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전문】
【원고, 피항소인】
【피고, 항소인】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9. 23. 선고 2004가합93114 판결
【변론종결】
2006. 4. 18.
【주 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3,052,4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주문 제1, 2항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10,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2, 갑 제7, 8호증, 갑 제11호증, 을가 제1호증의 1, 2, 을가 제3호증의 1 내지 4, 을나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이 사건 광고모델계약의 체결 및 그 이행
(1) 피고 1(대법원 판결의 망 소외 1)은 오랜 기간 동안 정상급 연기자로 활동하던 중 2000. 12.경 유명한 야구선수인 소외 2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으나(그 중 딸은 소외 2와의 별거 후에 출산하였다), 2002. 12. 18.경 성격차이 등의 이유로 별거를 시작하였고, 2003. 11.경에는 소외 2의 부정행위를 이유로 그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제기하였는데,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2) 원고는 주택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06. 10. 준공할 예정으로 화성시 (이하 생략) 4필지 지상에 ○○ 아파트 13개동 708세대의 건축을 추진하던 중 2004. 7. 초순경의 분양을 앞두고 분양광고 모델로 피고 1을 기용하기로 하여 2003. 3. 2. 피고 1 및 위 피고의 매니지먼트회사인 피고 2 주식회사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광고모델계약(아래에서 ‘이 사건 광고모델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① 피고 1은 원고의 요구에 따라 텔레비전광고촬영 1회, 라디오광고녹음 2회, 스틸사진촬영 2회의 촬영 및 녹음과 이벤트행사(팬 사인회 등) 2회 개최에 응하여야 한다(제3조 제2항).
② 피고 1의 계약기간은 광고제작물의 최초 사용개시일부터 1년으로 하고(제3조 제1항), 원고는 위 기간이 경과한 후 위 광고제작물의 사용기간을 1개월 연장할 수 있으며, 이를 초과하여 위 광고제작물을 사용하고자 할 경우 추가모델료를 지급한다(제7조).
③ 피고 1은 계약기간 중 위 피고의 귀책사유로 사회적, 도덕적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원고의 제품 및 기업이미지를 훼손하여서는 아니 된다(제9조 제2항).
④ 피고 1이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의 제작출연 및 이벤트행사 참여요청에 응하지 않거나 제9조의 내용을 위반하여 광고모델로 출연할 수 없는 결격사유가 발생한 경우, 원고는 즉시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피고 1 또는 피고 2 주식회사는 수령한 모델료의 200%에 해당하는 손해배상금을 원고에게 계약 해지일부터 15일 이내에 배상하여야 하고(제10조 제1항), 일방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되고 그로 인하여 타방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귀책사유 있는 사람이 실제 손해액을 배상하여야 한다(제10조 제2항).
(2)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1에게 모델료 2억 5,000만 원을 지급하였고, 피고 1도 원고가 요청하는 바에 따라 1회의 라디오광고녹음, 1회의 스틸사진촬영에 응하고, 1회의 이벤트행사에 참여하였으며, 원고는 위 라디오 광고녹음을 이용하여 2004. 1. 1.부터 2004. 6. 30.까지 라디오광고방송을 하고, 위와 같이 촬영한 스틸사진을 이용하여 2004. 6. 25.자 동아일보와 2004. 6. 29.자 중앙일보 등 각 일간지에 광고를 게재하였으며, 2004. 7. 2.경 개장한 모델하우스의 내·외부에 광고물을 부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 아파트를 홍보하였다(원고는 위 ○○ 아파트에 대하여 2004. 6. 30.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고, 2004. 7. 5.부터 같은 달 7.까지 분양신청을 받았으나, 분양율이 30% 정도에 그쳤다).
나. 소외 2의 피고 1에 대한 폭행사건과 이 사건 광고모델계약의 해제
(1) 소외 2는 2004. 8. 1. 새벽 술에 취한 채 피고 1의 집으로 찾아가 위 피고와 다투다가 위 피고를 폭행하여 전신타박상을 입히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위 피고의 동생 소외 3에게도 폭행을 가하였는데( 소외 2는 이 사건으로 인하여 2004. 12.경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으며,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소외 2의 위와 같은 폭행사건은 이후 각 언론기관에 알려져 크게 보도되었다.
(2) 원고는 2004. 8. 26. 피고들에게 피고들이 이 사건 광고모델계약을 위반하였음을 이유로 이를 해제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2. 원고의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서, 피고 1이 소외 2로부터 폭행당한 후 이와 같은 내용을 언론에 알리면서 소외 2의 폭행으로 붓고 멍든 얼굴 모습과 부서진 가재도구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자택 내부까지 공개함으로써, 일반인으로 하여금 위 피고가 원만한 가정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고, 부부간의 분쟁을 가정 내에서 조용히 처리하지 않고 널리 알리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어 스스로의 사회적·도덕적 명예를 훼손하고, 나아가 원고의 제품 및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였으므로, 피고 1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이 사건 광고모델계약 제9조의 의무를 위반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광고모델계약에 의한 위약벌 5억 원과 원고가 지출한 광고비용 등 실제로 발생한 손해 21억 5,245만 원 및 원고의 기업이미지 훼손에 따른 위자료 4억 원 등 합계 30억 5,245만 원을 손해배상으로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판단의 기준
‘명예’란 일반적으로 사람의 품성·덕행·명성·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를 의미하고, ‘명예훼손’이란 위와 같은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행위, 보다 구체적으로 본다면 그로 인하여 사람들의 증오감을 불러일으키거나 비방·경멸·조롱의 대상이 되도록 할 만한 행위를 말한다고 할 것이다. 이 때 어떠한 행위가 위와 같이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행위인지는 그 사회의 합리적 평균인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0호증의 1 내지 5, 갑 제25호증, 을가 제2호증의 1 내지 5, 을가 제5호증의 1, 2, 을가 제9호증의 1 내지 6, 을나 제1호증의 3 내지 8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소외 2는 2004. 8. 1. 새벽 피고 1을 폭행한 후 같은 날 아침 7시경 위 피고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었고, 피고 1은 방주병원을 거쳐 영동세브란스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같은 날 오전 기자들을 피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안정형외과의원에 입원하였으며, 이 사건은 같은 날 오후 기사화되어 각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 피고 1이 소외 2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요지로 게재되었다.
㈏ 그런데, 소외 2는 2004. 8. 1. 오전 서초경찰서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은 피고 1의 얼굴을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찬 사실은 없고 위 피고를 밀어 방바닥에 넘어지게 하였으나 위 피고가 다치지는 않았으며, 위 피고의 동생 소외 3과 머리채를 잡고 실랑이를 하는 도중 경찰이 출동하여 싸움을 그쳤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피고 1이 자신의 왼쪽 팔을 물어 다쳤다”고 진술하였고, 경찰 조사를 끝낸 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광혜병원에 입원하여 2004. 8. 2. 새벽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일방적인 폭행이 아니라 자신도 상처를 입었다고 주장하였는데, 소외 2의 위와 같은 주장은 8. 1. 오후부터 각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 소외 2가 쌍방폭행을 주장한다”는 요지의 기사로 게재되었다.
㈐ 이후 각 언론사 기자들은 피고 1의 병실로 찾아가 소외 2의 쌍방폭행 주장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이에 위 피고는 2004. 8. 2. 오후 병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소외 2가 자신을 일방적으로 폭행하였다고 주장하며 오른쪽 눈 주위에 멍이 들고 부은 얼굴의 사진촬영을 허락하였고, 피고 1의 매니저인 소외 4는 가구가 뒤집어져 있고 유리파편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위 피고의 집안 모습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고 그 사진촬영을 허락하였으며, 같은 날 저녁 각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2004. 8. 3.자 주요 일간지에는 피고 1의 위와 같은 주장이 담긴 기사와 함께 피고 1의 붓고 멍든 얼굴 사진 및 부서진 가재도구 등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자택 내부의 사진이 게재되었다.
(3) 판단
㈎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1이 별거하고 있는 남편 소외 2의 폭행을 적극적으로 유발하였다는 증거가 없는 이상 위 피고는 신체적 완력이 월등한 소외 2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위 피고가 스스로 자기의 사회적·도덕적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 나아가, 피고 1이 기자들을 직접 만나 멍이 들고 부은 얼굴을 그대로 보이면서 소외 2가 자신을 폭행한 경위를 설명하고, 파손된 가재도구 등이 널려 있는 집안 모습까지 공개하였지만, 소외 2의 위와 같은 폭행 내용은 위 피고가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 전에 이미 대부분의 언론사에 널리 알려져 2004. 8. 1. 오후에는 기사화되어 있었고, 소외 2는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위 피고가 자신의 팔을 물어 쌍방폭행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데 이어 기자들과 인터뷰까지 하면서 쌍방폭행임을 주장하였으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위 피고는 자신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 등을 우려하여 소외 2의 주장을 반박, 해명할 목적으로 기자들을 직접 만나 위와 같이 소외 2의 폭행 경위 등을 설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부부는 비록 별거 중에 있다 하더라도 이혼을 하기까지는 혼인생활 중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쌍방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일방의 폭력행위까지 숨기고 감내하여야 한다고 볼 수는 없고, 부부 개개인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의 위와 같은 행위가 이 사건 광고모델계약상의 사회적·도덕적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그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