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신청
【판시사항】
간질 등 질환을 앓고 있던 장애아동 甲이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해 있던 중 사망하여, 신청인이 위 시설에서 근무하는 생활지도교사 乙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피의자들 모두에 대해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하자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한 사안에서, 피의자 乙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부분에 대해 공소제기를 명하고, 피의자 乙 및 나머지 피의자들의 그 밖의 혐의 부분에 대하여는 재정신청을 기각한 사례
【판결요지】
간질 등 질환을 앓고 있던 장애아동 甲(11세, 여)이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해 있던 중 사망하여, 신청인이 위 시설에서 근무하는 생활지도교사 乙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피의자들 모두에 대해 검사가 각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자 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한 사안에서, 피의자 乙은 위 시설에서 장애아동 야간돌봄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한밤중에 잠을 자던 甲이 깨어나 문을 두드렸으면 甲이 다시 잠이 들 때까지 그 옆에서 지켜보면서 동태를 살피거나 특별히 긴급구호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는데도 이를 게을리하여 甲을 의자에 앉도록 하고 동요만 틀어준 채 곧바로 다른 방으로 가서 잠을 잔 업무상 과실로 甲이 그 무렵 간질발작으로 인한 호흡곤란 또는 심장부정맥 등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의자 乙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부분에 대해 공소제기를 명하고, 피의자 乙 및 나머지 피의자들의 그 밖의 혐의 부분에 대하여는 재정신청을 기각한 사례.
【참조조문】
형법 제155조 제1항, 제268조, 제271조 제1항, 제275조 제1항, 장애인복지법 제58조 제1항 제1호, 형사소송법 제260조 제1항, 제262조 제2항 제1호, 제2호
【전문】
【신 청 인】
신청인
【신청대리인】
변호사 강은혜 외 1인
【피 의 자】
피의자 1 외 4인
【불기소처분】
청주지검 충주지청 2013. 5. 27.자 2013형제2595, 2807호 결정
【주 문】
1. 피의자 4에 대하여 별지 기재 사건에 관한 공소제기를 명한다.
2. 신청인의 피의자 1, 피의자 2, 피의자 3, 피의자 5에 대한 재정신청 및 피의자 4에 대한 나머지 재정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신청인은 피의자 1, 피의자 2에 대하여 유기치사, 업무상과실치사 및 증거인멸 혐의로, 피의자 3에 대하여 증거인멸 혐의로, 피의자 4, 피의자 5에 대하여 유기치사 및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하였고, 이에 대하여 검사는 각 혐의없음의 이 사건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 신청 중 피의자 4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관한 부분을 본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맹아원은 장애인복지법 제58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장애인 거주시설로서 일정한 거주공간을 활용하여 일반가정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일정 기간 동안 거주·요양·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생활을 지원하는 시설이며, 피의자 4는 ○○○○맹아원에서 근무하는 생활지도교사인 점, ② ○○○○맹아원의 운영지침서 및 내부규정에 의하면, 생활지도교사는 거주시설 이용자인 장애아동이 항상 교사의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자기가 담당하는 장애아동을 보호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책임의식과 주인의식을 가져야 하고, 밤 동안 응급 환자 발생 등의 비상시에는 수녀원에 연락해야 하며, 야간근무자는 담당하는 생활인들이 모두 취침한 후에 자율적으로 4시간의 취침을 할 수 있는 등의 업무를 부담하고, 이에 비추어 보면 야간근무를 하는 생활지도교사는 진실방 및 향기방에 소속된 장애아동 각 4명, 총 8명의 장애아동을 돌보게 되는데, 잠을 안 자는 장애아동이 있으면 다시 잠이 들 때까지 보호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필요한 응급조치 및 연락을 취해야 하는 등 장애아동 8명의 안전을 책임져야 했던 점, ③ 피해자 신청외 1(11세, 여)은 2011. 11. 21. ○○○○맹아원에 입소하였는데, 양안 시각장애 1급, 뇌병변 4급, 중증간질인 레녹스가스토증후군을 앓고 있었고, 2011. 5. 23.경 서울아산병원에서 위 간질 치료를 위한 뇌량절개술을 받고 이후 경련 조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항경련제를 복용하고 있었으며, 수시로 힘이 빠지면서 머리를 바닥에 대었다가 1분 이내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고개를 드는 형태로서 비전문가가 볼 때는 조는 것과 혼동할 수도 있었던 수준으로 발작을 하였으나, 사망 1주일쯤 전부터는 몸도 더 많이 기울어지고 간질증세가 더 자주 있었던 점, ④ ○○○○맹아원조차도 피해자의 증세를 우려하여 2012. 9. 21. 피해자의 부 신청인, 모 신청외 2로부터 ‘피해자가 ○○○○맹아원에서 생활하면서 따르는 위험부담(간질, 기도 폐쇄 등)에 대해 숙지하고 있으며 ○○○○맹아원을 신뢰하고 보육을 위탁함에 있어 차후 응급상황 및 문제 발생 시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을 동의합니다’라는 내용의 동의서도 받았던 점, 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하여는, 평상시 갑작스러운 간질발작으로 쓰러지면서 어딘가에 부딪혀 다칠 경우에 대비하여 의자나 책상 등 높은 곳에 혼자 있도록 하지 않고, 앉을 때는 피해자의 상체를 고정시킬 수 있는 안전띠가 있는 의자로서, 피해자의 부모가 특수제작한 의자 등을 주로 이용하도록 지도하며, 일상생활, 이동, 식사 및 취침 전후에 생활지도교사의 시야 범위에 있도록 하고, 특히 야간에는 피해자가 자주 잠을 깨는 편이어서 생활지도교사가 그에 대해 특별히 동태를 주시하고 잠에서 깨어났을 때 홀로 있거나 높은 곳에 있거나 이동하지 않도록 하며 응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하는 등의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점(위와 같은 보호조치의 일환으로 피의자 4 및 다른 생활지도교사들은 피해자의 부모가 준비한 헬멧을 취침 시간을 포함하여 평상시 피해자에게 착용시켰으나 그것만으로 모든 보호조치가 끝났다고 할 수는 없다), ⑥ 피의자 4는 2012. 11. 7. 19:00경부터 다음 날 9:00경까지 장애아동 야간돌봄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는데, 피해자가 2012. 11. 8. 1:19경 ○○○○맹아원 진실방에서 자다가 깨어 문을 두드리자 피해자를 진정시키기 위하여 동요를 틀어주고 피해자로 하여금 책상 앞에 있는 일반 의자에 앉도록 한 뒤 피해자가 아직 취침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장소로 가서 취침을 한 점, ⑦ 그런데 피의자 4는 피해자가 간질발작으로 의자에서 떨어지거나 책상에 부딪힐 경우에 대비하여 피해자의 상체를 고정할 수 있는 특수의자를 사용하거나 피해자를 홀로 두지 말고 계속 지켜보면서 필요한 경우 즉각적인 안전조치 및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어야 하고, 설령 옆 방에 있는 다른 장애아동을 돌보기 위해 다른 방으로 갔다고 할지라도 최대한 빨리 피해자에게 돌아와 피해자가 취침할 때까지 피해자의 동태를 살피면서 피해자를 보호하는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실제로 다른 생활지도교사 피의자 2는 피해자가 잠을 잘 자지 않는 편이라 거의 함께 잤고, 생활지도교사 피의자 5는 피해자를 포함하여 몸이 아프거나 보호가 좀 더 필요한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을 구분하여 전자의 아동과 같이 자기도 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위와 같은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고 피해자를 홀로 남겨둔 채 다른 방으로 가서 잠을 잤던 점, ⑧ 피의자 4의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는 2012. 11. 8. 5:50경 진실방에서 의자 위에 무릎을 꿇고 앉은 상태에서 오른쪽 팔걸이와 등받이 사이에 목이 낀 자세로 피의자 4에 의해 발견되었고 피의자 4는 즉시 피해자를 눕혀서 응급조치를 하였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는 것인데, 피해자에 관한 부검감정서에 기재된 피해자의 왼쪽 귀 아래의 5cm × 2.5cm의 피부까임 상처는 이전 ○○○○맹아원 기록과 의무기록에 전혀 나오지 않던 것으로서 발병이유가 명쾌히 설명되고 있지 않고, 역시 부검감정서에 기록된 목 오른쪽에 비스듬히 형성된 눌린자국(8cm × 2cm)도 발생이유가 불명료하며, 사체검안서에는 안면부 울혈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위와 같은 상해나 눌린 자국, 울혈 등은 피해자의 사망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⑨ 피해자가 의자 위에 무릎을 꿇고 앉은 상태에서 오른쪽 팔걸이와 등받이 사이에 목이 낀 채 발견되었다는 점은 오로지 피의자 4의 진술에만 근거한 것으로서 이례적으로 유연한 사람이 아니면 그와 같은 자세가 형성되기 어려워 보이고, 위에서 본 상처들의 위치를 볼 때 발견 당시 실제 자세는 달랐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이는 점, ⑩ 따라서 △△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인 의사 신청외 3은 피해자의 사인을 간질발작이거나 그로 인한 치명적인 부정맥 등으로 추정하면서, 변사자가 무릎을 꿇은 채 떨어지지 않고 사망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사망의 과정이 매우 짧았거나 의식 소실이 매우 빨랐을 것이므로 즉시 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다고 하여도 생존하였을 가능성은 낮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나 이는 전제가 잘못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점, ⑪ □□□병원 신경계질환 담당교수인 의사 신청외 4는 사인으로 간질발작 및 그로 인한 호흡곤란이나 심장마비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으나 응급상황발생 시부터 사망시점까지 수분에서 수십분이 소요될 수 있고, 발작 시의 환자상태를 발견하고 응급호흡 등 즉각적인 처치가 있었다면 사망까지 이르게 될 확률은 적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소견을 보이고 있는 점 등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점을 종합하면, 피의자 4로서는 2011. 11. 7. 19:00경부터 다음 날 9:00경까지 ○○○○맹아원에서 장애아동 야간돌봄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2012. 11. 8. 1:19경 그곳 진실방에서 잠을 자던 피해자가 깨어나 문을 두드렸으면 피해자가 다시 잠이 들 때까지 그 옆에서 피해자를 지켜보면서 동태를 살피거나 특별히 긴급구호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것임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피해자를 의자에 앉도록 하고 동요만 틀어준 채 곧바로 다른 방으로 가서 잠을 잔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위 일시경 간질발작으로 인한 호흡곤란 또는 심장부정맥 등을 이유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다음으로, 이 사건 신청 중 피의자 1, 피의자 2, 피의자 3, 피의자 5에 대한 부분과 피의자 4에 대한 나머지 부분을 본다.
이 사건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의자들에 대한 위 부분 고소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에 관하여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신청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이 사건 신청 중 피의자 4의 별지 기재 사건에 관한 부분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공소제기를 명하고, 피의자 1, 피의자 2, 피의자 3, 피의자 5에 대한 부분과 피의자 4에 대한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62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