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판시사항】
피고인이 甲 주식회사의 전산상 착오로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1회 더 입금된 돈을 보관하던 중 딸의 수술비 등으로 전부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이 이중으로 송금된 사실을 알고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피고인이 甲 주식회사의 전산상 착오로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1회 더 입금된 대출금을 보관하던 중 딸의 수술비 등으로 전부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甲 회사는 송금한 날부터 약 2개월이 지난 후에야 송금 사실을 인지하고 그 무렵 피고인에게 이를 통지한 점, 피고인은 평소 전화 이체를 주된 방법으로 금융거래를 하여 왔고 甲 회사가 송금한 이후에도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금융거래를 한 점, 송금된 후에도 피고인이 한꺼번에 많은 돈을 인출 또는 사용한 정황이 없는 점, 송금된 돈은 평소 피고인의 계좌에 입금되는 수준의 액수이고 송금 후 계좌 잔액이 이례적으로 증가하지도 아니한 점, 甲 회사가 피고인에게 송금 사실을 알려 준 무렵에는 이미 송금된 돈이 모두 소비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중으로 송금된 사실을 알고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전문】
【피 고 인】
【항 소 인】
검사
【검 사】
이재연 외 1인
【변 호 인】
변호사 김영학
【원심판결】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2014. 12. 5. 선고 2014고단1492 판결
【주 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12,537,500원을 착오로 이중 송금하였을 당시 피고인은 위와 같이 송금이 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 피고인이 위 12,537,500원을 임의로 소비한 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7. 23.경 불상의 장소에서 피해자 신한카드 주식회사 일산 지점으로부터 전산상 착오로 피고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생략)로 1회 더 입금된 자동차대출대금 12,537,500원을 보관하고 있던 중 2013. 7. 말경부터 같은 해 9월 말경 사이에 피고인 딸의 수술비 등으로 전부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3. 원심의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중 송금된 사실을 알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의 범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4. 당심의 판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는 2013. 7. 23.경 피고인에게 이중으로 송금하였는데, 2013. 9.경에야 그와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그 무렵 피고인에게 이중으로 송금된 사실을 통지한 점, ② 피고인은 평소 전화이체를 주된 방법으로 금융거래를 하여 왔고 피해자가 이중으로 송금한 2013. 7. 23. 이후에도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금융거래를 한 점, ③ 이중으로 송금이 된 후에도 피고인이 한꺼번에 많은 돈을 인출 또는 사용한 정황이 엿보이지 않는 점, ④ 12,537,000원은 평소 피고인의 계좌에 입금이 되는 수준의 액수이며, 이중 송금 후 계좌 잔액이 이례적으로 증가하지도 아니한 점(2013. 7. 22.에 잔액이 28,665,071원이었던 적이 있는데, 이중 송금 직후 잔액이 29,658,570원이 되었으며, 2013. 7. 30.에는 잔액이 32,965,105원이 되기도 하였음), ⑤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이중 송금 사실을 알려 준 2013. 9.경에는 이미 이중 송금된 돈이 모두 소비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이중 송금 사실을 알고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음을 인정하기가 어렵다.
나. 1) 두 개 이상의 질문이 하나의 질문으로 결합된 ‘복합질문’은 동시에 두 개 이상의 쟁점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고 있어 답변하는 사람이 하나의 질문에 대하여만 답변하고 나머지 질문에 대하여는 답변을 하지 않아 어떤 질문에 답변한 것인지 여부를 불분명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복합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경우 이를 자백으로 평가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진 앞뒤의 맥락을 잘 살펴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만 이를 자백으로 평가해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를 함부로 피고인이 자백을 한 것으로 평가해서는 아니 된다.
2) 검사는 “피고인이 제2회 검찰 조사 당시 ‘이중 송금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바 있다.”고 주장한다.
3) 피고인이 제2회 검찰 조사 당시 “2013. 9. 전에 딸 수술비로 이 사건 신한카드가 착오로 송금한 것을 알고도 그 금액을 다 쓴 것이죠?”라는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답변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검사의 질문은 ‘① 2013. 9. 전에 딸 수술비로 이 사건 신한카드가 착오로 송금한 금액을 다 쓴 것이죠?’라는 질문과 ‘② 이 사건 신한카드가 착오로 송금한 것을 알고도 그 금액을 다 쓴 것이죠?’라는 질문이 하나의 질문으로 결합된 복합질문으로 피고인이 어느 질문에 답변을 한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여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중 송금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
4) 오히려 피고인이 위와 같은 복합질문을 받기 전에 “2013. 9.경 피해자 신한카드 측으로부터 반환 요청 전화가 오기 전에 다 썼다는 것이죠?”라는 질문에 “네, 그 전에 돈이 들어와서 다 썼고, 딸이 병원에서 퇴원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수술을 한 번 더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올해도 한 번 수술을 하기로 연기되었습니다.”라고 답변하였고, 위와 같은 복합질문을 받은 후에는 “피의자에게 유리한 증거나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제가 떼어 먹을려고 한 것이 아닌데 생활비하고 딸 수술비로 다 쓴 것이구요, 합의를 하려고 노력을 했구요, 실제로 합의도 된 것인데, 그 후에 잘 안 되어서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복합질문에 대한 피고인의 긍정 취지 답변은 ‘착오로 송금된 돈을 딸 수술비로 다 썼다’는 것을 인정한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5)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1) 횡령죄에서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 입증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2) 검사는 피고인이 이중 송금된 금원을 반환하지 않은 점, 피해자를 위해 자동차 할부 영업을 해주는 조건으로 위 금원을 반환할 의무를 면제받았다고 주장하였으나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던 점, 1심 재판을 받으면서 피해자에게 변제를 하고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제출하겠다고 하였으나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3) 검사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은 피고인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보여주거나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일부 탄핵하는 것에 불과하고, 그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중 송금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의로 소비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