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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정보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도7193 판결]

【판시사항】

[1]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가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현행범인을 인도받는 경우, 피의사실의 요지 등을 고지하여야 하는 시기
[2] 피고인이 집회금지 장소에서 개최된 옥외집회에 참가하였다가 전투경찰순경 甲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바로 호송버스에 탑승하게 되면서 경찰관 乙에게서 피의사실의 요지 등을 고지받은 사안에서, 집회의 개최 상황, 현행범 체포의 과정 등에 비추어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에 규정된 고지가 이루어졌다고 한 사례

[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정한 해산명령을 할 때 해산 사유가
같은 법 제20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고지하여야 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는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일반인이 체포한 현행범인을 인도받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213조의2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00조의5에 따라 피의자에 대하여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이와 같은 고지는 체포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달아나는 피의자를 쫓아가 붙들거나 폭력으로 대항하는 피의자를 실력으로 제압하는 경우에는 붙들거나 제압하는 과정에서 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일단 붙들거나 제압한 후에 지체 없이 하면 된다.

[2] 피고인이 집회금지 장소에서 개최된 옥외집회에 참가하였는데, 당시 경찰이 70명 가량의 전투경찰순경을 동원하여 집회 참가자에 대한 체포에 나서 9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전투경찰순경 甲에게 체포되어 바로 호송버스에 탑승하게 되면서 경찰관 乙에게서 피의사실의 요지 및 현행범인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고지받고 변명의 기회를 제공받은 사안에서, 집회의 개최 상황, 현행범 체포의 과정,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시기 등에 비추어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에 규정된 고지가 이루어졌다고 한 사례.

[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제20조 제1항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집시법 시행령’이라 한다)이 해산명령을 할 때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위와 같은 해산명령 제도는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국가기관이 이미 진행 중인 집회나 시위를 해산하도록 명하기 위해서는 해산을 명하는 법률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
집시법 제20조 제3항의 위임에 의하여 해산 요청과 해산명령 고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집시법 시행령 제17조는 해산명령을 하기 전에 먼저 주최자 등에게 종결 선언을 요청한 후 주최자 등이 그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종결 선언에도 불구하고 집회 또는 시위의 참가자들이 집회 또는 시위를 계속하는 경우에 직접 참가자들에 대하여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하도록 하고, 그 자진 해산 요청에 따르지 아니할 경우에 한하여 세 번 이상 자진 해산을 명령한 후 직접 해산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해산명령 전에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 등의 자발적 종결 선언과 참가자들의 자진 해산을 통하여 위법한 집회 또는 시위를 막고자 하고 있는데, 그와 같은 자발적인 종결 선언이나 자진 해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하여야만 하는 사유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나 참가자 등에게 구체적으로 고지될 필요가 있다는 면에서 위 시행령의 규정은 해산 사유가 구체적으로 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점, 위와 같은 해산명령 사유가 구체적으로 고지되어야만 집회나 시위의 주최자 또는 참가자 등이 해산명령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제대로 다툴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해산명령을 할 때에는 해산 사유가
집시법 제20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고지하여야만 한다고 보아야 한다.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13조의2
[2]
헌법 제12조 제5항,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
제213조의2
[3]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
제2항,
제3항,
제24조 제5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7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공2000하, 1851),
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도7961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11226 판결(공2010하, 1512)


【전문】

【피 고 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천경득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11. 5. 26. 선고 2010노4253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은 제11조 제1호에서 ‘누구든지 각급 법원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제23조에서 위 금지규정을 위반하여 옥외집회나 시위를 개최하거나 그 사실을 알면서 참가한 자를 처벌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이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법원의 기능과 안녕 보호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각급 법원 인근에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 절대적 옥외집회·시위 금지구역을 설정하고, 개별적·구체적 위험상황의 발생 여부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옥외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것이므로, 각급 법원 인근의 옥외집회·시위 금지구역에서의 옥외집회나 시위는 법원을 직접적인 대상으로 하지 아니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허용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2005. 11. 24. 선고 2004헌가17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9. 12. 29. 선고 2006헌바13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노사모 회원 150여 명이 2009. 4. 30. 19:30경부터 22:10경 사이에 대법원으로부터 100m 이내의 장소로서 옥외집회 금지장소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서문 근처인 ‘오발탄’ 식당 앞 도로에서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미로 촛불을 들고, “노무현 당신을 끝까지 사랑합니다.”라는 문구 등이 기재된 피켓을 든 채 ‘노무현’ 이름을 연호하며, 자유발언 및 노래제창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집회(이하 ‘이 사건 집회’라 한다)를 개최한 사실, 피고인은 그 사실을 알면서 연좌한 채 이 사건 집회에 참가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비록 이 사건 집회가 법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대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집회에 참여한 행위는 집시법 제11조 제1호, 제23조 제3호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반이나 집시법 제11조 제1호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는 현행범인을 체포하거나 일반인이 체포한 현행범인을 인도받는 경우 형사소송법 제213조의2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200조의5에 따라 피의자에 대하여 피의사실의 요지,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말하고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이와 같은 고지는 체포를 위한 실력행사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달아나는 피의자를 쫓아가 붙들거나 폭력으로 대항하는 피의자를 실력으로 제압하는 경우에는 붙들거나 제압하는 과정에서 하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일단 붙들거나 제압한 후에 지체 없이 하면 된다 ( 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8도1122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경찰은 이 사건 집회 개최 당시 70명 가량의 전투경찰순경을 동원하여 집회 참가자에 대한 체포에 나서 9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는데, 그 중 피고인은 전투경찰순경 공소외 1에게 체포되어 바로 호송버스에 탑승하게 되면서 경찰관 공소외 2로부터 피의사실의 요지 및 현행범인 체포의 이유와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음을 고지받고 변명의 기회를 제공받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집회의 개최 상황, 피고인에 대한 현행범 체포의 과정, 피고인에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한 시기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200조의5에 규정된 고지가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법리오해나 공소권남용 등의 위법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집시법 제20조 제1항은 “관할 경찰관서장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는 상당한 시간 이내에 자진(自進) 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아니하면 해산(解散)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그 제1호로 “ 제5조 제1항,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를 위반한 집회 또는 시위”를, 제2호로 “ 제6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제8조 또는 제12조에 따라 금지된 집회 또는 시위”를, 제3호로 “ 제8조 제3항에 따른 제한, 제10조 단서 또는 제12조에 따른 조건을 위반하여 교통소통 등 질서유지에 직접적인 위험을 명백하게 초래한 집회 또는 시위”를, 제4호로 “ 제16조 제3항에 따른 종결 선언을 한 집회 또는 시위”를, 제5호로 “ 제16조 제4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를 각 규정하고 있으며, 제24조 제5호, 제20조 제2항에서 위 해산명령을 받고도 지체 없이 해산하지 아니한 자를 처벌하고 있는바, 비록 집시법과 그 시행령이 해산명령을 함에 있어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위와 같은 해산명령 제도는 적법한 집회 및 시위를 최대한 보장하고 위법한 시위로부터 국민을 보호함으로써 집회 및 시위의 권리 보장과 공공의 안녕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국가기관이 이미 진행 중인 집회나 시위를 해산하도록 명하기 위해서는 해산을 명하는 법률적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하는 점, 집시법 제20조 제3항의 위임에 의하여 해산의 요청과 해산명령의 고지(告知) 등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집시법 시행령 제17조는 해산명령을 하기 전에 먼저 주최자 등에게 종결 선언을 요청한 후 주최자 등이 그 종결 선언의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종결 선언에도 불구하고 집회 또는 시위의 참가자들이 집회 또는 시위를 계속하는 경우에 직접 참가자들에 대하여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하도록 하고, 그 자진 해산 요청에 따르지 아니할 경우에 한하여 세 번 이상 자진 해산을 명령한 후 직접 해산에 나설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해산명령 전에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 등의 자발적 종결 선언과 그 참가자들의 자진 해산을 통하여 위법한 집회 또는 시위를 막고자 하고 있는바, 그와 같은 자발적인 종결 선언이나 자진 해산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하여야만 하는 사유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나 참가자 등에게 구체적으로 고지될 필요가 있다는 면에서 위 시행령의 규정은 해산 사유가 구체적으로 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점, 위와 같은 해산명령 사유가 구체적으로 고지되어야만 집회나 시위의 주최자 또는 참가자 등이 그 해산명령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제대로 다툴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해산명령을 함에 있어서는 그 해산 사유가 집시법 제20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사유에 해당하는 것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고지되어야만 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이 사건 집회가 진행될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장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위 경찰서 경비과장이 그 집회가 ‘집회금지 장소에서의 옥외집회’라는 이유로 2009. 4. 30. 20:55경 자진 해산을 요청하고, 집회 참가자들이 자진 해산 요청에 따르지 아니하자 20:58경 1차 해산명령, 21:13경 2차 해산명령, 21:35경 3차 해산명령을 각 발하였음에도 피고인을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은 지체 없이 위 집회를 해산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인바,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서초경찰서 경비과장이 이 사건 집회가 ‘집회금지 장소에서의 옥외집회’라는 이유로 자진 해산 요청 및 해산명령을 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은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이나 집시법 제20조의 해산명령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능환(주심) 안대희 박병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