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다른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방치한 경우, 이로 말미암아 손해를 입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적극)
[2] 甲 주식회사와 선박용 연료유 급유용역계약을 체결한 乙 주식회사가 丙 주식회사로 하여금 급유용역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는데, 丙 회사가 면세된 가격으로 구입한 선박용 연료유를 부정반출하는 등 범죄행위를 하였고, 이에 세금추징을 받게 된 甲 회사가 乙 회사의 대표이사 중 1인인 丁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丁이 대표이사의 직무상 충실 및 선관의무를 위반하였거나 다른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丁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해태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209조 제1항, 제382조 제2항, 제382조의3, 제389조 제3항, 제401조 제1항, 민법 제681조
[2] 상법 제209조 제1항, 제382조 제2항, 제382조의3, 제389조 제3항, 제401조 제1항, 민법 제681조
【전문】
【원고, 상고인】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지열 외 3인)
【피고, 피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정률 담당변호사 안성회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09. 7. 3. 선고 2008나10844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업무집행을 총괄하여 지휘하는 직무와 권한을 갖는 기관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회사를 위해 충실하게 그 직무를 집행하고 회사업무의 전반에 걸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다른 대표이사와 내부적인 사무분장에 따라 각자의 분야를 전담하여 처리하는 경우 다른 대표이사가 담당하는 업무집행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감시할 의무가 있는바, 다른 대표이사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 때에는 이로 말미암아 손해를 입은 제3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2다8131 판결 참조).
원심이 확정한 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의 급유대리점이던 소외 1 회사와 소외 2 회사는 2001. 6. 29. 공동으로 소외 3 회사를 설립하여 소외 1 회사의 대표이사인 피고와 소외 2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4가 소외 3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 사실(소외 3 회사가 설립된 이후에도 소외 1 회사와 소외 2 회사는 각자 독자적으로 급유대리점 영업을 수행해 왔다), ② 소외 3 회사는 2001. 7. 1. 원고와 사이에 체결한 선박용 연료유 급유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급유용역계약’이라고 한다)에 따라 원고가 지정하는 외국항행선박에 선박용 연료유를 급유하게 되었는데, 소외 5 회사로 하여금 위 급유용역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사실, ③ 소외 5 회사는 위 급유용역 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을 기화로 2003. 4. 15.부터 2004. 5. 31.까지 사이에 외국항행선박으로부터의 발주요청서를 허위로 작성한 후 이를 원고에게 제시하여 선박용 연료유를 면세된 가격으로 구입한 뒤 이를 외국항행선박에 공급하지 않고 중간 도매업자 등에게 부정반출하였으며, 외국항행선박에 위 유류를 정상적으로 공급한 것으로 유류공급확인서 등을 위조하며 환급대상 수출물품 반입적재확인신청서를 허위로 기재하여 관할세관장의 확인을 받아 원고에게 제출하였고(이를 통틀어 ‘이 사건 범죄행위’라고 한다), 이에 대하여 소외 5 회사 관계자들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죄로 유죄를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 ④ 원고는 위 유류에 관하여 외국항행선박에 이를 반출하였다는 이유로 교통세 등을 환급받았다가 2005. 12. 21. 위 유류가 실제 외국항행선박에 사용되지 않았음을 이유로 합계 4,907,131,300원의 세금을 부과하는 처분을 받은 사실, ⑤ 한편 소외 1 회사와 소외 2 회사는 2001. 8. 22. 소외 3 회사를 공동운영함에 있어 상호 준수할 사항을 약정하였는데, 위 약정에서 소외 3 회사에서 발생하는 용역비 수익은 일정 비율로 배분하고, 각 배당된 작업 중에 일어나는 모든 사고에 대하여 민·형사상 책임은 용역을 담당한 회사에서 책임을 지는 것으로 정하였고, 또한 2003. 12. 22. ‘소외 3 회사에서 발생하는 소외 2 회사의 MGO(Marine Gas Oil)와 MDO(Marine Diezel Oil) 유종 작업 중에 관련된 사고에 대해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소외 2 회사에서 진다’는 취지의 약정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세금 추징의 문제가 된 것은 소외 2 회사가 취급하는 MGO 급유 부분인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소외 5 회사 관계자들의 이 사건 범죄행위에 공모하였거나 이들의 범죄를 알면서도 이를 방임하였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가 소외 5 회사 관계자들이 1년여에 걸쳐 이 사건 범죄행위를 행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하여 이를 두고 다른 대표이사 소외 4의 업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의심할만한 사유가 있음에도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그 임무를 해태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가 소외 4와 사이에 위 약정을 체결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소외 3 회사의 업무를 다른 대표이사인 소외 4에게 위임하고 대표이사로서의 직무를 전혀 집행하지 않은 것이 되어 그 자체가 대표이사의 직무상 충실 및 선관의무를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소외 3 회사가 원고로부터 의뢰받은 급유용역 업무를 소외 5 회사로 하여금 수행하게 한 것을 두고, 원심이 소외 5 회사가 무등록 선박급유업을 영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계약 위반 또는 법령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은 다소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으나, 소외 3 회사가 소외 5 회사에게 위 급유용역을 위탁한 행위 자체와 이 사건 범죄행위로 인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이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임무를 해태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본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선박급유용역의 위탁 금지 및 상법 제401조에 규정된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못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