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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명칭사용금지등

[대구지법상주지원 2014. 5. 1. 선고 2013가합634 판결 : 항소]

【판시사항】

[1] 비영리법인의 명칭에 전속적인 사용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및 이는 명칭을 등기하였다고 하여 마찬가지인지 여부(적극)
[2] 종교단체의 명칭이 모용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위법하게 침해하였는지 판단하는 기준
[3]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이라는 명칭으로 법인설립등기를 마친 甲 사단법인이 위 명칭을 사용하는 사찰 주지인 乙을 상대로 법인명칭 사용금지 등을 구한 사안에서, 甲 법인은 비영리법인으로서 명칭 자체에 전속적인 사용권을 인정하는 법령상의 규정이 없고, 甲 법인이 인격권에 기한 명칭 사용금지를 구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위 명칭이 乙에 의하여 위법하게 모용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우리 법률에 따르면, 법인의 명칭이 상법상의 ‘상호’에 해당할 경우 상법 제23조의 규정에 의하여 상호전용권이 인정되어 이를 침해하는 상호의 사용 금지 등을 구할 수 있고, 또한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호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부정경쟁 영업행위가 있을 때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와 같은 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는 등 일부 법률에서만 일정한 요건하에 명칭의 사용금지를 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시하고 있을 뿐, 모든 법인 명칭에 관하여 전속적인 사용권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법률 규정은 민법 등 어느 법률에도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률의 입법 취지 및 법인이 자신의 명칭을 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되는 결사의 자유에 근거한 자율적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점, 자연인 또는 법인의 성명권(명칭권)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자신의 성명을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될 필요가 있다는 점, 특히 종교단체와 같은 비영리법인의 경우 상인인 영리법인과는 달리 명칭의 선사용자 또는 선등기자에게 명칭의 독점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법령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법인, 특히 비영리법인의 명칭에는 전속적인 사용권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이 점은 명칭을 등기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2] 종교단체인 비영리법인은 명칭과 관련되는 인격적 이익을 가지고 있고, 명칭이 종교단체를 상징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다른 종교단체로부터 명칭을 모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따라서 다른 종교단체로부터 위법하게 명칭을 모용당하였을 때에는 손해의 배상뿐만 아니라 침해 행위의 금지도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종교단체의 성격상 다른 종교의 단체와는 식별될 수 있도록 교의를 간결하게 나타내는 말을 명칭에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고, 어느 종교단체의 명칭의 보호는 다른 종교단체의 명칭 사용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어느 종교단체의 명칭이 모용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위법하게 침해하였는지는 다른 종교단체의 명칭 사용의 자유도 아울러 배려하여, 양자 명칭의 동일성·유사성뿐만 아니라 기존 명칭의 주지성 여부 및 정도, 쌍방 명칭의 식별 가능성, 명칭을 사용하기에 이른 경위, 사용 모습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이라는 명칭으로 법인설립등기를 마친 甲 사단법인이 법인명칭에 관하여 독점적·배타적 사용권이 있음을 전제로 위 명칭을 사용하는 사찰 주지인 乙을 상대로 법인명칭 사용금지 등을 구한 사안에서, 甲 법인은 민법 제32조에서 정한 비영리법인으로서 명칭 자체에 전속적인 사용권을 인정하는 법령상의 규정이 없고, 甲 법인의 청구를 인격권에 기한 명칭 사용금지를 구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위 명칭이 乙에 의하여 위법하게 모용당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헌법 제10조, 제21조, 민법 제32조
[2] 민법 제214조, 제764조
[3] 헌법 제10조, 제21조, 민법 제32조, 제214조, 제764조


【전문】

【원 고】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욱)

【피 고】

【변론종결】

2014. 4. 17.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서는 아니 되고, 별지 기재 부동산 중 1층 주택에 설치되어 있는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 총본산’이라고 기재된 간판을 철거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불교 교리 등의 홍보를 위한 언론, 출판에 관한 사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설립된 종교단체로서 2012. 4. 9.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민법 제32조에 따른 비영리법인으로서의 설립허가를 받고, 2012. 4. 19. 서울중앙지방법원 중부등기소에 그 설립등기를 하였다.
 
나.  한편 피고는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에서 한국불교조계종 ○○○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인데, 위 ○○○ 입구에는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총본산’이라는 간판이 설치되어 있고, 피고는 2013. 9. 11. 현대불교신문에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의 명칭을 사용하여 분한신고 공고를 하는 등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이라는 명칭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이라는 명칭으로 법인설립허가를 받고 그에 따라 설립등기를 마친 사단법인으로서 위 법인명칭에 대해 독점적·배타적 사용권을 가진다.
그럼에도 피고는 계속하여 위 법인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원고는 위와 같은 법인명칭의 배타적 사용권에 기하여 피고의 위 법인명칭 사용금지 및 피고 운영의 ○○○에 설치된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총본산’이라는 간판의 철거를 구한다.
 
3.  판단 
가.  비영리법인(종교단체) 명칭의 일반적 전용권 인정 여부
이 사건에서, 원고가 명칭 사용의 금지를 구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청구권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이미 법인 명칭을 등기하였음을 이유로 동일한 명칭의 사용금지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우선 타인이 사업의 주체를 오인시킬 법인의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그 명칭이 등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명칭의 사용금지를 일반적으로 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우리 법률에 따르면, 법인의 명칭이 상법상의 ‘상호’에 해당할 경우 상법 제23조의 규정에 의하여 상호전용권이 인정되어 이를 침해하는 상호의 사용 금지 등을 구할 수 있고, 또한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호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부정경쟁 영업행위가 있을 때에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와 같은 행위의 금지를 구할 수 있는 등 일부 법률에서만 일정한 요건하에 명칭의 사용금지를 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시하고 있을 뿐, 모든 법인 명칭에 관하여 그 전속적인 사용권을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법률 규정은 민법 등 어느 법률에도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은 법률의 입법 취지 및 법인이 자신의 명칭을 결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되는 결사의 자유에 근거한 자율적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점, 자연인 또는 법인의 성명권(명칭권)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인격권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으로서 자신의 성명을 타인의 방해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될 필요가 있다는 점, 특히 종교단체와 같은 비영리법인의 경우 상인인 영리법인과는 달리 그 명칭의 선사용자 또는 선등기자에게 명칭의 독점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법령에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이상 법인, 특히 비영리법인의 명칭에는 전속적인 사용권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점은 그 명칭을 등기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민법 제32조의 규정에 의한 비영리법인으로서 그 명칭이 상법상 상호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부정경쟁 영업행위에도 포함되지 아니함은 명백하고, 달리 그 명칭 자체에 전속적인 사용권을 인정하는 법령상의 규정도 없다.
따라서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에게 명칭 사용 금지를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인격권에 기한 명칭 사용금지 청구권 인정 여부
가사 원고의 청구를 인격권에 기한 명칭 사용금지를 구하는 것으로 보더라도, 아래에서 판단하는 바와 같이 피고에게 명칭의 사용금지를 명할 수 없다.
즉, 원고와 같은 종교단체인 비영리법인은 그 명칭과 관련되는 인격적 이익을 가지고 있고, 그 명칭이 그 종교단체를 상징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다른 종교단체로부터 명칭을 모용당하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다른 종교단체로부터 위법하게 명칭을 모용당하였을 때에는 손해의 배상뿐만 아니라 침해 행위의 금지도 요구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종교단체의 성격상 다른 종교의 단체와는 식별될 수 있도록 그 교의를 간결하게 나타내는 말을 명칭에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고, 어느 종교단체의 명칭의 보호는 다른 종교단체의 명칭 사용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러한 사정을 모두 종합하면, 어느 종교단체의 명칭이 모용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위법하게 침해하였는지 여부는 다른 종교단체의 명칭 사용의 자유도 아울러 배려하여, 양자 명칭의 동일성·유사성뿐만 아니라 기존 명칭의 주지성 여부 및 그 정도, 쌍방 명칭의 식별 가능성, 명칭을 사용하기에 이른 경위, 그 사용 모습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① 한국불교조계종은 1992년경 초대 종정인 소외인에 의하여 창종된 이래 불교계에서 널리 사용되던 명칭이고, 원고 법인 설립 이전부터 전국 여러 곳의 사찰에서 한국불교조계종이라는 명칭으로 등기를 마치기도 하였던 점, ② 피고는 위 창종 단계부터 관여하기 시작하여 1999. 5.경 피고가 주지로 있던 ○○○가 한국불교조계종의 사원으로 등록되기도 하였고, 2000. 8.경에는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의 사원으로도 등록된 점, ③ 한편 위 한국불교조계종은 원고 법인의 등록 전부터 이미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이란 명칭도 아울러 사용하면서 비법인사단으로서의 활동을 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사단법인’이란 법인의 종류를 나타내는 것일 뿐 그 자체가 어떠한 단체의 고유명칭이라고 할 수는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명칭이 피고에 의하여 위법하게 모용당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별 지] 부동산 목록: 생략]

판사 손현찬(재판장) 김도연 이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