지 1,149TEU에 대하여 같은 해 7. 10.까지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에서 약정한 1TEU당 미화 250$씩의 위약금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2) 원고가 제2422호 계약의 미이행 물량으로 청구하고 있는 위 635TEU에 대하여 1TEU당 미화 250$으로 계산한 위약금의 합계액은, 나머지 이행물량 2,365TEU에 대하여 그 각 선적 당시에 적용되었을 비계약운임의 합계액과 제2422호 계약에 의해 적용된 계약운임의 합계액과의 차액보다 많음이 명백하기 때문에, 피고로서는 미이행 물량에 대하여 1TEU당 미화 250$(1FEU당 미화 500$)의 위약금을 지급하는 것이 비계약운임률에 의하여 화물의 운임을 재조정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2.  당원의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위약금 조항의 구속력
(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약금 조항에 따라 부족한 이행물량 부분에 대하여 1TEU당 미화 250$의 위약금을 청구함에 대하여, 피고는 위 위약금 조항은 미연방 해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서비스계약의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형식적, 장식적 규정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계약 당시 원·피고 사이에 위 조항에 따른 위약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청구하지 않는 것이 해운업계의 관행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서, ① 원고가 피고에게 부족한 이행물량에 대한 위약금을 청구하지 않으면 미연방 해사위원회로부터 벌금을 부과받게 되므로 이러한 제재를 피하기 위해 타인으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 일부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인 것처럼 처리하는 이른바 "캡(CAP)" 행위를 한 점, ② 원고가 피고와 비계약운임률(피고는 독자행동운임률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비계약운임률을 잘못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을 적용하여 운송계약을 체결한 화물을 피고의 이행물량에 포함시키지 않은 점을 들고 있다.
(나) 살피건대 원·피고 사이에 위 위약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해운업계의 관행이 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인 소외 1, 소외 2의 각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렵고, 한편 을 제5호증의 1 내지 94, 을 제6호증의 1 내지 3, 을 제7호증의 1 내지 4, 을 제8호증의 1 내지 3,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22호증의 1 내지 5의 각 기재와 증인 소외 2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의 대리인인 한양해운이 원고가 타인으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 일부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인 것처럼 처리해 놓은 사실이 엿보이고, 원고가 제3283호 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 중 비계약운임률을 적용한 을 제12호증의 8, 24, 34, 36, 38, 39, 42, 45, 51, 54, 56, 57, 64, 66, 69, 71, 74, 75에 기재된 화물 합계 41TEU가 원고가 산정한 피고의 이행물량에서 누락되어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 사실들만으로는 원·피고 사이에 위 위약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해운업계의 관행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예컨대, 이른바 캡 행위는 피고의 손해배상액을 감경해 주기 위한 한양해운의 배려일 수도 있고, 또한 이행물량 산정에서 누락된 위 41TEU는 원고가 실수로 누락하였거나 거꾸로 위약금을 더 많이 받아 내기 위해 고의로 누락시켰을 수도 있다), 달리 피고의 위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위약금 조항에 따라 부족한 이행물량에 대하여 1TEU당 미화 250$의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항변
(가) 피고는, 위 위약금 채권은 해상운송인의 송하인에 대한 운송계약상의 채권으로서 구 상법(1991. 12. 31. 법률 제44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1조에 따라 1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이 종료한 때로부터 1년이 경과한 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미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구 상법 제811조의 단기소멸시효 규정의 취지는 각 항해 단위로 이루어지는 해상운송 법률관계를 신속히 종료시키고자 하는 데 있고, 이렇게 하더라도 운송인에게는 선적화물에 대한 유치권(구 상법 제800조 제2항)과 경매권(구 상법 제804조)이 인정되어 불리하지 않으나, 원고의 위 위약금 채권은 각 항해별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의 종료시에 일괄적인 정산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서, 일반 상거래 관계와 비교하여 이에 따른 당사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신속히 종료시켜야 할 현실적인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위약금 채권은 유치권, 경매권에 의해 담보되지도 않고, 아울러 이 사건 각 서비스 계약에서 원고의 계약 위반에 따른 위약금을 정하였다고 가정할 경우 이에 따른 원고의 위약금 채무는 구 상법 제121조 에 규정된 단기소멸시효의 적용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의 위 위약금 채권에 대해서만 구 상법 제811조를 적용하는 것은 일방적으로 운송인만을 불리하게 취급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나) 살피건대 구 상법 제811조는, "선박소유자의 용선자,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은 1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위 규정이 선박소유자(해상운송인)의 채권에 대하여 단기소멸시효를 적용하도록 한 것은 해상운송계약에 관련한 법률관계에서는 대개 증거의 보존이 곤란하고, 또 각 항해마다 신속하게 계산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므로, 여기서 말하는 해상운송인의 채권은 유치권이나 경매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구 상법 제800조 제1항에 열거된 운임 등의 채권뿐만 아니라, 이들과 동시할 수 있는 한 그 밖에 해상운송인이 운송계약과 관련하여 취득한 다른 채권들도 포함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또 반드시 해상운송인의 책임(구 상법 제812조, 제121조)에 대응하는 것으로 한정할 필요도 없다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으로 인하여 곧바로 구체적인 화물의 운송의무나 운임지급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나,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은 피고가 원고에게 일정한 기간 동안 운송을 의뢰할 화물에 적용할 고정적인 할인된 운임과 위 운임이 적용될 화물 및 목적항 등을 미리 포괄적으로 정해 놓고, 이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피고는 원고에게 개개의 화물의 운송을 의뢰하고, 원고는 이에 대하여 약정한 할인운임률을 적용하여 운송해 주되, 피고가 약정 물량을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운송인인 원고가 위 운임의 할인으로 인하여 입은 손실 등 산정하기 어려운 제반 손해에 대신하여 미리 위약금을 예정한 것이어서(이는 제3283호 계약의 계약서 제8조 (A)에도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의 해상운송과 그 대가인 운임에 대한 법률관계를 정한 포괄적 운송계약이라 할 수 있고, 또한 위와 같이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은 장래 체결될 개별적인 운송계약의 주요 내용을 미리 포괄적으로 정해 놓고 실제 개개의 화물을 운송할 때마다 이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위약금 산정방식도 제2422호 계약에서는 선적단위인 FEU당 일정 금액 또는 각 선적 당시에 적용되는 통상의 운임인 비계약운임과의 차액 중 피고에게 유리한 금액을, 제3283호 계약에서는 선적단위인 FEU당 일정 금액을 각 지급하도록 한 것이어서, 위 위약금 채권은 각 항해 단위로 체결된 개별적인 운송계약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각 항해 단위로 만들어진 관련 서류들을 자료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 계산관계를 신속히 종료시킬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는 것인바(이 점에 대하여는 원고 스스로도 1994. 6. 8.자 준비서면에서 오랜 시일이 지나 각 선적 당시의 비계약운임률을 모두 찾아내어 할인된 계약운임률과의 차액을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자인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위약금 채권은 운송인인 원고가 송하인인 피고에 대하여 운송계약과 관련하여 취득한 채권으로서 위 단기소멸시효 규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 그런데 제2422호 계약은 1990. 2. 9.에, 제3283호 계약은 1991. 5. 16.에 각 계약기간이 종료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각 종료일 다음날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 할 것인데, 원고가 그로부터 각 1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1992. 7. 2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 사건 위약금채권은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할 것이니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3) 원고의 재항변
(가)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제2422호 계약의 위약금채권에 대하여는 1992. 2. 28. 피고의 채무승인이 있은 후 1년 내에, 제3283호 계약의 위약금 채권에 대하여는 1992. 2. 14. 피고에게 위약금 채무의 이행을 최고한 후 6월 내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각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재항변한다.
(나) 먼저 제2422호 계약의 위약금 채권에 대하여 살피건대,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1992. 2. 28. 원고의 대리인에게 "원고의 위약금 청구는 비정상적인 것이나, 원고가 계속 이를 청구한다면 청구액의 5 내지 10% 범위에서 합의할 용의가 있다."는 취지의 서신을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이것만으로 피고가 제2422호 계약의 위약금 채무를 승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에 대한 재항변은 다른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제3283호 계약의 위약금 채권에 대하여 살피건대, 갑 제4호증, 갑 제1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의 위임을 받은 변호사가 원고를 대리하여 제3283호 계약의 계약기간 종료일 다음날인 1991. 5. 17.로부터 1년이 경과하지 않은 1992. 2. 14. 피고에게 제3283호 계약의 위약금으로 미화 287,250$(1,149TEU×250)를 청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그로부터 6월 내임이 역수상 명백한 같은 해 7. 2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로써 제3283호 계약의 위약금 채권의 소멸시효는 적법하게 중단되었다 할 것이니 원고의 이 부분에 대한 재항변은 이유 있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1) 갑 제2호증, 을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제3283호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그 계약기간 동안 합계 851TEU의 화물에 대한 운송을 의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그 중 을 제5호증의 63, 66 내지 70, 78 내지 81, 을 제8호증의 1 내지 3에 각 기재된 화물 합계 258TEU는 피고가 운송을 의뢰한 화물이 아닌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을 제7호증의 1, 2에 각 기재된 화물 합계 6TEU는 을 제5호증의 80, 79에 기재된 화물과 동일한 것이다), 위 28TEU의 화물은 피고의 이행물량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2) 피고는, 원고가 제3283호 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 중 을 제12호증의 2 내지 76에 각 기재된 화물들을 제3283호 계약의 이행물량에서 부당하게 제외시켰으므로 이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2호증의 8, 24, 34, 36, 38, 39, 42, 45, 51, 54, 56, 57, 64, 66, 69, 71, 74, 75에 기재된 화물 합계 41TEU는 원고가 제3283호 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임에도 당초 이행물량의 산정에서 잘못 누락된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를 이행물량에 포함시켜야 하고, 을 제12호증의 12, 4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각 호증에 기재된 화물 합계 3TEU는 비록 제3283호 계약에서 약정한 적용대상 화물이 아니거나 적용대상 목적항이 아니지만 선하증권에 제3283호 계약에 따라 운송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를 이행물량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할 것이나, 한편 을 제12호증의 2 내지 7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을 제12호증의 2 내지 4, 6, 7, 9 내지 11, 20 내지 23, 26, 30 내지 32에 기재된 화물들은 피고가 송하인이 아닌 사실, 을 제12호증의 14, 15, 33, 40, 49, 52, 58, 60, 62에 기재된 화물들은 제3283호 계약의 적용대상 화물이 아닌 사실, 을 제12호증의 5, 13, 16 내지 19, 25, 27 내지 29, 35, 37, 41, 44, 46 내지 48, 50, 53, 55, 59, 61, 63, 65, 67, 68, 70, 72, 73, 76에 기재된 화물들은 목적항이 버펄로, 라레도, 녹스빌 등으로 제3283호 계약의 적용대상 목적항이 아닌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화물들은 제3283호 계약에 따라 운송을 의뢰받은 것으로 단정할 수 없어 이행물량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을 제12호증의 8, 12, 24, 34, 36, 38, 39, 42, 43, 45, 51, 54, 56, 57, 64, 66, 69, 71, 74, 75에 기재된 화물 합계 44TEU(41TEU+3TEU) 부분에 대하여만 이유 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이유 없다.
(3) 또한 피고는 을 제11호증의 2 내지 146에 기재된 화물들도 제3283호 계약의 이행 물량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나, 을 제11호증의 2 내지 14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화물들은 제3283호 계약과는 별개인 계약번호 제2996호 서비스계약에 따라 운송을 의뢰받은 화물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따라서 피고가 제3283호 계약에서 약정한 운송계약량 중 이행하지 못한 수량은 합계 1,133TEU(2,000TEU-851TEU+28TEU-44TEU)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제3283호 계약의 위약금으로 미화 합계 283,250$(250$×1,133TEU)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한편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당시의 거래관행과 경제상태 등을 참작하여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적절히 감액할 수 있는 것인바,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는 여러 국가에 자회사를 두고 있는 세계 굴지의 해상운송회사의 대만 내 자회사이나, 피고는 그에 비해 현저하게 소규모인 운송주선회사인 사실, 원고는 다른 서비스계약에서도 위약금 청구를 한 경우가 별로 없어 피고는 약정한 물량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원고가 실제 위약금 청구를 하지는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고 이 사건 각 서비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약정된 할인운임률은 해운시장의 변동으로 큰 가격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한 사실, 피고는 운송주선인으로서 화주로부터 1TEU당 미화 50 내지 100$의 수수료를 받을 뿐 원고로부터 할인받은 운임액이 모두 피고의 이득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원고에게 1TEU당 미화 250$의 위약금을 지급하게 되면 1TEU당 미화 150 내지 200$의 손해를 입게 되는 사실, 이에 반하여 원고는 비록 운임을 할인해 줌으로써 이익이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제3283호 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867TEU(2,000TEU-1,133TEU)의 화물에 대한 운송을 의뢰받아 이를 운송함으로써 그 운임 중 일정액의 이익을 얻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제3283호 계약에서 정한 1TEU당 미화 250$의 위약금은 부당히 과다하다고 인정되므로 적절히 감액하되, 제반 사정에 비추어 1TEU당 미화 125$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141,625$(125$×1,133TEU) 및 이에 대하여는 원고가 피고에게 1991. 6. 10.자로 최고한 이행기 다음날인 같은 해 7. 1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1996. 6. 13.까지는 상법 소정 연 6푼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제92조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199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태훈(재판장) 송경근 노수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