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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불인정결정취소

[서울행법 2015. 3. 27. 선고 2014구합68706 판결 : 항소]

【판시사항】

중화인민공화국 국적의 조선족 甲이 대한민국에 입국한 뒤 탈북자 북송반대 집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공안으로 근무하면서 탈북자를 고문한 적이 있고 중국에서는 전기방망이, 잠 안 재우기 등 심한 고문을 한다’는 취지의 양심선언을 하여 중국으로 돌아갈 경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난민인정신청을 한 데 대하여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난민불인정처분을 한 사안에서, 甲에게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중화인민공화국(이하 ‘중국’이라 한다) 국적의 조선족 甲이 대한민국에 입국한 뒤 탈북자 북송반대 집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공안으로 근무하면서 탈북자를 고문한 적이 있고 중국에서는 전기방망이, 잠 안 재우기 등 심한 고문을 한다’는 취지의 양심선언을 하여 중국으로 돌아갈 경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난민인정신청을 한 데 대하여 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난민불인정처분을 한 사안에서, 甲이 양심선언에서 진술한 탈북자 강제북송사실과 고문사실은 중국 국가비밀보호법 제9조에 의하여 중국의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甲의 양심선언이 중국 정부가 북한 인권운동가에 대한 고문사실을 부인한 직후에 이루어진 점, 양심선언이 대한민국의 신문과 방송에서 수차례 보도된 점 등에 비추어 甲의 대한민국 내에서의 활동이 중국 정부의 관심을 끌기 충분한 점, 중국 정부가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을 처벌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甲이 귀국할 경우 양심선언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甲에게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인정된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구 출입국관리법(2012. 2. 10. 법률 제112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3호, 제76조의2 제1항,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1조,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 제1조


【전문】

【원 고】

【피 고】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

【변론종결】

2015. 2. 27.

【주 문】

1. 피고가 2014. 6. 30. 원고에 대하여 한 난민불인정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중화인민공화국(People's Republic of China, 이하 ‘중국’이라 한다) 국적의 조선족으로 2010. 5. 25. 대한민국에 입국한 후, 2013. 2. 28. 피고에게 난민인정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14. 6. 30. 원고에게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구 출입국관리법(2012. 2. 10. 법률 제1129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출입국관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3호,「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제1조,「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제1조 참조]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난민불인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1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8. 1.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가 구(舊)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원고 본인이 탈북자를 고문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는 전기방망이, 잠 안 재우기 등 심한 고문을 한다’는 취지의 양심선언을 하였고, 위 양심선언은 여러 언론매체에 보도되었으며, 원고는 탈북자 강제북송 규탄대회에 참석하는 등의 활동을 하였는바, 이로 인하여 중국으로 돌아갈 경우 중국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으므로, 원고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 사실
1) 난민면접조사 시 원고의 진술
가) 원고는 중국 요녕성의 심양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1995. 9.경부터 2002. 4.경까지 중국 요녕성 심양시 화평분국 서탑파출소 등에서 공안원으로 일하였는데, 1996. 12.경 저녁 당직 중 관할구역 내 식당의 직원 하나가 수상하다는 첩보를 받고 동료와 함께 식당으로 가 보니 그 직원이 중국말을 하지 못하여, 파출소에 데려와 심문한 결과 탈북자라는 자백을 받았다. 원고와 동료들은 파출소장에게 위 직원이 탈북자라고 보고하였고, 그 후 위 탈북자는 정보과로 이송된 후 단동 국경을 거쳐 북한의 정보보위과로 보내졌다.
나) 원고는 2002. 4.경 갑자기 위 파출소에서 해고되어 그 무렵부터 심양에서 통역일 등을 하고, 2006년경에는 미국 뉴욕에서 사우나, 마트, 네일숍에서 일하다가 2007. 1.경 중국으로 귀국하여 2009년경까지 초등학생을 위한 학원을 운영하였는데, 특별히 정치적 활동을 하지는 않았고, 북경의 상급기관에 부당해고와 지역경찰의 부패 등에 대하여 고발하는 ‘부당해고 경찰인협회’ 활동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0. 5. 25. 친누나의 초청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였는데, 2012. 2. 12. 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을 규탄하는 뉴스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되어 탈북자 북송반대 집회가 있을 때마다 팸플릿을 나눠주는 등 봉사활동을 하다가 2012. 8. 1. 아래와 같은 내용의 양심선언을 하였다. 양심선언 후 중국 정부로부터 직접 또는 가족을 통하여 연락이나 위협을 받은 사실은 없으나, 지인으로부터 “중국으로 돌아가면 죽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2) 원고의 기자회견과 전후 정황
가) 북한 인권운동가 소외 1이 중국에서 114일간 구금되었다 풀려난 후 2012. 7. 30. 연합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억류기간 당국으로부터 구타와 전기고문, 잠 안 재우기 등 각종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히자, 연합뉴스가 중국 외교부에 “김씨 고문 의혹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밝혀 달라.”고 질의하였는데,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은 2012. 7. 31. 인터넷 홈페이지 공식논평란을 통하지 않고 개별 언론사에 입장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국가안전부는 이번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했고, 중국은 한국인 사건연루자(소외 1)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했다.”라고 대답했다.
나) 원고는 2012. 2. 14.경부터 2012. 8. 1.경까지 북한정의연대, 북한인권단체연합회, 국회인권포럼 등이 구 주한중국대사관 앞에서 약 170일간 진행한 탈북자 북송반대 촉구 캠페인에 참석하여 전단지 배부, 장비 설치, 청소 등의 활동을 하면서, 2012. 4.경 소외 2 전 국회의원 보좌관의 주선으로 조선일보 기자와 탈북자 수색 및 조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사실에 관하여 인터뷰를 하였고, 2012. 8. 1.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가 위 장소에서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가져온 경찰복을 입고 “원고는 1995. 9.경부터 2002. 4.경까지 중국 요녕성 심양시의 서탑파출소에서 공안으로 근무하였는데, 1996. 12.경 30대 후반의 남성 탈북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뒷굽으로 걷어차고 40㎝ 길이의 전기봉으로 때리는 등 고문하였더니 자신이 탈북자라고 해서 상부에 보고하였다. 탈북자는 정보과에 잡혀간 후 단동 국경을 넘어 북한의 정보보위과로 넘어갔다. 파출소 근무 당시 단순 시비와 취객으로 잡혀온 한국인에 대해서도 구류실에 넣고 발로 차거나 때리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전기방망이, 잠 안 재우기 등 심한 고문을 한다. 중국 공안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중국인, 남북한 사람 가리지 않고 가혹행위를 하며, 양팔을 매단 상태에서 전기고문을 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중국 당국이 남북한을 얕잡아보고 남북한 사람에게 가혹행위를 하고 고문한다.”라는 취지의 양심선언을 하였다.
다) 원고의 위 양심선언은 조선일보(2012. 8. 2.자 1면), 중앙일보, 동아닷컴, 경향신문 동영상뉴스 등에 보도되었고, 2012. 8. 4. TV조선 ‘소외 3의 시사탱크’ 프로그램, 2013. 2. 8. 아리랑TV의 ‘코리아투데이’ 프로그램은 원고와의 인터뷰를 방송하였다. 조선일보는 2012. 8. 2.자 신문에 원고의 기자회견 내용과 중국 외교부의 소외 1 고문사실 부인을 거론하면서 중국의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사설을 발표하였으며, 당시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이던 소외 4 후보의 대변인은 서면논평을 통해 “그동안 탈북자를 붙잡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는 데 열을 올린 중국 정부는 탈북자에 대한 중국 공안의 가혹행위가 극심하다는 증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중국 공안당국은 소외 1과 대한민국에 정중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중국 정부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라) 서울중국인교회 목사인 소외 5는 2015. 1. 9. 중국어신문인 신화보신문사의 사장인 소외 6으로부터, “내가 2012. 8. 초순경 소외 7박사로부터 ‘중국 공안에서 원고의 이름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라. 원고의 딸이 기자회견 때문에 원고를 굉장히 싫어한다’는 말을 들었다. 중국에서는 한국방송이 TV 또는 인터넷을 통해 방송되기 때문에 조선족들은 대부분 원고의 사건을 알고 있으며, 원고는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다. 원고가 중국으로 돌아가면 조선족으로부터 배척당하거나 잡혀서 감옥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증인진술서를 제출하였다.
3) 관련 중국 형법 등
중국 국가안전법 제28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국가안보와 관련한 기밀을 누설할 경우, 국가안보기관에 의해 15일 이내의 기간 동안 구금되고, 위반행위가 범죄를 구성할 경우에는 형사책임을 추궁당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중국 형법 제111조는 국경 밖의 기구, 조직, 개인을 위해 국가기밀 또는 정보를 절취, 정탐, 매수, 불법제공한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고, 사안이 특별히 엄중한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고, 사안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유기징역, 정치권리박탈 등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의 최고 인민법원은 2000. 11. 20. “형법 제111조의 정보란 국가의 보안 및 이해관계를 포함하는 사항으로, 공개된 것이 아니고, 관련 규정에 의하여 공공에 알려져서는 안 되는 사항을 의미하며, 기밀로 표시되지 않은 사항이 국가의 보안 및 이해관계에 연관성이 있음을 알고, 이를 외국인을 위해 불법으로 제공하는 경우 형법 제111조에 의해 기소되고 처벌받는다.”는 내용의 해석을 발간하였다. 또한 중국 국가기밀보호법 제9조는 국가 안보 및 국가 이해관계에 관련한 것으로, 유출될 시 국가의 안보 및 정치, 경제, 국방, 외교 등의 영역에서의 국가 이해관계에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사항들을 국가기밀로 정의한다고 규정하면서, ‘외교활동 및 타국과 관련한 활동에 대한 기밀사항과 타국과의 협상 관련 기밀이 된 사항(제3호)’, ‘국가 안보 보호와 형사 범죄 조사 관련 기밀사항(제6호)’ 등을 국가기밀로 규정하였다.
중국 형법 제246조는 폭력 또는 기타 방법으로 타인을 공연히 모욕하거나 사실을 날조하여 타인을 비방하고 사안이 엄중한 경우, 3년 이하의 유기징역, 정치권리박탈 등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 국가기밀 및 정부비판과 관련한 중국의 처벌사례
가) 중국 인권운동가 소외 8이 상하이 식품공장의 노동자시위에 대한 경찰 조치에 관한 개인적인 설명과 쫓겨난 거주자 집단의 시위를 다룬 기사 복사본을 뉴욕에 있는 중국 인권단체(Human Rights in China)에 팩스로 보냈다가 체포되어 2003. 10.경 중국 법원에서 국가기밀을 해외에 불법 제공한 죄로 징역 3년과 정치권리 1년 박탈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소외 8이 팩스를 보내기 전에 위 두 문서는 이미 공공 영역에서 회람되고 있었고, 국가기밀로 표시된 적이 없었다.
나) 중국 최고인민감찰원과 최고인민법원은 2013. 9. 9. 동일한 비방정보에 대한 클릭과 조회수가 5,000회 이상이거나 위 비방정보가 500회 이상 전달될 경우 형법 제246조에 의하여 최초 게시자에게 최고 3년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는 법 해석을 공포하였다. 시위, 종족 및 종교 갈등, 국가 이미지 악화, 부정적인 국제적 결과를 초래하는 메시지나 컨텐츠도 범죄로 간주된다. 이에 따라 많은 인터넷 유명인사와 여론주도자들이 체포되었다. 처음으로 체포된 사람은 16세의 학생이었는데, 가라오케바 주인의 죽음에 경찰이 연루되어 있다는 내용을 게시하였다가 이 게시물이 500회 이상 리트윗되어 2013. 9. 16. 도발 및 문제유발을 이유로 체포되었으나, 체포를 둘러싸고 인터넷상에서 격렬한 반발이 일어나자 7일간의 행정적 구금으로 감형되어 1주일 후 풀려났다. 한 블로거는 트위터에 공산당의 18차 전당대회에 대한 농담을 하였다는 이유로 2012. 11.경 베이징 공안국에 의하여 구금되었다가 몇 주 후 석방되었다.
5) 중국의 인권상황에 대한 보고서
Human Rights Watch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라 기본권에 대한 일부 제한을 완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체제 안정 및 기득권 유지를 위하여 표현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임의적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언론, 인터넷, 출판물 및 학술연구를 검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독립적인 노동조합 및 인권단체 설립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전체 사법기관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정치 및 법률 위원회를 통해 모든 사법권을 조종하고 있다. 특히 공안국 혹은 공안경찰은 형사사법제도에 있어 가장 강력한 주체로 활동하고 있는데, 자백을 받아내기 위한 고문은 빈번히 사용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2013년 국가별 인권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정치적으로 민감하다고 보는 인물이나 그룹에 대해서는 결사의 자유, 종교 활동 및 여행의 자유에 관하여 엄격한 제약을 할 뿐 아니라, 실종을 가장하기도 하고, 가족 구성원까지 포함하는 엄격한 가택연금을 한다.
6) 탈북자 문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 표명
중국 외교담당 부총리 소외 9는 2002. 5. 16.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본 은퇴언론인 단체와의 면담에서 “중국의 정책은 북한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중국 내에서 자유롭게 살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결코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한으로 돌려보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2012. 2.경 중국 정부에 탈북자 북송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으나, 중국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할 뿐, 체포된 탈북자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주지 않았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12. 2. 24.경 정례브리핑에서 “탈북자 9명을 강제북송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은 국내법,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신중한 타협을 거쳐 해당 문제를 처리해 왔다.”고만 밝혔을 뿐, 사실상 답변을 거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8, 9, 11, 12, 13, 18,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5, 36, 37, 40호증, 을 제4, 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난민의 요건 및 증명 책임
구 출입국관리법 제2조 제3호, 제76조의2 제1항,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1조,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 제1조의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해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국적국의 보호를 원하지 않는 대한민국 안에 있는 외국인에 대하여 그 신청이 있는 경우 난민협약이 정하는 난민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이때 난민인정의 요건이 되는 ‘박해’라 함은 ‘생명, 신체 또는 자유에 대한 위협을 비롯하여 인간의 본질적 존엄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나 차별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있음은 난민인정의 신청을 하는 외국인이 증명하여야 할 것이나, 난민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그 진술에 일관성과 설득력이 있고 입국 경로, 입국 후 난민신청까지의 기간, 난민신청 경위, 국적국의 상황, 주관적으로 느끼는 공포의 정도, 신청인이 거주하던 지역의 정치·사회·문화적 환경, 그 지역의 통상인이 같은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의 정도 등에 비추어 전체적인 진술의 신빙성에 의하여 그 주장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두3930 판결,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두1953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난민은 국적국을 떠난 후 거주국에서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는 것과 같은 행동의 결과로서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발생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는 것이고, 난민으로 보호받기 위해 스스로 박해의 원인을 제공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두19539 판결 등 참조).
2) 원고에게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있는지 여부
원고의 2012. 8. 1.의 양심선언을 비롯한 원고의 탈북자 관련 활동, 이와 관련된 중국의 상황에 관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가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양심선언에서 중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강제로 북송하고 있고, 남북한 국민을 가리지 않고 전기방망이 등의 고문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진술하였는바, 탈북자 강제북송사실은 중국과 북한이 1960년 체결한 ‘조·중 탈주자 및 범죄인 상호인도 협정’에 따른 타국과의 협상 관련 기밀사항으로서, 고문사실은 국가 안보 보호와 형사 범죄 조사에 대한 기밀사항으로서 각각 중국 국가비밀보호법 제9조에 의하여 중국의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의 양심선언은 중국 정부가 한국 언론에 소외 1에 대한 고문사실을 부인한 직후에 이루어진 점, 위 양심선언이 조선일보 등에 보도되고, 인터뷰 영상이 TV조선과 아리랑TV를 통하여 방송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대한민국 내에서의 탈북자 북송반대 활동은 중국 정부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원고의 이러한 사정에다가 중국 정부가 자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사람을 처벌하고, 공공 영역에서 회람되는 정보라도 해외 인권단체에 제공한 경우 그 행위자를 처벌하였던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중국으로 귀국할 경우 양심선언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는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은 중국과 북한 사이의 공식적인 협정인 ‘조·중 탈주자 및 범죄인 상호인도 협정’에 따른 것이므로 협상 관련 기밀사항이라고 볼 수 없고, 중국의 탈북자 고문은 이미 국제 인권단체 등이 계속 지적해 오던 일이므로, 원고의 양심선언 내용은 국가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중국은 1982년 난민협약에, 1988년 고문방지협약에 이미 가입한 점, 외교담당 부총리 소외 9가 2002. 5.경 탈북자 강제북송 사실을 부인하고, 외교부가 2012. 7.경 소외 1 고문사실을 부인하는 등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탈북자 강제북송 및 고문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점, 미국 의회가 2013. 8. 중국 정부에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 직원의 중국 내 탈북자 면담 허용을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을 의결하는 등 국제사회가 중국으로 하여금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탈북자 강제북송과 고문행위는 중국 정부가 외부에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사항으로서 국가기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가사 강제북송과 고문사실이 국가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중국 정부가 국가이미지를 저해하는 인터넷 게시물 등을 형법 제246조에 의하여 처벌하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위 양심선언으로 인하여 중국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피고는 원고의 양심선언 및 탈북자 북송반대 시위활동이 중국 당국의 주목을 받을만한 활동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하나, ① 원고의 양심선언은 중국 당국이 소외 1에 대한 고문사실을 부인한 직후에 이루어진 점, 공안으로서 탈북자 고문 및 강제북송업무를 직접 담당하였던 원고가 경찰복을 입고 위 사실을 폭로한 행위는 외부인인 국제 인권단체 등이 위 사실을 지적하는 것보다 강한 설득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양심선언이 대한민국의 신문과 방송에서 수차례 보도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양심선언은 그 경위, 방식 및 결과에 비추어 중국 정부에 미치게 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중국 당국은 인터넷 조회수 5,000회 또는 전달 500회가 넘는 정부비방 게시물을 처벌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중국 당국이 원고의 양심선언 등의 활동을 주목하고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는 중국 당국이 원고의 양심선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표명하거나 원고와 그 가족을 위협한 적도 없으므로 언론보도 사실만으로 중국 정부가 원고를 주목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는바, 소외 1에 대한 고문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해서도 인터넷 홈페이지 공식 논평란을 이용하지 않고 개별 언론사에 입장을 설명하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인 중국 정부가 언론이 질의하지도 않은 원고의 양심선언에 대해서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점, 탈북자 북송 및 고문에 관하여 외교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정부가 원고에게 양심선언을 이유로 협박 등을 가할 경우, 더욱 큰 국제적 지탄을 받게 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중국 당국이 공식 입장을 표명하거나 원고를 협박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원고에 대한 주목 가능성을 인정함에 장애가 되지 아니한다.
마) 피고는 원고의 양심선언 등이 선의가 아니어서 체재 중 난민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는 중국에서 공안으로 활동하였고 2010. 5. 25. 대한민국에 입국한 후, 탈북자 북송반대 캠페인에 참석하기 시작한 2012. 2. 14.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내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북송에 반대하는 정치활동을 전개하였다는 자료가 없어 위와 같은 원고의 반정부활동이 난민신청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난민으로 보호받기 위해 스스로 박해의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의 난민 지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
바) 피고는 원고가 2011. 2. 1. 폭행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2014. 5. 13. 절도죄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은 점 등을 들어 원고의 정치적 신념에는 진정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위 절도는 양심선언 후에 이루어졌으므로 양심선언의 진정성을 판단할 사정으로 보기 어렵고, 폭행죄를 1회 저질렀다는 사유만으로는 중국 정부의 박해 위험을 감수하고 양심선언까지 한 원고의 진정성을 의심하기에 부족할 뿐 아니라, 원고가 2012. 2.경부터 8.경까지 탈북자 북송반대 촉구 캠페인에 참석하여 전단지 배부, 장비 설치, 청소 등의 활동을 한 점, 2012. 4.경 조선일보 기자와 탈북자 인권침해에 관한 인터뷰를 한 점, 2013. 4.경 한반도선진화재단 통일학교 과정을 수료한 점 등을 종합하면,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및 고문을 반대하는 원고의 정치적 신념에는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가사 원고에게 정치적 신념이 없다 하더라도 강제북송 및 고문을 반대하는 양심선언 자체가 중국 당국자들에 의하여 적대적인 행동으로 여겨질 경우 원고의 진정성 여부와 무관하게 원고에 대한 박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치적 신념에 진정성이 없어 원고가 난민이 될 수 없다는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이승택(재판장) 하정훈 황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