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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과실치상

[대법원 1989. 6. 27. 선고 88도2462 판결]

【판시사항】

채증법칙위반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채증법칙위반 및 심리미진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형사소송법 제308조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원심판결】

춘천지방법원 1988.12.1. 선고 88노29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1987.6월경 강원 고성군 토성면 아야진 6리 소재 아야진 조선소에서 도목수로서 선박건조 및 수리공사에 대한 총괄적인 감독과 작업지시업무에 종사하던 중 1987.6.3. 오전에는 위 공장기관실에서 기관실 앞에 설치되어 있는 레일을 이용하여 뭍으로 선박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지시 감독하였는 바, 그 작업은 20마력의 원동기 활에 피대를 감아 로울러에 연결시키고, 직경 약 1.5센치미터의 쇠줄을 배 받침대(선대라고 함)에 매달고 바다에 정박한 배를 선대위에 올려놓은 다음, 쇠줄을 로울러에 감고 로울러의 안전레버를 작동위치에 두어 원동기의 힘으로 로울러를 회전시켜 레일 위에 선박을 끌어올리는 작업으로서 위 안전레버는 원동기가 작동하는 중에도 안전쪽으로 밀면 로울러가 정지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사고당일 피고인과 목공인 박의곤 및 피해자 등은 무게 7톤의 정진호를 비롯한 선박 3척을 뭍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였는데, 위 박 의곤은 엔진실에서 밖에 있는 피고인의 신호에 따라 원동기를 작동시키고 피해자는 피고인과 함께 밖에서 선박을 레일 위에 고정시키는 작업을 하여 일단 위 정진호를 마지막으로 선박 3척을 모두 끌어올렸던 사실, 그런데 피고인은 추가로 배 1척을 더 끌어올리기 위하여 이미 기관실에서 약 15 내지 20미터 앞까지 끌어올린 위 정진호를 조금 더 끌어올릴 필요가 생겨 피해자에게 배를 좀더 올려야겠다고 이야기를 하자 피해자는 기관실로 갔던바, 당시 위 박의곤은 배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모두 끝난 것으로 알고 원동기를 가동한 상태에서 로울러의 레버장치만 안전에 두어로울러를 정지시켜둔 채 화장실에 가고 기관실에 없었던 사실, 그러자 피해자는 혼자서 쇠줄을 로울러에 감고 위 레버를 풀어 로울러를 작동시켰는데 로울러가 회전하던 중 쇠줄이 꼬이자 로울러가 회전하는 상태에서 왼손으로 쇠줄을 잡아당겨 이를 바로잡으려 하다가 손에 낀 장갑이 쇠줄에 감기므로 급히 오른손으로 레버를 안전쪽으로 밀어 보았으나 당황한 나머지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자 다시 오른손으로 쇠줄을 잡아 당기다가 손이 로울러에 감겨 들어가 그 상해를 입게 된 사실, 피해자 백회석은 1987.4.월 초순경 위 조선소의 견습공으로 채용되어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조선소내의 각종 잔심부름을 하다가 같은 해 5월 초순경부터는 기관실에서 원동기의 작동방법과 배를 끌어올릴 때의 원동기작동요령 등을 지도받고 스스로 여러차례 선박을 올리지 아니한 빈 선대를 끌어올려 본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피고인은 위 조선소의 감독으로서 기관실작업시 발생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여 안전레버를 충분히 조작할 수 있도록 2명 이상이 함께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작업자를 1명만 배치한 잘못이 있고, 한 견습공인 피해자에게 평소 기관실작업요령을 가르쳐 주어 미숙하나마 스스로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태이고 이미 기관실 가까이까지 끌어올린 배를 조금 더 올리는 것은 바다에서 뭍으로 배를 올리는 것 보다는 상당히 수월한 작업이므로 피해자에게 비를 좀더 올려야겠다고 이야기 할때 미리 계획된 작업이 모두 끝나 위 박의곤이 자리를 비울 경우 피해자가 단독으로 작업에 임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단독으로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미리 주의를 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잘못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2.  요컨대 원심이 인정한 피고인의 과실점은 첫째로 기관실에 2명을 배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1명만 배치한 것이 잘못이고, 둘째로 공소외 박 의곤이 기관실을 비울 경우, 피해자가 단독으로 작업할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데도 이를 하지 못하도록 미리 주의를 주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는 데에 있다.
(1) 그러나 먼저 기록을 살펴보아도 기관실에서의 작업이 원심판시와 같이 반드시 2명을 필요로 하고 1명만 있으면 사고발생시에 안전레버를 충분히 조작할 수 없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으며, 오히려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공소외 박 의곤에 대한 각 진술조서기재에 의하면, 1명만으로도 원동기 및로라의 작동과 안전레버조작이 충분히 가능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 기관실에 작업자를 1명만 배치한 잘못이 있다는 원심판단은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2) 다음에 원심인정 사실에 의하더라도 공소외 박 의곤이 기관실에서 원동기 및 로울러의 작동을 전담하고 있었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관실에서 보낸 것은 위 박 외곤으로 하여금 기계를 작동하게끔 작업지시를 전달케 한 취지이지 피해자로 하여금 직접 기계를 작동케 하려는 취지는 아니었음을 분명한 바, 위 박의곤이 선박 3척을 끌어올리자 마자 곧 기관실을 떠날 것이라고 예상할 만한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원심은 작업이 완료하였으므로 위 박의곤이 기관실을 떠난 것처럼 판시하였으나 위 박외곤이 원동기를 끄지도 않은 채 화장실에 갔다는 원심인정에 비추어 보아도 작업이 완전히 완료된 상황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에게 피해자가 단독으로 기계를 조작할 경우를 예상하여 미리 주의를 줄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주의를 피해자에게 미리 주지 않은 점에 잘못이 있다는 원심판단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이 밖에도 만일 피고인이 견습공으로 취업한지 얼마 안되는 피해자에게 위 기관실의 기계조작요령과 주의사항을 지도 교육함이 없이 평소에 선박을 끌어올리는 기계조작을 허용해 왔다면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할 여지가 없지 않을 것이나, 검사의 피해자에 대한 진술조서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가 취업했을때 피고인으로부터 견인줄 감는 방법과 조심을 하여야 할 점 등을 지도받은 바 있다는 것이고 또 사법경찰리의 박의곤에 대한 진술조서기재에 의하면, 피해자가 빈 선대를 끌어올리는 것은 여러번 있었으나 선박을 끌어올리는 일은 없었는데 그 이유는 피해자가 이제 일을 배우는 과정이고 진짜 배를 끌어올릴 때에는 와이야 감는 작업이 위험하여 맡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기계조작 요령과 주의사항을 지도함이 없이 평소에 피해자에게 선박을 끌어올리는 기계조작을 허용해 왔다고 보기도 어렵다.
(3) 다만 검사의 피해자에 대한 진술조서기재에 의하면, 피해자는 당시 기관실 문이 열려 있어 피고인이 기관실 안에 사람이 있는지의 여부를 알 수 있었고 피고인으로부터 끌어올리라는 신호를 받고 기계를 작동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바, 이 주장대로라면 피고인은 피해자의 기계조작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은 기관실 안의 피해자를 볼 수 없었을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끌어올리라는 신호를 보내지도 않았는데 피해자가 임의로 끌어 올렸다는 취지로 부인하고 있고, 사법경찰리 작성의 실황조사서 기재에 의하면, 피해자 자신도 실황조사시에 “평소 로라와이어를 작동할 때는 상가하는 배 있는 곳에서 신호를 하면 신호에 의하여 배를 끌어올리는데 그날도 저는 누군가의 신호에 의해 그 작업을 하였을 것입니다”라고 진술하고 있어 피고인으로부터 신호를 받았다고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사고당시 피고인이 있던 자리에서 기관실 안을 볼 수 있었는지의 여부, 또 피해자가 피고인으로 신호를 받고 기계를 작동하였던 것인지의 여부 등을 가려 보아 피고인의 과실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3.  결국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증거가치의 판단을 그르치고 심리미진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상원(재판장) 이회창 배석 김주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