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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어음금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다9522 판결]

【판시사항】

합의서의 진정성 또는 증거가치에 의문이 있음에도 합의서의 기재대로 사실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민사소송법 제202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1. 8. 선고 2007나22219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피고의 2009. 3. 10.자 준비서면은 상고이유서 제출기한 내에 제출되어 상고이유서에 해당하므로 위 준비서면의 기재를 포함하여)를 본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① 원고는 소외인에게 수회에 걸쳐 돈을 대여하였으나 소외인이 이를 변제하지 아니하자, 2003. 3. 17. 소외인을 상대로 “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6회에 걸쳐 9,000만 원 상당을 편취하였다”는 내용으로 고소를 하였고, ② 그 후 소외인이 2009. 8. 9. 긴급체포를 당하여 구속될 처지에 놓이자, 소외인의 남동생인 피고가 그 날 원고와 사이에 “만약에 소외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약속어음금을 갚지 않을 경우 소외인이 경찰조사에서 원고에게 갚을 돈이 있다고 인정하는 금액 한도 내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약속어음금을 직접 상환한다”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을 하고 그와 같은 취지의 합의서(을 제3호증, 기록 112면. 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으며, ③ 아울러 이 사건 약정의 이행을 위하여 피고가 각 액면 4,500만 원, 발행일 2004. 8. 9., 발행인의 주소 서울 서대문구 (상세 주소 생략)로 기재되고, 발행지·지급기일·지급지·지급장소·수취인을 각 백지로 한 약속어음 2장(이하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이라고 한다)을 발행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등을 인정한 후, 피고가 원고에게 소외인의 차용금 채무 9,000만 원을 대신 지급하기로 하고 그 담보로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발행·교부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약속어음금 청구를 배척하고, 다른 한편 이 사건 합의서의 진정성립을 전제로 소외인이 경찰조사에서 원고에 대한 채무로 인정한 5,000만 원의 한도에서 약정금 청구를 인용하였다.
 
나.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그 진정성 내지 증거가치에 의문이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이 사건 합의서 중 4.의 (3)항에는 “ 소외인이 상환의무가 있다고 인정하는 한도 내에서만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상환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고 이는 피고에게 유리한 내용이다. 그런데 소외인으로부터 받을 돈이 9,000만 원이라고 줄곧 주장해 왔던 원고가 그를 고소하여 이제 그가 긴급체포된 상태에서 위와 같이 불확실하고도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합의서를 작성하여 이를 경찰에 제출함으로써 소외인을 석방하도록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2) 감정인 김미경의 감정결과(기록 385면)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작성한 다른 합의서(이하 ‘별도의 합의서’라 한다) 1장(기록 243면) 중 원고의 인적사항을 제외한 부분, 역시 같은 날 작성된 다른 별도의 합의서 1장(기록 244면) 및 현금보관증(기록 245면)의 각 기재는 피고의 필적과 동일한 필적이고, 또한 현금보관증의 피고 이름 옆에 날인된 인영은 피고의 인영과 상사(相似)한 인영이라는 것이므로, 위 별도의 합의서 2장 및 현금보관증은 피고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은 위 별도의 합의서 2장 및 현금보관증의 내용과 일치하지 아니한다. 원고와 피고가 소외인의 원고에 대한 채무에 관한 합의를 하면서 위 별도의 합의서 2장 및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였는데, 같은 날 그와 상반된 내용의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는 것은 쉽게 믿기 어렵다.
(3) 또한 감정인 김미경의 감정결과(기록 427면)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서에 날인된 원고 성명 옆의 인영은 위 별도의 합의서 중 1장(기록 243면)에 날인된 원고의 인영과 서로 다르다. 원고가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여러 개의 문서를 작성하면서 각 문서에 서로 다른 2개의 인장을 사용하였다는 것도 통상 있는 일이 아니다.
(4) 그 밖에도, 위 별도의 합의서 2장 및 고소취소장(기록 246면)은 모두 수기로 작성된 반면 이 사건 합의서는 인적사항란 이외의 본문이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작성되어 있는 점, 피고가 이 사건 소송의 제1심 진행 중에는 이 사건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다가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항소하면서 비로소 이를 제출한 점 등도 이 사건 합의서의 증명력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5) 피고도 자신이 액면금 합계 9,000만 원인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을 발행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각 약속어음에서 어떤 유보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합의서가 진정하게 성립된 것임을 전제로 그 기재대로 소외인이 경찰 조사에서 인정한 범위 내에서만 피고가 책임을 진다고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논리칙과 경험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일탈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소지하고 있는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이 위조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주장하는 것으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후 소외인이 경찰조사에서 원고에게 갚을 돈이 5,000만 원 상당이라고 인정하고도 이를 갚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약정금 5,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하여 이 사건 약정이 유효하게 성립한 것으로 보고 위와 같이 판단한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서의 진정성립에 의문이 있으므로 이 사건 약정이 유효하게 체결되었는지 여부가 다시 심리·판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이 이 사건 합의서 중 4.의 (3)항에 위반한다는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 사건 약정의 유효한 성립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사실심의 전권사항인 증거의 취사와 사실인정을 탓하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원심이, 소외인이 원고에 대한 채무를 모두 변제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에게 채무가 없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을 배척한 것에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고, 피고의 상고는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