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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강간치상

[부산지방법원 2012. 9. 14. 선고 2012고합276 판결]

【전문】

【피 고 인】

【검 사】

이수진(기소), 신기련(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국제 담당변호사 한원우

【주 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피고인에 대한 공개정보를 3년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개하고, 고지정보를 3년간 고지한다.

【이 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 □□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부교수이고, 피해자 공소외 4는 △△대학교병원 의과대학 혈액종양내과 임상조교수로서 상호 업무교류상 알게 된 사이로, 2011. 9. 23.부터 같은 달 27.까지 스웨덴에서 개최되는 유럽암학회 참석차 공소외 1과 함께 3명이 동행을 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위 학회 진행 중인 2011. 9. 25. 23:30경부터 같은 달 26. 02:00경까지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호텔(호수 1 생략)에 있는 피고인의 숙소에서 피해자 및 공소외 1과 함께 술을 마셨다.
피고인은 2011. 9. 26. 02:00~04:00경 피해자의 숙소인 위 ○○호텔(호수 2 생략)실에서, 그전에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피해자를 그곳에 데려다 준 것을 기화로, 피해자와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운 후, 술에 만취하여 잠이 든 피해자의 바지와 팬티를 벗긴 뒤 위와 같이 항거불능 상태에 있던 피해자를 1회 간음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처녀막 열상 및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의 상해를 입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4, 공소외 2의 각 법정진술
1.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일부)
1. 피고인의 진술서(일부)
1. 각 수사보고(피해자 착용복장 촬영사진 등 첨부, 진료소견서 및 녹취서 첨부 건, 피해자가 참고인에게 보낸 문자내역 첨부 건, 참고인 공소외 2 통화 내역 첨부 건, 스웨덴 회신자료 및 번역자료 첨부 건, 진단서 등 첨부)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01조, 제299조(유기징역형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수강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7조 제1항 제1호, 제3항, 제41조 제1항 제1호, 제3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진 것은 사실이나, 당시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여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각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1) 피해자는 이 사건 직후 스웨덴 현지 경찰의 조사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술자리를 파할 무렵 피고인 등과 함께 술잔 등을 정리한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후 내 방까지 어떻게 왔는지는 거의 기억이 나지를 않고, 방에서 잠을 자다가 중간에 심한 통증 때문에 잠시 깨어났을 때, 피고인의 혀가 내 입 속으로 들어와 있었으며, 피고인이 내 가슴을 만지기도 하였고, 피고인의 성기가 내 몸 안으로 들어와 몸을 비틀었으며, 이후 아래가 너무 아파 다시 정신을 잃은 것 같다. 그 후 잠에서 깨어보니 바지와 팬티가 벗겨져 있었고, 침대 위와 바닥 등 여기저기에 피가 묻어 있어 비로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측은 피해자가 성관계 당시의 상황들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진술하는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성관계와 관련된 피해자의 기억은 그 자체로 매우 순간적·단편적이고(입 안에 혀가 들어오거나 가슴을 주무르는 것 등은 신체에 직접 물리력을 가하는 것인 탓에 피해자가 어렴풋이나마 이를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그 내용도 그다지 분명치가 않다고 보인다.
2) 피고인 측은 당시 피해자가 평소 주량에 미치지 못하는 술을 마신 데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범행 무렵의 피해자의 상태와 관련하여, ① 피고인 스스로도 경찰에서 ‘당시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잘 걷지를 못해 자신이 피해자의 팔을 잡고 부축하여 피해자의 방까지 데리고 가 침대에 눕혀두고 나오려고 하였다’고 진술한 바 있고(증거기록 82면), 피고인이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피해자와 나눈 대화에서도 ‘그때 상황이 제대로 걷지를 못하더라고, 나갈 때...’라고 말하기도 한 점(증거기록 68면), ② 당시 피해자는 빡빡한 학회 및 여행 일정으로 인하여 피로가 많이 누적된 상태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보이는데, 피해자는 그 전날 저녁식사 자리에서 적지 않은 양의 보드카를 마신 듯 하고, 피고인의 방에서 있었던 술자리에서도 오렌지 주스를 섞은 40° 짜리 보드카를 3~4잔 가량 마신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술자리가 끝날 무렵, 피해자가 테이블 위에 있던 음식과 술잔 등을 정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잠시 후 취기가 오른 피해자가 피고인의 객실을 나와 호텔 2층으로 이동하는 사이에 잠이 드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보이는 점, ④ 신고 직후 ○○호텔에 도착하여 피해자를 조사한 스웨덴 경찰이 작성한 조사서(증거기록 259면,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아니한 범행당일 새벽 ○○호텔 및 병원에서 조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에는 당시 경찰이 질문을 하는 동안에도 피해자는 매우 취한 상태였다고 기록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인 측은 만약 피해자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다면 공소외 1이 이미 자신의 객실로 돌아간 상황에서, 피고인이 자신의 객실에서 피해자와 성관계를 가지면 될 것이지, 굳이 수고스럽게 피해자를 2층에 있는 피해자의 객실까지 데려갈 이유가 없다고 하나, 피고인 자신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방에서 의식을 잃은 것은 아니라고 보이고, 피고인의 범의가 피해자의 방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생길 수도 있는 문제라고 할 것이다.
3) 또한 피고인 측은 처녀막의 파열 외에는 피해자에게 별다른 외상이 없고, 피해자가 당시 착용하고 있던 스키니 바지는 피해자의 협력 없이는 벗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의 묵시적인 동의 하에 성관계가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하나, 이러한 사정은 ‘이 사건 당시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심한 통증 때문에 잠깐 정신을 차렸을 때에도 근육이 풀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하는 피해자의 진술과도 충분히 양립할 수 있다고 보인다.
4) 나아가 피해자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취한 일련의 행동 내지 조치들, 즉 ① 먼저 자신의 바지와 팬티가 벗겨져 있고 침대 시트와 바닥 등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고 놀라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의 선배 2명에게 곧바로 ‘죽고 싶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② 그런데 위 선배들의 반응이 그저 ‘살아서 돌아오라’는 것이어서 너무 실망스러워 이전에 알고 있던 공소외 2에게 비슷한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③ 이어 공소외 2로부터 전화가 오자 자신의 피해상황을 공소외 2에게 그대로 말하고,공소외 2의 조언에 따라 바로 호텔 프론트 데스크로 가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한 점 등은 일반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사람이 취하게 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경과라고 보인다(피해자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사태파악을 하고 신고를 요청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가량에 불과하였다).
5) 또 피고인 측은, 술에 만취하여 정신을 잃을 정도에 이른 피해자가 2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공소외 2와 통화를 하고, 호텔 프런트를 통하여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는 것이 상식과 거리가 있다고 하나, 피해자가 술에 취하여 잠시 의식을 잃었다고 하더라도 발가벗겨진 상태에서 잠을 자다가 깨어나 자신의 하의가 벗겨져 있고, 침대 시트 등에 피가 묻어 있는 등의 충격적인 상황에 놀라(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해자는 그때까지도 처녀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위와 같은 정도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6) 피해자는 2011. 9. 26. 저녁 무렵 스웨덴 경찰로부터 ‘피고인이 프리맨(free man)이다’라는 연락을 받고, 피고인이 범인인지 아닌지 스스로 의문을 가지게 되어 ‘교수님 제가 너무 패닉상태에서 잠시 미쳤었나 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고, 녹취록(피해자가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피고인과 나눈 대화에 관한 것이고, 이 사건 범행일로부터 하루가 경과한 2011. 9. 27.경 녹음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에는 피해자가 “...저는 차라리 저를 모르는 사람이...정신이 들었다 말았다 해가지고, 설마 아니겠지, 꿈인가? 그래가지고 어제도 풀려났다 길래 교수님 아닌가 보다 다른 사람인가? 그랬는데, 제가 또 너무 죄송한 거예요, 그러면 그렇지. 교수님이 그럴 리가 있겠어..”라는 내용이 나오는 점(증거기록 70면)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는 범행시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까지도 피고인이 범인인지 아닌지 조차 긴가민가한 상태로 있었다고 보이고, 이는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가 성관계의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였음을 나타내준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에서 피고인을 범인으로 특정하게 된 경위를 살펴보더라도, 피해자가 처음부터 경찰에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는 단지 성폭행을 당하였다고 신고를 하였을 뿐인데, 경찰이 피고인과 공소외 1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두 사람의 여권 사진을 피해자에게 제시하여 피해자가 자신이 기억하고 있던 범인의 인상착의, 즉 ‘곱슬머리’라는 등의 사정에 터 잡아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된 것임(이유는 분명하지 않으나, 피고인은 자신이 범인으로 지목되기 전까지는 피해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먼저 이야기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에 비추어 당시 피해자가 의식이 없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7) 이 사건 이후 피고인이 취한 행동들은 아래와 같은바, 이를 통해서도 이 사건 범행사실이 간접적으로 추인된다고 할 것이다. ① 먼저 피고인은 스웨덴 현지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12시간 가까이 구금되어 있다가 풀려난 후인 현지시각으로 2011. 9. 27. 07:25경 피해자에게 ‘어제 저녁 늦게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선생님 마음을 아프게 해서 미안합니다. 진심으로 미안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증거기록 39면). ② 다음으로 피고인은 스웨덴 출국 전 스톡홀름 알란다 공항에서 있었던 피해자와의 대화에서 ‘경찰에서 화간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경찰에 뭐라 했냐면은, 그 저항할 힘이 없어서...’라고 하거나, 시종일관 ‘학회나 모임 등 외부활동에 일체 나가지 않을 것이고, 피해자를 앞으로 다시는 보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자신의 과오에 관하여 사과하였을 뿐, 피고인의 주장에 따를 경우 있지도 않은 허위사실을 꾸며내어 신고한 피해자에게 항의를 한다거나 원망하는 등의 말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68-74면). ③ 그 후 피고인은 자신과 친분이 있는, 피해자가 다니는 대학병원의 지도교수 등을 통하여 피해자 측과 합의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8) 피고인의 진술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인다.
가) 피고인은 최초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술에 취해 잘 걷지를 못해 내가 피해자의 팔을 잡고 부축하여 피해자의 방까지 데리고 가 침대에 눕혀두고 나오려고 하는데 피해자가 내 손을 잡고 침대로 당겼다. 그래서 키스를 하고 애무를 하다가 성관계를 갖게 되었다. 강제로 한 것이 아니고, 처음에 정상 체위로 성관계를 하다가 ‘뒤로 하자’는 나의 요청에 피해자는 뒤로 돌아 엎드려 자세를 취해주었으며, 이후 한차례 더 체위를 바꾸어 옆으로 누워 성관계를 하는데도 피해자가 응하였다. 성관계 후 피해자의 분비물이 너무 많이 나왔던 것 같아 피해자에게 ‘처녀가 아닌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피해자가 화를 내면서 ‘꺼져, 이 새끼야, 나가’라고 하여 잠깐 누워 있다가 내 방으로 돌아왔다.”라는 등 명백한 화간이라는 취지로 상당히 구체적으로 성관계 상황을 진술하였으나(2회 경찰조사에서도 대체로 이와 유사한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법정에 이르러서는 ‘당시 객실에 들어간 이후의 상황은 기억이 나지 않고, 눈을 떠보니 성관계를 하고 있었으며, 키스를 하고 애무를 한 정도만 드문드문 기억이 난다’는 등 당시 성관계 전후의 상황에 관하여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였다. 또 피고인은 최초 경찰 진술에서는 ‘피고인의 방에서 피해자, 공소외 1과 함께 나와 2층까지 같이 올라갔다’고 하였으나, 2회 경찰 진술에서는 그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 바 있고, 나아가 경찰 조사에서는 ‘피해자가 술에 만취하여 제대로 걷지 못하였다’고 하다가, 이 법정에서는 ‘피해자가 만취된 정도로 보이지는 않았고 피고인과 손을 잡고 같이 걸어간 것 같다’고 진술하고 있기도 하다.
나)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2층 피해자의 방으로 올라갈 당시 피해자가 열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 적어도 피고인이 피해자의 방문을 열지는 않았다는 것, 피해자와 키스를 하고, 피해자의 가슴을 애무하며 하체를 만진 것 등에 관하여는 기억이 난다고 하면서도, 피고인의 객실에서 피해자의 객실로 이동하여 피해자의 침대까지 간 과정, 피해자의 옷을 누가 벗겼는지, 성관계 당시 피해자의 반응은 구체적으로 어떠하였는지 등에 관하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있는바, 이는 경찰에서의 진술과는 전혀 판이할 뿐더러, 왜 유독 성관계에 관한 부분만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인지 선뜻 납득하기도 어렵다[이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은 경찰에서 ‘술자리가 끝날 무렵 피고인의 말의 속도나 톤이 평소와 다름없었다’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90면), 이 법정에서도 ‘평소 피고인은 워낙 술이 센 편이고, 위 술자리에서도 말이 어눌하거나 할 정도로 취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
다) 피고인은 스웨덴 경찰에서 알몸 검사를 받을 때 왼쪽 4번째 손가락 끝부분에 피가 조금 묻어 있어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의 몸에 피가 묻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였으나, 스웨덴 경찰의 조사 내용(증거기록 280-281면)에 의하면, 피고인이 묵었던 ○○호텔(호수 1 생략)의 욕실 세면대에는 3-4개의 핏방울을 물로 씻어낸 듯한 흔적이 보였고, 욕실 안에 있는 작은 수건 역시 피로 보이는 흔적들로 인하여 더럽혀져 있었다고 되어 있다.
9)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 전까지 처녀성을 간직하고 있는(스웨덴에서 피해자를 진찰하였던 의사 역시 피해자의 처녀막 두 부분이 상처를 입었는데, 이는 첫 번째 성경험에 의한 상처로 보인다고 하고 있다, 증거기록 250면) 등 성관념에 있어서 상당히 보수적인 사람으로 보이는바, 과연 피해자가 당시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라 의식이 있는 상태였다면, 처자식이 있는 유부남인데다가 자신보다 12살이나 나이가 많은 피고인과 성관계를 하려고 하였을지 심히 의문이다.
10) 나아가 범행 이후의 피해자 측의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피고인 측의 합의 요구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에게 금전 등을 요구한 바도 없는 점, ② 피해자는 이 사건으로 인한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았고, 실제로 △△대학교병원에서 1주일간(2011. 10. 25.~ 2011. 10. 31.), 부산의료원에서 4일간(2011. 12. 6. ~ 2011. 12. 9.), 경북대학교 병원에서 1달 가까이(2011. 12. 9. ~ 2012. 1. 7.) 각 입원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2011. 12.경에는 자살시도까지 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335-340면) 등을 보더라도 피해자가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나. 앞서 본 각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가 허위진술을 할 동기 내지 이유를 발견하기 어려우므로 그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당시 피해자에게 희미한 의식이 남아 있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피해자가 피고인의 범행에 대하여 저항하기 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육체적·정신적 상태에 있었다고 보이는 이상, 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에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이용하여 피해자를 간음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월 ~ 15년
[유형의 결정] 성범죄,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경우, 13세 이상 대상 상해/치상, 제2유형(일반강간)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형의 범위] 징역 4년 ~ 7년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6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외국에서의 학회 참석차 동행하게 된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피해자가 만취하여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것을 기화로 피해자를 간음하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처녀막 파열 및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의 상해를 입게 한 것으로,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피고인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일뿐더러, 의사로서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됨에도, 이를 망각한 채 본건과 같은 파렴치한 범행을 저지른 점, 이로 인하여 피해자는 그동안 소중하게 지켜온 순결과 처녀성을 유린당하였고, 병원에 상당기간 입원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며, 나아가 자살까지 시도하는 등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와 합의된 바 없고, 피해자 측에서 피고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바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을 엄히 처벌함이 상당하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고인 역시 당시 술을 마시고 다소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측면도 없지는 않다고 보이는 점 등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신상정보 등록】

피고인에 대하여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인 이 사건 범죄사실에 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의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므로 같은 법 제3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판사 이광영(재판장) 허정인 나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